일타스님

[제3장] 도로써 돈을 써라

通達無我法者 2007. 5. 18. 15:58

 

 

 

  도로써 돈을 써라

 


   기껏 살아야 백년도 못 사는 인생.  어찌 재물과 사람에 얽매여 허덕일 것인가?

   오로지 우리는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살아야 한다.

   그렇다면 주어진 환경은 무엇인가?  이 또한 '나의 업'이다.

   그러므로 지금 바로 이 자리에서 과거에 맺은 업을 원만하게 풀고 좋은 인연을 새롭게 만든다는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 그리고 힘닿는 데까지 남을 도우면서 살아야 하고 수시로 마음자리를 갈고 닦아 영혼을 진화시켜야 한다. 죽은 다음 함께 갈 것 또한 이것뿐이기 때문이다.


  옛날 큰 부자가 죽으면서 특이한 유언을 남겼다.

  "내가 죽어 시신을 장지로 옮길 때, 반드시 두 손이 관 밖으로 나가도록 하여라."

  유언에 따라 가족들이 상여를 메고 갈 때 두 손을 관 밖으로 내놓아 사람들이 잘 볼 수 있도록 하였다.


  관 밖으로 내민 두 손.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인가?

  "사람들아, 보아라. 나는 돈도 많고 집도 크고 식솔들도 많지만, 오늘 이때에 당하여 나 홀로 간다. 부귀영화가 얼마나 허망한 것이더냐?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인생. 평생 모은 재산도 한푼 가져갈 수 없음이니..."

  이렇게 관 밖으로 두 손을 내놓도록 한 까닭은 인생은 올 때도 빈손, 갈 때도 빈손임을 깨우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돈보다 더 소중한 무엇을 찾아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무언으로 깨우치고자 했던 것이다.

  돈보다 더 소중한 것!

  그것은 '도'이다.   돌고 도는 돈이 아니라, 언제나 나와 함께 하는 도인 것이다.

  도와 돈은 서로 반대편에 서 있다. 이 두 가지 중에서 돈은 돌고 돈다. 돌고 도는 돈이기에 돈에 집착하면 집착할수록 윤회의 수레바퀴는 더욱 세차게 돌아간다. 돈에 얽매이면 '나'의 고통과 윤회는 그칠 날이 없는 것이다.

  그러나 돌지 않는 도, 변하지 않는 도, 항상 고요하여 동요되지 않는 도와 합치면 괴로움은 물론 윤회의 수레바퀴도 구르기를 멈추게 된다.

  그렇다고 하여 무조건 돈을 적대시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바로 그 돈 속에 도가 있기 때문이다. 도는 어느 곳에나 있다. 돈 속에도 있다. 돈 속에 도가 있으므로 도로써 돈을 쓰면 돈을 쓰는 자체가 온통 도로 바뀔 수 있는 것이다.

  도로써 쓰는 돈. 부처님은 이렇게 돈을 쓰는 것을 보시라고 하셨다.

 부처님께서 일러주신 여섯 가지 해탈법-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반야로 분류되는 육바라밀 중에서 첫번째에 위치한 덕목은 바로 보시바라밀이다.

  보시바라밀은 '보시로써 바라밀한다.'는 말이다. 보시로써 피안의 세계로 건너가는 지름길을 삼는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보시를 잘하면 능히 해탈대도를 이룰 수 있고, 진정한 평화와 행복을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제 보시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