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제록(臨濟錄)

임제록강설/감변1/무비스님

通達無我法者 2007. 9. 5. 14:11
 감변 1

 

감변(勘辨)

강의 ; 감정하고 점검하여 분별해 내다.

헤아리고 조사하다. 라는 뜻이다.

공부하는 사람들의 수행의 깊고 얕음과 깨달음의 진실과 거짓을 분별하기 위한 문답들이 실여있다.

흔히 말하는 선문답이다.

법문의 격은 상당법어 이상으로 높이 본다.

온 우주가 전체로 작용하고 무위진인이 활발발하게 활개를 친다.

진도 100의 지진이 일어나고 활화산이 폭발한다.

산하대지가 요동치고 큰 바다가 1000미터 높이로 파도친다.

실재의 지진이 일어나고 화산이 폭발한다는 것이 아니다.

눈에 보이는 산하대지가 요동치고 큰 바다가 파도친다는 것이 아니다.

그것보다도 몇 배 더 큰 사람들의 오온과 육근 육진과 십이처 십팔계가 그렇게 큰 충격을 받고 흔들리고 뒤집히고 찢어지고 부셔지고 무너져 내린다는 뜻이다.

15-1 호랑이 수염을 뽑다

黃檗

因入廚次

問飯頭호되

作什麽

飯頭云, 揀衆僧米니다

黃檗云, 一日喫多少

飯頭云, 二石五니다

黃壁云, 莫太多麽

飯頭云, 猶恐少在니다

黃壁便打하다

황벽스님께서 부엌에 들어갔을 때, 공양주에게 물었다.

“무얼 하느냐?”

“대중스님들이 먹을 쌀을 가리고 있습니다.”

“하루에 얼마를 먹느냐?”

“두 섬 닷 말을 먹습니다.”

“너무 많지 않느냐?”

“오히려 적을까 싶습니다.”

그러자 황벽스님이 공양주를 때렸다.

 

강의 ; 이 내용은 임제스님이 아직은 황벽스님의 회상에 있을 때 있었던 일이다. 선문답 치고는 지나치게 순리로 오고 가는 대화다.

“너무 많지 않느냐?” “오히려 적습니다.”

그리고 황벽스님의 매질로 이어지는 거량이다. 마치 물 흐르듯 하여 모르는 사람이 보면 전혀 낌새를 차릴 수가 없다.

그러나 폭풍전야 같은 고요 속의 떨림과 두려움이 있다.

飯頭却擧似師한대

師云, 我爲汝勘這老漢호리라

纔到侍立次

黃壁擧前話어늘

師云, 飯頭不會하니

請和尙

代一轉語하소서하고

師便問 莫太多麽

黃檗云, 何不道來日

更喫一頓

師云, 說什麽來日

卽今便喫하소서

道了便掌하니

黃壁云, 這風顚漢

又來這裏捋虎鬚로다

師便喝하고

出去하니라

공양주가 이 일을 임제스님에게 말씀드리니,

임제스님이 “내가그대를 위해 이 늙은이를 점검해 보리라.”하였다.

그리고는 곧 바로 가서 황벽스님을 뵈오니 황벽스님이 앞의 이야기를 먼저 하였다.

임제스님이 황벽스님께

“공양주가 알지 못하니 스님께서 대신 한 말씀 하십시오.”하고 물었다.

“너무 많지 않습니까?”

“내일 한 번 더 먹는다고 왜 말하지 못하느냐?”

“무엇 때문에 내일을 말씀하십니까?

지금 잡수십시오.”하고 곧 황벽스님을 손바닥으로 쳤다.

황벽스님께서 “이 미친놈이 또 여기 와서 호랑이 수염을 뽑는구나.” 하셨다.

그러자 임제스님이 “할!”하시고 나가 버렸다.

 

강의 ; 임제스님의 전체작용과 대기대용은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검객의 고수는 틈을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상대의 틈을 놓치지 않는다.

“내일까지 갈게 뭐 있소.

지금 이렇게 갓 건져 올린 생선처럼 싱싱할 때 드시지.

그래야 활발발한 무위진인이지요.

” 황벽은 호랑이지만 그 호랑이의 수염을 뽑는 사람.

그는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다.

그때처럼 오늘도 수염을 뽑힌 호랑이는 마지막 “할”로써 확인 사살까지 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