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제록(臨濟錄)

임제록강설/시중66/무비스님

通達無我法者 2007. 9. 5. 11:30
 

시중 66

 

 

14-43 철퇴를 맞을 날이 있으리라

大德

莫因循過日하라

山僧往日 未有見處時

黑漫漫地

光陰

不可空過

腹熱心忙하야

奔波訪道하야

後還得力하야

始到今日하야

共道流如是話度니라

勸諸道流하노니

莫爲衣食하라

看世界易過하며

善知識難遇

如優曇華

時一現耳니라

“큰스님들이여!

그럭저럭 세월만 보내지 말라.

산승이 지난날 견처가 없었을 때는 도무지 캄캄하고 답답하였다.

세월을 헛되이 보낼 수 없어서 속은 타고 마음은 바빠서 분주히 도를 물으려 다녔다.

그런 뒤에 힘을 얻고 나서야 비로소 오늘에 이르러 같이 도를 닦는 여러분들과 이렇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도를 닦는 그대들에게 권하노라.

옷과 밥을 생각하지 말라.

세월은 쉽게 지나가고 선지식은 만나가 어려워 우담바라 꽃이 때가 되어야 한번 피는 것과 같으니라.”

 

강의 ; 불교에 뜻을 둔 사람이라면 의식주에 끄달려서는 안된다.

사람 문제에 끄달려서도 안된다.

차원이 다르다.

학문을 하거나 예술을 하는 사람들도 의식주 문제에 얽매이지 않는다.

사람문제에도 얽매이지 않는다.

하물며 불교를 공부하고 도를 닦는 사람이겠는가.

부와 지위와 명예에도 관심이 없어야 한다.

불교는 그와 같은 문제를 뛰어 넘은 일이다.

그리고 올바른 선지식을 찾아야 한다.

불교를 바르게 아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

아무리 찾아보아도 이 시대에는 없다고 생각이 들면 하는 수 없이 책자에서라도 찾아야 한다.

경전이나 어록에서 선지식을 찾아야 한다.

필자는 60년대, 70년대를 거치면서 회상을 운영하고 있는 당대의 선지식 회상을 모두 섭렵하며 한 두 철씩 다 모시고 살았다.

범어사에서 동산스님을 처음 만나고 그 뒤 효봉스님, 경봉스님, 향곡스님, 서옹스님, 춘성스님, 전강스님, 성철스님, 구산스님, 탄허스님, 운허스님, 관응스님, 서암스님, 범룡스님, 지유스님 등이다. 그

런데 복이 없음인지 믿음이 부족함인지 이 몸을 맡길 선지식을 정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일찍이 걸망 속의 선지식으로 의지하던 그대로 대혜스님의 서장과 고봉스님의 선요와 임제록을 아직도 선지식으로 모시고 있다.

그렇게라도 선지식이 있어야 한다.

옳은 선지식을 만나기란 우담바라 꽃이 3천년 만에 한번 피는 것과 같이 만나기 어렵다고 했다.

儞諸方

聞道有箇臨濟老漢하고

出來便擬問難하야

敎語不得타가

被山僧全體作用하야

學人空開得眼이나

口總動不得하고

懵然不知以何答我하니

我向伊道호되

龍象蹴踏

非驢所堪이로다

“그대들 제방에서는 임제라는 노장이 있다는 말을 듣고 이곳으로 오자마자 곧 질문을 하여 말문이 막히게 하려고 한다.

그러다가 산승의 전체작용(全體作用)을 당하고 나서는 그 학인은 부질없이 눈만 동그랗게 뜨고 입도 열지 못한다.

멍청하여져서 어떻게 대답할지를 모른다.

그래서 나는 그들에게 ‘용과 코끼리가 힘껏 나아가는데 나귀 따위가 감당할 바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강의 ; 부처님은 일찍이 자신을 천상천하에 유아독존이라고 했다.

깨달음에 자신이 있고 진리에 자신이 있는 사람은 모두가 유아독존이다.

이것은 자랑도 아니고 교만도 아니고 아만도 아니다.

당당한 자기주장일 뿐이다.

아만이나 교만이 남아 있다면 그는 결코 깨달은 사람도 아니고 도인도 아니고 수양이 된 사람도 아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란 다만 하늘을 찌를 듯한 진리의 대선언이다.

깨달음의 기치를 하늘 높이 드날리는 일일 뿐이다.

자신을 온전히 드날리는 전체작용이다.

용이 등천하는데 당나귀 따위가 명함을 낼 수 있겠는가.

儞諸處

祇指胸點肋하야

道我解禪解道하나

三箇兩箇

到這裏하야

不奈何하니

咄哉

儞將這箇身心하야

到處簸兩片皮하야

誑諕閭閻하니

喫鐵棒有日在로다

非出家兒

盡向阿修羅界攝이니라

“그대들 제방에서는 가슴을 치고 옆구리를 치면서 ‘나는 선을 알고 도를 안다.’고 하여 으스대지만,

두 사람이건 세 사람이건 여기에 와서는 어찌할 바를 모르는구나.

애달프다. 그대들은 이 훌륭한 몸과 마음을 가지고 가는 곳마다 두 조각 입술을 나불대면서 다른 사람들을 속이고 있다.

철퇴를 얻어맞을 날이 있을 것이다.

출가한 사람이라 할 수 없다.

모두 아수라의 세계에 빠지게 될 것이다.”

 

강의 ; 예나 지금이나 알았다고 하는 사람들은 많다.

선지식이라고 남의 스승노릇을 하는 사람들은 많다.

마치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설치는 격이다.

특히 요즘 세상에는 엉터리 선지식들이 아무리 활개를 쳐도 누구하나 비판하고 말리는 사람도 없다.

마치 태양은 넘어가고 저녁노을이 질 무렵 갈가마귀 때가 시끄럽게 울며 어지럽게 설치는 것과 같다.

여염집의 멀쩡한 선남선녀들을 속이고 있다.

남도 속이고 자신도 속인다.

염라대왕 앞에 가서 철퇴를 맞을 날이 있을 것이다.

출가인은 고사하고 그대로 아수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