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제록(臨濟錄)

임제록강설/행록20/무비스님

通達無我法者 2007. 9. 10. 15:34
 

행록 20 

50 부처와 조사에게 다 예배하지 않는다

師到達磨塔頭하니

塔主云, 長老

先禮佛

先禮祖

師云, 佛祖俱不禮니라

塔主云, 佛祖與長老

是什麽冤家

師便拂袖而出하니라

임제스님이 달마조사의 탑전에 이르렀는데 탑을 관리하는 스님이 말하였다. “장로께서는 부처님께 먼저 절하십니까? 조사에게 먼저 절하십니까?”

“부처와 조사에게 다 절하지 않습니다.”

“부처님과 조사가 장로에게 무슨 원수라도 됩니까?”

임제스님이 곧바로 소매를 떨치고 나가 버렸다. 

 

강의 ; 당시에 달마대사의 탑을 관리하는 사람이라면 그 견처(見處)가 보통이겠는가.

평범한 질문 같지만 함정이 깊은 곳이다.

임제는 불야타 조야타(佛也打 祖也打)하는 큰 방(棒)을 내렸다.

그리고는 기분 나쁜 놈을 만났을 때 “홱!”하고 나가버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부처가 있는 곳에 머물지 않고 부처가 없는 곳에 급히 지나가 버리는 도리다.

이쪽도 저쪽도 머물지 않는 법을 보여준 것이다.

양변에 집착하지 않는 쌍차(雙遮)의 도리는 안다마는 양변을 다 쓰는 쌍조(雙照)의 도리는 모르는가?

그리고 보면 조사들은 흔히 쌍조보다는 쌍차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탑주(塔主)의 말이 참 좋다.

“부처님과 조사가 장로에게 무슨 원수라도 됩니까?” 부처님과 조사에게 다 예배를 하고 부처가 있는 곳에도 머물고 중생이 있는 곳에는 더불어 같이 살아라. 있음도 받아드리고 없음도 받아드려라.

선도 받아드리고 악도 받아드려라.

산은 다만 산이고 물은 다만 물이다.

양변을 떠나지만 말고 양변을 다 수용하고 활용하라.

양변을 떠나기만 하는 것은 가기만 하고 돌아올 줄은 모르는 이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