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심수행장(發心修行章)

수행자의 자세

通達無我法者 2007. 12. 7. 14:55

수행자의 자세

인터넷 불교대학/ 혜거

망용상덕(望龍象德) 능인장고(能忍長苦)

“용상의 큰 덕(龍象德)을 가지기 바라거든 기나긴 고통을 능히 참아야 하며”

우리에게 정말로 원이 있다면 용상의 덕을 원하라는 거죠. 부처님의 덕망. 속가에선 임금이 용상에 앉잖아요. 세속에서 최고의 자리가 용상의 자리인데, 불가(佛家)에선 부처님의 자리죠. 즉 이 자리에 가고 싶은 마음을 내라, 희망을 갖자는 뜻입니다. 이왕이면 대통령 되는 희망을 갖지 면장의 꿈을 갖지 말라는 거죠. 그리고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 싶으면 긴 고통을 인내해야 해요. 고통만큼 세상에 좋은 게 없어요. 세상 사람들은 고통을 싫어하죠. 참고 견디는 것을 싫어해요. 그래도 여러분들은 고통을 참고 견뎌야 한다는 말에 수긍하지만 여러분들의 자녀는 고통을 참고 견딘다는 그 자체를 이해하지 못해요. 고통을 안주고 길러서 고통을 견딜 힘이 없어요. 여러분들은 거기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해요. 자녀 일이라면 자기가 대신 나서서 고통을 받아 버리고 부모가 뭐든지 짊어지려고 하니까 훈련이 안돼 있어요. 사람은 고통과 갈등에서만 성장을 하게 돼 있어요.
정근을 할 때는 항상 두 발이 모아져 있어야 돼요. 합장하고 그렇게 두세 시간 서 있으면 몸이 부서지는 것 같죠. 염불하면서도 아무 생각이 없어요. 이 몸뚱아리 버리고 싶은 생각밖에 없어요. 그 고비를 철저하게 거치고 난 후 한생각이 극복되지요. 너무 힘들어 몸이 고통스러울 때, ‘정말 죽어도 아플까?’ 이런 생각이 들면서 아픈 것이 싹 없어져요. 살아있으니까 아픈 거잖아요. 죽으면 안 아프니까 마음으로 죽는 거예요. 그러면 고통도 사라져요. 두세 시간 고통을 지낸 다음에 이런 즐거움이 찾아오죠. 마치 깃털처럼 몸이 가벼워지고 날개를 달고 하늘을 올라가는 기분, 얼마나 통쾌한 지 몰라요. 그때부터는 온종일 서 있어도 즐거움뿐입니다.

기사자좌(期獅子座) 영배욕락(永背欲樂)

“사자의 자리(獅子座)에 오르기 기대하거든 욕망과 쾌락을 영원히 등져야 한다.”

사자의 자리는 곧 부처님의 자리죠. 부처님의 말씀을 사자후라고 그러잖아요. 이 세상에서 내 몸뚱어리를 무겁게 하는 것, 내가 갈길을 붙잡는 것이 다름아닌 욕락입니다. 나를 붙잡고 한발자국도 못가게 하는 것이 욕락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끊기 어려운 것이 욕락입니다. 이것을 끊는 길은 원력뿐이죠. 부처님의 자리를 기약하는 사람은 남의 것을 안 쳐다봐요. 부처님 자리에 마음을 내는 큰 욕심이 사무치면 나머지는 그냥 없어져 버려요. 원력은 부처님 자리에 두고, 언젠가 나도 한번 부처님 덕성을 갖추고, 부처님 돼보자, 하는 원을 세울 때 진짜 발심입니다. 이것은 원효 스님의 말씀이기도 합니다. 
원효 스님께서 선덕 여왕에게 설법할 초고를 만들었어요. 그것이『금강삼매경론소』였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원효 스님의 강의초고를 어떤 스님이 불태워 버리죠. 기가 막히잖아요. 내일 가서 강의해야 되는데 강의초고가 불타버리니까. 할 수 없이 원효 스님은『금강삼매경론소』를 하룻밤 만에 지었어요. 그것으로 강의를 해서 선덕 여왕을 감화시켰어요. 하룻밤 사이에 한권으로 만들어 놓은 것인데 왜 더 좋은지 아세요? 엄청난 양을 빠른 시간에 하다 보면 삼매에 들어요. 그때는 무슨 소리를 썼는지 자신도 모르는데 나중에 보면 상상을 초월한 결과가 나와요. 인간에게는 묘한 능력이 있어요. 이 능력이 결국은 원효 스님을 원효 스님으로 만든 바깥 조건들이죠. 옆 사람이『금강삼매경론소』를 태워서 하룻밤 사이에 쓰도록 했잖아요. 그렇게 안했으면 한달 동안 만든 초고가 전해졌겠죠. 원효 스님의 문장이 뛰어난 이유는 부처님 마음자리에서 지었기 때문이에요. 후대에 만들어진 고려의『삼국사기』등 어떤 문장보다 원효 스님의 글이 완벽한 이유는 바로 그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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