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잡아함경(雜阿含經)

잡아함경 제 3 권

通達無我法者 2007. 12. 17.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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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아함경 제 3 권
  
  송 천축삼장 구나발타라 한역
  
  
59. 생멸경(生滅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5수음(受陰)이 있다.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색수음과 수수음·상수음·행수음·식수음이니, 이 5수음은 다 나고 멸하는 법[生滅法]이라고 관찰하라. 이른바 '이것은 색이요, 이것은 색의 발생이며, 이것은 색의 소멸이다. 수·상·행도 마찬가지이며, 이것은 식이요, 이것은 식의 발생이며, 이것은 식의 소멸이다'고 관찰하라.
  무엇이 색의 발생이며, 무엇이 색의 소멸인가? 무엇이 수·상·행·식의 발생이며, 무엇이 수·상·행·식의 소멸인가? 애욕[愛]과 기쁨[喜]의 발생이 곧 색의 발생이요, 애욕과 기쁨의 소멸이 곧 색의 소멸이다. 접촉[觸]의 발생이 곧 수·상·행의 발생이요, 접촉의 소멸이 곧 수·상·행의 소멸이다. 명색(名色)의 발생이 곧 식의 발생이요, 명색의 소멸이 곧 식의 소멸이다.
  비구는 이와 같이 색의 발생과 색의 소멸을 아나니, 이것을 색의 발생과 색의 소멸이라 하고, 이와 같이 수·상·행·식의 발생과 수·상·행·식의 소멸을 아나니, 이것을 수·상·행·식의 발생과 수·상·행·식의 소멸이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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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60. 불락경(不樂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5수음이 있다.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이른바 색수음·수수음·상수음·행수음·식수음이니라.
  훌륭한 비구들아, 색을 즐거워하지 말고, 색을 찬탄하지 말며, 색을 취하지 말고, 색에 집착하지 말라. 훌륭한 비구들아, 수·상·행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며, 식을 즐거워하지 말고, 식을 찬탄하지 말며, 식을 취하지 말고, 식에 집착하지 말라.
  무슨 까닭인가? 만일 비구가 색을 즐거워하지 않고, 색을 찬탄하지 않으며, 색을 취하지 않고, 색에 집착하지 않는다면, 곧 색을 즐거워하지 않게 되어 마음이 해탈하기 때문이니라. 수·상·행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며, 식을 즐거워하지 않고, 식을 찬탄하지 않으며, 식을 취하지 않고, 식에 집착하지 않으면, 곧 식을 즐거워하지 않게 되어 마음이 해탈하기 때문이니라.
  만일 비구가 색을 즐거워하지 않아 마음이 해탈하고, 이와 같이 수·상·행·식을 즐거워하지 않아 마음이 해탈하면, 그는 나지도 않고 소멸하지도 않아 평등한 평정[捨]에 머무르고,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가 될 것이다. 그 비구가 이렇게 알고 이렇게 본다면 과거는 그와 동시에 남김없이 영원히 다하는 것을 볼 것이요, 과거가 그와 동시에 남김없이 영원히 다하는 것을 본 뒤에는 미래도 그와 동시에 남김없이 영원히 다하는 것을 볼 것이다. 미래도 그와 동시에 남김없이 영원히 다하는 것을 본 뒤에는 과거와 미래가 함께 남김없이 영원히 다하는 것을 보아 집착할 것이 없어질 것이다. 집착할 것이 없어진 뒤에는 모든 세간에서 전혀 취할 바가 없을 것이요, 취할 바가 없어지면 구할 것이 없어질 것이며, 구할 것이 없어지면 스스로 열반을 깨달을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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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그리하여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라고 스스로 알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61. 분별경(分別經) ①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5수음이 있다.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이른바 색수음과 수수음·상수음·행수음·식수음이니라.
  어떤 것이 색수음(色受陰)인가? 존재하는 색, 그 일체는 4대이거나 4대로 만들어진 색(色)이니, 이것을 색수음이라 하느니라. 또 그 색은 무상하고 괴로우며 변하고 바뀌는 법이다. 만일 그 색수음을 남김없이 영원히 끊고, 끝까지 버리고 떠나며, 완전히 없애고, 탐욕을 떠나며, 고요히 사라지게 한다면 다른 색수음이 다시는 이어지지 않고, 일어나지도 않으며, 나오지도 않을 것이다. 이것을 묘함[妙]이라 하고, 고요함[寂靜]이라 하며, 버리고 떠남[捨離]이라 한다. 그래서 남아 있던 애정[愛]은 다하고 탐욕[欲]이 없어지며 번뇌가 완전히 소멸해 열반을 얻느니라.
  어떤 것이 수수음(受受陰)인가? 이른바 6수신(受身)이니, 어떤 것이 여섯 가지인가? 곧 눈으로 부딪쳐 생기는 수(受)와 귀·코·혀·몸·뜻으로 부딪쳐 생기는 수이니, 이것을 수수음이라 한다. 또 그 수수음은 무상하고 괴로우며 변하고 바뀌는 법이다.……(내지)……번뇌가 완전히 소멸해 열반을 얻느니라.
  어떤 것이 상수음(想受陰)인가? 이른바 6상신(想身)이니, 어떤 것이 여섯 가지인가? 곧 눈으로 부딪쳐 생기는 상(想)과 귀·코·혀·몸·뜻으로 부딪쳐 생기는 상이니, 이것을 상수음이라 한다. 또 그 상수음은 무상하고 괴로우며 변하고 바뀌는 법이다.……(내지)……번뇌가 완전히 소멸해 열반을 얻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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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라.
  어떤 것이 행수음(行受陰)인가? 이른바 6사신(思身)이니, 어떤 것이 여섯 가지인가? 곧 눈으로 부딪쳐 생기는 의도[思]와 나아가 뜻으로 부딪쳐 생기는 의도이니, 이것을 행수음이라 한다. 또 그 행수음은 무상하고 괴로우며 변하고 바뀌는 법이다.……(내지)……번뇌를 완전히 소멸해 열반을 얻느니라.
  어떤 것이 식수음(識受陰)인가? 이른바 6식신(識身)이니, 어떤 것이 여섯 가지인가? 곧 눈으로 인식한 식과 나아가 뜻으로 인식한 식이니, 이것을 식수음이라 한다. 또 그 식수음은 무상하고 괴로우며 변하고 바뀌는 법이다.……(내지)……번뇌를 완전히 소멸하고 열반을 얻느니라.
  비구들아, 만일 이 법을 지혜로써 깊이 사유하고 관찰하고 분별하여 인정하면 그것을 '믿음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라 한다. 그는 뛰어올라 태어남을 벗어나고 범부의 지위를 초월하였으니, 아직 수다원과(須陀洹果)는 얻지 못했지만 중간에 죽지 않고 반드시 수다원과를 얻을 것이다.
  비구들아, 만일 이 법을 기운이 왕성한 지혜[增上智慧]로써 깊이 사유하고 관찰하여 인정하면 그것을 '법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라 한다. 그는 뛰어올라 태어남을 벗어나고 범부의 지위를 초월하였으니, 아직 수다원과는 얻지 못했으나 중간에서 죽지 않고 반드시 수다원과를 얻을 것이다.
  비구들아, 이 법을 참다운 바른 지혜로써 평등하게 보면 몸을 나라고 보는 소견[身見]과 금계에 대한 집착[戒取]과 의심[疑], 이 3결(結)이 다 끊어진 줄을 알게 될 것이니, 비구들아, 이것을 수다원과라 한다. 그는 나쁜 세계에 떨어지지 않고 반드시 바른 깨달음으로 바로 나아가 일곱 번 천상과 인간에 태어난 뒤에 완전히 괴로움을 벗어날 것이다.
  비구들아, 만일 이 법을 참다운 바른 지혜로써 평등하게 보아 마음에 번뇌를 일으키지 않으면 이를 아라한(阿羅漢)이라 한다. 그는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하고, 할 일을 이미 마쳤으며, 무거운 짐을 버리고, 자기의 이익을 완전히 얻고, 모든 결박[結]을 끊고, 바른 지혜로써 마음이 해탈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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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분별경 ②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5수음이 있으니, 이른바 색수음과 수수음·상수음·행수음·식수음이다.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지혜[慧]도 없고 밝음[明]도 없어서 5수음에서 나라는 소견[我見]을 내어 집착하고, 마음이 얽매여 탐욕을 일으킨다. 그러나 비구들아,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지혜도 있고 밝음도 있어 이 5수음에서 나를 보아 집착하지도 않고, 마음이 얽매여 탐욕을 일으키지도 않느니라.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지혜도 없고 밝음도 없어 5수음에서 나[我]를 보아 집착하고, 마음이 얽매여 탐욕을 일으킨다'는 것은 무엇인가?
  비구들아,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지혜도 없고 밝음도 없어서 '색은 나다. 나와 다르다.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이다'라고 보고, 이와 같이 '수·상·행·식은 나다. 나와 다르다.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이다'라고 본다. 이와 같이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지혜도 없고 밝음도 없어 5수음에서 나를 말하며 집착하고, 마음이 얽매여 탐욕을 일으키느니라.
  비구들아, '거룩한 제자들은 지혜도 있고 밝음도 있어, 나를 말하며 집착하거나 마음이 얽매여 탐욕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거룩한 제자들은 '색은 나다. 나와 다르다.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이다'라고 보지 않고, 이와 같이 '수·상·행·식은 나다. 나와 다르다.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이다'라고 보지 않는다. 이와 같이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지혜도 있고 밝음도 있어, 5수음에서 나를 보아 집착하거나 마음이 얽매여 탐욕을 일으키지 않느니라.
  존재하는 색(色)은 과거에 속한 것이건 미래에 속한 것이건 현재에 속한 것이건, 안에 있는 것이건 밖에 있는 것이건, 거칠건 미세하건, 아름답건 추하건, 멀리 있는 것이건 가까이 있는 것이건, 그 일체를 바르게 관찰하면 그것은 모두 무상하다. 이와 같이 수·상·행·식은 과거에 속한 것이건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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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 속한 것이건 현재에 속한 것이건, 안에 있는 것이건 밖에 있는 것이건, 거칠건 미세하건, 아름답건 추하건, 멀리 있는 것이건 가까이 있는 것이건, 그 일체를 바르게 관찰하면 그것은 모두 무상하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63. 분별경 ③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5수음이 있으니 이른바 색수음·수수음·상수음·행수음·식수음이다. 비구들아, 만일 사문 바라문이 '나가 있다'고 헤아린다면 그것은 다 이 5수음에 나가 있다고 헤아리는 것이다.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여러 사문 바라문은 색에 대해서 '이것은 나다. 나와 다르다.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이다'라고 보고, 이와 같이 수·상·행·식에 대해 '이것은 나다. 나와 다르다.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이다'라고 본다. 이와 같이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나[我]를 헤아려 무명으로써 분별하고, 이렇게 관찰하여 내 것[我所]이라는 생각을 떠나지 못한다. 내 것이라는 생각을 떠나지 못하면 모든 감각기관[根]에 들어가고, 모든 감각기관에 들어간 뒤에는 접촉[觸]이 생겨 6촉입처에 부딪친다. 그러면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괴로워하고 즐거워하는 마음을 내고, 그것으로 말미암아 그런 마음과 또 다른 마음을 내느니라.
  이른바 6촉신(觸身)이란 무엇이 여섯 가지인가? 이른바 안촉입처(眼觸入處)·이촉입처(耳觸入處)·비촉입처(鼻觸入處)·설촉입처(舌觸入處)·신촉입처(身觸入處)·의촉입처(意觸入處)이니라.
  비구들아, 의계(意界)·법계(法界)·무명계(無明界)가 있다. 무명의 접촉[無明觸]에 부딪쳐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있다'고 말하고, '없다'고 말하며,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고 말하고, '있지도 않고 없지도 않다'고 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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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 '내가 가장 훌륭하구나'고 말하고, '나는 그와 비슷하다'고 말하며, '나는 알고 나는 본다'고 하느니라.
  그러나 비구들아,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6촉입처(觸入處)에 머무르면서도 능히 무명을 싫어해 떠나 밝음을 낼 수 있다. 그는 무명에서 탐욕을 떠나 밝음을 내기 때문에 '있다'고 하지도 않고, '없다'고 하지도 않으며,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고 하지도 않고,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니다'고 하지도 않으며, '나는 훌륭하구나'고 하지도 않고, '내가 못하다'고 하지도 않고, '나는 그와 같다'고 하지도 않으며, '나는 알고 나는 본다'고 하느니라. 이와 같이 알고 이와 같이 보고 나면 앞에 일어난 무명의 접촉은 소멸하고 뒤의 밝음의 접촉이 모여 일어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64. 우다나경(優陀那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동쪽 동산 녹자모강당(鹿子母講堂)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해질 무렵에 선정에서 깨어나 강당을 나와 강당 그늘에 있는 대중 앞에 자리를 펴고 앉으셨다. 그 때 세존께서 우다나(優陀那)1) 게송으로 찬탄하셨다.
   법(法)에는 나[我]가 없고
   또한 내 것[我所]도 없네.
   나가 이미 없는데
   내 것이 또 어디서 생겨나랴?
   만일 비구가 여기서 벗어나면
   그는 곧 하분결(下分結)2)을 끊으리라.
  
1) 12부경 가운데 묻는 사람 없이 부처님 스스로 말씀하신 것을 말한다. 무문자설(無問自說) 혹은 감흥어(感興語)라고도 한다.
2) 하분(下分)은 3계(界) 중에서 가장 밑에 있는 욕계(欲界)를 뜻한다. 중생을 감각적 쾌락의 세계인 욕계에 묶어두는 번뇌를 하분결이라 하는데, 여기에 유신견(有身見)·계금취견(戒禁取見)·의(疑)·욕망과 탐욕[欲貪]·진에(瞋恚)의 다섯 가지가 있다. 이를 5하분결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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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때 어떤 비구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꿇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법에는 나가 없고 내 것 또한 없다. 나가 이미 없는데 내 것이 어디서 생겨나랴? 만일 비구가 여기서 벗어나면 그는 곧 하분결을 끊으리라'는 이 말은 무슨 뜻입니까?"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색은 나다. 나와 다르다.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이다. 수·상·행·식은 나다. 나와 다르다.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이다'라고 헤아린다. 그러나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색은 나다. 나와 다르다.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이다'라고 보지 않고, '수·상·행·식은 나다. 나와 다르다.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이다'라고 보지도 않는다. 또한 아는 자도 아니요, 보는 자도 아니다.
  이 색은 무상한 것이요, 수·상·행·식도 무상한 것이다. 색은 괴로운 것이요, 수·상·행·식도 괴로운 것이다. 색에는 나가 없고, 수·상·행·식에도 나는 없다. 이 색은 꼭 있어야 할 것이 아니요, 수·상·행·식도 꼭 있어야 할 것이 아니다. 색은 무너지는 것이요, 수·상·행·식도 무너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것들은 나가 아니요, 내 것도 아니며, 나와 내 것은 꼭 있어야 할 것이 아니다. 이렇게 해탈하면 곧 5하분결(下分結)을 끊을 것이다.
  그 때 그 비구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5하분결을 끊은 뒤에는, 어떻게 번뇌가 다하고 번뇌가 없어져 마음이 해탈하고 지혜로 해탈하며, 현세에서 스스로 알고 원만히 증득하여 머무르며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라고 스스로 알게 됩니까?
  부처님께서는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어리석은 범부와 무식한 중생들은 두려움이 없는 곳에서 두려워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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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 내어 두려워한다. 어리석은 범부와 무식한 중생들은 '나도 없고 내 것도 없으며, 그 두 가지는 꼭 생겨야 할 것이 아니다'라는 말에 두려움을 낸다.
  네 가지를 반연(攀緣)해 식(識)이 머무나니,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이른바 식은 색에 머물러 색을 반연하고 색을 사랑하고 즐거워하고는 늘어나고, 나아가고, 넓어지고, 커지고, 자란다. 식은 수·상·행에 머물러 반연하고 사랑하고 즐거워하고는 늘어나고, 나아가고, 넓어지고, 커지고, 자란다.
  비구야, 식은 여기에서 오기도 하고 가기도 하고 머무르기도 하며, 생겨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며, 늘어나고 나아가고 넓어지고 커지고 자란다. 비구야, 만일 '그 외에 다른 법이 있어서, 식이 거기에서 오기도 하고 가기도 하고 머무르기도 하며, 생겨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며, 늘어나고 나아가고 넓어지고 커지고 자란다'고 말한다면, 그런 일은 말로만 있을 뿐이니, 그것에 대해 묻고 나면 알지 못하여 어리석음만 더욱 커질 것이다. 왜냐 하면 그것은 경계(境界)가 아니기 때문이다. 무슨 까닭인가?
  비구야, 색의 경계에 대한 탐욕을 떠나고 나면 색에 대해 뜻이 일으킨 얽맴[縛]도 끊어진다. 색에 대해 뜻이 일으킨 얽매임이 끊어지고 나면 식의 반연(攀緣)도 또한 끊어져, 식(識)은 다시는 머무르지 않게 되고, 늘어나거나 나아가거나 넓어지거나 커지거나 자라는 일이 없게 된다.
  수·상·행의 경계에 대한 탐욕을 떠나고 나면 수·상·행에 대해 뜻이 일으킨 얽매임도 끊어진다. 수·상·행에 대해 뜻이 일으킨 얽매임이 끊어지고 나면 반연도 또한 끊어져, 식은 머무를 곳이 없어 다시는 늘어나거나 나아가거나 넓어지거나 커지거나 자라는 일이 없게 된다.
  식이 머무를 곳이 없기 때문에 자라지 못하고, 늘어나고 자라지 못하기 때문에 활동하는 바가 없으며, 활동하는 바가 없기 때문에 곧 머무르고, 머무르기 때문에 족한 줄을 알며, 족한 줄을 알기 때문에 해탈하고, 해탈하기 때문에 모든 세간에서 전혀 취할 것이 없게 되며, 취할 것이 없기 때문에 집착할 것이 없게 되고, 집착할 것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열반을 깨닫는다. 그래서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라고 스스로 아느니라.
  비구야, 그러면 나는 '식이 동방·남방·서방·북방·4유·상·하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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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 머무르지 않는다. 탐욕을 없애고 법을 보았고, 열반을 얻어 번뇌가 완전히 다하였으며, 고요하고 맑고 시원하다'고 말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생멸(生滅)과 불락(不樂)과
   또 분별(分別)에 세 가지와
   탐착을 평등하게 관찰한 것과
   우다나(優陀那)에 대하여 설하셨다.
  
  
65. 수경(受經 : 觀察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항상 방편을 써서 선정을 닦고 익혀 안으로 그 마음을 고요히 해야 하느니라. 왜냐 하면 비구가 항상 방편을 써서 선정을 닦고 익혀 안으로 그 마음을 고요히 하면 사실 그대로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사실 그대로 관찰하는가? '이것은 색(色)이다. 이것은 색의 발생이다. 이것은 색의 소멸이다. 수·상·행도 마찬가지이며, 이것은 식이다. 이것은 식의 발생이다. 이것은 식의 소멸이다'라고 관찰하는 것이니라.
  어떤 것이 색의 발생[色集]이며, 수(受)·상(想)·행(行)·식(識)의 발생[集]인가?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괴롭거나 즐겁거나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느낌에 대해서 '이것은 수의 발생[受集]이다. 이것은 수의 소멸[受滅]이다. 이것은 수에 맛들임[受味]이다. 이것은 수의 재앙[受患]이다. 이것은 수에서 벗어남[受離]이다'라고 사실 그대로 관찰하지 못한다. 사실 그대로 관찰하지 못하기 때문에 수를 즐거워하고 집착하여 취함[取]이 생기고, 취함을 인연하여 존재[有]가 있게 되며, 존재를 인연하여 태어남이 있게 되고, 태어남을 인연하여 늙음·병듦·죽음·근심·슬픔·번민·괴로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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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도(其道)에 세 가지 있고
   실각(實覺)에도 또한 세 가지가 있으며
   유신(有身)은 네 가지를 설하셨고
   나한(羅漢)은 여섯 가지를 설하셨다.
  
  
72. 지법경(知法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알아야 할 법과 지혜와 지혜로운 사람에 대해 말하리니, 자세히 듣고 잘 사유하라. 너희들을 위해 설명하리라.
  어떤 것이 알아야 할 법[所知法]인가? 이른바 5수음(受陰)이다.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색수음·수수음·상수음·행수음·식수음이니, 이것을 알아야 할 법이라 하느니라.
  어떤 것을 지혜[智]라 하는가? 탐욕을 항복 받고, 탐욕을 끊으며, 탐욕을 뛰어넘는 것이니 이것을 지혜라 하느니라.
  어떤 사람이 지혜로운 자[智者]인가? 그는 곧 아라한이다. 아라한에게는 다른 세상의 죽음이 있지도 않고, 다른 세상의 죽음이 없지도 않으며, 다른 세상의 죽음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지 않고, 다른 세상의 죽음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지 않지도 않나니, 넓게 말하면 한량이 없어서 모든 수(數)9)가 아주 소멸하였다. 이것이 알아야 할 법과 지혜와 지혜로운 자에 대한 설명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73. 중담경(重擔經)
  
9) 윤회(輪廻)하며 떠도는 횟수를 뜻한다.
[100 / 2145] 쪽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무거운 짐과 짐을 짊어짐과 짐을 버림과 짐을 짊어진 자에 대해서 말하리니, 자세히 듣고 잘 사유하라. 너희들을 위해 설명하리라.
  무엇이 무거운 짐[重擔]인가? 이른바 5수음이다.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색수음·수수음·상수음·행수음·식수음이다.
  무엇이 짐을 짊어진다는 것인가? 미래의 존재를 받게 하는 애욕[當來有愛]에 기쁨[喜]과 탐욕[貪]이 함께하여 이것저것을 즐거워하고 집착하는 것이다.
  무엇이 짐을 버린다[捨擔]는 것인가? 만일 미래의 존재를 받게 하는 애욕에 탐욕과 기쁨이 함께하여 이것저것을 즐거워하고 집착하면 그것을 남김없이 영원히 끊어 완전히 소멸시키고 다 토하며 탐욕을 떠나 완전히 없애는 것이다.
  누가 짐을 짊어진 자[擔者]인가? 이른바 장부[士夫]가 그들이니, 장부란 이러이러한 이름으로 이러이러하게 태어나 이러이러한 족성(族姓)으로 이러이러한 것을 먹으며, 이러이러한 괴로움과 즐거움을 겪고 이러이러한 수명을 누리다가 이러이러하게 오래 머무르며, 이러이러한 수명의 제한을 받는 사람들이다.
  이것을 무거운 짐, 짐을 짊어짐, 짐을 버림, 짐을 짊어진 자라 하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이미 무거운 짐 버렸거든
   다시는 그것 짊어지지 말라.
   무거운 짐은 큰 괴로움이요
   짐을 버림은 큰 즐거움이네.
   마땅히 모든 애욕을 끊어라
   일체의 행(行)은 이내 끝나리.
   존재의 남은 경계 환히 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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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는 존재로 돌아오지 않으리.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74. 왕예경(往詣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5수음이 있으니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색수음·수수음·상수음·행수음·식수음이니라.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들은 색과 색의 발생과 색의 소멸과 색에 맛들임과 색의 재앙과 색에서 벗어남을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한다.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색을 즐거워하고 찬탄하며 거기에 얽매여 머무르게 된다. 색의 얽맴에 얽매이고 마음의 얽맴에 얽매여 그 근본을 알지 못하고, 그 끝을 알지 못하며, 거기서 벗어날 줄을 모르나니, 이런 이들을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라 하느니라.
  얽매여 태어나고 얽매여 죽으며, 얽매여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갔다가 거기서 또 얽매여 태어나고 얽매여 죽나니, 이런 이들을 어리석고 무식한 범부라 하느니라. 악마가 마음먹은 대로 악마의 그물에 들어가 악마가 시키는 대로 따르고, 악마의 얽맴에 얽매여 악마에게 끌려 다니나니, 수·상·행·식에 있어서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그러나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색과 색의 발생과 색의 소멸과 색에 맛들임과 색의 재앙과 색에서 벗어남을 사실 그대로 안다. 사실 그대로 알기 때문에 색을 탐하거나 기뻐하지 않고 찬탄하지 않으며, 거기에 얽매여 머무르지 않는다. 색의 얽맴에 얽매이지 않고, 마음의 얽맴에 얽매이지 않아서 그 근본을 알고, 그 나루터를 알며, 거기서 벗어날 줄을 아나니, 이런 이들을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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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얽맴을 따라 태어나지 않고, 얽맴을 따라 죽지도 않으며, 얽맴을 따라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가지도 않는다. 악마가 마음먹은 대로 따르지 않고, 악마의 손에 들어가지도 않으며, 악마의 부림을 따르지 않고, 악마에 의해 얽매이지 않아 악마의 얽맴을 해탈하고, 악마의 이끌림에서 벗어나나니, 수·상·행·식에 있어서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75. 관경(觀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5수음이 있으니,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이른바 색수음 등이니라. 비구들아, 색을 싫어하고, 탐욕을 떠나며, 소멸시키고, 일으키지 않고, 해탈하면 이런 이를 여래(如來)·응공[應]·등정각(等正覺)이라 하느니라. 이와 같이 수·상·행·식을 싫어하고, 탐욕을 떠나며, 소멸시키고, 일으키지 않고, 해탈하면 이런 이를 여래·응공·등정각이라 하느니라.
  비구 또한 색을 싫어하고, 탐욕을 떠나며, 소멸시키면 이런 이를 지혜로 해탈한 아라한이라 하며, 이와 같이 수·상·행·식을 싫어하고, 탐욕을 떠나며, 소멸시키면 이런 이를 지혜로 해탈한 아라한이라 하느니라.
  비구들아, 여래·응공·등정각과 지혜로 해탈한 아라한은 어떤 차이가 있는가?"
  비구들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여래께서는 법의 근본이요, 법의 눈이며, 법의 의지처이십니다.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그 뜻을 자세히 설명해 주소서. 모든 비구들은 그것을 듣고 마땅히 받들어 행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잘 사유하라. 너희들을 위해 설명하리라. 여래·응공·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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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은 일찍이 법을 듣지 못하고도 능히 스스로 법을 깨달아 위없는 보리를 통달하고, 미래 세상에서 성문들을 깨우쳐 설법하나니, 그 법은 이른바 4념처(念處)·4정근(正勤)·4여의족(如意足)·5근(根)·5력(力)·7각(覺 ; 覺支)·8도(道 : 正道)이다.
  비구들아, 이런 이를 여래·응공·등정각이라 하나니, 그는 다른 이가 얻지 못한 것을 얻고, 다른 이가 이롭게 하지 못하는 것을 이롭게 하며, 도를 알고 도를 분별하며, 도를 설명하고 도를 통달하며, 다시 능히 모든 성문들을 성취하여 가르치고 훈계하느니라. 아라한은 이러한 말씀에 바르게 순종하고 그 훌륭한 법을 기뻐하고 즐거워하나니, 이것이 여래와 나한(羅漢 ; 阿羅漢)의 차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76. 욕탐경(欲貪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5수음이 있으니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색수음·수수음·상수음·행수음·식수음이니라. 너희 비구들아, 마땅히 색을 관찰하라. 색을 관찰한 뒤에도 '나다. 나와 다르다.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이다'고 보겠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색에는 나[我]가 없다. 나가 없으면 무상한 것이요, 무상하면 괴로운 것이며, 만일 괴로운 것이면 그 일체는 나가 아니요, 나와 다른 것도 아니며,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도 아니니, 마땅히 이렇게 관찰하라. 이와 같이 수·상·행·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러하니라.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이 5수음에 대해 '그것은 나도 아니요, 내 것도 아니다'라고 관찰한다. 이렇게 관찰하고 나면 모든 세간에서 전혀 취할 것이 없게 되나니, 취할 것이 없으면 곧 집착할 것이 없게 되고, 집착할 것이 없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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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 스스로 열반을 깨닫느니라. 그래서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고 스스로 아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77. 생경(生經) ①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색에 대한 탐욕을 끊어라. 탐욕을 끊고 나면 곧 색이 끊어지고, 색이 끊어진 뒤에는 끊은 줄을 알게 되며, 끊은 줄을 알고 나면 곧 근본이 끊어지나니, 마치 다라(多羅)나무의 밑둥치를 자른 것과 같아서 미래에 다시는 나지 않을 것이다. 이와 같이 수·상·행·식에 대한 탐욕을 끊으면……(내지)……미래 세상에 다시는 나지 않을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78. 생경 ②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색이 일어나고, 머무르고, 나오면 곧 괴로움이 거기서 일어나고, 병이 거기 머무르며, 늙음과 죽음이 거기서 나온다. 수·상·행·식도 또한 그렇다고 말한다.
  비구들아, 만일 색이 소멸하고, 쉬며, 없어지면 괴로움은 거기서 소멸하고, 병은 거기서 쉬며, 늙음과 죽음은 거기서 없어진다. 수·상·행·식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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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79. 생경 ③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과거와 미래의 색도 오히려 무상하거늘 하물며 현재의 색이겠느냐?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이렇게 관찰한 뒤에 과거의 색을 돌아보지 않고, 미래의 색을 기뻐하지 않으며, 현재의 색도 싫어하고, 탐욕을 떠나며, 완전히 소멸한 곳으로 향하나니, 수·상·행·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러하니라.
  비구들아, 만일 과거의 색이 없다면,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에겐 과거의 색을 돌아보지 않는 일조차 없을 것이다. 과거의 색이 있기 때문에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이 과거의 색을 돌아보지 않는 것이다. 만일 미래의 색이 없다면,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에겐 미래의 색을 기뻐하지 않는 일조차 없을 것이다. 미래의 색이 있기 때문에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이 미래의 색을 기뻐하지 않는 것이다. 만일 현재의 색이 없다면,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현재의 색에 대해서 싫어하는 마음을 내지도, 탐욕을 떠나지도, 완전히 소멸한 곳으로 향하지도 않을 것이다. 현재의 색이 있기 때문에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이 현재의 색에 대해서 싫어하는 마음을 내고, 탐욕을 떠나며, 완전히 소멸한 곳으로 향하는 것이다. 수·상·행·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러하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무상(無常)을 설하신 것에서와 마찬가지로, 고(苦)·공(空)·비아(非我)의 3경도 또한 위에서와 같이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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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법인경(法印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거룩한 법인(法印)과 소견의 청정함을 설명하리니, 자세히 듣고 잘 사유하라. 만일 어떤 비구가 '나는 공삼매(空三昧)에서 아직 얻은 바가 없지만, 모양 없음[無相]과 가진 바 없음[無所有]과 거만을 떠난 지견[離慢知見]을 일으킨다'고 말한다면, 그런 말은 해서는 안 된다. 왜냐 하면 만일 공(空)에서 얻은 바가 없으면서 '나는 모양 없음과 가진 바 없음과 거만을 떠난 지견을 얻었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옳지 않기 때문이다.
  만일 어떤 비구가 '나는 공을 얻어 능히 모양 없음과 가진 바 없음과 거만을 떠난 지견을 일으킨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옳은 말이다. 왜냐 하면 만일 공을 얻은 뒤에 능히 모양 없음과 가진 바가 없음과 거만을 떠난 지견을 일으켰다면 그것은 옳기 때문이다.
  비구들아, 거룩한 제자와 소견의 청정함이란 무엇인가?"
  비구들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는 법의 근본이요, 법의 눈이며, 법의 의지처이십니다. 원하옵건대 말씀해 주소서. 모든 비구들은 그 설법을 들은 뒤에 그 말씀대로 받들어 행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비구가 공적하고 한가한 곳이나 나무 밑에 앉아 '색은 무상하고, 닳아 없어지며, 그것에 대한 탐욕을 떠나야 할 법이다'라고 관찰하고, 이와 같이 '수·상·행·식도 무상하고, 닳아 없어지며, 그것에 대한 탐욕을 떠나야 할 법이다'라고 관찰한다고 하자. '그 음(陰)이란 무상하고, 닳아 없어지며, 견고하지 않고, 변하고 바뀌는 법이다'라고 관찰하여 그 마음이 즐겁고, 청정하며, 해탈하면 이것을 공(空)이라 하느니라. 그러나 이렇게 관찰하는 사람도 아직은 거만을 떠나 지견이 청정해지지는 못하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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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바르게 사유하는 삼매[正思惟三昧]가 있어서 색의 모양이 끊어지고, 소리·냄새·맛·감촉·법의 모양이 끊어지는 것을 관찰하나니, 이것을 모양 없음[無相]이라 한다. 그러나 이렇게 관찰하는 사람도 아직은 거만을 떠나 지견이 청정해지지는 못하였느니라.
  다시 바르게 사유하는 삼매가 있어서 탐하는 모양이 끊어지고, 성내고 어리석은 모양이 끊어지는 것을 관찰하나니, 이것을 가진 바 없음[無所有]이라 한다. 그러나 이렇게 관찰하는 사람도 아직은 거만을 떠나 지견이 청정해지지는 못하였느니라.
  다시 바르게 사유하는 삼매가 있어서 '나[我]와 내 것[我所]은 무엇으로부터 생기는가'고 관찰하고, 다시 바르게 사유하는 삼매가 있어서 '나와 내 것은 보거나 듣거나 냄새 맡거나 맛보거나 접촉하거나 혹은 인식하는 데서 생긴다'고 관찰하며, 다시 '인(因)이나 연(緣)이 있어서 식(識)이 생길 때, 그 식의 인과 연은 항상한가, 무상한가'고 관찰한다.
  다시 '인이나 연이 있어서 식이 생길 때, 그 인(因)과 연(緣)은 다 무상한 것이다. 또 그 인과 연이 다 무상한 것인데 거기서 생긴 식이 어떻게 항상하겠는가? 무상한 것은 곧 유위행(有爲行)이다. 인연을 따라 일어난 것은 곧 근심스러운 법이요, 소멸시켜야 할 법이며, 탐욕을 떠나야 할 법이요, 앎을 끊어야 할 법이다'고 사유하나니, 이것을 거룩한 법인과 지견의 청정함이라 한다. 이것이 '비구들아, 거룩한 법인과 지견의 청정함을 설명하리라'고 한 것으로서, 이렇게 자세히 설명하였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81. 부란나경(富蘭那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비야리(毘耶離)의 미후지(獼猴池) 곁에 있는 중각강당(重閣講堂)에 계셨다.
  그 때 마하남(摩訶男)이라는 리차(離車)족 사람이 몇 일을 걸어 부처님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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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 곳으로 찾아왔다. 그 때 그 리차족 사람은 '만일 내가 세존께 일찍이 찾아간다면 세존과 내가 아는 비구들은 모두 선정에 들어 계실 것이다. 나는 이제 일곱 그루 암라(菴羅)나무가 있는 아기비(阿耆毘) 외도들이 있는 곳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하고는 곧 부란나가섭(富蘭那迦葉)이 있는 곳으로 갔다. 이 때 부란나가섭은 외도들의 우두머리로서 500외도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높은 소리로 떠들면서 세속 일을 지껄이고 있었다.
  그 때 부란나가섭은 멀리서 리차족 마하남이 오는 것을 보고 그 권속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분부하였다.
  "너희들은 조용히 하라. 저 사람은 사문 구담의 제자 리차족 마하남이다. 저 자는 사문 구담의 재가 제자 중에 이 비야리에서 제일 우두머리인 자이다. 그는 항상 고요함을 즐거워하고 고요함을 찬탄한다. 그는 언제나 조용한 대중이 있는 곳으로만 간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조용히 해야 한다."
  이 때 마하남은 그 대중들 가운데 있는 부란나에게 가서 서로 인사하고 서로 위로한 뒤에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그 때 마하남이 부란나에게 말하였다.
  "제가 들으니, 부란나께서는 모든 제자들에게 '인(因)도 없고 연(緣)도 없이 중생들에게 때[垢]가 생긴다. 인도 없고 연도 없이 중생들은 맑고 깨끗해진다'고 설법하신다 합니다. 세간에 이런 주장이 있으니 당신은 이를 분명히 하셔야 합니다. 이것은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헐뜯으려고 하는 말입니까? 세상 사람들이 하는 이 말은 옳은 법입니까, 그른 법입니까? 혹 세상 사람들이 이 문제로 찾아와 힐난하고 꾸짖지는 않았습니까?"
  부란나가섭은 대답하였다.
  "진실로 그런 주장이 있습니다. 그것은 세상에서 함부로 퍼뜨리는 말이 아닙니다. 나의 이 주장은 법다운 주장입니다. 내가 설한 이 법은 모두 법에 따른 것입니다. 그리고 내게 찾아와 그것을 힐난하고 꾸짖은 세상 사람도 없었습니다. 무슨 까닭인가? 마하남이여, 나는 '인도 없고 연도 없이 중생들에게 때가 생긴다. 인도 없고 연도 없이 중생들은 맑고 깨끗해진다'고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 마하남은 부란나의 이 말을 듣고 마음이 불쾌하여 그를 꾸짖은 뒤에

 

 

[109 / 2145] 쪽
  곧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그는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 머리 숙여 발에 예배하고는 물러나 한쪽에 앉아 조금 전 부란나와 논의했던 것을 부처님께 자세히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는 리차족 사람 마하남에게 말씀하셨다.
  "그 부란나의 부질없는 말10)은 말할 거리도 못된다. 부란나는 그처럼 어리석어 착하지 않고, 인(因)이 아니라는 것을 분별하지 못하고서 '인도 없고 연도 없이 중생들에게 때가 생긴다. 인도 없고 연도 없이 중생들은 맑고 깨끗해진다'고 말하는 것이다. 왜냐 하면 인이 있고 연이 있어서 중생들에게 때가 생기고, 인이 있고 연이 있어서 중생들은 맑고 깨끗해지기 때문이니라.
  마하남아, 어떤 인과 연이 있어서 중생들에게 때가 생기고, 어떤 인과 어떤 연이 있어서 중생들이 맑고 깨끗해지는가?
  마하남아, 만일 색(色)이 한결같이 괴로운 것으로서 즐거운 것도 아니요, 즐거움이 따르는 것도 아니며, 즐거움이 자라는 것도 아니요, 즐거움을 떠난 것이라면, 중생들은 응당 그것 때문에 애착하는 마음을 내지는 않을 것이다.
  마하남아, 색은 한결같이 괴로운 것으로서 즐겁지 않은 것이지만, 즐거움이 따르고 즐거움을 자라게 하며 즐거움을 떠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중생들은 색에 더러워져 집착하고, 더러워져 집착하기 때문에 얽매이며, 얽매이기 때문에 번뇌가 생기느니라.
  마하남아, 수(受)·상(想)·행(行)도 마찬가지이며, 만일 식(識)이 한결같이 괴로운 것으로서 즐거운 것도 아니요, 즐거움이 따르는 것도 아니며, 즐거움이 자라는 것도 아니요, 즐거움을 떠난 것이라면, 중생들은 응당 그것 때문에 애착하는 마음을 내지는 않을 것이다.
  마하남아, 수·상·행도 마찬가지이며, 식은 한결같이 괴로운 것으로서 즐겁지 않은 것이지만, 즐거움이 따르고 즐거움을 자라게 하며 즐거움을 떠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중생들은 식에 더러워져 집착하고, 더러워져 집착하기 때문에 얽매이며, 얽매이기 때문에 번뇌가 생기느니라.
  
10) 고려대장경 원문은 출의어(出意語)이고 팔리어로는 adhivutti pada이다. 진실과 상응하지 않는 외도의 62견(見)과 14무기(無記)를 부처님께서는 아무 의미 없는 희론(戱論)이란 뜻에서 출의어(出意語)라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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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하남아, 이것이 이른바 '인이 있고 연이 있어서 중생들에게 때가 생긴다'는 것이니라.
  마하남아, 어떤 인과 어떤 연이 있어서 중생들이 맑고 깨끗해지는가?
  마하남아, 만일 색이 한결같이 즐거운 것으로서 괴로운 것도 아니요, 괴로움이 따르는 것도 아니며, 근심과 괴로움이 자라는 것도 아니요, 괴로움을 떠난 것이라면, 중생들은 응당 색 때문에 싫어하는 마음을 내지 않을 것이다.
  마하남아, 색은 한결같이 즐거운 것이 아니다. 그것은 괴로운 것이요, 괴로움이 따르는 것이며, 근심과 괴로움이 자라는 것이요, 괴로움이 떠나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중생들은 색을 싫어하여 떠나고, 싫어하기 때문에 즐거워하지 않으며, 즐거워하지 않기 때문에 해탈하느니라.
  마하남아, 수·상·행도 마찬가지이며, 만일 식이 한결같이 즐거운 것으로서 괴로운 것도 아니요, 괴로움이 따르는 것도 아니며, 근심과 괴로움이 자라는 것도 아니요, 괴로움을 떠난 것이라면, 중생들은 응당 식 때문에 싫어하는 마음을 내지 않을 것이다.
  마하남아, 수·상·행도 마찬가지이며, 식은 한결같이 즐거운 것이 아니다. 그것은 괴로운 것이요, 괴로움이 따르는 것이며, 근심과 괴로움이 자라는 것이요, 괴로움을 떠나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중생들은 식을 싫어하여 떠나고, 싫어하기 때문에 즐거워하지 않으며, 즐거워하지 않기 때문에 해탈하느니라.
  마하남아, 이것이 이른바 '인도 있고 연도 있어서 중생들은 맑고 깨끗해진다'는 것이니라."
  이 때 마하남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여럿과 함께 기뻐하면서 부처님께 예배하고 물러갔다.
  
   지법(知法)과 중담(重擔)과
   왕예(往詣)·관(觀)·욕탐(欲貪)과
   생(生)과 약설(略說)과
   법인(法印)과 부란나(富蘭那)에 대해 설하셨다.
  
[111 / 2145] 쪽
  
82. 죽원경(竹園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지제(支提)의 죽원정사(竹園精舍)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어떤 것에서 무상함과 괴로움을 보는가?"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께서는 법의 근본이요, 법의 눈이며, 법의 의지처이십니다. 원하옵건대 말씀해 주소서. 모든 비구들은 듣고 나서 그 말씀대로 받들어 행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잘 사유하라. 너희들을 위하여 설명하리라.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색에서 무상함과 괴로움을 보고, 수·상·행·식에서 무상함과 괴로움을 보느니라. 비구들아, 색은 항상한가, 무상한가?"
  "무상합니다. 세존이시여."
  "비구들아, 무상한 것은 괴로운 것인가?"
  "그것은 괴로운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비구들아, 만일 무상하고 괴로운 것이라면 그것은 변하고 바뀌는 법이다.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이 과연 그런 것에 대해 '이것은 나다. 나와 다르다.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이다'라고 보겠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수·상·행·식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존재하는 모든 색(色)은 과거에 속한 것이건 미래에 속한 것이건 현재에 속한 것이건, 안에 있는 것이건 밖에 있는 것이건, 거칠건 미세하건, 아름답건 추하건, 멀리 있는 것이건 가까이 있는 것이건, 그 일체는 모두 나가 아니요, 나와 다른 것도 아니며,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도 아니다. 수·상·행·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이렇게 관찰하여 색을 싫어하고, 수·상·행·식을 싫어한다. 싫어하기 때문에 즐거워하지 않고, 즐거워하지 않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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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탈하며, 해탈하기 때문에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라고 스스로 아느니라."
  이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83. 비사리경(毘舍離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비야리(毘耶離)의 미후지(獼猴池) 가에 있는 중각강당(重閣講堂)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어떤 것에 대해 '나도 아니요, 나와 다른 것도 아니며,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이와 같이 평등하고 바르게 관찰하여 사실 그대로 알고 보는가?"
  비구들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께서는 법의 근본이요, 법의 눈이며, 법의 의지처이십니다. 원하옵건대 말씀해 주소서. 모든 비구들은 듣고 나서 그 말씀대로 받들어 행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잘 사유하라. 너희들을 위하여 설명하리라.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색에 대해서 '나가 아니요, 나와 다른 것도 아니며,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보나니, 이것을 사실 그대로 보는 바른 관찰이라 한다. 수·상·행·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색은 항상한가, 무상한가?"
  "무상합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무상하다면 그것은 괴로운 것인가?"
  "그것은 괴로운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비구들아, 만일 무상하고 괴로운 것이라면 그것은 변하고 바뀌는 법이다.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이 과연 그런 것에 대해 '이것은 나다. 나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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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이다'라고 보겠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수·상·행·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존재하는 모든 색(色)은 과거에 속한 것이건 미래에 속한 것이건 현재에 속한 것이건, 안에 있는 것이건 밖에 있는 것이건, 거칠건 미세하건, 아름답건 추하건, 멀리 있는 것이건 가까이 있는 것이건, 그 일체는 모두 나가 아니요, 나와 다른 것도 아니며,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도 아니다. 이것을 사실 그대로 보는 바른 관찰이라 하며, 수·상·행·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이렇게 관찰하여 색에서 해탈하고, 수·상·행·식에서 해탈한다. 그러면 '그는 태어남·늙음·병듦·죽음·근심·슬픔·번민·괴로움의 완전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에서 해탈하였다'고 나는 말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84. 청정경(淸淨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색은 무상하다. 무상하다면 괴로운 것이요, 괴로운 것은 나[我]가 아니다. 나가 아닌 것에 대해 '그 일체는 나도 아니요, 나와 다른 것도 아니며,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사실 그대로 알면, 이것을 바른 관찰이라 한다. 수·상·행·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이 5수음에 대해 '그것은 나[我]가 아니요, 내 것[我所]도 아니다'라고 관찰한다. 이렇게 관찰하면 모든 세간에서 전혀 취할 것이 없게 되고, 취할 것이 없기 때문에 집착할 것이 없게 되며, 집착할 것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열반(涅槃)을 깨달아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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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라고 스스로 아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85. 정관찰경(正觀察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아, 어떤 것에 대해 '이것은 나다. 나와 다르다.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이다'라고 보지 못하는가?"
  비구들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께서는 법의 근본이요, 법의 눈이며, 법의 의지처이십니다. 원하옵건대 말씀해 주소서. 모든 비구들은 듣고 나서 그 말씀대로 받들어 행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잘 사유하라. 너희들을 위하여 설명하리라. 너희들은 색에 대해 '이것은 나다. 나와 다르다.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이다'라고 보지 못하지 않는가? 수·상·행·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비구들아, 색은 항상한가, 무상한가?"
  비구들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무상합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무상하다면 그것은 괴로운 것인가?"
  "그것은 괴로운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비구들아, 만일 무상하고 괴로운 것이라면 그것은 변하고 바뀌는 법이니라.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이 과연 그런 것에 대해 '나다. 나와 다르다.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이다'라고 보겠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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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상·행·식에 있어서 또한 그와 같으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존재하는 모든 색(色)은 과거에 속한 것이건 미래에 속한 것이건 현재에 속한 것이건, 안에 있는 것이건 밖에 있는 것이건, 거칠건 미세하건, 아름답건 추하건, 멀리 있는 것이건 가까이 있는 것이건, 그 일체는 모두 나가 아니요, 나와 다른 것도 아니며,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도 아니다. 수·상·행·식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비구들아,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5수음에 대해 '그것은 나도 아니요, 내 것도 아니다'라고 관찰하나니, 이렇게 관찰하면 모든 세간에서 전혀 취할 것이 없게 되고, 취할 것이 없으면 집착할 것이 없게 되며, 집착할 것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열반을 깨달아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라고 스스로 아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86. 무상경(無常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무상한 색이 항상하다면 응당 그 색에는 병이 있거나 괴로움이 있지 않을 것이요, 또한 색에 대해 '이렇게 되었으면' 한다든가 '이렇게 되지 않았으면' 하고 바랄 수 없을 것이다.
  색이 무상하기 때문에 색에는 병이 있고 괴로움이 생기며, 또한 '이렇게 되었으면' 한다든가 '이렇지 되지 않았으면' 하고 바랄 수 있는 것이다.11) 수·
  
11) 이 문장의 고려대장경 원문은 '역득불욕령여시불령여시(亦得不欲令如是不令如是)'로 되어 있다. 고려대장경 원문에 따라 해석하면 문장이 잘 구성되지 않는다. 따라서 앞의 문장을 고려하고, 또 87.「고경(苦經)」에 의거하여 '역득불욕령여시(亦得不欲令如是)……'를 '역득욕령여시(亦得欲令如是)……'로 바꾸어 번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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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행·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비구들아,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색은 항상한가, 무상한가?"
  비구들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무상합니다. 세존이시여."
  "비구들아, 무상하다면 그것은 괴로운 것인가?"
  "그것은 괴로운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비구들아, 만일 무상하고 괴로운 것이라면 그것은 변하고 바뀌는 법이니라.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이 과연 그런 것에 대해 '이것은 나다. 나와 다르다.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이다'라고 보겠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수·상·행·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존재하는 모든 색(色)은 과거에 속한 것이건 미래에 속한 것이건 현재에 속한 것이건, 안에 있는 것이건 밖에 있는 것이건, 거칠건 미세하건, 아름답건 추하건, 멀리 있는 것이건 가까이 있는 것이건, 그 일체는 모두 나가 아니요, 내 것도 아니라고 사실 그대로 알아야 하느니라. 수(受)·상(想)·행(行)·식(識)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색을 바르게 관찰하고 바르게 관찰한 뒤에는 색에 대해서 싫어하는 마음을 내며, 탐욕을 떠나고, 즐거워하지 않으며, 해탈한다. 수·상·행·식에 대해서도 싫어하는 마음을 내고, 탐욕을 떠나며, 즐거워하지 않고, 해탈하느니라. 그래서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라고 스스로 아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87. 고경(苦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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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색은 괴로운 것이다. 만일 색이 괴로운 것이 아니라면 응당 색에 병이 있거나 괴로움이 생기지 않을 것이며, 또한 '이렇게 되었으면' 하고 바라지 않을 것이요, '이렇게 되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지도 않을 것이다. 색은 괴로운 것이기 때문에 색에서 병이 생기고, 또한 색에 대해서 '이렇게 되었으면' 한다든가 '이렇게 되지 않았으면' 하고 바랄 수 있는 것이다. 수·상·행·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비구들아, 색은 항상한가, 무상한가?"
  비구들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무상합니다. 세존이시여."
  "비구들아, 무상한 것은 괴로운 것인가?"
  "괴로운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비구들아, 만일 무상하고 괴로운 것이라면 그것은 변하고 바뀌는 법이다.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이 과연 그런 것에 대해 '이것은 나다. 나와 다르다.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이다'라고 보겠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수·상·행·식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존재하는 모든 색(色)은 과거에 속한 것이건 미래에 속한 것이건 현재에 속한 것이건, 안에 있는 것이건 밖에 있는 것이건, 거칠건 미세하건, 아름답건 추하건, 멀리 있는 것이건 가까이 있는 것이건, 그 일체는 모두 나가 아니요, 나와 다른 것도 아니며,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도 아니라고 사실 그대로 관찰해야 하느니라. 수(受)·상(想)·행(行)·식(識)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색에서 해탈하고, 수·상·행·식에서 해탈하나니, 그러면 '그는 태어남·늙음·병듦·죽음·근심·슬픔·번민·괴로움의 완전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에서 해탈하였다'고 나는 말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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