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잡아함경(雜阿含經)

잡아함경 제 15 권

通達無我法者 2007. 12. 17. 21:42
[551 / 2145] 쪽
  
잡아함경 제 15 권
  
  송 천축삼장 구나발타라 한역
  
  
365. 설법경(說法經) ②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현세(現世)에서 반열반(般涅槃)한다고들 말하는데, 여래가 현세에서 반열반한다고 말하는 것이 어떤 것인가?"
  모든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께서는 법의 근본이시고 법의 눈이시며 법의 의지처이십니다.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원하옵건대 현세에서 반열반하는 것에 대해 말씀해 주소서. 비구들은 그 설법을 들은 뒤에 마땅히 받들어 행할 것입니다. 어떻게 비구가 현세에서 반열반을 얻습니까?"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해 보아라. 너희들을 위해 설명해주리라. 만일 비구가 늙음·병듦·죽음에 대하여 싫어하고, 탐욕을 여의고, 완전히 소멸시켜 모든 번뇌[漏]를 일으키지 않고, 마음이 잘 해탈하면, 이것을 비구가 현세에서 반열반을 얻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552 / 2145] 쪽
  
366. 비바시경(毘婆尸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바시(毘婆尸) 부처님께서는 아직 정각(正覺)을 이루시지 못하셨던 때에 홀로 어느 고요한 곳에서 골똘히 정밀하게 선정에 들어 사색하면서[禪思] 이렇게 생각하셨다.
  '일체 세간은 다 나고 죽음에 들어가, 스스로 나고 스스로 성숙하며, 스스로 소멸하고 스스로 없어진다. 그러면서 그 중생들은 늙음과 죽음 위에서 세간을 벗어나는 길을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한다. 무슨 인연으로 이 늙음과 죽음이 있는지를 스스로 관찰하자.'
  이와 같이 바르게 생각하고 관찰하다가, 사실 그대로의 빈틈없는 한결같음[無間等]1)을 얻어 '태어남[生]이 있기 때문에 이 늙음과 죽음이 있고, 태어남을 인연하기 때문에 늙음과 죽음이 있다'고 알게 되었다.
  또 '무엇을 인연하기 때문에 이 태어남이 있는가?' 하고 바르게 사유하였고, 곧 바로 또 바르게 사유하여 빈틈없는 한결같음으로 '존재[有]를 인연하기 때문에 태어남이 있다'고 알게 되었다.
  곧 또 '무엇을 인연하기 때문에 존재가 있는가?' 하고 바르게 사유하였고, 곧 또 바르게 사유하여 사실 그대로의 빈틈없는 한결같음으로 '취함[取]이 있기 때문에 존재가 있다'고 알게 되었다.
  곧 또 '무엇을 인연하기 때문에 취함이 있는가?' 하고 바르게 사유하였고, 곧 또 바르게 사유하여 사실 그대로의 빈틈없는 한결같음으로 '법을 취해 맛들이고 집착하고 돌아보고 생각함은 접촉[觸]과 애욕[愛]을 인연하여 더하고 자라는 것이다'라고 관찰하게 되었다.
  마땅히 알아야 한다. 애욕을 인연하여 취함이 있고, 취함을 인연하여 존재가 있으며, 존재를 인연하여 태어남이 있고, 태어남을 인연하여 늙음·병
  
1) 팔리어로는 abhisamaya이고 현관(現觀), 통찰(洞察)이라는 뜻이다.
[553 / 2145] 쪽
  듦·죽음과 근심·슬픔·번민·괴로움이 있나니, 이렇게 하여 완전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발생하느니라. 비유하면 기름과 심지를 인연하여 등불을 켜는데, 거기에 때때로 기름을 더하고 심지를 갈면 그 등불은 언제나 밝게 쉬지 않고 타오르는 것과 같으니라."
  찾아와 찬탄하는 비유, 성(城)의 비유도 앞에서와 같이 자세히 말씀하셨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비바시불경에서와 같이, 시기불(尸棄佛)2) ·비습파부불(毘濕波浮佛)3) ·가라가손제불(迦羅迦孫提佛)4)·가나가모니불(迦那迦牟尼佛)5)·가섭불(迦葉佛)6)에 대해서도 모두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367. 수습경(修習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부지런히 방편을 써서 선정에 들어 사색하기를 닦아 익혀 안으로 그 마음을 고요하게 하라. 왜냐 하면 비구가 선정에 들어 사색하여 안으로 그 마음을 고요히 하고 꾸준히 힘써 방편을 쓰면, 이와 같은 것이 사실 그대로 밝게 드러나기 때문이니라. 어떤 것이 사실 그대로 밝게 드러나는 것인
  
2) 팔리어로는 Sikh 이고 식기(式棄)로도 음역한다. 과거 7불 중 두 번째 부처님이다.
3) 팔리어로는 Vessabhu이고 비사부(毘舍浮)로도 음역한다. 과거 7불 중 세 번째 부처님이다.
4) 팔리어로는 Kakusandha이고 구류손(拘留孫)으로 한역하기도 한다. 과거 7불 중 네 번째 부처님이다.
5) 팔리어로는 Ko gamana이고 구나함(拘那含)으로 음역하기도 한다. 과거 7불 중 다섯 번째 부처님이다.
6) 팔리어로는 Kassapa이고 과거 7불 중 여섯 번째 부처님이다.
[554 / 2145] 쪽
  가? 늙음과 죽음이 사실 그대로 밝게 드러나고, 늙음과 죽음의 발생·늙음과 죽음의 소멸·늙음과 죽음의 소멸에 이르는 길이 사실 그대로 밝게 드러난다. 태어남·존재·취함·애욕·느낌·접촉·6입처·명색·식도 마찬가지이며, 행이 사실 그대로 밝게 드러나고, 행의 발생·행의 소멸·행의 소멸에 이르는 길이 사실 그대로 밝게 드러나며, '이 모든 법은 무상한 것이고 함이 있으며 샘[漏]이 있다'고 사실 그대로 밝게 드러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68. 삼마제경(三摩提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량없는 삼마제(三摩提)를 닦아 골똘히 정밀하게 기억을 유지하라. 한량없는 삼마제를 닦아 골똘히 정밀하게 기억을 유지하고 나면 이와 같은 것이 사실 그대로 밝게 드러나리라. 어떤 것이 사실 그대로 밝게 드러나는가? 이른바 늙음과 죽음이 사실 그대로 밝게 드러나고 ……(내지)…… 행이 사실 그대로 밝게 드러나며, '이 모든 법은 무상한 것이고 함이 있으며 샘[漏]이 있다'고 이와 같이 사실 그대로 밝게 드러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69. 십이인연경(十二因緣經) ①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비바시(毘婆尸) 부처님께서는 미처 정각을 이루시지 못하셨을 때 보
[555 / 2145] 쪽
  리수가 있는 곳에서 머무셨고, 오래지 않아 부처님이 되셨다. 그 분께선 보리수 아래로 나아가 풀을 깔아 자리를 만드시고 결가부좌로 앉으셨다. 단정히 앉아 바른 기억으로 이레 동안 12연기에 대하여 역(逆)으로 순(順)으로 관찰하셨다. 이른바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저것이 있고, 이것이 일어나기 때문에 저것이 일어난다. 즉 무명을 인연하여 행이 있고 ……(내지)…… 태어남을 인연하여 늘음과 죽음이 있으며, 또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발생한다. ……(내지)……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소멸한다'고 관찰하셨다.
  그 비바시 부처님께서는 바르게 앉아 이래를 보내신 뒤 삼매에서 깨어나 이 게송을 말씀하셨느니라."
  
  이렇게 하여 모든 법은 생기나니
  범지가 부지런히 고요하게 사유한다면
  모든 의심과 미혹 영원히 떠나
  인과 연으로 생기는 법 알리라.
  
  인으로 생기는 괴로움 알고
  모든 느낌의 완전한 소멸을 알며
  인연의 법이 다함을 알면
  곧 모든 번뇌의 다함을 알리라.
  
  이렇게 하여 모든 법은 생기나니
  범지가 부지런히 고요하게 사유한다면
  모든 의혹을 영원히 떠나
  인이 있어 괴로움 생김을 알리라.
  
  이렇게 하여 모든 법이 생기나니
  범지가 부지런히 고요하게 사유한다면
  모든 의심과 미혹 영원히 떠나
[556 / 2145] 쪽
  모든 느낌의 완전한 소멸을 알리라.
  
  이렇게 하여 모든 법은 생기나니
  범지가 부지런히 고요하게 사유한다면
  모든 의심과 미혹 영원히 떠나
  인과 연의 법이 다함을 알리라.
  
  이렇게 하여 모든 법은 생기나니
  범지가 부지런히 고요하게 사유한다면
  모든 의심과 미혹 영원히 떠나
  모든 번뇌의 다함을 알리라.
  
  이렇게 하여 모든 법은 생기나니
  범지가 부지런히 고요하게 사유한다면
  모든 세간을 두루 비추는 것
  마치 해가 허공에 머무는 듯
  모든 악마의 군사 부숴 깨뜨리고
  모든 결박 깨달아 해탈하리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비바시불경에서와 같이, 시기불·비습파부불·가라가손제불·가나가모니불·가섭불에 대해서도 모두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370. 십이인연경(十二因緣經) ②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울비라(鬱毘羅)의 니련선하(尼連禪河) 가에 있는 큰
[557 / 2145] 쪽
  보리수가 있는 곳에서 머무시다가 오래지 않아 바른 깨달음을 이루셨다.
  부처님께서 보리수 아래로 가시어 풀을 깔아 자리로 삼고 결가부좌로 앉아 몸을 바르게 하고 기억을 바르게 하셨다.
  ……(이 아래의 자세한 내용은 앞 경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다.)
  
  
371. 식경(食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중생들에게 도움이 되고 이익이 되어, 그들로 하여금 세상에 머물며 거두어 받아들이고 자랄 수 있게 하는 네 가지 음식[四食]이 있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첫째는 거칠고 덩어리진 음식[麤摶食]이요, 둘째는 섬세한 감촉이라는 음식[細觸食]이며, 셋째는 의지와 의도라는 음식[意思食]이요, 넷째는 식이라는 음식[識食]을 말하는 것이니라.
  이 네 가지 음식은 무엇이 인(因)이고, 무엇이 발생시키는 것이며, 무엇이 생기게 하는 것이고, 무엇이 접촉하는 것인가? 이른바 이 모든 음식은 애욕[愛]이 인이 되고, 애욕이 발생시키는 것이 되며, 애욕이 생기게 하는 것이고, 애욕이 접촉하는 것이니라.
  이 애욕은 무엇이 인이고, 무엇이 발생시키는 것이며, 무엇이 생기게 하는 것이고, 무엇이 접촉하는 것인가? 이른바 애욕은 느낌이 인이 되고, 느낌이 발생시키는 것이 되며, 느낌이 생기게 하는 것이고, 느낌이 접촉하는 것이니라.
  이 느낌은 무엇이 인이고, 무엇이 발생시키는 것이며, 무엇이 생기게 하는 것이고, 무엇이 접촉하는 것인가? 이른바 느낌은 접촉이 인이 되고, 접촉이 발생시키는 것이 되며, 접촉이 생기게 하는 것이고, 접촉이 접촉하는 것이니라.
  이 접촉은 무엇이 인이고, 무엇이 발생시키는 것이며, 무엇이 생기게 하는 것이고, 무엇이 접촉하는 것인가? 이른바 접촉은 6입처(入處)가 인이 되고,
[558 / 2145] 쪽
  6입처가 발생시키는 것이며, 6입처가 생기게 하는 것이고, 6입처가 접촉하는 것이니라.
  6입처의 발생은 곧 접촉의 발생이요, 접촉의 발생은 곧 느낌의 발생이 되며, 느낌의 발생은 곧 애욕의 발생이요, 애욕의 발생은 곧 음식의 발생이다. 음식이 발생하기 때문에 미래 세상의 태어남·늙음·병듦·죽음과 근심·슬픔·번민·괴로움이 발생하나니, 이렇게 하여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발생하느니라.
  이와 같이 6입처가 소멸하면 접촉이 소멸하고, 접촉이 소멸하면 느낌이 소멸하며, 느낌이 소멸하면 애욕이 소멸하고, 애욕이 소멸하면 음식이 소멸한다. 음식이 소멸하기 때문에 미래 세상의 태어남·늙음·병듦·죽음과 근심·슬픔·번민·괴로움이 소멸하나니, 이렇게 하여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소멸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72. 파구나경(頗求那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중생들에게 도움이 되고 이익이 되어, 그들로 하여금 세상에 머물며 거두어 받아들이고 자랄 수 있게 하는 네 가지 음식[四食]이 있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이른바 첫째는 거칠고 덩어리진 음식[麤摶食]이요, 둘째는 섬세한 감촉이라는 음식[細觸食]이며, 셋째는 의지와 의도라는 음식[意思食]이요, 넷째는 식이라는 음식[識食]이니라."
  이 때 파구나(頗求那)라는 비구가 부처님 뒤에서 부채질을 해드리다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누가 이 식(識)을 먹습니까?"
  부처님께서 파구나에게 말씀하셨다.
[559 / 2145] 쪽
  "나는 식을 먹는 사람이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내가 만일 식을 먹는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면 너는 마땅히 그렇게 물어야 한다. 그러나 나는 식(食)은 곧 음식[食]이라고 말하였다. 따라서 너는 마땅히 '어떤 인연으로 식이라는 음식이 있습니까?' 하고 그렇게 물어야 하고, 그러면 나는 곧 '능히 미래의 존재를 초래하여 서로 이어져 발생하게 하며, 존재가 있기 때문에 6입처(入處)가 있고, 6입처를 인연하여 접촉이 있다'고 대답할 것이다."
  파구나가 또 여쭈었다.
  "누가 접촉하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파구나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접촉하는 사람이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내가 만일 부딪치는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면 너는 '누가 접촉하는 것입니까?' 하고 마땅히 그렇게 물어야 한다. 너는 마땅히 '어떤 인연으로 접촉이 생깁니까?' 하고 이와 같이 물어야 하고, 그러면 나는 마땅히 '6입처를 인연하여 접촉이 있고, 접촉을 인연하여 느낌이 있다'라고 이와 같이 대답할 것이다."
  또 물었다.
  "누가 느끼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파구나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느끼는 사람이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내가 만일 느끼는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면 너는 마땅히 '누가 느끼는 것입니까?' 하고 물어야 한다. 너는 마땅히 '어떤 인연으로 느낌이 있습니까?' 하고 물어야 하고, 그러면 나는 마땅히 '접촉을 인연하여 느낌이 있고, 느낌을 인연하여 애욕이 있다'라고 이와 같이 대답할 것이다."
  "세존이시여, 누가 사랑하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파구나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내가 만일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면 너는 마땅히 '누가 사랑하는 것입니까'라고 그렇게 물어야 한다. 너는 마땅히 '어떤 인연으로 애욕이 있습니까'라고 물어야 하고, 그러면 나는 마땅히 '느낌을 인연하기 때문에 애욕이 있고, 애욕을 인연하여 취함이 있다'라고 이와 같이 대답할 것이다."
[560 / 2145] 쪽
  또 물었다.
  "세존이시여, 누가 취하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파구나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취하는 사람이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내가 만일 취하는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면 너는 마땅히 '누가 취하는 것입니까?' 하고 그렇게 물어야 한다. 너는 마땅히 '어떤 인연으로 취함이 있습니까?' 하고 물어야 하고, 그러면 나는 마땅히 '애욕을 인연하기 때문에 취함이 있고, 취함을 인연하여 존재가 있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또 물었다.
  "세존이시여, 누가 존재하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파구나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존재하는 사람이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내가 만일 존재하는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면 너는 마땅히 '누가 존재하는 것입니까?' 하고 물어야 한다. 너는 이제 마땅히 '어떤 인연으로 존재가 있습니까?' 하고 물어야 하고, 그러면 나는 마땅히 '취함을 인연하기 때문에 존재가 있고 능히 미래의 존재를 초래하는 접촉이 생기나니, 이를 존재라고 한다'고 대답할 것이다
  6입처가 있고, 6입처를 인연하여 접촉이 있으며, 접촉을 인연하여 느낌이 있고, 느낌을 인연하여 애욕이 있으며, 애욕을 인연하여 취함이 있고, 취함을 인연하여 존재가 있으며, 존재를 인연하여 태어남이 있고, 태어남을 인연하여 늙음·병듦·죽음과 근심·슬픔·번민·괴로움이 있나니, 이렇게 하여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발생하느니라.
  이른바 6입처가 소멸하면 접촉이 소멸하고, 접촉이 소멸하면 느낌이 소멸하며, 느낌이 소멸하면 애욕이 소멸하고, 애욕이 소멸하면 취함이 소멸하며, 취함이 소멸하면 존재가 소멸하고, 존재가 소멸하면 태어남이 소멸하며, 태어남이 소멸하면 늙음·병듦·죽음과 근심·슬픔·번민·괴로움이 소멸하나니, 이렇게 하여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소멸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561 / 2145] 쪽
  
373. 자육경(子肉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중생들에게 도움이 되고 이익이 되어, 그들로 하여금 세상에 머물며 거두어 받아들이고 자랄 수 있게 하는 네 가지 음식[四食]이 있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말하자면 첫째는 거칠고 덩어리진 음식이요, 둘째는 섬세한 감촉이라는 음식이며, 셋째는 의지와 의도라는 음식이요, 넷째는 식이라는 음식이니라.
  비구는 덩어리진 음식을 어떻게 관찰하는가? 비유하면 어떤 부부에게 사랑하고 늘 생각하며 보살펴 기른 외아들이 있었다. 그들은 넓은 광야 험난한 곳을 지나려고 하다가, 양식이 떨어져 굶주림의 고통이 극에 달했으나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그들은 '이젠 너무도 사랑하고 생각하는 외아들만 남았다. 만일 그 아들의 살을 먹는다면 이 험난한 곳을 벗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이곳에서 세 사람 모두 죽게 할 수는 없다'고 의논하였다. 이렇게 계획한 뒤에 곧 그 아들을 죽여 슬픔을 머금고 눈물을 흘리면서 억지로 그 살을 먹고 광야(曠野)를 벗어나게 된 경우와 같다. 어떠냐? 비구들아, 그 부부는 아들의 살을 함께 먹으면서, 과연 그 맛을 취하고 그 맛의 좋음과 즐거움을 탐하며 맛보겠느냐?"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또 물었다.
  "비구들아, 그들이 억지로 그 살을 먹은 것은 광야의 험난한 길을 벗어나기 위함이 아닌가?"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무릇 덩어리진 음식을 먹을 때에도 마땅히 그와 같이 관찰하라. 그와 같이
[562 / 2145] 쪽
  관찰하면 덩어리진 음식을 끊을 줄 알 것이요, 덩어리진 음식을 끊을 줄 알고 나면 5욕의 공덕에 대한 탐애(貪愛)가 곧 끊어질 것이다. 5욕의 공덕에 대한 탐애가 끊어졌다면, 나는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에게서 5욕의 공덕 중 끊지 못한 번뇌[結使]7)가 한 가지라도 남아있는 것을 보지 못했다. 한 가지 결박만 있어도 곧 이 세상으로 되돌아와 태어나게 되느니라.
  비구는 감촉이라는 음식을 어떻게 관찰하는가? 비유하면 소를 산 채로 그 가죽을 벗겨 놓으면 어디고 가는 곳마다 온갖 벌레가 파먹고, 모래와 흙의 더러운 먼지가 묻으며, 풀이나 나무의 가시에 찔리게 된다. 만일 땅을 의지하면 땅에 사는 벌레들에게 먹히게 되고, 만일 물을 의지하면 물에 사는 벌레들에게 먹히게 되며, 만일 공중을 의지하면 날벌레들에게 먹히게 되어, 눕거나 일어나거나 간에 언제나 그 몸에 고통이 있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비구들아, 저 감촉이라는 음식에 대해 마땅히 그와 같이 관찰하라.
  그와 같이 관찰하면 감촉이라는 음식을 끊을 줄 알 것이요, 감촉이라는 음식을 끊을 줄 알면 3수(受)8)가 곧 끊어질 것이다. 3수가 끊어졌다면, 그런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그 이상 또 할 일이 없을 것이니, 할 일을 이미 마쳤기 때문이니라.
  비구는 의지와 의도라는 음식을 어떻게 관찰하는가? 비유하면 마을이나 도회지 변두리에서 불이 났는데 연기도 없고 불꽃도 없다. 이 때 총명하고 영리한 사람은 괴로움을 등지고 즐거움을 향하며, 죽기를 싫어하고 살기를 좋아하며, 이와 같이 생각하리라.
  '저기 큰불이 있지만 연기도 없고 불꽃도 없다. 오갈 때에 마땅히 피하여 그 속에 떨어지지 않도록 하자. 의심할 것도 없이 반드시 죽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그 곳을 버리고 멀리 떠나기를 의도하고 바라는 것과 같나니, 의지와 의도라는 음식을 관찰하는 것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이와 같
  
7) 팔리어로는 sa ojana 이고 번뇌의 다른 이름이다. 모든 번뇌는 중생을 결박해 벗어나지 못하게 하기 때문에 결(結)이라 하고, 중생을 번민과 혼란으로 몰아넣기 때문에 사(使)라고 한다.
8) 괴롭다는 느낌[苦受], 즐겁다는 느낌[樂受],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다는 느낌[不苦不樂受] 세 가지를 말한다.
[563 / 2145] 쪽
  이 관찰하면 의지와 의도라는 음식이 곧 끊어질 것이요, 의지와 의도라는 음식이 끊어지면 3애(愛)가 곧 끊어질 것이다. 3애가 끊어졌다면, 그와 같이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그 이상 또 할 일이 없을 것이니, 할 일을 이미 마쳤기 때문이니라.
  비구들아, 식이라는 음식을 어떻게 관찰하는가? 비유하면, 국왕의 순라(巡邏)꾼이 도적을 잡아 묶어서는 왕에게 데리고 가서 …… (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앞의 수심경(須深經)에서 자세히 말씀하신 것과 같다.) …… 그 인연으로 창에 3백 번 찔리는 고통을 받으며 밤낮으로 고통을 겪는 것과 같나니, 식이라는 음식을 관찰하는 것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이와 같이 관찰하면 식이라는 음식을 끊을 줄 알 것이요, 식이라는 음식을 끊을 줄 알면 명색(名色)을 끊을 줄 알 것이다. 명색이 끊어진 줄 알았다면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그 이상 또 할 일이 없을 것이니, 할 일을 이미 마쳤기 때문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74. 유탐경(有貪經) ①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중생들에게 도움이 되고 이익이 되어, 그들로 하여금 세상에 머물며 거두어 받아들이고 자랄 수 있게 하는 네 가지 음식[四食]이 있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첫째는 덩어리진 음식이요, 둘째는 감촉이라는 음식이며, 셋째는 의지와 의도라는 음식이요, 넷째는 식이라는 음식을 말한다.
  만일 비구가 이 네 가지 음식에 대하여 기쁨이 있고 탐욕이 있으면 식(識)이 머물러 증가하고 자라게 된다. 식이 머물러 증가하고 자라기 때문에 명색(名色)에 들어가고, 명색에 들어가기 때문에 모든 행(行)이 증가하고 자라며, 행이 증가하고 자라기 때문에 미래의 존재가 증가하고 자라며, 미래의 존
[564 / 2145] 쪽
  재가 증가하고 자라기 때문에 태어남·늙음·병듦·죽음과 근심·슬픔·번민·괴로움이 발생하나니, 이렇게 하여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발생하느니라.
  만일 이 네 가지 음식에 대하여 탐욕이 없고 기쁨이 없으면, 탐욕이 없고 기쁨이 없기 때문에 식이 머물지도 않고 증가하거나 자라지도 않으며, 식이 머물지도 않고 증가하거나 자라지도 않기 때문에 명색에 들어가지 않으며, 명색에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행이 증가하거나 자라지 않으며, 행이 증가하거나 자라지 않기 때문에 미래의 존재가 생기지도 않고 자라지도 않으며, 미래의 존재가 생기지도 않고 자라지도 않기 때문에 미래 세상에 태어남·늙음·병듦·죽음과 근심·슬픔·번민·괴로움이 일어나지 않나니, 이렇게 하여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소멸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75. 유탐경 ②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중생들에게 도움이 되고 이익이 되어, 그들로 하여금 세상에 머물며 거두어 받아들이고 자랄 수 있게 하는 네 가지 음식이 있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첫째는 덩어리진 음식이요, 둘째는 감촉이라는 음식이며, 셋째는 의지와 의도라는 음식이요, 넷째는 식이라는 음식을 이르는 것이니라.
  모든 비구들아, 이 네 가지 음식에 대하여 탐욕이 있고 기쁨이 있으면 곧 근심과 슬픔이 있고 티끌과 때가 있게 되느니라. 만일 네 가지 음식에 대하여 탐욕이 없고 기쁨이 없으면 곧 근심과 슬픔도 없고 또한 티끌도 때도 없게 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565 / 2145] 쪽
  
376. 유탐경 ③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중생들에게 자양분이 되고 이익이 되어, 그들로 하여금 세상에 머물며 거두어 받아들이고 자랄 수 있게 하는 네 가지 음식[食]이 있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첫째는 덩어리진 음식이요, 둘째는 감촉이라는 음식이며, 셋째는 의지와 의도라는 음식이요, 넷째는 식이라는 음식이니라.
  비구들아, 이 네 가지 음식에 대하여 탐욕이 있고 기쁨이 있으면 식이 머물러 증가하고 자라나며 ……(내지)……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발생하게 되느니라. 비유하면 북쪽과 서쪽이 길고 넓으며 동쪽과 서쪽에 창이 난 누각과 궁전이 있을 때, 해가 동쪽에서 뜨면 그 빛이 서쪽 벽을 비추는 것과 같나니, 이와 같이 비구들아, 이 네 가지 음식에 대하여 탐욕이 있고 기쁨이 있으면 ……(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설한 내용과 같다.) ……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발생하느니라.
  만일 네 가지 음식에 대하여 탐욕이 없고 기쁨이 없으면 ……(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설한 내용과 같다.)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소멸하느니라.
  비유하면 비구들아, 북쪽과 서쪽이 길고 넓으며 동쪽과 서쪽에 창이 난 누각과 궁전이 있을 때, 해가 동쪽에서 뜨면 어느 곳을 비추겠느냐?"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서쪽 벽을 비출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서쪽 벽이 없다면 어느 곳을 비추겠느냐?"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허공을 비추며 반연할 것이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 비구들아, 이 네 가지 음식에 대하여 탐욕도 없고 기쁨도 없으면 식은 머무를 곳이 없어진다. ……(내지)…… 이렇게 하여 순전한 괴로움뿐인
[566 / 2145] 쪽
  큰 무더기가 소멸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77. 유탐경 ④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중생들에게 도움이 되고 이익이 되어, 그들로 하여금 세상에 머물며 거두어 받아들이고 자랄 수 있게 하는 네 가지 음식이 있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첫째는 덩어리진 음식이요, 둘째는 감촉이라는 음식이며, 셋째는 의지와 의도라는 음식이요, 넷째는 식이라는 음식을 말하는 것이니라.
  비구들아, 이 네 가지 음식에 대하여 탐욕이 있고 기쁨이 있으면 식이 머물러 증가하고 자라나며 ……(내지)……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발생하게 되느니라. 비유하면 비구들아, 북쪽과 서쪽이 길고 넓으며 동쪽과 서쪽에 창이 난 누각이나 궁전과 같다. 해가 동쪽에서 뜨면 어느 곳을 비추겠느냐?"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서쪽 벽을 비출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 네 가지 음식에 대하여 탐욕이 있고 기쁨이 있으면 식이 머물러 증가하고 자라나며, ……(내지)……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발생하게 되느니라. 만일 네 가지 음식에 대하여 탐욕도 없고 기쁨도 없으면 또한 식도 머물러 증가하고 자라남이 없으며, ……(내지)……이렇게 하여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소멸하느니라. 비유하면 비구들아, 화사(畵師)나 화사의 제자가 갖가지 채색을 모아놓고 허공에 그림을 그리려 한다면 과연 그릴 수 있겠느냐?"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567 / 2145] 쪽
  "그릴 수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 하면 저 허공은 물질이 아니어서 받아들일 수도 없고 볼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와 같이 비구들아, 네 가지 음식에 대하여 탐욕도 없고 기쁨도 없으면, 또한 식도 머물러 증가하고 자라남이 없으며, ……(내지)…… 이렇게 하여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소멸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78. 유탐경 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중생들에게 도움이 되고 이익이 되어, 그들로 하여금 세상에 머물며 거두어 받아들이고 자랄 수 있게 하는 네 가지 음식이 있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첫째는 덩어리진 음식이요, 둘째는 감촉이라는 음식이며, 셋째는 의지와 의도라는 음식이요, 넷째는 식이라는 음식을 이르는 말이니라.
  비구들아, 이 네 가지 음식에 대하여 탐욕이 있고 기쁨이 있으면 식이 머물러 증가하고 자라나며, ……(내지)……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발생하느니라. 비유하면 비구들아, 화사(畵師)나 화사의 제자가 갖가지 채색을 모아놓고 물체에다 갖가지 모양을 그리려고 한다면, 비구들아,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그 화사나 화사의 제자는 과연 그 물체에 그림을 그릴 수 있겠느냐?"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물체에 그림을 그리는 것은 가능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네 가지 음식에 대하여 탐욕이 있고 기쁨이 있으면 식이 머물러 증가하고 자라나며 ……(내지)……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발생하느니라.
  비구들아, 만일 네 가지 음식에 대하여 탐욕도 없고 기쁨도 없으면, 식이
[568 / 2145] 쪽
  머물러 증가하고 자라남도 없으며 ……(내지)…… 이리하여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소멸하느니라. 비구들아, 비유하면 화사나 화사의 제자가 갖가지 채색을 모아놓고 물체가 있는 곳에서 떨어져 갖가지 모양을 그리려고 한다면 과연 그릴 수 있겠느냐?"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럴 수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그와 같이 비구들아, 네 가지 음식에 대하여 탐욕도 없고 기쁨도 없으면 식이 머물러 증가하고 자라남도 없으며 ……(내지)…… 이리하여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소멸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79. 전법륜경(轉法輪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바라내(波羅)의 선인이 살던 녹야원(鹿野苑)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다섯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는 과거에 일찍이 들어보지 못한 법이니 마땅히 바르게 사유하라. 그러면 그 때 눈[眼]·지혜[智]·밝음[明]·깨달음[覺]이 생길 것이다. 이 괴로움의 발생·괴로움의 소멸·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는 과거에 일찍이 들어보지 못한 법이니 마땅히 바르게 생각하라. 그러면 그 때 눈·지혜·밝음·깨달음이 생길 것이다.
  다음에는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에 관한 지혜도 마땅히 또 알아야 한다. 이것도 과거에 일찍이 들어보지 못한 법이니 마땅히 바르게 사유하라. 그러면 그 때 눈·지혜·밝음·깨달음이 생길 것이다.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이미 알았으면 마땅히 끊어야 한다. 이것도 과거에 일찍이 들어보지 못한 법이니 마땅히 바르게 생각하라. 그
[569 / 2145] 쪽
  러면 그 때 눈·지혜·밝음·깨달음이 생길 것이다.
  다음에는 괴로움의 발생을 소멸하는 것이니, 이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이미 알았으면 마땅히 증득할 줄 알아야 한다. 이것도 과거에 들어보지 못한 법이니 마땅히 바르게 생각하라. 그러면 그 때 눈·지혜·밝음·깨달음이 생길 것이다.
  또 이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이미 알았으면 마땅히 닦아야 한다. 이것도 과거에 일찍이 들어보지 못한 법이니 마땅히 바르게 생각하라. 그러면 그 때 눈·지혜·밝음·깨달음이 생길 것이다.
  다음은 비구들아, 이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이미 알고 이미 벗어났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이것도 들어보지 못한 법이니 마땅히 바르게 생각하라. 그러면 그 때 눈·지혜·밝음·깨달음이 생길 것이다.
  또 이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이미 알고 이미 끊어 벗어난 것이다. 이것도 들어보지 못한 법이니 마땅히 바르게 생각하라. 그러면 그 때 눈·지혜·밝음·깨달음이 생길 것이다.
  또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이미 알고 이미 증득하여 벗어난 것이다. 이것도 들어보지 못한 법이니 마땅히 바르게 생각하라. 그러면 그 때 눈·지혜·밝음·깨달음이 생길 것이다.
  또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이미 알고 이미 닦아 벗어난 것이다. 이것은 일찍이 들어보지 못한 법이니 마땅히 바르게 생각하라. 그러면 그 때 눈·지혜·밝음·깨달음이 생길 것이다.
  비구들아, 내가 이 네 가지 진리를 세 번 굴린 12행에 대하여 눈·지혜·밝음·깨달음이 생기지 않았다면, 나는 끝내 모든 하늘·악마·범(梵)·사문(沙門)·바라문(婆羅門) 등 법을 듣는 대중들 가운데에서 해탈하지도 벗어나지도 여의지도 못했을 것이요, 또한 스스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나는 이미 네 가지 진리를 세 번 굴린 12행에 대하여 눈·지혜·밝음·깨달음이 생겼기 때문에 모든 하늘·악마·범·사문·바라문 등 법을 듣는 대중 가운데서 벗어나게 되었고 해탈하게 되었으며, 스스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게 되었느니라."
[570 / 2145] 쪽
  그 때 세존께서 이 법을 말씀하셨을 때, 존자 교진여(憍陳如)9)와 8만의 모든 하늘들은 티끌을 멀리하고 때를 여의어 법안(法眼)이 깨끗해졌다.
  그 때 세존께서 존자 교진여에게 말씀하셨다.
  "법을 알았느냐?"
  교진여는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미 알았습니다. 세존이시여."
  또 교진여에게 물으셨다.
  "법을 알았느냐?"
  구린(拘隣)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미 알았습니다. 선서시여."
  존자 구린이 이미 법을 알았기 때문에 이름을 아야구린(阿若拘隣)10)이라고 부르셨다. 존자 아야구린이 법을 알고 나자 지신(地神)들은 소리를 높여 외쳤다.
  '여러분, 세존께서는 바라내국(波羅國)의 선인이 살던 녹야원(鹿野苑)에서 세 번 굴린 12행의 법륜(法輪)을 굴리셨습니다. 이는 어떤 사문 바라문이나 하늘·악마·범들도 일찍이 굴린 적이 없는 것으로서, 유익한 바가 많고 안락하게 하는 바가 많은 것입니다. 세간을 가엾이 여겨 이치로써 이롭게 하시고 하늘과 사람들을 이롭고 편안하게 하여, 하늘 무리들은 더욱 불어나게 하고 아수라의 무리들은 줄게 하셨습니다.'
  지신이 외치고 나자 그 소리를 들은 허공신천(虛空神天)·사천왕천(四天王天)·삼십삼천(三十三天)·염마천(炎魔天)·도솔타천(兜率陀天)·화락천(化樂天)·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들이 서로 이어가며 외쳐 그 소리를 전하였고 잠깐 사이에 범천(梵天)까지 들리게 되었다. 범천도 그 소리를 받아 '여러분, 세존께서는 바라내국의 선인이 살던 녹야원에서 세 번 굴린 12행의 법륜을 굴리셨습니다. 모든 사문 바라문과 모든 하늘·악마·범들이 들은 이 법은 일찍이 굴려진 적이 없는 것으로서, 유익한 바가 많고 안락하게 하는
  
9) 팔리어로는 Ko a a이고 5비구 중 한 사람이다.

10) 아약(阿若)은 팔리어 a ta의 음역이고 '이미 깨달은'이란 뜻이다. 구린은 교진여와 마찬가지로 팔리어 Ko a a 음역어이다.

 

 

 

[571 / 2145] 쪽
  바가 많은 것입니다. 세간을 가엾이 여겨 이치로써 이롭게 하시고 하늘과 사람들을 이롭고 편안하게 하여, 하늘 무리들은 더욱 불어나게 하고 아수라의 무리들은 줄게 하셨습니다' 하고 외쳤다.
  세존께서 바라내국의 선인(仙人)이 살던 녹야원에서 법륜을 굴리셨기 때문에 이 경을 전법륜경(轉法輪經)이라고 한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80. 사제경(四諦經) ①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바라내의 선인이 살던 녹야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가 있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81. 사제경 ②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바라내의 선인이 살던 녹야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가 있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이른바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이니라.
[572 / 2145] 쪽
  만일 비구가 이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에 대하여 아직 빈틈없고 한결같지 못하다면 마땅히 빈틈없는 한결같음을 닦아야 한다. 그리하여 왕성한 의욕[增上欲]을 일으키고 방편을 참고 견디며, 바른 기억과 바른 앎으로 마땅히 깨달아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82. 당지경(當知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바라내의 선인이 살던 녹야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가 있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이른바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이니라.
  비구들아,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마땅히 알고 이해해야 한다.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마땅히 알고 끊어야 한다.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마땅히 알고 증득해야 한다.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마땅히 알고 닦아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83. 이지경(已知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바라내의 선인이 살던 녹야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가 있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이른바 괴로움
[573 / 2145] 쪽
  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이니라.
  만일 비구가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이미 알고 이해하며,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이미 알고 끊으며,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이미 알고 증득하며,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이미 알고 닦았다면, 이런 비구는 곧 애욕을 끊고 모든 결박을 풀어버리며, 거만과 무명 등에서 마지막 괴로움까지 다 벗어날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84. 누진경(漏盡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바라내의 선인이 살던 녹야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가 있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이른바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이니라.
  만일 비구가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이미 알고 이해하며,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이미 알고 끊으며,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이미 알고 증득하며,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이미 알고 닦았다면, 그런 비구를 아라한이라고 부른다. 그는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하고, 할 일을 이미 마쳤으며, 모든 무거운 짐을 버리고, 자기의 이익을 얻었으며, 모든 존재의 결박을 없애고 바른 지혜로 잘 해탈하였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574 / 2145] 쪽
  
385. 변제경(邊際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바라내국의 선인이 살던 녹야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가 있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이른바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이니라.
  만일 비구가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이미 알고 이미 이해하며,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이미 알고 이미 끊으며,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이미 알고 이미 증득하며,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이미 알고 이미 닦았다면, 그런 비구는 맨 마지막을 완전히 알고, 때를 완전히 여의며, 범행을 완전히 마쳐, 순일(純一)하고 맑고 깨끗하나니 그를 상사(上士)라고 부르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86. 현성경(賢聖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바라내국의 선인이 살던 녹야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가 있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이른바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이니라.
  만일 비구가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이미 알고 이미 이해하엿으며,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이미 알고 이미 끊었으며, 괴로움
[575 / 2145] 쪽
  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이미 알고 이미 증득하였으며,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이미 알고 이미 닦았다면, 그런 비구는 빗장과 자물쇠가 없고, 성참(城)을 편편하게 고르며, 모든 험난한 곳을 건너고 결박에서 벗어났으니, 그를 현성(賢聖)이라 부르며 성스러운 깃대를 세웠다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87. 현성경 ②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바라내의 선인이 살던 녹야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가 있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이른바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이니라.
  만일 비구가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이미 알고 이미 이해하며,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이미 알고 이미 끊었으며,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이미 알고 이미 증득하였으며,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이미 알고 이미 닦았다면, 그런 비구는 빗장과 자물쇠가 없고, 성참을 편편하게 고르며, 모든 험난한 곳을 건넌 것이니, 그를 현성이라 부르며 성스러운 깃대를 세웠다고 하느니라.
  비구들아, 빗장과 자물쇠가 없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른바 5하분결(下分結)11)을 이미 끊었고 이미 안 것이니, 이것을 빗장과 자물쇠가 없는 것이라고 한다.
  
11) 하분결(下分結)이란 욕계의 번뇌를 말하며, 다섯 가지는 탐(貪)·진(瞋)·신견(身見)·계취(戒取)·의(疑)이다.
[576 / 2145] 쪽
  성참(城塹) 편편하게 골랐다는 것은 무엇인가? 무명(無明)을 깊은 구덩이라 하나니 그는 그것을 끊고 알았다. 이것을 성참을 편편하게 고른 것이라고 한다.
  험난한 곳을 건넜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른바 끝이 없는 생사(生死)의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났으니, 이것을 모든 험난함을 건넌 것이라고 한다.
  결박에서 벗어났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른바 애욕을 이미 끊었고 이미 안 것이다.
  성스러운 깃대를 세웠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른바 나라는 거만을 이미 끊었고 이미 안 것이니, 이것을 성스러운 깃대를 세운 것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88. 오지육분경(五支六分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바라내국의 선인이 살던 녹야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가 있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이른바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이니라.
  만일 비구가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이미 알고 이미 이해하였으며,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이미 알고 이미 끊었으며,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알고 이미 증득하였으며,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이미 알고 이미 닦았다면, 그것을 '비구가 다섯 갈래를 끊고, 여섯 부분을 성취하며, 하나를 지켜 보호하고, 넷을 의지하며, 모든 진리를 버리고, 네 거리를 떠나 모든 지각과 생각을 증득한 것이다'라고 한다. 그는 자기의 지은 것으로써 마음이 잘 해탈하고 지혜로 잘 해탈하여 순일하고 맑고 깨끗하나니, 그를 상사(上士)라고 부르느니라."
[577 / 2145] 쪽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89. 양의경(良醫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바라내국의 선인이 살던 녹야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네 가지 법이 있다. 그것을 성취하면 큰 의왕(醫王)이라 부르나니 왕의 필요와 왕의 분별에 호응하는 것이니라. 무엇이 그 네 가지인가? 첫째는 병을 잘 아는 것이요, 둘째는 병의 근원을 잘 아는 것이요, 셋째는 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잘 아는 것이요, 넷째는 병이 치료된 뒤에 다시 도지지 않게 하는 것을 잘 아는 것이니라.
  좋은 의사는 병을 잘 안다고 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른바 좋은 의사는 이런저런 갖가지 병을 잘 아는 것이니, 이것이 좋은 의사는 병을 잘 안다고 하는 것이다.
  좋은 의사는 병의 근원을 잘 안다고 한 것은 무엇인가? 이른바 좋은 의사는 '이 병은 바람을 인연하여 생겼다, 벽음(癖陰)에서 생겼다, 침에서 생겼다, 냉(冷)에서 생겼다, 현재 일로 인해 생겼다, 절후에서 생겼다'고 아는 것이니, 이것을 좋은 의사는 병의 근원을 잘 안다고 하는 것이다.
  좋은 의사는 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잘 안다고 한 것은 무엇인가? 이른바 좋은 의사는 갖가지 병이 약을 발라야 할 것인지, 토하게 해야 할 것인지, 배설시켜야 할 것인지, 코 안을 씻어내야 할 것인지, 훈기를 쬐게 해야할 것인지, 땀을 내야 할 것인지를 잘 알고, 그에 따라 갖가지 처방으로 다스리나니, 이것이 좋은 의사는 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잘 안다고 하는 것이다.
  좋은 의사는 병을 치료한 뒤에 미래에 다시 도지지 않게 한다고 한 것은 무엇인가? 이른바 좋은 의사는 갖가지 병을 잘 다스리고 완전히 없애 미래에 영원히 또는 생기지 않게 하나니, 이것이 좋은 의사는 병을 다스려 다시 도지지 않게 한다고 한 것이다.
[578 / 2145] 쪽
  여래·응공·등정각이 큰 의왕이 되어 네 가지 덕을 성취하고 중생들의 병을 고치는 것도 또한 그와 같나니,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이른바 여래는 '이것은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이다'라고 사실 그대로 알고, '이것은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이다'라고 사실 그대로 알며, '이것은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이다'라고 사실 그대로 알고, '이것은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이다'라고 사실 그대로 아는 것이니라.
  모든 비구들아, 저 세간의 훌륭한 의사는 태어남[生]의 근본적 치료 방법을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하고, 늙음·병듦·죽음과 근심·슬픔·번민·괴로움의 근본적 치료 방법을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한다. 그러나 여래·응공·등정각은 훌륭한 의왕이 되어 태어남의 근본적 치료 방법을 사실 그대로 알고, 늙음·병듦·죽음과 근심·슬픔·번민·괴로움의 근본적 치료 방법을 사실 그대로 아나니, 그러므로 여래·응공·등정각을 큰 의왕이라고 부르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설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90. 사문바라문경(沙門婆羅門經) ①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바라내국의 선인이 살던 녹야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사문 바라문이든지 이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하고, 이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하며,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하고, 이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한다면, 그는 사문이지만 사문이 아니요, 바라문이지만 바라문이 아니다. 그들은 또한 사문의 도리와 바라문의 도리에 있어서, 법을 보아 스스로 알고 증득하여 '나의 생은 이미 다하였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다 마쳐 후세에는 몸을 받지 않는다'라고 스스로 아는 것도 아니다.
[579 / 2145] 쪽
  만일 사문 바라문이 이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사실 그대로 알고, 이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사실 그대로 알며, 이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사실 그대로 알고, 이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사실 그대로 안다면,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런 사문 바라문은 사문 중의 사문이요, 바라문 중의 바라문이니라. 또한 사문의 도리 바라문의 도리에 대해서, 법을 보아 스스로 알고 증득하여 '나의 생은 이미 다하였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세에는 몸을 받지 않는다'라고 스스로 아느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에 대하여 빈틈없는 한결같음으로 마땅히 왕성한 의욕[增上欲]을 일으켜 꾸준히 힘쓰고 참고 견디며 방편으로써 공부해야 한다. 무엇이 그 네 가지인가? 이른바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91. 사문바라문경 ②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바라내국의 선인이 살던 녹야원에 계셨다.
  ……(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위 소경의 내용과 같고, 다만 다른 것은 다음과 같다.)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에 대하여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한다면,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그런 사문 바라문은 사문의 수(數)에 들어가지 못하고, 바라문의 수에 들어가지 못한다.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에 대하여 사실 그대로 안다면, 그는 사문의 수에 들어가고, 바라문의 수에 들어가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580 / 2145] 쪽
  
392. 여실지경(如實知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바라내국의 선인이 살던 녹야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사문 바라문이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하고,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하며,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하고,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한다면,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그런 사문 바라문은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없느니라. 만일 사문 바라문이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사실 그대로 알고,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사실 그대로 알며,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사실 그대로 알고,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사실 그대로 안다면,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그런 사문 바라문은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느니라.
  만일 사문 바라문이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사실 그대로 알고,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사실 그대로 알며,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사실 그대로 알고,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사실 그대로 안다면,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그런 사문 바라문은 괴로움에서 해탈하였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괴로움에서 해탈하지 못하고 해탈한 것에 대해 말씀하신 것과 같이, 나쁜 세계를 버리고 해탈하지 못한 것과 해탈한 것, 계(戒)를 버리고 후퇴한 것과 계를 버리고 후퇴하지 않은 것, 사람을 초월한 법을 스스로 증득하였다고 스스로 말할 수 있는 것과 사람을 초월한 법을 증득하였다고 스스로 말하지 못하는 것, 이 밖에서도 좋은 복밭을 구할 수 있다는 것과 이 밖에서는 좋은 복밭을 구할 수 없다는 것, 이 밖에서도 큰 스승을 구할 수 있다는 것과 이

 

 

 

[581 / 2145] 쪽
  밖에서는 큰 스승을 구할 수 없다는 것, 괴로움을 초월할 수 없다는 것과 괴로움을 초월할 수 있다는 것,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과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말씀하셨다.
  이와 같은 위의 모든 경에서도 거듭 이렇게 설명하시고, 모두 게송을 붙이셨다.
  
  만일 괴로움을 알지 못하고
  온갖 괴로움의 원인도
  그 모든 괴로운 법이
  남김없이 소멸한 것도 알지 못한다면
  
  만일, 그 길을 알지 못해
  모든 고통에 대해 생각하지도
  마음이 모든 괴로움에서 해탈하지도
  지혜로 해탈하는 것 또한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온갖 괴로움을 모두 초월하여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날 수 없으리라.
  
  만일 괴로움을 사실 그대로 알고
  온갖 괴로움의 원인과
  또 모든 괴로움
  남김없이 영원히 소멸한 것도 안다면
  
  만일 괴로움을 쉬는 길을
  또한 사실 그대로 알고
  마음의 해탈을 완전히 갖추고
  지혜로 해탈하는 것 또한 그렇게 한다면
  
  온갖 괴로움을 모두 초월하여
[582 / 2145] 쪽
  완전한 해탈을 얻을 수 있으리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93. 선남자경(善男子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바라내국의 선인이 살던 녹야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선남자가 바른 믿음으로 출가하여 도를 배운다면, 그들 모두가 마땅히 해야할 것은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의 법에 대해 아는 일이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이른바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알고,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알며,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알고,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아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에 대하여 아직 빈틈없고 한결같지 못하다면 마땅히 부지런히 방편을 써서 빈틈없는 한결같음을 닦아야 하느니라. 이와 같은 장구(章句)로 모든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에 대해 설한 경을 마땅히 갖추어 설명하였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수다원경(須陀洹經)]
  "이와 같이 알고 이와 같이 보며 이와 같이 빈틈없고 한결같은 것에 대해 모두 다 설명하리라. 또 3결(結)12)을 다하여 수다원(須陀洹)을 얻으려는 모든 자들은 마땅히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를 알아야 하느니라.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이른바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알고, 괴로움의 발생에
  
12) 견결(見結)·계취결(戒取結)·의결(疑結) 세 가지를 말한다.
[583 / 2145] 쪽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알며,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알고,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아는 것이다. 이와 같이 마땅히 알고 이와 같이 마땅히 보고 빈틈없고 한결같아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사다함경(斯陀含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만일 3결이 다하고 탐욕·성냄·어리석음이 엷어져 사다함(斯陀含)을 얻었다면, 그들은 모두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알았기 때문이니라.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이른바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알고,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알며,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알고,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아는 것이다. 이와 같이 알고 이와 같이 보고 이와 같이 빈틈없고 한결같은 것에 대해서도 또한 이와 같이 말하느니라."
  
   [아나함경(阿那含經)]
  "5하분결(下分結)이 다하고 반열반(般涅槃)이 생긴 아나함(阿那含)들은 이 세상에 돌아오지 않나니, 그들은 모두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를 아느니라.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알고,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알며,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알고,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아는 것이다. 이와 알고 이와 같이 보며 이와 같이 빈틈없고 한결같은 것에 대해서도 또한 이와 같이 말하느니라."
  
   [아라한경(阿羅漢經)]
  "만일 일체의 번뇌가 다하면, 번뇌가 없어져 마음이 해탈하고 지혜로 해탈하며, 법을 보아 스스로 알고 증득하여 '나의 생은 이미 다하였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다 마쳐 후세에는 몸을 받지 않는다'라고 스스로 아
[584 / 2145] 쪽
  느니라. 그들도 모두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를 아나니,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이른바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알고,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알며,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알고,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아는 것이다. 이와 같이 알고 이와 같이 보며 이와 같이 빈틈없고 한결같은 것에 대해서도 또한 이와 같이 말하느니라."
  
   [벽지불경(辟支佛經)]
  "만일 벽지불(辟支佛)의 도를 증득했다면, 그들은 모두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를 알았기 때문이니라.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이른바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알고,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알며,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알고,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아는 것이다. 이와 같이 알고 이와 같이 보며 이와 같이 빈틈없고 한결같은 것에 대해서도 또한 이와 같이 말하느니라."
  
   [무상등정각경(無上等正覺經)]
  "만일 위없는 등정각을 얻었다면, 그들은 모두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를 알았기 때문이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이른바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알고,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알며,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알고,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아는 것이다. 이와 같이 알고 이와 같이 보며 이와 같이 빈틈없고 한결같은 것에 대해서도 또한 이와 같이 말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94. 일월경(日月經) ①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585 / 2145] 쪽
  어느 때 부처님께서 바라내국의 선인이 살던 녹야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해나 달이 뜰 때 밝은 모양이 먼저 일어나는 것과 같나니, 그와 같이 즉 괴로움을 다할 때에도 또한 먼저 나타나는 모양이 있어서 일어난다. 이른바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를 아는 것이니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알고,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알며,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알고,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아는 것이다. 이와 같이 알고 이와 같이 보며 이와 같이 빈틈없고 한결같은 것에 대해서도 또한 이와 같이 말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해하였다.
  
  
395. 일월경 ②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바라내국의 선인이 살던 녹야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해와 달이 세간에 나타나지 않는다면 뭇 별들도 또한 세간에 나타나지 않을 것이요, 낮과 밤·보름·한 달·계절·햇수·극수(剋數)13)가 잠깐 사이에 모두 사라져 세간은 늘 어둡고 밝은 빛이 없을 것이니, 오직 오랜 세월 동안 순전한 큰 어두움의 괴로움만 세간에 나타날 것이다.
  만일 여래·응공·등정각이 세간에 출현하지 않아,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설하여 세간에 나타내지 않았다면, 세간은 눈멀고 어두우며 밝은 빛이 없었을 것이니, 이와 같이 오랜 세월 동안 순전한 큰 어두움만 세간에 나타났을 것이다.
  만일 해와 달이 세간에 나타나면 많은 별들도 또한 나타날 것이요, 낮과
  
13) 원(元)·명(明) 두 본에는 각수(刻數)로 되어 있다.
[586 / 2145] 쪽
  밤·보름·한 달·계절·햇수·극수가 잠깐 사이에 세간에 모두 나타나 오랜 세월 밝은 빛이 세간에 나타날 것이다. 이와 같이 여래·응공·등정각이 세간에 출현하여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설명하여 세간에 드러내고,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세간에 드러내면, 어둡지 않고 오랜 세월을 비추어 밝을 것이니, 순일한 지혜가 세간에 나타날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96. 성제자경(聖弟子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바라내국의 선인이 살던 녹야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해가 떠서 공중을 돌아다니면서 모든 어두움을 없애주고 광명이 밝게 빛나는 것과 같나니, 이와 같이 성스러운 제자는 발생한 법을 모두 끊어 마치고, 모든 티끌과 때를 여의어 법안(法眼)이 생기게 되고, 빈틈없는 한결같음으로 3결(結)인, 몸을 나라고 보는 소견[身見]·금계에 대한 집착[戒取]·의심[疑]을 모두 끊느니라. 이 3결을 다 끊으면 수다원(須陀洹)이라고 부르나니, 그는 나쁜 세계에 떨어지지 않고 반드시 바르게 깨달아 일곱 번 천상(天上)과 인간(人間)을 왕래하며 태어나고는 괴로움을 마친다.
  그런 성스러운 제자는 비록 중간에 근심과 괴로움을 일으키더라도, 그 성스러운 제자는 탐욕과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여의어, 각(覺)과 관(觀)이 있고, 여의는 데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이 있는 초선(初禪)을 완전히 갖추어 머무르게 될 것이다. 그 성스러운 제자에게서는, 끊지 못하면 그로 하여금 이 세상에 또 태어나게 하는 그런 법을 하나도 볼 수 없으니, 이것이 곧 성스러운 제자가 법안(法眼)의 큰 이치를 얻은 것이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이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에 대하여 아직 빈틈없고 한
[587 / 2145] 쪽
  결같지 못하다면 마땅히 부지런히 방편으로써 왕성한 의욕[增上欲]을 일으키고 꾸준히 힘써 공부해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97. 가제라경(佉提羅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바라내국의 선인이 살던 녹야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나는 아직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에 대해 빈틈없고 한결같지 못하며,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와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에 대해서도 빈틈없고 한결같지 못하다'고 말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나는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에 대해 빈틈없고 한결같음을 얻을 것이다'라고 말한다면, 이 말은 옳지 못하다. 왜냐 하면 그럴 이치가 없기 때문이니라.
  만일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에 대해서 빈틈없고 한결같지 못하면서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에 대해 빈틈없고 한결같고자 한다면,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나는 가제라(佉提羅)나무 잎을 따 그것을 모아 그릇을 만들어 물을 담아 가져가리라'고 한다면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인 경우와 같다. 왜냐 하면 그럴 이치가 없기 때문이니라.
  그와 같이 '나는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에 대해서 빈틈없고 한결같지는 못하지만,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에 대해 빈틈없는 한결같음을 얻고 싶다'고 말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느니라.
  만일 또 어떤 사람이 '나는 마땅히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에 대해
[588 / 2145] 쪽
  서 빈틈없는 한결같음을 얻은 뒤에 또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얻으리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옳은 말이다. 왜냐 하면 그럴 이치가 있기 때문이니라.
  만일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에 대해서 빈틈없고 한결같은 뒤에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에 대해 빈틈없고 한결같고자 한다면, 그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나는 순담마(純曇摩) 잎이나 마루가(摩樓迦) 잎을 모아 엮어서 물을 담아 가져가리라'고 한다면 그건 옳은 말이다. 왜냐 하면 그럴 이치가 있기 때문이니라.
  이와 같이 만일 '나는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에 대해서 빈틈없고 한결같은 뒤에,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에 대해 빈틈없고 한결같고 싶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옳은 말이다. 왜냐 하면 그럴 이치가 있기 때문이니라.
  만일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밝게 안 뒤에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에 대해서 빈틈없고 한결같고자 한다면, 그것은 그럴 이치가 있기 때문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98. 인다라주경(因陀羅柱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바라내국의 선인이 살던 녹야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치 조그만 솜뭉치나 조그만 겁패화(劫貝華)14) 뭉치를 4거리에 두었을
  
14) 팔리어로는 kapp sapicu이고 목면(木綿)을 말한다.
[589 / 2145] 쪽
  때, 4방에서 바람이 불어오면 곧 바람을 따라 한쪽으로 날리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만일 사문 바라문이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하고,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한다면,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그런 사문 바라문은 언제나 남의 얼굴만 살피고 언제나 남의 말만 따를 것이니,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니라. 또 그 말을 듣고 그 말로 나아가 받아들일 것이니, 마땅히 알이야 한다. 그런 사람은 일찍이 지혜를 닦고 익히지 않았기 때문이니라.
  비유하면 구리쇠로 만든 인다라(因陀羅)의 기둥15)을 땅 속 깊이 박아 세우면 사방에서 사나운 바람이 불더라도 그것을 움직이지 못하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사문 바라문이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사실 그대로 알고,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사실 그대로 안다면,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그런 사문 바라문은 남의 얼굴을 살피지 않고 남의 말을 따르지 않는다. 그런 사문 바라문은 지혜가 견고하고 본래부터 익힌 바를 따르기 때문에 남의 말을 따르지 않느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에 대하여 마땅히 부지런히 방편을 써서 왕성한 의욕을 일으키고 꾸준히 힘써 공부해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99. 논처경(論處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바라내국의 선인이 살던 녹야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길이가 16주(肘)인 돌기둥을 8주쯤 땅에 박아 세우면 사방에서
  
15) 도리천(忉利天)의 왕인 제석(帝釋)의 궁전 기둥을 말한다.
[590 / 2145] 쪽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사문 바라문이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사실 그대로 알고,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사실 그대로 알면, 그러한 사문 바라문들은 어떤 논의(論議)하는 곳에 가더라도 굴복하는 법이 없느니라. 그 마음이 해탈하고 지혜로 해탈한 자는 능히 다른 사문 바라문으로 하여금 도리어 근심과 괴로움을 일으키게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사실 그대로 알고 사실 그대로 보는 것은 다 먼저 세상에서 일찍이 익혔기 때문에 지혜가 흔들리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에 대하여 마땅히 부지런히 방편을 써서, 왕성한 의욕을 일으키고 꾸준히 힘써 공부해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400. 소의경(燒衣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바라내국의 선인이 살던 녹야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어떤 사람의 머리를 싸맨 천에 불이 붙었다면, 그는 왕성한 의욕을 일으켜 끌 방법을 급히 찾아야 하는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런 말을 하지 말라. 머리를 싸는 천은 그만두고,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에 대하여 왕성한 의욕을 일으키고 부지런히 방편을 더하여 빈틈없는 한결같음을 닦아야 하느니라.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이른바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이니, 아직 그것들에 대해 빈틈없고 한결같지 못하다면 마땅히 부지런히 방편을 써서 빈틈없는 한결같음을 닦아야 하느니라. 왜냐 하면 비구들아, 오랜 세월 동안 타오르는 지옥(地獄)·축생(畜生)·아귀(餓鬼)의 세계 때문이니라.

 

 

 

 

[591 / 2145] 쪽
  모든 비구들아, 극심한 괴로움을 보지 못하고, 저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밝게 알지 못하였다면, 그런 비구는 마땅히 괴로움·즐거움·근심·슬픔을 참고,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에 대하여 더욱 부지런히 꾸준히 힘쓰고 방편을 써서 빈틈없고 한결같음을 닦고 익혀야 하나니,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401. 백창경(百槍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바라내국의 선인이 살던 녹야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수명이 백 세인 사부(士夫)에게 어떤 사람이 말하였다.
  '만일 사부가 법을 듣고싶다면 날마다 세 차례씩 고통을 받아야 한다. 아침에 백 번 창에 찔리는 고통을 받아야 하고, 낮에도, 저녁에도 또한 그렇게 해야한다. 하루에 3백 번 창에 찔리는 고통을 받으며, 날마다 이와 같이 하여 백 살이 된 뒤에 법을 들으면 빈틈없는 한결같음을 얻을 것이니, 그대가 과연 그렇게 할 수 있겠느냐?'
  이 때, 그 사부(士夫)는 법을 듣기 위해 그 고통을 감수했느니라. 왜냐 하면 '사람은 세상에 태어나 오랜 세월 동안에 고통을 받는다. 때로는 지옥, 때로는 축생, 때로는 아귀, 이렇게 3악도에서 속절없이 뭇 괴로움을 겪지만 그러고도 법을 듣지 못한다. 그러므로 나는 이제 빈틈없는 한결같음을 위하기 때문에, 몸이 다하도록 3백 번 창에 찔리는 것을 큰 괴로움으로 여기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에 대하여 아직 빈틈없는 한결같음을 얻지 못했다면, 마땅히 부지런히 방편을 쓰고 왕성한 의욕을 일으켜 빈틈없는 한결같음을 배워야 하느니라."
[592 / 2145] 쪽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402. 평등정각경(平等正覺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바라내국의 선인이 살던 녹야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에 대하여 평등하고 바르게 깨달은 분을 여래·응공·등정각이라고 한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이른바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이니, 이 네 가지 진리에 대하여 평등하고 바르게 깨달은 분을 여래·응공·등정각이라고 하느니라.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에 대하여 아직 빈틈없고 한결같지 못하다면 마땅히 부지런히 방편을 쓰고 왕성한 의욕을 일으켜 빈틈없는 한결같음을 배워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403. 여실지경(如實知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마갈국(摩竭國)에 계시며 인간세상을 유행하셨다. 왕사성(王舍城)과 파라리불(波羅利弗) 사이의 죽림(竹林)마을에는 국왕이 지은 복덕사(福德舍)가 있었다.
  그 때 세존께서는 모든 대중들과 함께 그 곳에서 지내고 계셨다.
  이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나 너희들이나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에 대하여 아는 것도 없고 보는
[593 / 2145] 쪽
  것도 없으며, 그대로 따라 깨달은 것도 없고 그대로 따라 받은 것도 없었다면, 마땅히 오랜 세월 동안 나고 죽음 속에서 치달렸을 것이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이른바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이니라.
  나나 너희들이나 이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에 대하여 아는 것도 없고 보는 것도 없으며, 그대로 따라 깨달은 것도 없고 그대로 따라 받은 것도 없었다면, 마땅히 오랜 세월 동안 나고 죽음 속에서 치달렸을 것이다.
  그러나 나와 너희들은 이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에 대하여 그대로 알고 그대로 들어갔기 때문에, 모든 존재의 흐름을 끊고 모든 나고 죽음을 다하여 후세에는 몸을 받지 않는다.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에 대하여 그대로 알고 그대로 들어갔기 때문에, 모든 존재의 흐름을 끊고 모든 나고 죽음을 다하여 후세에는 몸을 받지 않는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에 대하여 아직 밝게 알지 못하였다면 마땅히 힘써 방편을 쓰고 왕성한 의욕을 일으켜 빈틈없는 한결같음을 닦아야 하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나나 너희들이나 늘
  오랜 세월 동안 나고 죽음 겪으며
  성스러운 진리를 보지 못해
  큰 괴로움만 날로 늘어났었네.
  
  만일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를 보고
  존재의 큰 바다를 끊으면
  나고 죽음을 영원히 버려
  또는 후세의 몸 받지 않으리.
  
[594 / 2145] 쪽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404. 신서림경(申恕林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마갈국에 계시며 인간세상을 유행하셨다. 왕사성(王舍城)과 파라리불(波羅利弗) 사이의 죽림(竹林)마을에는 국왕이 지은 복덕사(福德舍)가 있었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대중들과 함께 그 곳에서 지내고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나와 함께 신서림(申恕林)으로 가자."
  그 때 세존과 모든 대중들은 신서림에 도착해 나무 아래에 앉으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손에 나뭇잎을 움켜쥐고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손안의 나뭇잎이 많은가, 저 큰 숲의 나뭇잎이 많은가?"
  모든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손안의 나뭇잎은 매우 적습니다. 저 숲의 나뭇잎은 한량이 없어 백천억만 배나 되며, 나아가 숫자로도 비유로도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그와 같이 모든 비구들아, 내가 등정각(等正覺)을 이루고 스스로 본 법을 남에게 설한 것도 이 손안의 나뭇잎과 같으니라. 왜냐 하면 그 법은 이치에 도움이 되고, 법에 도움이 되며, 범행에 도움이 되고, 밝음[明]·지혜[慧]·바른 깨달음[正覺]이며, 열반으로 향하는 것이기 때문이니라.
  저 큰 숲의 나뭇잎과 같이, 내가 등정각을 이루어 스스로 바른 법을 알고도 말하지 않은 것 또한 저와 같으니라. 왜냐 하면 그 법은 이치에 도움이 되지 않고, 법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범행(梵行)에 도움이 되지 않고, 밝음·지혜·바른 깨달음·열반으로 향함이 아니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에 대하여 아직 빈틈없고 한결같지 못하다면 마땅히 힘써 방편을 쓰고 왕성한 의욕을 일으켜 빈틈없는 한결같음을 배워야 하느니라."
[595 / 2145] 쪽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405. 공경(孔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비사리(毘舍離)의 미후(獼猴)못 가에 있는 2층 강당[重閣講堂]에 계셨다. 그 때 존자 아난은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비사리성에 들어가 걸식하였다. 이 때 많은 리차(離車)족 아이들이 이른 아침에 성에서 나와 정사 문 앞에서 활로 정사 문구멍을 맞추는 시합을 하고 있었는데, 쏘는 화살마다 모두 문구멍으로 들어갔다.
  존자 아난은 그것을 보고 '기특하구나. 저 리차족 아이들은 저렇게 어려운 일을 잘도 해내는구나'고 생각하였다.
  그는 성으로 들어가 밥을 빈 뒤에 돌아와, 가사와 발우를 두고 발을 씻은 뒤에 부처님 계신 곳에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쪽에 물러서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비사리성으로 걸식하러 들어가다가, 많은 리차족 아이들이 성에서 나와 정사 문 앞에서 문구멍을 맞추는 시합을 하는데 쏘는 화살마다 모두 문구멍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는 '참으로 기특하구나. 저 리차족 아이들은 저렇게 어려운 일을 잘도 해내는구나' 하고 생각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네 생각에는 어떠하냐? 리차족 아이들이 문구멍을 맞추는 시합을 하면서 쏘는 화살마다 다 들어가는 것이 어려우냐, 하나의 털을 쪼개어 백 개로 나누고 그 나눈 한 개의 털을 쏘아 화살마다 맞추는 것이 어려우냐?"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하나의 털을 쪼개어 백 개로 나누고 그 나눈 한 개의 털을 쏘아 화살마다 다 맞추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596 / 2145] 쪽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사실 그대로 아는 것만은 못하니라. 그와 같이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사실 그대로 알고 보는 것, 그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니라."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하나의 털을 백으로 나누어서
  그 하나를 맞추기는 참으로 어렵네.
  하나 하나의 괴로움을 관찰하여
  나 아님을 아는 것도 또한 그러하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406. 맹구경(盲龜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미후(獼猴)못 가에 있는 2층 강당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이 큰 대지가 모두 큰 바다로 변할 때, 한량없는 겁을 살아온 어떤 눈 먼 거북이 있는데, 그 거북이는 백 년에 한 번씩 머리를 바닷물 밖으로 내민다. 그런데 바다 가운데에 구멍이 하나뿐인 나무가 떠돌아다니고 있는데, 파도에 밀려 표류하고 바람을 따라 동서로 오락가락한다고 할 때 저 눈 먼 거북이 백 년에 한 번씩 머리를 내밀면 그 구멍을 만날 수 있겠느냐?"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불가능합니다. 세존이시여, 왜냐 하면 이 눈 먼 거북이 혹 바다 동쪽으로 가면 뜬 나무는 바람을 따라 바다 서쪽에 가 있을 것이고, 혹은 남쪽이나 북쪽, 4유(維)를 두루 떠도는 것도 또한 그와 같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반드시 서로 만나지는 못할 것입니다."
[597 / 2145] 쪽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눈 먼 거북과 뜬 나무는 비록 서로 어긋나다가도 혹 서로 만나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어리석고 미련한 범부가 5취에 표류하다가 잠깐이나마 사람 의 몸을 받는 것은 그것보다 더 어려우니라. 왜냐 하면 저 모든 중생들은 그 이치를 행하지 않고 법을 행하지 않으며, 선(善)을 행하지 않고 진실을 행하지 않으며, 서로서로 죽이고 해치며, 강한 자는 약한 자를 업신여기며 한량없는 악(惡)을 짓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에 대하여 아직 빈틈없고 한결같지 못하다면 마땅히 힘써 방편을 쓰고 왕성한 의욕을 일으켜 빈틈없는 한결같음을 배워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經典 > 잡아함경(雜阿含經)'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잡아함경 제17권  (0) 2007.12.21
잡아함경 제16권  (0) 2007.12.21
잡아함경 제 14 권  (0) 2007.12.17
잡아함경 제 13 권  (0) 2007.12.17
잡아함경 제 12 권  (0) 2007.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