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잡아함경(雜阿含經)

잡아함경 제 13 권

通達無我法者 2007. 12. 17.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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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아함경 제 13 권
  
  송 천축삼장 구나발타라 한역
  
  
304. 육륙경(六六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구류수의 조우라는 마을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너희들을 위하여 설법하리라. 그 내용은 처음·중간·마지막이 다 좋으며, 좋은 뜻과 좋은 맛으로써 순수하고 한결같으며, 원만하고 깨끗하여 범행이 맑고 깨끗한 것이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여섯 가지 6법[六六法]이 있다. 어떤 것을 여섯 가지 6법이라고 하는가? 6내입처(內入處)·6외입처(外入處)·6식신(識身)·6촉신(觸身)·6수신(受身)·6애신(愛身)을 이르는 말이니라.
  어떤 것을 6내입처(內入處)라고 하는가? 안입처(眼入處)·이입처(耳入處)·비입처(鼻入處)·설입처(舌入處)·신입처(身入處)·의입처(意入處)를 말한다.
  어떤 것을 6외입처(外入處)라고 하는가? 색입처(色入處)·성입처(聲入處)·향입처(香入處)·미입처(味入處)·촉입처(觸入處)·법입처(法入處)를 말하는 것이다.
  어떤 것을 6식신(識身)이라고 하는가? 안식신(眼識身)·이식신(耳識身)·비식신(鼻識身)·설식신(舌識身)·신식신(身識身)·신식신(意識身)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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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것을 6촉신(觸身)이라고 하는가? 안촉(眼觸)·이촉(耳觸)·비촉(鼻觸)·설촉(舌觸)·신촉(身觸)·의촉(意觸)을 이르는 말이다.
  어떤 것을 6수신(受身)이라고 하는가? 안촉으로 생기는 느낌·이촉으로 생기는 느낌·비촉으로 생기는 느낌·설촉으로 생기는 느낌·신촉으로 생기는 느낌·의촉으로 생기는 느낌이니라.
  어떤 것을 6애신(愛身)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안촉으로 생기는 애욕·이촉으로 생기는 애욕·비촉으로 생기는 애욕·설촉으로 생기는 애욕·신촉으로 생기는 애욕·의촉으로 생기는 애욕을 말하는 것이다.
  만일 어떤 사람이 '눈이 곧 나[我]이다'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그렇지 않다. 왜냐 하면 눈은 나이고 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눈이 곧 나라고 한다면 나는 응당 태어남과 죽음을 받아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눈은 곧 나이다'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그렇지 않다. 이와 같이 빛깔[色]이나 혹은 안식(眼識)·안촉(眼觸)·안촉으로 생긴 느낌에 대해 만일 '이것이 나이다'라고 한다면 그것은 그렇지 않다. 왜냐 하면 안촉으로 생긴 느낌은 곧 나이고 멸하는 법이기 때문이다. 만일 안촉으로 생기는 느낌이 곧 나라고 하면 나는 응당 태어남과 죽음을 받을 것이다. 그러므로 '안촉으로 생긴 느낌이 곧 나이다'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그렇지 않다. 그러므로 안촉으로 생긴 느낌은 나라는 것이 아니다. 이와 같이 귀·코·혀·몸·뜻의 접촉으로 생긴 느낌은 나라는 것이 아니니라.
  왜냐 하면 의촉(意觸)으로 생긴 느낌은 나고 멸하는 법이기 때문이다. 만일 그것이 곧 나라면 나는 다시 응당 태어남과 죽음을 받을 것이다. 그러므로 의촉으로 생긴 느낌을 나라고 한다면 그것은 그렇지 않다. 그러므로 의촉으로 생긴 느낌은 나라고 할 것이 못되느니라.
  그러므로 비구들, 반드시 눈이 하는 일·지혜가 하는 일·적멸(寂滅)이 하는 일을 사실 그대로 알아 신통(神通)을 나타내고 바르게 열반으로 향해야 하느니라. 어떤 것이 눈이 하는 일을 사실 그대로 알고 보는 것인가? ……(내지)…… 바르게 열반으로 향하는 것인가? 이와 같이 비구들아, 눈은 나나라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빛깔이나 안식·안촉·안촉을 인연하여 생긴 느낌, 즉 괴롭거나 즐겁거나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다는 안의 감각, 그것도 또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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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고 할 만한 것이 아니라고 관찰하는 것이다. 귀·코·혀·몸·뜻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다. 이것을 눈이 하는 일을 사실 그대로 알고 보며 ……(내지)…… 바르게 열반으로 향하는 것이라고 하며, 이것을 육육법경(六六法經)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05. 육입처경(六入處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구류수(拘留搜)의 조우(調牛)라는 마을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너희들을 위해 설법하리라. 그것은 처음·중간·마지막까지 다 좋으며, 좋은 뜻과 좋은 맛이 있고 순수하고 한결같으며 원만하고 깨끗하여 범행이 맑고 깨끗한 것이다. 이른바 육분별육입처경(六分別六入處經)이니,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라. 너희들을 위하여 설명하리라.
  어떤 것을 육분별육입처경(六分別六入處經)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안입처(眼入處)를 사실 그대로 알고 보지 못하면 빛깔과 안식·안촉·안촉을 인연하여 생긴 느낌, 즉 괴롭거나 즐겁거나 혹은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안의 감각도 사실 그대로 알고 보지 못한다. 사실 그대로 알고 보지 못하기 때문에 눈에 물들어 집착하며, 혹은 빛깔과 안식·안촉·안촉을 인연하여 생긴 안의 느낌, 즉 괴롭거나 즐겁거나 혹은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안의 감각에 대해서도 모두 물들어 집착한다. 이와 같이 귀·코·혀·몸도 마찬가지이며, 뜻이나 혹은 법·신식(身識)·의촉·의촉을 인연하여 생긴 느낌, 즉 괴롭거나 즐겁거나 혹은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안의 감각을 사실 그대로 알고 보지 못하며, 사실 그대로 알고 보지 못하기 때문에 물들어 집착하느니라.
  이와 같이 물들어 집착하는 것과 서로 호응하면, 미련하고 어두우며 돌아보고 생각함이 그 마음을 결박하여 5수음(受陰)을 길러 자라나게 하고,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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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의 존재에 대한 사랑과 탐욕과 기쁨이 모두 더 늘어나고 자라게 되느니라. 그래서 몸과 마음이 피로하고 나빠지며, 몸과 마음이 무너지고 불타며, 몸과 마음이 불꽃처럼 타오르고, 몸과 마음이 미치고 어지러워지며, 몸에 괴롭다는 감각이 생기느니라. 그 몸에 괴롭다는 감각이 생기기 때문에 미래 세상에서 태어남·늙음·병듦·죽음과 근심·슬픔·번민·괴로움이 모두 더욱 늘어나고 자라나게 되나니, 이것을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의 발생이라고 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아, 만일 눈에 대해서 사실 그대로 알고 보며, 만일 빛깔과 안식·안촉·안촉을 인연하여 생긴 느낌인, 괴롭거나 즐겁거나 혹은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안의 감각을 사실 그대로 알고 보면, 그것을 본 뒤에는 눈에 물들어 집착하지 않으며, 혹은 빛깔과 안식·안촉·안촉을 인연하여 생긴 느낌인, 괴롭거나 즐겁거나 혹은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안의 감각에 물들어 집착하지 않는다. 이와 같이 귀·코·혀·몸도 마찬가지이며, 뜻과 법을 사실 그대로 알고 보고, 혹은 법과 신식·의촉·의촉을 인연하여 생긴 느낌인, 괴롭거나 즐겁거나 혹은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안의 감각을 사실 그대로 알고 보면, 사실 그대로 알고 보았기 때문에 뜻에 물들어 집착하지 않고, 혹은 법과 신식·의촉·의촉을 인연하여 생긴 느낌인, 괴롭거나 즐겁거나 혹은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안의 감각에 물들지 않게 되느니라. 물들어 집착하지 않기 때문에 서로 섞이지 않고, 미련하고 어둡지 않으며, 돌아보며 생각하지 않고, 얽매이고 묶이지 않아서 5수음이 덜어지고 줄어들며, 미래의 존재에 대한 사랑과 탐욕과 기쁨 등 이런저런 물듦과 집착이 모두 사라져 소멸한다. 그래서 몸도 피로하지 않고 마음도 피로하지 않으며, 몸도 타지 않고 마음도 타지 않으며, 몸도 불꽃처럼 타오르지 않고 마음도 불꽃처럼 타오르지 않아서, 몸이 즐거움을 깨닫고 마음도 즐거움을 깨닫는다. 몸과 마음이 즐거움을 깨닫기 때문에 미래 세상에서는 태어남·늙음·병듦·죽음과 근심·슬픔·번민·괴로움이 모두 사라져 소멸하나니, 이렇게 하여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소멸되느니라.
  이와 같이 알고 이와 같이 보는 것을 바른 소견[正見]을 닦고 익혀 만족하는 것이라고 하며, 바른 뜻[正志]·바른 방편[正方便]·바른 생각[正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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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른 선정[正定]과 앞에서 말한 바른 말[正語]·바른 업[正業]·바른 생활[正命]을 청정하게 닦고 익혀 만족하면, 이것을 8성도(聖道)를 닦고 익혀 청정하고 만족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8성도를 닦고 익혀 만족한 뒤에는 4념처(念處)를 닦고 익혀 만족해야 하고, 4정근(正勤)·4여의족(如意足)·5근(根)·5력(力)·7각분(覺分)을 닦고 익혀 만족해야 하느니라.
  만일 법으로서 마땅히 알아야하고 마땅히 깨쳐야 할 것이면 그것을 다 알고 다 깨치며, 만일 법으로서 마땅히 알아야 하고 마땅히 끊어야 할 것이면 그것을 다 알고 다 끊으며, 만일 법으로서 마땅히 알아야 하고 마땅히 증득해야 할 것이면 그것을 다 증득하며, 만일 법으로서 마땅히 알아야 하고 마땅히 닦아야 할 것이면 그것을 다 이미 닦고 익혔느니라.
  어떤 것을 마땅히 알아야 하고 마땅히 깨달아야 할 법을 다 알고 다 깨쳤다고 하는가? 명색(名色)을 이르는 말이니라. 어떤 법을 마땅히 알아야 하고 마땅히 끊어야 하는가? 무명(無明)과 존재에 대한 사랑[有愛]을 이르는 말이니라. 어떤 법을 마땅히 알아야 하고 마땅히 증득해야 하는가? 밝음[明]과 해탈(解脫)을 이르는 말이니라. 어떤 법을 마땅히 알아야 하고 마땅히 닦아야 하는가? 바른 관찰[正觀]을 일컫는 말이니라.
  만일 비구가 이 법에 대해서 마땅히 알아야 하고 마땅히 깨쳐야 할 것이라면 그것을 다 알고 다 깨쳐야 하며, 혹은 마땅히 알아야 하고 마땅히 끊어야 할 법이면 그것을 다 알고 다 끊어야 하며, 혹은 마땅히 알아야 하고 마땅히 증득해야 할 법이면 그것을 다 알고 다 증득해야 하며, 혹은 마땅히 알아야 하고 마땅히 닦아야 할 법이면 그것을 다 알고 다 닦아야 하나니, 이것을 비구가 애욕의 결박을 끊고 바르고 빈틈없이 한결같은 것으로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난 것이라고 한다. 모든 비구들아, 이것을 육분별육입처경(六分別六入處經)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06. 인경(人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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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어떤 비구가 혼자 어느 고요한 곳에서 골똘히 정밀하게 사유(思惟)하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비구가 어떻게 알고 어떻게 보아야 법을 볼 수 있을까?'
  이렇게 사유한 뒤에 선정에서 일어나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혼자 어느 고요한 곳에서 골똘히 정밀하게 사유하다가 '비구가 어떻게 알고 어떻게 보아야 법을 볼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였습니다."
  그 때 세존께서 그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해 보아라. 너를 위해 설명하리라. 두 가지 법이 있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인가? 눈[眼]과 빛깔[色], 이것이 그 두 가지이다. …… (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위에서 설한 것과 같다) ……(내지)…… 그 경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왜냐 하면 눈과 빛깔을 인연하여 안식(眼識)이 생기고, 이 세 가지가 화합한 것이 접촉[觸]이며, 접촉과 함께 하여 느낌[受]·생각[想]·의도[思]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 무색음(無色陰)과 눈과 빛깔 등, 이러한 법을 사람[人]이라고 하며, 이러한 법에 대해 사람이라는 생각을 지어 중생(衆生)·나라(那羅)·마누사(摩闍)·마나바(摩那婆)·사기(士其)1)·복가라(福伽羅)·기바(耆婆)·선두(禪頭)2)라고 하느니라.
  또 이와 같이 말한다.
  '나는 눈으로 빛깔을 보고, 나는 귀로 소리를 들으며, 나는 코로 냄새를 맡
  
1) 본 경의 뒤 문장을 고려할 때 사기는 사부(士夫)라야 옳다.
2) 나라(那羅)는 팔리어로 ara이고 사람이라는 뜻이다. 마누사(摩闍)는 팔리어로 manussaloka이고 인간 혹은 인간세계라는 뜻이다. 마나바(摩那婆)는 팔리어로 ma avaka이고 소년 또는 어린아이라는 뜻이다. 사부(士夫)는 팔리어 puggala의 번역어이고 사람이라는 뜻이다. 복가라(福伽羅)는 팔리어로 puggala이고 보특가라(補特伽羅)라고도 한다. 기바(耆婆)는 팔리어로 j vaka-komarabhacca이고 수명(壽命)으로도 한역하며 유정(有情)의 대명사로 쓰인다. 선두(禪頭)는 팔리어로 jantu이고 사람 혹은 유정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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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나는 혀로 맛을 보며, 나는 몸으로 감촉을 느끼고, 나는 뜻으로 법을 분별한다.'
  그는 시설(施設)하고 나서 또 이와 같이 말한다.
  '이 존자는 이름은 이러하고 이렇게 태어났으며, 성(姓)은 이러하고 이렇게 먹으며, 이렇게 괴로움과 즐거움을 겪고 이렇게 오래 살며, 이렇게 오래 머무르고 이렇게 목숨을 마쳤다.'
  비구들아, 이것을 곧 생각이라고 하고, 이것을 곧 마음의 기록이라고 하며, 이것을 곧 말이라고 한다. 이 모든 법은 무상(無常)한 것이고, 함이 있으며, 생각과 원(願)을 인연하여 생긴 것이라고 한다. 만일 무상한 것이고 함이 있으며 생각과 원을 인연하여 생긴 것이라면 그것은 곧 괴로움이다. 또 그 괴로움은 생겨나고 또 괴로움은 머무르며, 또 괴로움은 소멸하고 또 괴로움은 자꾸 생겨서 일체가 다 괴로움뿐이다. 만일 다시 그 괴로움을 남김 없이 끊고 토해 버리며, 탐욕을 여의고 쉬며 사라지게 한다면, 다른 괴로움이 다시는 서로 잇따르지 않고 생겨나지 않나니, 이것이 곧 적멸(寂滅)이요 이것이 곧 승묘(勝妙)이니라. 이를 일러 남아있던 모든 것을 버리고 일체의 애욕이 다하며 탐욕이 없고 완전히 소멸한 열반(涅槃)이라고 하느니라.
  귀·코·혀도 마찬가지이며, 몸[身]과 감촉[觸]을 인연하여 신식(身識)이 생기고 이 세 가지가 화합한 것이 접촉[觸]이며 접촉과 함께 어울려 느낌[受]·생각[想]·의도[思]가 생긴다. 이 네 가지는 곧 무색음(無色陰)이요, 몸은 곧 색음(色陰)이니, 이것을 사람[人]이라고 한다,…… (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위에서 설한 것과 같다) ……(내지)…… 완전히 소멸한 열반이니라.
  뜻[意]과 법(法)을 인연하여 의식(意識)이 생기고, 이 세 가지가 화합한 것이 접촉이며, 접촉과 함께 어울려 느낌·생각·의도가 생긴다. 이 네 가지 무색음과 4대(大)는 사부(士夫)가 의지하는 바로써 이러한 법을 사람[人]이라고 한다. …… (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위에서 설한 것과 같다) ……(내지)…… 완전히 소멸한 열반이니라. 만일 이 모든 법에 대해서 마음이 따라 들어갔어도 해탈에 머물러 물러나지 않는다면 그것이 일으키는 얽매임과 집착에 있어서 나라고 하는 것이 없게 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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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구들아, 이와 같이 알고 이와 같이 보면 곧 법을 보게 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07. 견법경(見法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이 때 어떤 비구가 홀로 어느 고요한 곳에서 골똘히 정밀하게 사유하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어떻게 알고 어떻게 보는 것을 법을 보는 것[見法]이라고 하는가?'
  이렇게 사유한 뒤에 선정에서 일어나 부처님 계신 곳으로 찾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린 뒤에 한쪽에 물러나 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홀로 어느 고요한 곳에서 골똘히 정밀하게 사유하다가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비구가 어떻게 알고 어떻게 보는 것을 법을 보는 것이라고 하는가?'
  이제 세존께 여쭈오니 원하옵건대 해설하여 주소서."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해 보아라. 그대를 위해 설명하리라. 두 가지 법이 있으니 눈[眼]과 빛깔[色]이다. 이를 인연하여 안식(眼識)이 생기고 …… (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위에서 설한 것과 같다) …… 존자여, 게송으로 말한 것과 같으니라.
  
  눈과 빛깔 이 두 가지 인연으로
  마음과 마음이 작용하는 법이 생기나니
  의식과 접촉이 함께 어울리면
  인(因)이 되어 느낌과 생각 등이 생긴다.
  
  나도 아니요 내 것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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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것은 또한 복가라(福伽羅)도 아니며
  그것은 또한 마누사(摩闍)도 아니요
  그것은 또한 마나바(摩那婆)도 아니다.
  
  그것은 나고 멸하는 것으로써
  괴로움의 쌓임이요 변하는 법이거늘
  이러한 법에서 생각을 지어
  중생이라고 시설하네.
  
  나라(那羅)·마누사(摩闍)
  또는 마나바(摩那婆)
  또 다른 많은 생각들
  그것들은 모두 고음(苦陰)으로 생긴 것
  모든 업(業)·애욕(愛欲)·무명(無明)
  그것이 인(因)이 되어 다른 세상 음(陰)을 쌓네.
  
  다른 사문들과 또 외도들
  두 가지 법을 다르게 말하지만
  그것은 다만 말만 있을 뿐
  듣고 나면 어리석음과 의혹만 더하네.
  
  탐욕과 애욕이 남김없이 쉬고
  무명이 사라져 영원히 소멸하고
  애욕이 다하면 모든 고통이 쉰다고
  위없는 부처께서 분명히 말씀하셨네.3)
  
3) 고려대장경에는 이 구절이 '무상불안설(無上佛眼說)'로 되어있고 원(元)·명(明) 2본에는 '무상불명설(無上佛明說)'로 되어 있다. 여기서는 원·명 2본에 의거해 번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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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08. 불염착경(不染着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하늘과 세상 사람들은 빛깔[色]에 물들어 집착하고, 사랑하고 즐거워하며 지내다가 만일 그 빛깔이 무상하여 변하고 바뀌거나 완전히 소멸하게 되면 그 모든 하늘과 사람들은 곧 큰 괴로움을 느끼느니라. 소리[聲]·냄새[香]·맛[味]·감촉[觸]·법(法)에 물들어 집착하고, 사랑하고 좋아하며 지내다가 그 법이 변하거나 바뀌고 무상하게 되어 완전히 소멸하게 되면 저 모든 하늘과 사람들은 큰 괴로움에 머무르게 되느니라.
  여래는 빛깔[色]과 빛깔의 발생[色集]·빛깔의 소멸[色滅]·빛깔에 맛들임[色味]·빛깔의 재앙[色患]·빛깔에서 벗어남[色離]을 사실 그대로 아신다. 사실 그대로 아신 뒤에는 빛깔에 대해서 다시는 물들어 집착하거나 사랑하고 좋아하여 머물지 않는다. 따라서 그 빛깔이 변하거나 바뀌고 무상하여 완전히 소멸하게 되더라도 곧 즐거움에 머무른다. 소리·냄새·맛·감촉·법에 있어서도 그 발생과 소멸과 맛들임과 재앙과 벗어남을 사실 그대로 알고, 사실 그대로 안 뒤에는 다시는 물들어 집착하거나 사랑하고 좋아하여 머물지 않는다. 따라서 그 빛깔이 변하거나 바뀌고 무상하여 완전히 소멸하게 되더라도 곧 즐거움에 머무른다.
  왜냐 하면 눈과 빛깔을 인연하여 안식(眼識)이 생기고, 이 세 가지가 화합한 것이 접촉이며, 접촉을 인연하여 괴롭거나 즐겁거나 혹은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느낌이 있게 된다. 이 세 가지 느낌의 발생과 이 느낌의 소멸·이 느낌에 맛들임·이 느낌의 재앙·이 느낌에서 벗어남을 사실 그대로 알아 그 색(色)을 인연하여 장애가 생길 때 장애를 완전히 없애고 나면 그것을 위없이 안온한 열반[無上安隱涅槃]이라고 하느니라.
 
[480 / 2145] 쪽
  귀·코·혀·몸도 마찬가지이며, 뜻과 법을 인연하여 신식(身識)이 생기고 이 세 가지가 화합한 것이 접촉이며, 접촉을 인연하여 괴롭거나 즐겁거나 혹은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느낌이 있게 된다. 그 느낌의 발생·느낌의 소멸·느낌에 맛들임·느낌의 재앙·느낌에서 벗어남을 사실 그대로 알고, 사실 그대로 안 뒤에 그 법을 인연하여 장애가 생길 때 그 장애를 완전히 없애고 나면 그것을 위없이 안온한 열반이라고 하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빛깔과 소리, 냄새와 맛
  감촉과 법의 여섯 경계에
  한결같이 기쁨과 즐거움 느껴
  사랑해 물들고 깊이 좋아하며 집착하네.
  
  모든 하늘과 세상 사람들
  오직 이것으로 즐거움 삼다가
  변하여 바뀌고 완전히 소멸할 땐
  그들은 곧 큰 괴로움을 느끼네.
  
  오직 모든 현인과 성인들
  그 소멸을 보고 즐거움 삼나니
  세상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것들
  그것을 관찰하여 원수로 삼네.
  
  현인과 성인들이 괴로움이라 보는 것을
  세상 사람들은 즐거움이라고 하고
  세상 사람들이 괴로움이라 여기는 것을
  성인들은 그것을 즐거움이라고 하네.
  
  너무 심오해 이해하기 어려운 법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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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 사람들 의혹을 일으켜
  큰 어두움 속에 아득히 빠져
  눈멀고 아득하여 보는 것 없네.
  
  오직 여기에 지혜로운 사람 있어
  어둠을 헤치고 큰 밝음 열어주니
  이와 같이 깊고도 깊은 글귀
  성인이 아니라면 누가 알리.
  다시는 몸을 받지 않는 자
  진리를 깊이 깨쳐 분명히 아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09. 녹뉴경(鹿紐經) ①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첨파국(瞻婆國)4)의 게가(揭伽)라는 못 가에 계셨다.
   그 때 존자 녹뉴(鹿紐)5)가 부처님 계신 곳을 찾아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다면 제2주(第二住)가 있고, 일일주(一一住)가 있습니다. 어떤 것이 일일주입니까?"
  부처님께서 녹뉴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녹뉴여, 네가 훌륭하게도 여래에게 그와 같은 이치를 묻는구나."
  부처님께서 녹뉴에게 말씀하셨다.
  
4) 팔리어로는 camp 이고 부처님시대 6대도시의 하나였다. 앙가(鴦伽:A ga)국의 수도였다.
5) 팔리어로 Migajala이고 비구이름이다.
[482 / 2145] 쪽
  "만일 눈으로 분별한 빛깔이 사랑하고 즐거워하고 생각할 만하며, 마음에 드는 것으로서 탐욕을 기르고 자라게 하는 것이라고 하자. 그 비구가 그것을 보고는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찬탄하고 얽매이고 집착해 머무른다면, 사랑하고 좋아하며 찬탄하고 얽매이고 집착해 머무른 뒤에는 마음으로 더욱 환희하고, 환희하고 난 뒤에는 매우 좋아하며, 매우 좋아한 뒤에는 탐하여 사랑하고, 탐하여 사랑한 뒤에는 막히고 걸리게 된다. 환희하고 매우 좋아하며, 탐하여 사랑하고, 막히고 걸리는 것, 이것을 제2주(第二住)라고 하느니라. 귀·코·혀·몸·뜻도 또한 그와 같다.
  녹뉴여, 이와 같은 부류의 비구는 설사 공적(空寂)하고 한가한 곳에서 홀로 지낸다 하더라도 오히려 제2주라 부르느니라. 왜냐 하면 사랑하고 기뻐함을 끊지 못하고 소멸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니, 애욕을 끊지 못하고 알지 못하면 모든 불여래(佛如來)는 그것을 제2주라고 말하느니라.
  혹 어떤 비구는 사랑하고 좋아하고 생각할 만하며 마음에 드는 것으로서 탐욕을 기르고 자라게 하는 빛깔에 대하여, 그 비구는 그것을 보고도 기뻐하거나 즐거워하지 않으며 찬탄하지 않고 얽매여 집착해 머무르지 않는다. 기뻐하거나 즐거워하지 않으며 찬탄하지 않고 얽매여 집착해 머무르지 않은 뒤에는 환희하지 않고, 환희하지 않기 때문에 매우 좋아하지 않으며, 매우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탐하여 사랑하지 않고, 탐하여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막히거나 걸리지 않는다. 환희(歡喜)하지 않고, 매우 좋아하지 않으며, 탐하여 사랑하지 않고, 막히거나 걸리지 않는 것, 이것을 일일주(一一住)라고 하느니라. 귀·코·혀·몸·뜻도 또한 그와 같이 말한다.
  녹뉴여, 이와 같은 부류의 비구는 설사 높은 다락과 2층 누각에서 지낸다 하더라도 오히려 일일주하는 사람이니라. 왜냐 하면 탐욕과 애욕을 이미 다하고 이미 알았기 때문이다. 탐욕과 애욕을 이미 다하고 이미 안 사람을 모든 불여래(佛如來)는 일일주라고 부르느니라."
  그 때 존자 녹뉴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물러갔다.
  
  
310. 녹뉴경 ②
  
[483 / 2145] 쪽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첨파국의 게가라는 못 가에 계셨다.
  그 때 존자 녹뉴가 부처님 계신 곳으로 찾아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저를 위해 설법하여 주소서. 저는 법을 들은 뒤에는 마땅히 홀로 어느 고요한 곳에서 골똘히 정밀하게 사유하면서 방일하지 않게 지내고, ……(내지)…… '후세(後世)에는 몸을 받지 않는다'고 스스로 알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녹뉴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녹뉴여, 네가 능히 여래에게 그와 같은 이치를 묻는구나.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해 보아라. 너를 위해 설명해주리라."
  부처님께서 녹뉴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눈으로 사랑하고 좋아할 만하며 마음에 들고 생각할 만하여 탐욕을 길러 자라게 하는 빛깔을 보고, 그것을 본 뒤에 그가 찬탄하고 얽매여 집착하며 기뻐한다면, 찬탄하고 얽매여 집착한 뒤에는 곧 환희가 발생하고, 환희가 발생한 뒤에는 곧 괴로움이 발생하게 된다. 귀·코·혀·몸·뜻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녹뉴여, 혹 어떤 비구는 눈으로 사랑하고 좋아할 만하며 생각할 만하고 마음에 들어 탐욕을 길러 자라게 하는 빛깔을 보더라도, 그것을 본 뒤에 기뻐하지 않고 찬탄하지 않으며 얽매여 집착하지 않는다. 기뻐하지 않고 찬탄하지 않으며 얽매여 집착하지 않기 때문에 환희가 발생하지 않고, 환희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곧 괴로움이 소멸한다. 귀·코·혀·몸·뜻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그 때 존자 녹뉴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물러갔다.
  그 때 존자 녹뉴는 부처님의 설법과 가르침을 들은 뒤에 홀로 어느 고요한 곳에서 골똘히 정밀하게 사유하면서 방일하지 않게 지냈고, ……(내지)…… 아라한이 되어 마음이 잘 해탈하였다.
  
  
[484 / 2145] 쪽
  
311. 부루나경(富樓那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존자 부루나가 부처님 계신 곳으로 찾아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저를 위해 설법하여 주소서. 저는 홀로 어느 고요한 곳에 앉아 골똘히 정밀하게 사유하면서 방일하지 않게 지내고, ……(내지)…… '후세에는 몸을 받지 않는다'고 스스로 알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부루나(富樓那)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네가 능히 여래에게 그와 같은 이치를 묻는구나.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해 보아라. 너를 위하여 설명하리라.
  만일 비구가 사랑할 만하고 좋아할 만하며 생각할 만하고 마음에 들어 탐욕을 길러 자라게 하는 빛깔을 눈으로 보고, 그것을 본 뒤에 기뻐하고 찬탄하고 얽매여 집착한다면, 기뻐하고 찬탄하고 얽매여 집착하고 나면 환희하고, 환희하고 나서는 좋아하며 집착하고, 좋아하며 집착한 뒤에는 탐하여 사랑하고, 탐하여 사랑한 뒤에는 막히고 걸리게 된다. 환희하고 좋아하며 집착하고 탐하여 사랑하고 막히고 걸리기 때문에 그는 열반에서 멀어지게 되느니라. 귀·코·혀·몸·뜻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부루나야, 만일 비구가 사랑할 만하고 좋아할 만하며 생각할 만하고 마음에 들어 탐욕을 길러 자라게 하는 빛깔을 눈으로 보고, 그것을 본 뒤에 기뻐하지 않고 찬탄하지 않으며 얽매여 집착하지 않는다면, 기뻐하지 않고 찬탄하지 않으며 얽매여 집착하지 않기 때문에 환희하지 않고, 환희하지 않기 때문에 매우 좋아하지 않으며, 매우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탐하여 사랑하지 않고, 탐하여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막히거나 걸리지 않게 된다. 환희하지 않고 매우 좋아하지 않으며 탐하여 사랑하지 않고 막히거나 걸리지 않기 때문에 그는 점점 열반에 가까워지느니라. 귀·코·혀·몸·뜻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부처님께서는 부루나에게 말씀하셨다.
[485 / 2145] 쪽
  "나는 이미 간략히 법의 가르침을 말하였다. 너는 어디에 머무르고자 하느냐?"
  부루나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미 세존께서 간략히 말씀하신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저는 서방 수로나(輸盧那)로 가서 세상에서 유행하고자 합니다."
  부처님께서 부루나에게 말씀하셨다.
  "서방의 수로나 사람들은 거칠고 모질며 가볍고 성급하며 못되고 사나우며 비난하기를 좋아한다. 부루나야, 네가 만일 그들의 거칠고 모질며 가볍고 성급하며 못되고 사나우며 비난하기를 좋아하며 헐뜯고 욕하는 말을 듣는다면 마땅히 어떻게 하겠느냐?"
  부루나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저 서방(西方)의 수로나 사람들이 면전에서 거칠고 모질며 심한 말로 비난하고 헐뜯고 욕한다면, 저는 '저 서방의 수로나 사람들은 어질고 착하며 지혜롭다. 비록 내 앞에서 거칠고 모질며 못되고 사나우며 비난하기를 좋아하고 나를 헐뜯고 욕하지만, 그래도 손이나 돌로 나를 때리지는 않는구나' 하고 생각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부루나에게 말씀하셨다.
  "저 서방의 수로나 사람들이 거칠고 모질며 가볍고 성급하며 못되고 사나워서 너를 비난하고 욕하기만 한다면 너는 벗어날 수도 있겠지만, 다시 손이나 돌로 때린다면 마땅히 어떻게 하겠느냐?"
  부루나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 서방의 수로나 사람들이 만일 손이나 돌로 저를 때린다면, 저는 '수로나 사람들은 어질고 착하며 지혜롭다. 비록 손이나 돌로 나를 때리지만 칼이나 몽둥이를 쓰지는 않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만일 그 사람들이 혹 칼이나 몽둥이로 너에게 해를 입힌다면 너는 다시 어떻게 하겠느냐?"
  "세존이시여, 만일 그 사람들이 혹 칼이나 몽둥이로 저에게 해를 입힌다면, 저는 '저 수로나 사람들은 어질고 착하며 지혜롭다. 비록 칼이나 몽둥이로 내게 해를 입혔지만 죽이지는 않는구다'고 생각하겠습니다."
[486 / 2145] 쪽
  부처님께서 부루나에게 말씀하셨다.
  "가령 그 사람들이 혹 너를 죽인다면 어떻게 하겠느냐?"
  부루나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서방의 수로나 사람들이 혹 저를 죽인다면, 저는 '모든 세존의 제자들은 몸을 싫어하여 혹 칼로 자살하기도 하고 독약(毒藥)을 먹기도 하며 노끈으로 스스로 목을 매기도 하고 깊은 구덩이에 몸을 던지기도 한다. 저 서방 수로나 사람들은 어질고 착하며 지혜롭다. 썩어 무너질 나의 몸을 조그마한 방편으로써 곧 해탈하게 하는구나' 하고 생각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다. 부루나야, 너는 인욕(忍辱)을 잘 배웠구나. 너는 이제 수로나 사람들 틈에서 지낼 수 있을 것이다. 너는 이제 떠나 건지지 못한 사람을 건네주고, 편안하게 하지 못한 사람을 편안하게 하며, 열반을 얻지 못한 자들에게 열반을 얻게 하라."
  그 때 존자 부루나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그 때 존자 부루나는 밤이 지나고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사위성으로 들어가 걸식하였다. 밥을 다 먹고는 다시 나와 침구를 다른 이에게 물려준 뒤에 가사와 발우를 가지고 떠나 서방 수로나에 이르러 인간 세상을 유행(遊行)하였다. 거기 이르러서는 여름 안거를 지내며 5백 우바새를 위하여 설법하였고, 5백 승가람(僧伽藍)을 세워 평상과 요와 공양에 필요한 모든 도구를 다 갖추어 만족하였다. 3개월이 지난 뒤에는 3명(明)6)을 두루 갖추었고, 그곳에서 무여열반(無餘涅槃)에 들었다.
  
312. 마라가구경(摩羅迦舅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6) 3달(達)·3증법(證法)이라고도 한다. 무학위(無學位)에 이르러 어리석음을 완전히 제거하면 세 가지를 통달하는 걸림이 없는 지혜가 밝아지게 된다. 즉 숙명지증명(宿命智證明)·생사지증명(生死智證明)·누진지증명(漏盡智證明)이 그 세 가지 이다.
[487 / 2145] 쪽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마라가구(摩羅迦舅)7)가 부처님 계신 곳으로 찾아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저를 위해 설법하여 주십시오. 저는 법을 듣고는 홀로 어느 고요한 곳에서 골똘히 정밀하게 사유하면서 방일하지 않게 머물고, ……(내지)…… '후세에는 몸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 알겠습니다."
  그 때 세존께서 마라가구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젊은이들은 총명하고 지혜로워, 나의 법(法)과 율(律)에 출가한지 그리 오래되진 않았지만 나의 법과 율에서 게으름을 피운 일이 없다. 그런데 하물며 너는 오늘날 나이도 많고 감각기관도 쇠해지고서야 나에게서 간략한 가르침과 훈계를 듣고자 하는구나."
  마라가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비록 나이도 많고 감각기관도 쇠했지만 그래도 세존의 간략한 가르침과 훈계를 듣고 싶습니다.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저를 위해 가르침과 훈계를 간략하게 말씀하여 주십시오. 저는 그 법을 들은 뒤에 마땅히 홀로 고요한 곳에서 골똘히 정밀하게 사유하고, ……(내지)…… '후세에는 몸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 알겠습니다."
  두 번 세 번 이와 같이 청하였다.
  부처님께서 마라가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제 그만 두라."
  이와 같이 두 번 세 번 되풀이하시면서 역시 말씀하시지 않으셨다.
  그 때 세존께서 마라가구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너에게 물으리니 마음대로 대답하라."
  부처님께서 마라가구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눈으로 일찍이 본 적이 없는 빛깔이라면, 네가 그것을 보고자하고 그런 빛깔에 대해 탐욕을 일으키고 애욕을 일으키며, 생각을 일으키고 물들어
  
7) 팔리어로는 Malukya이다.
[488 / 2145] 쪽
  집착함을 일으키겠느냐?"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귀과 소리·코와 냄새·혀와 맛·몸과 감촉·뜻과 법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부처님께서 마라가구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마라가구야, 볼 때는 본 것으로 분량을 삼고, 들을 때는 들은 것으로 분량을 삼으며, 느낄 때에는 느낀 것으로 분량을 삼고, 인식할 때에는 인식한 것으로 분량을 삼느니라."
  그리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일 네가 그것이 아니면
  그것도 또한 이것이 아니네.
  이것과 그것의 중간도 아니니
  이것을 괴로움의 끝이라 하느니라.
  
  마라가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미 알았습니다. 세존이시여, 이미 알았습니다, 선서(善逝)시여."
  부처님께서 마라가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어떻게 내가 간략하게 말한 법 가운데서 그 뜻을 자세히 이해하였느냐?"
  마라가구가 게송으로 부처님께 아뢰었다.
  
  만일 눈으로 빛깔을 보고
  바른 기억[正念]을 잃어버리면
  그는 곧 그가 본 빛깔에서
  사랑하고 사모할 모양 취하네.
  
  사랑하고 즐거워할 모양 취하면
[489 / 2145] 쪽
  마음은 언제나 얽매이고 집착하며
  갖가지 종류의 애욕(愛欲)을 일으켜
  한량없는 색이 발생하게 된다네.
  
  탐욕과 성냄과 해치는 생각은
  그 마음을 감(減)해 물러나게 하고
  온갖 괴로움을 자라게 하여
  영원히 열반(涅槃)을 여의게 하네.
  
  빛깔을 보아도 그 모양에 집착하지 않고
  그 마음이 바른 기억 따르면
  나쁜 마음 애욕에 물들지 않고
  또한 얽매여 집착하지도 않네.
  
  저 모든 애욕을 일으키지 않으니
  한량없는 색이 싸이더라도
  탐욕과 성냄과 해치는 생각이
  능히 그 마음을 무너뜨리지 못하네.
  
  온갖 괴로움을 기르는 일 적고
  차츰차츰 열반으로 다가가리니
  태양의 종족이신 존자께서 말씀하신 것은
  모든 애욕 떠난 반열반(般涅槃)이네.
  
  만일 귀로 온갖 소리 듣고는
  그 마음에 바른 기억을 잃고
  또 모든 소리의 모양을 취해

  꼭 움켜쥐고 버리지 않네.

 

 

[490 / 2145] 쪽
  코로 냄새맡고 혀로 맛을 보며
  몸으로 감촉하고 뜻으로 법을 생각하고는
  바른 기억을 잃어버리고
  모양을 취하는 것 또한 그렇게 하면
  
  그 마음에 애욕과 즐거움 생겨
  얽매여 집착하고 견고히 머물러
  갖가지 온갖 애욕을 일으키면서
  한량없는 법이 발생하게 된다네.
  
  탐욕과 성냄과 해치는 생각
  그런 마음 무너뜨려 물러나게 하고
  온갖 괴로움의 무더기 자라게 하여
  영원히 열반을 여의게 하네.
  
  모든 법에 물들지 않고
  바른 지혜와 바른 기억에 머물면
  그 마음은 더러워지지 않고
  즐거워하거나 집착하지도 않네.
  
  어떤 애욕도 일으키지 않아
  한량없는 법이 발생하지 않으면
  탐욕과 성냄과 해치는 생각은
  그 마음을 감해 물러나게 하지 못하네.
  
  온갖 괴로움도 그 따라 줄어들어
  차츰차츰 반열반에 가까워지리니
  애욕이 다하면 반열반이라는 말
  바로 세존의 가르침이네.
[491 / 2145] 쪽
   이것이 세존께서 간략히 말씀하신 법 가운데서 그 뜻을 자세히 이해했다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마라가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진실로 내가 간략히 말한 법 가운데서 그 뜻을 자세히 이해하였구나. 왜냐 하면 네가 말한 게송과 같기 때문이니라.
  
  만일 눈으로 빛깔을 보고
  바른 기억[正念]을 잃어버리면
  그는 곧 그가 본 빛깔에서
  사랑하고 사모할 모양 취하네.
  
   ……(나머지 게송은 위에서 자세하게 설한 것과 같다.)
  
  그 때 존자 마라가구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따라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물러갔다.
  그 때 존자 마라가구는 세존께서 간략히 말씀하신 법 가운데에서 그 뜻을 자세히 이해한 뒤에, 홀로 고요한 곳에서 골똘히 정밀하게 사유하면서 방일하지 않게 머물었고, ……(내지)…… 아라한이 되어 마음이 해탈하였다.
  
  
313. 경법경(經法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경법(經法)이 있다. 모든 비구들은 숭상하고 향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경법에 대해 다르게 믿고 다른 것을 바라며 다르게 듣고 다르게 사유하며 다른 견해로 진리를 살피고 인정한다. 바르게 알고 '(나의 생은 이미 다하였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울 이미 다 마쳐 후세에는 몸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492 / 2145] 쪽
  모든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께서는 곧 법의 근본이요, 법의 눈이며, 법의 의지처이십니다.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오직 원하옵건대 자세히 설명하여 주십시오. 모든 비구들은 듣고 나면 마땅히 받들어 행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해 보아라. 너희들을 위해 설명하리라. 비구들아, 눈으로 빛깔을 보고는 빛깔을 깨달아 알면서도 빛깔에 대한 탐욕을 느끼지 않을 때 '나는 전에는 안식(眼識)에서 빛깔에 대해 탐욕이 일어났었는데 지금은 안식에서 빛깔에 대한 탐욕이 없어졌다'고 사실 그대로 알라. 만일 비구가 눈으로 빛깔을 보고는 빛깔을 깨달아 알면서도 빛깔에 대한 탐욕을 일으키지 않고, '나는 전에는 안식에는 빛깔에 대한 탐욕이 있었다'고 깨닫고 '지금은 안식에는 빛깔에 대해 탐욕이 없다는 것을 사실 그대로 안다'고 말한다면, 비구들아,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그는 여기에 있어서 믿음이 있고 바램이 있으며, 들음이 있고 사유를 실천함이 있으며, 진리를 살피고 인정함이 있겠는가?"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법에 귀의하면 아는 바와 보는 바를 사실 그대로 바르게 아느냐?"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귀·코·혀·몸·뜻도 또한 그와 같이 말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아, 이것이 '경법(經法)이 있다'는 것이다. 비구들은 이 경법을 숭상하고 이 경법으로 향(向)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경법에 대해 다른 것을 믿고 다른 것을 바라며 다른 것을 듣고 다른 것을 생각하며 다른 견해로 진리를 살피고 인정한다. 바르게 알고 '(나의 생은 이미 다하였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마쳐 후세에는 몸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 안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493 / 2145] 쪽
  
314. 단욕경(斷欲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탐욕을 끊어야 한다. 눈의 탐욕을 끊고 나면 눈도 이미 끊어지고 알게 되며, 마치 다라나무 밑동을 자르듯 그 근본을 끊어 미래 세상에 다시는 태어나지 않게 될 것이다. 귀·코·혀·몸·뜻도 또한 그와 같음을 말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15. 안생경(眼生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눈이 생기고·머무르고·다시 굴러 나면, 곧 괴로움이 생기고 병이 머무르며 늙음과 죽음이 새겨날 것이다. 귀·코·혀·몸·뜻도 또한 그와 같다고 말하느니라. 만일 눈이 소멸하고 쉬고 사라지면 괴로움의 생김도 곧 소멸하고 병도 곧 쉬고 죽음도 곧 사라질 것이다. 귀·코·혀·몸·뜻도 또한 그와 같다고 말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16. 안무상경(眼無常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494 / 2145] 쪽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눈은 무상(無常)한 것이다. 만일 눈이 영원한 것이라면 마땅히 닥쳐오는 괴로움을 받지 않아야 할 것이요, 또한 눈에 대해 '이렇게 되었으면' 하거나 '이렇게 되지 않았으면' 하고 말할 수도 있어야 할 것이다. 눈은 무상한 것이다. 그러므로 눈은 닥쳐오는 괴로움을 받고, 그러므로 눈에 대해 '이렇게 되었으면' 하거나 '이렇게 되지 않았으면' 할 수 없는 것이다. 귀·코·혀·몸·뜻도 또한 그와 같다고 말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17. 안고경(眼苦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눈은 괴로운 것이다. 만일 눈이 즐거운 것이라면 마땅히 닥쳐오는 괴로움을 받지 않아야 할 것이요, 또한 눈에 대해 '이렇게 되었으면' 하거나 '이렇게 되지 않았으면' 하고 바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눈은 괴로운 것이기 때문에닥쳐오는 괴로움을 받고, 눈에 대해 '이렇게 되었으면' 하거나 '이렇게 되지 않았으면' 하고 바랄 수도 없는 것이다. 귀·코·혀·몸·뜻도 또한 그와 같다고 말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18. 안비아경(眼非我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495 / 2145] 쪽
  그 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눈은 나[我]라고 할 것이 못된다. 만일 눈이 나라면 마땅히 닥쳐오는 괴로움을 받지 않아야 할 것이요, 또 눈에 대해 '이렇게 되었으면' 하거나 '이렇게 되지 않았으면' 하고 바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눈은 나라고 할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닥쳐오는 괴로움을 받고, 눈에 대해 '이렇게 되었으면' 하거나 '이렇게 되지 않았으면' 하고 바랄 수도 없는 것이다. 귀·코·혀·몸·뜻도 또한 그와 같음을 말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6내입처(內入處)에 대한 세 경에 설한 것과 같이 6외입처(外入處)에 대한 세 경도 또한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319. 일체경(一切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이 때 생문(生聞) 바라문이 부처님 계신 곳으로 찾아와 서로 문안 인사를 나누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구담이시여, 이른바 일체(一切)라는 것은 어떤 것을 일체라고 합니까?"
  부처님께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일체란 곧 12입처(入處)를 일컫는 말이니, 눈과 빛깔·귀와 소리·코와 냄새·혀와 맛·몸과 감촉·뜻과 법이 그것이다. 이것을 일체라고 하느니라.
  만일 또 어떤 사람이 '그것은 일체가 아니다. 나는 이제 사문 구담이 말하는 일체를 버리고 따로 다른 일체를 세우겠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다만 말만 있을 뿐이니, 물어도 알지 못하여 그 의혹만 더 커질 것이다. 왜냐 하면 경계가 아니기 때문이니라."
  이 때 생문 바라문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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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 일체유경(一切有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이 때 생문 바라문이 부처님 계신 곳으로 찾아와 얼굴을 마주하고 서로 문안 인사를 나눈 뒤에 한쪽에 물러나 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구담이시여, 이른바 '일체는 존재한다'고 말했는데 '일체는 존재한다'는 것이 무엇입니까?"
  부처님께서 생문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너에게 물으리니 아는 대로 나에게 대답하라. 바라문아, 네 생각은 어떠하냐? 눈은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느냐?"
  대답하였다.
  "존재합니다. 사문 구담이시여."
  "빛깔은 존재하는가?"
  "그것은 존재하는 것입니다. 사문 구담이시여."
  "바라문아, 빛깔[色]이 있고, 안식[眼識]이 있으며, 안촉[眼觸]이 있고, 안촉을 인연하여 생긴 느낌인, 괴롭거나 즐겁거나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느낌도 존재하는 것인가?"
  대답하였다.
  "존재합니다. 사문 구담이시여."
  "귀·코·혀·몸·뜻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 (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위에서 설한 것과 같다) ……그것은 경계가 아니기 때문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생문 바라문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321. 일체법경(一切法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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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때 생문 바라문이 부처님 계신 곳으로 찾아와 서로 문안인사를 나눈 뒤에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사문 구담이시여, 이른바 일체 법(一切法)이란 어떤 것을 일체 법이라고 합니까?"
  부처님께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눈과 빛깔·안식·안촉·안촉을 인연하여 생긴 느낌인, 괴롭거나 즐겁거나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 귀·코·혀·몸, 그리고 뜻과 법·신식·의촉·의촉을 인연하여 생긴 느낌인, 괴롭거나 즐겁거나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느낌을 이름하여 일체 법이라고 하느니라.
  만일 다시 어떤 사람이 '그것은 일체 법이 아니다. 나는 이제 사문 구담이 말한 일체 법을 버리고 다시 일체 법을 세운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다만 말만 있을 뿐이니, 여러 차례 물으면 알지 못하여 그 어리석음과 의혹만 더하게 될 것이다. 왜냐 하면 그것은 경계가 아니기 때문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생문 바라문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생문 바라문이 물은 세 경에서와 같이 어떤 비구가 물은 세 경과, 존자 아난이 물은 세 경, 세존께서는 법의 눈이요 법의 근본이며 법의 의지처라고 한 세 경에서도 또한 위에서와 같이 말씀하셨다.
  
  
322. 안내입처경(眼內入處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이 때 어떤 비구가 부처님 계신 곳으로 찾아와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다면 눈은 곧 내입처(內入處)입니다. 세존께서는 이렇게 간략히 말씀하시고 자세히 분별하지 않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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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눈이 내입처입니까?"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눈은 내입처로서 4대(大)로 이루어진 것인데, 깨끗한 색(色)이어서 볼 수는 없으나 상대가 있는 것이니라. 귀·코·혀·몸의 내입처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말씀하시기를 뜻은 내입처라고 하시고, 자세히 분별하시지 않으셨습니다. 왜 뜻을 내입처라고 합니까?"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뜻을 내입처라고 한 것은 마음[心]이나 뜻[意]이나 식(識)은 색(色)이 아니어서 볼 수도 없고 상대도 없는 것이니, 이것을 뜻의 내입처라고 하느니라."
  다시 물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시기를 빛깔은 외입처(外入處)라고 하셨습니다. 세존께서는 이렇게 간략히 말씀하시고 자세히 분별해주시지 않으셨습니다. 세존이시여, 왜 색이 외입처입니까?"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색을 외입처라고 한 것은 색은 4대로 된 것으로써 볼 수도 있고 상대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색을 외입처라고 하느니라."
  또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께서는 소리를 외입처라고 하시고 자세히 분별해주시지 않으셨습니다. 왜 소리가 외입처입니까?"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소리는 4대로 된 것이어서 볼 수는 없으나 상대는 있는 것이다. 소리와 마찬가지로 냄새·맛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또 여쭈었다.
  "세존께서는 감촉을 외입처라고 말씀하시고 자세히 분별해주시지 않으셨습니다. 왜 감촉이 외입처입니까?"
  "감촉이라는 외입처는 이른바 4대 또는 4대로 만들어진 색으로서 볼 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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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없으나 상대는 있는 것이다. 그래서 감촉을 외입처라고 하느니라."
  "세존께서는 법을 외입처라고만 말씀하시고 자세히 분별해주시지 않으셨습니다. 왜 법을 외입처라고 합니까?"
  "법이라는 외입처는 11입(入)에는 소속되지 않는 것으로서 볼 수도 없고 상대도 없는 것이다. 그래서 법을 외입처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23. 육내입처경(六內入處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6내입처가 있다. 그것은 곧 눈이라는 내입처, 귀·코·혀·몸·뜻이라는 내입처를 말한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24. 육외입처경(六外入處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6외입처(外入處)가 있다. 어떤 것이 그 여섯 가지인가? 말하자면 색이 곧 외입처요, 소리·냄새·맛·감촉·법이 곧 외입처이다. 이것을 6외입처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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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5. 육식신경(六識身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6식신(識身)이 있다. 어떤 것이 그 여섯 가지인가? 이른바 안식신(眼識身)·이식신(耳識身)·비식신(鼻識身)·설식신(舌識身)·신식신(身識身)·신식신(意識身)이니, 이것을 6식신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26. 육촉신경(六觸身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6촉신(觸身)이 있다. 어떤 것을 6촉신이라고 하는가? 안촉신(眼觸身)·이촉신(耳觸身)·비촉신(鼻觸身)·설촉신(舌觸身)·신촉신(身觸身)·의촉신(意觸身)이니, 이것을 6촉신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27. 육수신경(六受身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6수신(受身)이 있다. 어떤 것이 그 여섯 가지인가? 안촉으로 생기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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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 귀·코·혀·몸, 그리고 의촉으로 생기는 느낌을 말하는 것이다. 이것을 6수신(受身)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28. 육상신경(六想身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6상신(想身)이 있다. 어떤 것이 그 여섯 가지인가? 안촉으로 생기는 생각[想]과 귀·코·혀·몸, 그리고 의촉으로 생기는 생각을 말하는 것이다. 이것을 6상신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29. 육사신경(六思身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6사신(思身)이 있다. 어떤 것이 그 여섯 가지인가? 안촉으로 생기는 의도[思]와 귀·코·혀·몸, 그리고 의촉으로 생기는 의도를 말하는 것이다. 이것을 6사신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30. 육애신경(六愛身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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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6애신(愛身)이 있다. 어떤 것이 6애신인가? 안촉으로 생기는 애욕과 귀·코·혀·몸, 그리고 의촉으로 생기는 애욕을 말하는 것이다. 이것을 6애신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31. 육고념경(六顧念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섯 가지 돌아보는 생각[六觀念]이 있다. 어떤 것이 그 여섯 가지인가? 빛깔을 돌아보는 생각·소리를 돌아보는 생각·냄새를 돌아보는 생각·맛을 돌아보는 생각·감촉을 돌아보는 생각·법을 돌아보는 생각을 이르는 말이다. 이것을 여섯 가지 돌아보는 생각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32. 육부경(六覆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섯 가지 덮개[六覆]가 있다. 어떤 것이 그 여섯 가지인가? 말하자면 빛깔의 번뇌[色有漏]이니, 이것은 마음을 취하는 덮개요, 소리·냄새·맛·감촉, 그리고 뜻의 번뇌이니, 이것은 마음을 취하는 덮개이다. 이것을 여섯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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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 덮개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33. 무상경(無常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과거와 미래의 눈도 무상한 것이거늘 하물며 현재의 눈이겠느냐?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로서 이와 같이 관찰하는 사람은 과거의 눈을 돌아보지 않고, 미래의 눈도 반가워하지 않으며, 현재의 눈에 대해서도 싫어하는 마음을 내고 탐욕을 여의어 완전히 소멸하는 방향으로 향한다. 귀·코·혀·몸·뜻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무상(無常)에서와 같이 괴로움[苦]·공(空)·나가 아님[非我]에 대해서도 또한 그와 같이 말씀하셨다. 내입처에 관한 4경에서와 같이 외입처에 대한 4경도 또한 그와 같이 말씀하셨다.
  
  
334. 유인유연유박법경(有因有緣有縛法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구류수(拘留搜)의 조우(調牛)라는 마을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너희들을 위하여 설법하리라. 그 법의 내용은 처음도 중간도 마지막도 모두 좋으며, 좋은 뜻과 좋은 맛이 담겨있는 것으로서 순수하고 한결같고 원만하고 깨끗하며 범행이 맑고 깨끗한 것이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도록 하라. 이것은 유인유연유박법경(有因有緣有縛法經)이라고 하느니라.
  무엇을 유인유연유박법경이라고 하는가? 말하자면 눈은 인(因)이 있고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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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緣)이 있으며 얽맴[縛]이 있다는 것이다.
  어떤 것을 눈의 인·눈의 연·눈의 얽맴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눈은 업(業)이 그 인이고 업이 연이며 업이 얽매는 것이다.
  업에도 인이 있고 연이 있으며 얽맴이 있다. 어떤 것을 업의 인·업의 연·업의 얽맴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업에는 애욕[愛]이 인이 되고 애욕이 연이 되며 애욕이 얽맴이 된다.
  애욕에도 인이 있고 연이 있으며 얽맴이 있다. 어떤 것을 애욕의 인·애욕의 연·애욕의 얽맴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애욕에는 무명(無明)이 인이고 무명이 연이며 무명이 얽매임이다.
  무명에도 인이 있고 연이 있으며 얽맴이 있다. 어떤 것을 무명의 인·무명의 연·무명의 얽맴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무명에는 바르지 않은 사유[不正思惟]가 인이고 바르지 않은 사유가 연이며 바르지 않은 사유가 얽매임이다.
  바르지 않은 사유에도 인이 있고 연이 있으며 얽맴이 있다. 어떤 것을 바르지 않은 사유의 인·바르지 않은 사유의 연·바르지 않은 사유의 얽맴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눈과 색을 인연하여 바르지 않은 사유가 생기고 어리석음이 생기나니, 눈과 색을 인연하여 바르지 않은 사유를 일으키고 어리석음을 일으키면 그 어리석음이 곧 무명이니라. 어리석음으로 구하고 욕심내는 것을 애욕이라 하며, 애욕이 짓는 것을 업이라고 하느니라.
  이와 같이 비구들아, 바르지 않은 사유를 인하여 무명이 되고 애욕이 되며, 무명을 인하여 애욕이 되고, 애욕을 인하여 업이 되며, 업을 인하여 눈이 되느니라. 귀·코·혀·몸·뜻도 또한 이와 같같나니, 이것을 일러 유인유연유박법경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35. 제일의공경(第一義空經)8)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8) 증일아함 제37품 일곱 번째 소경과 증일아함 제51품 여덟 번째 소경을 참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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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때 부처님께서 구류수의 조우라고 하는 마을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너희들을 위하여 설법하리라. 그 법의 내용은 처음도 중간도 마지막도 모두 좋으며, 좋은 뜻과 좋은 맛이 담겨있는 것으로서 순수하고 한결같고 원만하고 깨끗하며 범행이 맑고 깨끗한 것이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도록 하라. 이 경은 제일의공경(第一義空經)이라고 하나니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도록 하라. 너희들을 위해 설명하리라.
  어떤 것을 제일의공경이라고 하는가? 모든 비구들아, 눈은 생길 때 오는 곳이 없고, 소멸할 때에도 가는 곳이 없다. 이와 같이 눈은 진실이 아니건만 생겨나고, 그렇게 생겼다가는 다시 다 소멸하고 마나니, 업보(業報)는 있지만 짓는 자[作者]는 없느니라. 이 음(陰)이 소멸하고 나면 다른 음이 이어진다. 다만 세속의 수법(數法)은 제외된다.9) 귀·코·혀·몸·뜻도 또한 이와 같다고 말하겠으나, 단 세속의 수법은 제외된다.
  세속의 수법이란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저것이 있고, 이것이 일어나기 때문에 저것이 일어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이니, 무명을 인연하여 행이 있고, 행을 인연하여 식이 있으며, …… (이 사이의 자세히 말은 앞에서와 같다.)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발생하고 일어나느니라.
  또 '이것이 없기 때문에 저것이 없고, 이것이 소멸하기 때문에 저것이 소멸한다'는 것이니, 즉 무명이 소멸하기 때문에 행이 소멸하고, 행이 소멸하기 때문에 식이 소멸하며 …… (이 사이의 자세히 말은 앞에서와 같다.) ……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소멸하나니, 비구들아, 이것을 제일의공법경이라고 말하는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36. 육희행경(六喜行經)
  
9) 고려대장경 원문은 '제속수법(除俗數法)'으로 되어 있다. 속수법(俗數法)이란 속제(俗諦)로서의 인과법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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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섯 가지 기뻐하는 행[六喜行]이 있다. 어떤 것이 그 여섯 가지인가? 비구들아, 이와 같으니라. 만일 눈으로 빛깔을 보고 기뻐하며 그 빛깔이 있는 곳에서 행하고, 귀로 소리를, 코로 냄새를, 혀로 맛을, 몸으로 감촉을, 뜻으로 법을 인식하고 기뻐하며 그 법이 있는 곳에서 행한다면, 비구들아, 이것을 여섯 가지 기뻐하는 행이라고 이름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37. 육우행경(六憂行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섯 가지 근심스러운 행[六憂行]이 있다. 어떤 것이 그 여섯 가지인가? 비구들아, 만일 눈으로 빛깔을 보고 근심하며 그 빛깔이 있는 곳에서 행하고, 귀로 소리를, 코로 냄새를, 혀로 맛을, 몸으로 감촉을, 뜻으로 법을 인식하고 근심하며 그 법이 있는 곳에서 행한다면, 모든 비구들아, 이것을 여섯 가지 근심하는 행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38. 육사행경(六捨行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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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섯 가지 평정한 행[捨行]이 있다. 어떤 것이 그 여섯 가지인가? 비구들아, 이른바 눈으로 빛깔을 보고 평정하며 그 빛깔이 있는 곳에서 행하고, 귀로 소리를, 코로 냄새를, 혀로 맛을, 몸으로 감촉을, 뜻으로 법을 인식하고 평정하며 그 법이 있는 곳에서 행한다면, 비구들아, 이것을 여섯 가지 평정한 행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39. 육상행경(六常行經) ①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섯 가지 항상 실천해야 할 행[六常行]이 있다. 어떤 것이 그 여섯 가지인가? 만일 비구가 눈으로 빛깔을 보고 나서 괴로워하지도 않고 즐거워하지도 않으며, 바른 기억과 바른 지혜로 평정한 마음에 머무르고, 귀로 소리를, 코로 냄새를, 혀로 맛을, 몸으로 감촉을, 뜻으로 법을 인식하고는 괴로워하지도 않고 즐거워하지도 않으며, 평정한 마음에 머물러 바른 기억과 바른 지혜를 가진다면, 비구들아, 이것을 여섯 가지 항상 실천해야 할 행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40. 육상행경 ②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508 / 2145] 쪽
  "여섯 가지 항상 실천해야 할 행이 있다. 어떤 것이 그 여섯 가지인가? 혹 비구가 눈으로 빛깔을 보고는 괴로워하지도 않고 즐거워하지도 않으며, 평정한 마음에 머물러 바른 기억과 바른 지혜를 가지고, 귀로 소리를, 코로 냄새를, 혀로 맛을, 몸으로 감촉을, 뜻으로 법을 인식하고는 괴로워하지도 않고 즐거워하지도 않으며, 평정한 마음에 머물러 바른 기억과 바른 지혜를 가진다고 하자, 만일 비구가 이 여섯 가지 항상 실천해야 할 행(行)을 성취했다면 그는 세간에서 얻기 어려운 사람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41. 육상행경 ③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섯 가지 항상 실천해야 할 행이 있다. 어떤 것이 그 여섯 가지인가? 혹 비구가 눈으로 빛깔을 보고는 괴로워하지도 않고 즐거워하지도 않으며, 평정한 마음에 머물러 바른 기억과 바른 지혜를 가지고, 귀로 소리를, 코로 냄새를, 혀로 맛을, 몸으로 감촉을, 뜻으로 법을 인식하고는 괴로워하지도 않고 즐거워하지도 않으며, 평정한 마음에 머물러 바른 기억과 바른 지혜를 가진다고 하자, 만일 비구가 이 여섯 가지 항상 실천해야 할 행을 성취했다면 그는 세간에서 얻기 어려운 사람이며, 받들어 섬기고 공경하고 공양할 만한 사람이니, 곧 세간에서 최상의 복밭[無上福田]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42. 육상행경 ④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509 / 2145] 쪽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섯 가지 항상 실천해야 할 행이 있다. 어떤 것을 그 여섯 가지라고 하는가? 혹 비구가 눈으로 색을 보고는 괴로워하지 않고 즐거워하지도 않으며, 평정한 마음에 머물러 바른 기억과 바른 지혜를 가지고, 귀로 소리를, 코로 냄새를, 혀로 맛을, 몸으로 감촉을, 뜻으로 법을 인식하고는 괴로워하지도 않고 즐거워하지도 않으며, 평정한 마음에 머물러 바른 기억과 바른 지혜를 가진다고 하자, 만일 비구로서 이 여섯 가지 항상 실천해야 할 행을 성취했다면, 마땅히 알아야 하리라. 그들은 바로 사리불과 같은 이들이니라.
  사리불 비구는 눈으로 색을 보고는 괴로워하지 않고 즐거워하지도 않으며, 평정한 마음에 머물러 바른 기억과 바른 지혜를 가진다. 귀로 소리를, 코로 냄새를, 혀로 맛을, 몸으로 감촉을, 뜻으로 법을 인식하고는 괴로워하지도 않고 즐거워하지도 않으며, 평정한 마음에 머물러 바른 기억과 바른 지혜를 가진다. 사리불은 이 여섯 가지 항상 실천해야 할 행을 성취하였으므로 세간에서 드문 사람이며, 그는 받들어 섬기고 공경하고 공경할 만한 사람이니, 곧 세간의 위없는 복밭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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