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엄격히 계율을 지켜라
수행하여 도를 이루는데는 첫째가 지계(持戒)이다. 계율은 곧 위없는 깨달음의 근본이며,계율(戒律)로 인하여 선정(禪定)이 생기고, 선정으로 인하여 비로소 지혜(智慧)가 나타난다. 계를 지키지 않고도 수행을 할 수 있는 곳은 아무데도 없다. 능엄경에서 네 가지 청정(淸淨)을 명백히 밝혀 계를 지키지 않으면 삼매(三昧)를 닦는다하더라도 번뇌를 벗어날 수 없다고 알려주고 있다. 비록 많은 지혜와 선정이 눈앞에 나타나더라도 사마(邪魔)와 외도(外道)에 떨어질 것이니, 가히 지계의 중요함을 알아야 한다. 계를 지키는 사람은 하늘과 용이 옹호하고 사마와 외도들이 공경하고 두려워한다. 계를 깨트린 사람은 귀신들이 큰 도적이라고 말하며, 그의 발자취를 쓸어버린다.
옛날 계빈국 근처에 절터가 있었는데 독용(毒龍)이 항상 나타나 그 지방을 해치므로 5백의 아라한이 함께 모여 선정의 힘으로 독용을 쫓고자 했으나 독용을 쫓지는 못했다. 후에 한 스님이 와서 선정에는 들지도 않고 독용을 향해서 한 마디 말했다.『어진이여, 여기서 멀리 떠나라』그러자 이 독용이 멀리 달아났다. 이 때 여러 나한들이 무슨 신통(神通)으로 독용을 쫓았냐고 물으니, 그 스님은 『나는 선정의 힘을 쓰지 않고, 바로 계행을 썼습니다. 가벼운 계율도 수호하기를 무거운 계율과 같이 지킵니다.』라고 말했다. 5백 아라한의 선정력이 계율을 엄수하는 한 사람의 스님에 미치지 못하는 것을 우리들은 알 수 있다.
어떤 이는 말한다.『육조(六祖)스님께서는 「마음이 곧은데 어찌 계율 지키는 일에 수고할 것이며, 행동이 바른데 어찌 참선이 필요하리요」라고 하지 않았습니까』라고. 내가 묻노니 그대의 마음이 바르고 곧은가? 만약 달밤에 아름다운 여인이 옷을 벗은 체 온 몸을 드러내고 그대를 껴안는다면 그대는 마음을 움직이지 않을 수 있는가? 어떤 사람이 이치에 맞지 않게 그대를 욕하고 때린다면 그대는 성내고 원망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을 수 있는가? 그대는 원수와 친한 이, 미움과 사랑, 나와 남, 옳고 그름을 분별하지 아니할 수 있는가? 모두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입을 열 것이요 그렇지 못하다면 쓸데없는 말을 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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