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릉록(宛陵錄)

19. 술찌꺼기 먹는 놈

通達無我法者 2008. 2. 18. 21:16
 

19. 술찌꺼기 먹는 놈


대사는 이에 법상에 올라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모조리 술찌꺼기나 먹는 놈들이다.

이처럼 행각을 한답시고 남들의 비웃음이나 사면서 모두 이렇게 안이하게 세월을 보내고 있구나!

세월이 한 번 가면 언제 오늘이 또 오겠느냐?

이 큰 당나라 땅 안에 선사(禪師)가 없음을 너희는 아느냐?”

 

이 때에 어떤 스님이 물었다.

“제방에서 지금 선사들이 세상에 나와 여러 대중들을 바로 이끌어 지도하시거늘, 어찌하여 스님께서는 선사가 없다고 말씀하십니까?”

“내 말은 선(禪)이 없다는 소리가 아니라, 선사(禪師)가 없다는 말이니라.”

뒷날 위산이 이 인연에 대해 앙산에게 물었다.

“그래 네 생각은 어떠냐?”

“거위왕1)이 젖을 고르는 솜씨는 본디 집오리 무리와는 다릅니다.”

그러자 위산이 말하기를, “이것은 참으로 가려내기 어렵느니라”고 했다.


上堂云 汝等諸人 盡是噇酒糟漢 與麽行脚 笑殺他人 總似與麽容易 何處更有今日 汝還知大唐國裏 無禪師麽 時有僧問 祇如 諸方 見今出世 匡徒領衆 爲什麽 却道無禪師 師云 不道無禪 祇道無師 後潙山거此因緣問仰山 云 意作麽生 仰山云 鵝王擇乳 素非鴨類 潙山云 此實難辨

 

1) 거위왕 : 거위왕은 물과 젖을 섞어놓아도 젖만 골라먹는다고 한다. <정법념처경>에 나오는 말로서, 범(凡).성(聖)을 잘 구분한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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