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소금 한 줌 / 지자 지의 (智者智 )
지자 지의 (智者智 :538~579, 천태종의 개조) 선사가 대중에게 설법하였다.
나와 같이 공부하던 조 (照) 선사는 남악 (南嶽) 선사 회중에서 고행과 선정이 가장 뛰어
난 사람이었다. 그가 한번은 대중의 소금 한 줌을 공양 때 마실 물에 쓰고는 줄어든 양이
얼마 되지 않아서 개의치 않았다. 그 뒤 방등참법 (方等懺法) 을 닦는데 홀연히 어떤 모습이
생겨나는 것을 보았다. 그 한 줌 소금이 3년 동안 몇 십 섬으로 불어났던 것이다. 그리하여
황급히 시자들을 시켜 자기 옷과 살림살이를 팔아 소금을 사서 대중에게 빚을 갚았다.
이 일은 오래된 이야기도 아니고 전해들은 바도 아니니 이것을 거울삼아 후회 없도록 해야
한다. 나는 비록 덕행이 적은 사람이지만 멀리서 가까이서 자못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은데,
중간에 염령 (嶺) 이 가로막혀 걸어오기가 어렵다. 그래서 늙고 병든 사람들이 드나들 경우
에는 대부분 대중의 노새로 맞이하고 보내며, 내게 오는 손님은 개인적으로 수고비를 지불
하여 피차 허물이 없게 하였다.
나는 대중의 주지이고 노새도 내것이었으나 이미 대중에게 희사한 이상 이제는 내것이 아니
다. 내 맘대로 쓸 수는 없다 해도 내가 아니면 누가 이 말을 하겠는가. 이것은 하나의 예를
든 것에 불과하나 다른 일도 모두 마찬가지다." 「국청백록 (國淸百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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