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스님

[성철스님] 신년법어

通達無我法者 2008. 2. 27. 15:15

신년법어

꼬끼요.
금계 金鷄, 은계 銀鷄가 새벽 바람을 가르니 찬란한 아침 해가 티없이 맑은 동녘 하늘을 황금빛으로 물들이고 잠들었던 삼라만상이 일시에 깨어납니다.
저기 떠오르는 한덩어리 붉은 태양은 만유萬有를 휩싸고 시방 十方세계를 삼키고 토하니 우리 어찌 밝은날에 부지런히 일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농촌에서는 농부들의 밭가는 소몰이 소리가 요란하고, 공장에서는 망치 소리, 바다에서는 어부들의 그물 내리는 노래가 아름답습니다.
‘ 잘 잘고 못사는 게 김서방 박서방 탓이 아니라 본래 마음자리에 부귀가 있고 선악이 있으니, 부질없이 일어나는 분별심을 지우고 행복의 노래를 불러 내야 합니다.
이제 세계는 한덩어리가 되었으니 50억 인구는 한 형제요 자매입니다. 내가 벌어서 없이 사는 형제에게 주고 헐벗은 자매에게 나눠 주니 어허라 좋을시고, 이밖에 더 기쁜 일 또 어디 있는가 서로 만나 서로 보고 허허 웃으니 사계 四季가 꽃 피는 봄뿐입니다.
서방세계에 드리워졌던 어둠이 걷히고 광명의 빛과 소리가 들립니다. 귀머거리가 우뢰 소리를 듣고, 장님이 구름 속 번개불을 보고, 앉은뱅이가 일어나 너울너울 춤을 춥니다.
지옥과 천당문이 박살나고 백옥 뜰앞에 금새가 춤추고 황금집 위에 옥닭이 홰를 치니 커다란 백옥잔白玉盞에 감로수 甘露水를 가득부어 다함께 마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