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절노비 때문에 입은 명예훼손 / 천뢰(千瀨)스님과 형석(荊石)스님
주지된 사람은 누구나 엄하게 노비를 다스려야 하며 수시로 좋은 말로 그들을 가르쳐야만이 자신에게 누를 끼치는 나쁜 일을 저지르지 않는다.
천뢰(千瀨善慶)스님이 가흥(嘉興) 천령사(天寧寺)의 주지로 있을 때 그의 노비가 동네 거리의 개 한 마리를 훔쳐 먹었는데 이 때문에 천뢰스님은 “개 삶아 먹은 스님[煮狗]” 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또한 형석(荊石)스님이 고소(姑蘇) 승천사(承天寺)의 주지로 있을 때 신도 집의 초청을 받고 배를 타고 가는 도중에 한 마을을 지나면서 그의 노비가 그 고을 사람의 염소 한 마리를 훔쳐 먹었는데 이 때문에 형석스님은 “염소 삶아 먹은 스님 [煮晳]” 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개를 훔치고 염소를 훔친 일들이 두 분 스님과 무슨 관련이 있을까마는 그 악명은 몸소 겪어야만 하였다. 이는 평소에 노비들을 엄격히 다스리지 못한 데에서 빚어진 일이라 하겠으니 뒷사람들은 이 두 스님의 전례를 경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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