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관음기도로 얻은 기쁨 / 절조 휘(絶照輝)스님
온주(溫州) 수창사(壽昌寺)의 절조 휘(絶照輝)스님이 정자사의 동정료(東淨寮)에서 여름 안거를 할 때 신벽(蜃璧)에 관음상 수묵화가 있었다. 스님은 밤마다 절을 올리고 간절히 기도하였는데 갑자기 정병의 물이 벽 틈에서 솟아나오는 것을 보고 온몸에 기쁨이 가득하였다. 그 후론 경지가 더욱 깊어지고 지혜 [智鑑] 가 밝아졌다. 한번은 게송을 지었다.
공부해도 방원(方圓)의 경지에 이르지 못해
홀로 난간에 기대 몇번이나 시름하였던가
오늘이 사흘이면 내일은 나흘
머리 위엔 눈서리 쉽사리도 얹혀지네.
工夫未到方圓地 幾度憑闌獨自愁
今日是三明日四 雪霜容易上人頭
공부에 뜻을 둔 자가 이 게송을 들으면 모두 분발하게 될 것이다. 그는 이렇게 정성으로 사람을 감동시켰으니, 비유하자면 비상이란 그 자체가 독이여서 먹는 사람은 다 죽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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