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시주를 받는대로 나누어 주다〔受施隨散〕
양(梁)나라 때 혜개(慧開: 469~507)스님은 오군(吳郡) 해염(海鹽) 사람이다. 일찍이 장(藏)법사와 민(旻)법사 두 분에게서 경론을 차례로 듣고서 강연(講演) 잘하기로 당대에 명성을 날렸다.
예장(豫章) 군수 사혜(謝譿)가 스님께 경전을 강설해 주시기를 청하면서 예물로 사례금을 후하게 드렸다. 그러나 스님께서는 예장군 읍에 도착하지도 않아서 이미 다 나누어주고 말았다. 어느 때 진안(晋安) 군수 유업(劉業)이 시주금 만(萬) 냥을 보내주었는데 스님은 즉시 가난하고 측은한 사람을 위해 하루도 못되어 다 보시하었다. 또한 스님의 성품(性品)은 소탈하고 너그러워서 외형적인 모양 꾸미기를 싫어하였는데 의복에 때가 절었어도 빨래할 생각을 낸 적이 없었다.
찬탄하노라.
법을 강론하면서
돈을 보내도 자기가 갖지 않으니
이것이 바로 법시(法施)로다.
아! 어찌하면 사람 사람이
법보시를 스님처럼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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