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벌레 울고 티끌 쌓이다〔蟲鳴塵積〕
양(梁)나라의 도초(道超: 467~502)스님은 영기사(靈基寺) 민법사를 따라 수학하였다. 스님은 방에 홀로 살면서 손님은 물론 도반까지도 물리쳤다. 청소를 하지 않아서 티끌은 방안에 가득하고 귀뚜라미는 벽에서 울었다.
중서랑(中書郞) 장솔(張率)이 찾아 와 말하기를,
“벌레 우는 소리는 귀가 따갑고 먼지는 쌓여 무릎이 묻힐 지경입니다. 어찌 이것을 마주하고도 마음에 거슬림이 없습니까?”
하니, 스님이 답하였다.
“때로 벌레 우는 소리를 들으면 피리소리를 듣는 듯하고 티끌이 바람 따라 날아와도 아직 청소할 겨를이 없엇소. 다만 그대의 마음을 거슬리게 하였다니 부끄러울 뿐이오.”
이에 장솔이 크게 탄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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