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문숭행록(緇門崇行錄)

(제5장)임금에게 충성하는 행(忠君之行)-1.과보에 대해 설명하다〔開陳報應

通達無我法者 2008. 3. 10. 16:52

 

 

 

 오(吳)나라 승회(僧會)스님을 그 나라 임금인 손호(孫皓) 가 부르더니 불교에서 말하는 선악의 과보에 대해 물었다.   스님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현명한 임금이 효도와 자비로 천하를 다스리면 붉은 까마귀〔赤烏〕가 훨훨 날고 수성(壽星)이 나타나며, 인자하게 만민을 보호하면 단 샘물〔醴泉〕이 솟아나고 훌륭한 벼〔嘉禾〕가 무성합니다.   선(善)의 과보가 있다면 악(惡) 또한 그러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몰래 악한 짓을 하면 귀신이 벌을 내리고, 내놓고 저지르면 사람이 잡아다 벌을 줍니다.

   「주역(周易)」에도 '선을 쌓는 집안에는 대대로 경사가 있으리라' 하였고, 「시경(詩經)」에서도 '복을 짓고 댓가를 바라지 않음'을 찬미하였읍니다.   이런 말씀들은 비록 주공(周公)과 공자(孔子)의 격언(格言)이긴 하나, 바로 불교의 분명한 훈계이기도 합니다."

   손호는 말하였다.

   "주공과 공자가 이미 밝혔는데 무엇 때문에 불교를 채택해야 합니까?"

   승회스님이 대답하였다.

   "주공과 공자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다루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개략적인 정도로만 보여 주었고, 불교에서는 얕은 이론에 그치지 않았으므로 자세한 부분까지 갖추어 설명하였읍니다.   부처님께서는 선이 많지 못할까 염려하셨는데, 폐하께서 싫다 하시는 이유는 무엇 때문인지요?"

   그러자 손호는 깊이 수긍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