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문숭행록(緇門崇行錄)

(제9장) 7. 몸에서 이를 잡지 않다〔蚤蝨不除〕

通達無我法者 2008. 3. 10. 20:29
 
 
 
당(唐)나라 담운(曇韻 : 563~642)스님은 고양(高陽) 사람으로 오대산 목과사(木瓜寺)에서 홀로 외롭게 살았다.   질그릇을 굽는 굴속에 거처하였으며 옷은 오래되고 헤져 이가 바글거렸으나 뜯어먹는 대로 맡겨두고 자신을 조복(調伏) 받는 일로 삼아버렸다.   언젠가는 여름 결제를 지내는데, 산에 흙벼룩이 많았으나 그것을 잡지 않았으므로 담요에 핏덩어리가 엉켜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스님은 자기가 지은 업으로 여기고 서로의 업보가 다하기를 원하며 아까와하는 마음이 없었다.   이렇게 40여 년간 보시행을 하였다.

 

   찬탄하노라.

 

   벼룩과 이를 잡지 않음은

   외도(外道)의 고행에 가깝지 않겠는가?

   그렇질 않다.

   고행으로 성도의 방법을 삼았다면

   실로 삿된 견해라 하겠으나

   스님은 업보로 여기어 자신을 책망하고

   서로의 업보가 갚아지기를 원했으니

   부처님이 마맥(馬麥)과 금창(金槍)으로

   묵은 빚을 갚았던 일에 해당할 뿐이다.

   어떻게 외도와 같다 할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