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문숭행록(緇門崇行錄)

(제9장) 9. 일하지 않으면 먹질 않다〔不作不食〕

通達無我法者 2008. 3. 10. 20:31

  

 

 

당(唐)나라 백장 회해(百丈懷海 : 749~814)스님은 백장산 꼭대기에 살면서 매일 일을 함으로써 그 공양에 보답하였다.   누군가가 그만두라고 권하면,

   "내 덕이 없어 대중을 수고롭게 하는구나."

라고 말하였다.   대중들이 참질 못하고 그 연장을 감춰버리자 음식을 먹지 않았으니, 드디어는 '하루 일하지 않으면 먹지도 말라(一日不作  一日不食)'는 말이 있게 되었다.

 

   찬탄하노라.

 

   백장스님 같은 덕 높으신 분도

   "덕이 없이 다른 사람을 수고롭게 하고 싶지 않다."

   하였으니, 하물며 우리 같은 경우이겠는가.

   어떤 사람은 이런 말을 한다.

   "주지하는 사람은 법을 널리 펴 중생을 이롭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라면

   매일 천금을 쓰고 백 사람을 부린들

   무엇이 병통이겠는가?

   그런데도 좀스러운 일에 힘쓴다면

   이른바 큰 원칙을 안다 할 것은 못된다."

   아--, 백장스님은 총림을 세우고 청규(淸規)를 수립하여

   만세의 사법(師法)이 되신 분이니

   어찌 사려가 여기에 미치지 못했으랴.

   그런데도 지금 이처럼 하신 이유는

   천하에 덕은 야박하면서 복은 후하게 누리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