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문경훈(緇門警訓)

시중 示衆 / 여산동림혼융선사시중 廬山東林混融禪師示衆

通達無我法者 2008. 3. 17. 17:44
 

 

 

시중 示衆

 

여산동림혼융선사시중 廬山東林混融禪師示衆

 

避萬乘尊榮, 受六年飢凍, 不離草座, 成等正覺, 度無量衆. 此, 黃面老爺, 出家樣子, 後輩忘本, 反爲口體. 不務耕桑, 見成利養爲便, 不奉君親, 免事征役爲安, 假名服竊世緣, 以鬪諍作佛事,[1] 老不知悔, 死爲園菌,[2] 良可悲夫! 汝輩出家, 當思齊草座之前, 自省園菌之下, 可爾.

만승萬乘의 존귀한 영화를 피하시고 6년 동안 굶주림과 추위를 받아들이며 짚자리를 떠나지 않은 채 등정각等正覺을 이루어 무량한 중생을 제도하셨다.

이것은 황금빛 얼굴의 서역 성인께서 출가한 모습인데 후배들은 그 근본을 망각하고 도리어 입과 몸만을 위하고 있다. 밭 갈거나 누에치는 수고를 하지 않은 채 눈앞에 이뤄져 있는 이익으로 편함을 삼고 임금도 어버이도 받들지 않은 채 군역과 부역을 면하는 것으로 안락함을 삼으며, 법복을 빌려 입고 세상의 인연을 도둑질하고 다투어 언쟁하는 것을 불사佛事로 삼아서 늙도록 뉘우칠 줄 모르다가 죽어서 정원의 버섯이 되었으니 진실로 애달프지 않은가.

너희 출가자들은 마땅히 생각을 짚자리의 앞에 가지런히 하고 정원 버섯의 아래를 스스로 살펴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1】佛法中, 多有諍論, 且如西天大‧小乘, 分河飮水, 大乘之內, 性相殊, 小乘之中, 二十部異, 各皆自是他非, 爰及此方, 詎免諍競.

【2】有長者, 名梵摩淨德, 園中有樹生大耳, 其味甚美, 惟長者及第二子取以食之, 自餘親屬, 皆不能見. 十五祖迦羅提婆, 知比丘之宿因, 問長者: 「年多少?」 曰: 「七十九.」 尊子曰: 「汝年八十一, 此樹不生耳.」

【1】佛法 가운데 논쟁이 많았음에 또한 서천의 대소승은 물줄기를 나누어 물을 마셨으며 대승 안에서도 性相이 달랐고 소승 가운데도 20부파의 갈래가 있어 각각에 모두 자신들이 옳고 다른 이는 그르다 하였으니, 이에 이 지방에 미쳐서 쟁론과 경쟁을 어찌 면하겠는가.

【2】범마정덕이라 이름하는 한 장자가 있었는데, 정원에 어떤 나무에서 표고버섯이 나서 그 맛이 매우 좋았으나 오직 장자와 그 둘째 아들만이 그것을 가져다 먹을 수 있을 뿐 그 나머지 식구들은 모두 그것을 볼 수 없었다. 15대 조사인 가라제바가 그것이 한 비구의 오랜 인과에 의한 것임을 알고는 장자에게 묻기를 「나이가 몇인가?」 하니 「이른 아홉이오」 하는지라 존자가 이르기를 「그대의 나이 여든 하나가 되면 이 나무에서 버섯이 나지 않을 것이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