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문경훈(緇門警訓)

상태재문공자성인商太宰問孔子聖人

通達無我法者 2008. 3. 17. 20:48
 

 

 

 

 

상태재문공자성인商太宰問孔子聖人[1] 

 

太宰嚭問孔子曰: 「夫子聖人歟?」 對曰: 「丘也, 博識强記, 非聖人也.」 又問: 「三王聖人歟?」 對曰: 「三王善用智勇.[2] 聖, 非丘所知.」 又問: 「五帝聖人歟?」 對曰: 「五帝善用仁義. 聖, 非丘所知.」 又問: 「三皇聖人歟?」 對曰: 「三皇善用時政.[3] 聖, 非丘所知.」 太宰大駭曰: 「然則孰爲聖人乎?」 夫子動容有間, 曰: 「丘聞, 西方有聖者焉, 不治而不亂, 不言而自信, 不化而自行, 蕩蕩乎, 人無能名焉.」 據斯以言, 孔子深知佛爲大聖也, 時緣未昇故, 黙而識之, 有機故擧. 然, 未得昌言其致矣. 

태재 비가 공자에게 물어 말하기를 「그대는 성인입니까?」 하니 대답하기를 「나는 널리 알고 잘 기억할 뿐 성인은 아닙니다」 하였다. 또 묻기를 「삼왕은 성인입니까?」 하니 대답하기를 「삼왕은 지혜와 용기를 잘 활용하였습니다만 성인인지는 내가 알지 못합니다」 하였다. 또 묻기를 「오제는 성인입니까?」 하니 대답하기를 「오제는 인의를 잘 활용하였습니다만 성인인지는 내가 알지 못합니다」 하였다. 또 묻기를 「삼황은 성인입니까?」 하니 대답하기를 「삼황은 시기적절한 정치를 잘 활용하였습니다만 성인인지는 내가 알지 못합니다」 하였다. 

태재가 크게 놀라며 말하기를 「그러면 누가 성인입니까?」 하니 공자가 점잖게 자세를 고치고 조금 있다가 이르기를 「내가 듣건대 서방에 성자가 있다고 하는데, 다스리지 아니하여도 어지럽지 않고, 말을 하지 않아도 스스로 믿으며, 교화하지 않아도 스스로 행하니, 광대하고도 광대함에 사람들이 능히 이름할 수 없다 합니다」 하였다. 이 말에 의거하면 공자는 부처님이 큰 성인 됨을 깊이 알고 있었는데 때의 인연이 아직 오르지 않았던 까닭에 묵묵히 그것을 알고만 있다가 기회가 있기에 들먹였던 것이다. 그러나 아직 그 이치를 드러내어 말하지는 못했다. 

【1】贊寧《西方聖人論》云: 「商, 宋也. 太宰名盈, 字蕩.」 

【2】如湯伐夏, 武王伐紂之類, 是善用智勇也. 

【3】中古三皇, 伏羲‧炎帝‧黃帝也. 伏羲畵八卦, 知天文故, 爲天皇; 炎帝敎稼穡, 相地宜故, 爲地皇; 黃帝作宮室‧造舟車, 用干戈敎征伐故, 爲人皇. 此爲用時政也. 

【1】찬영의《서방성인론》에 이르기를 「商은 송나라이다. 태재의 이름은 盈으로 자는 蕩이다」라 하였다. 

【2】여탕이 하나라를 정벌하고 무왕이 주왕을 정벌한 경우가 지혜와 용기를 선용한 것이다. 

【3】중국의 고대 三皇은 복희씨와 염제씨 및 황제씨이다. 복희는 팔괘를 그려서 천문을 알았던 까닭에 천황이 되었으며, 염제는 농사를 가르쳐 땅의 이로움을 살폈던 까닭에 지황이 되었으며, 황제는 궁실을 짓고 배와 수레를 만들었으며 병기를 사용하여 정벌하는 법을 가르쳤던 까닭에 인황이 되었으니, 이것이 시기적절한 정치를 잘 활용하였음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