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마하시 수행법에서 ꡔ대념처경ꡕ의 위상
마하시 사야도에게 위빠사나 수행의 가장 근본적인 자료는 ꡔ대념처경ꡕ과 ꡔ청정도론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경론에 대한 연구와 이에 대한 자세한 해설서는 마하시 사야도가 이 두 경론을 중시했는지 알 수 있다.
이 외에도 ꡔ초전법륜경ꡕ이나 ꡔ무아상경ꡕ 등 많은 초기경전에 대한 법문집이 영어로도 번역되어 있으나, 마하시 수행법에서 가장 중요한 경론은 ꡔ대념처경ꡕ과 ꡔ청정도론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먼저 앞의 3.2. <실제적인 수행법>에서 설명된 수행법과 수행의 전개과정을 ꡔ대념처경ꡕ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2.2에서 마하시 사야도는 수행을 하기 전 교학연구를 하면서 수행법은 ꡔ대념처경ꡕ에 의지하려고 하는 결심을 하였으며, 주석서와 복주 문헌을 면밀히 공부하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영어로 번역은 안 되어 있어 읽어 볼 수는 없지만, 이 공부의 결과는 버마어로 1948년에 출판되었다.
마하시 사야도가 실제적인 수행을 하려고 할 때 직접적으로는 의지한 경전은 ꡔ대념처경ꡕ이며, 이 경전에 제시된 방법으로 우 나라다 스님의 지도 하에 수행을 했고, 이후 위빠사나 수행을 지도했다.
먼저 마하시 수행법의 순서에 보이는 ꡔ대념처경ꡕ의 수행주제를 살펴보자.
마하시 사야도가 수행의 초보자들이 관찰할 일차적인 대상으로 제시한 배의 움직임, 구체적으로는 불러옴(일어남)과 꺼짐(사라짐)이라는 현상은 다름 아닌 육체를 구성하는 네 가지 근본요소(地水火風의 四大) 가운데 바람의 요소(風界, vāyo-dhātu)라고 한다.
이는 신념처에 속하는 수행의 주제 가운데 하나이다.
ꡔ대념처경ꡕ에서 말하는 신념처에 속하는 수행의 주제는 14 가지 육체적인 현상은 다음과 같다.
(1)호흡에 대한 마음챙김[入出息念]
(2)가고, 서고, 앉고, 눕는 동작[行住坐臥]에 대한 마음챙김
(3)분명한 앎[正知]을 지니고 행동 - 앞으로 나아가고 뒤로 돌아올 때, 앞을 볼 때나 주위를 돌아볼 때, (팔 다리를) 구부리거나 펼 때, (탁발을 하기 위해서) 가사(승복)를 수하고(옷을 입고), 발우를 들 때, 먹고 마시고 씹고 맛볼 때, 대소변을 볼 때, 가고, 서고, 앉을 때, 잠자리에 들고 잠에서 깨어날 때, 말하거나, 침묵을 하고 있을 때에도 분명한 앎을 지닌다.
(4)육체에 대해 싫어하는 마음을 일으킴[厭逆作意] - 신체의 31(또는 32)가지 부분에 대한 상기(想起).
(5)네 가지 요소 - 땅의 요소, 물의 요소, 불의 요소, 바람의 요소[四大: 地水火風]
(6-14)9가지 묘지에서의 관찰.
이 가운데 좌선할 때에는 (5)의 네 가지 요소 가운데 바람의 요소가 일차적인 대상으로 수행의 시작에서 향상된 단계에 이르기까지 제시되어 있는 곳이다.
바람의 요소에 대한 관찰과 함께, (2)가고, 서고, 앉고, 눕는 동작[行住坐臥]에 대한 마음챙김 가운데 가는 동작을 행선의 주된 방법으로 채택하고 있으며, 머물고, 눕는 동작에서의 관찰도 이야기 하고 있다.
그리고 잠에서 깨어나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의 모든 일상적인 행동을 철저학 알아차리라고 하는 가르침은 (3)의 분명한 앎을 적용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신념처에서 보이는 세 가지 수행법을 좌선과 행선 그리고 일상행동을 관찰하는 방법으로 선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호흡에 대한 마음챙김도 위빠사나 수행과 연관지을 수 있다고 하여 가르치기도 하였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주된 관찰 대상은 호흡 자체가 아니라 호흡에 의해 생겨나는 배의 움직임이라는 것이 가장 특징적인 수행법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경전에서 배를 관찰하라는 말은 나오지 않지만, 움직임의 요소를 관찰하라고 나오고, 배의 움직임도 움직임의 요소이기 때문에 이는 응용은 되었지만, 경전에 어긋난 방식은 아니라고 할 수있다.
사실 배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수행법에 대한 비난도 많았지만, 마하시 사야도 자신을 이런 비난에 대하여 반론을 제기하지 않았고, 다른 사람들이 반박을 하였다.
배의 움직임을 선택한 이유는 앞에서 살펴보았지만, 경전의 근거는 육체적 현상[色]의 하나인 바람의 요소에서 찾고 있으므로 이 방법이 잘못되었다고 비판하는 것은 타당성이 없는 것이다.
이처럼 몸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일차적인 관찰대상으로 삼아 수행을 하다가, 생각이나 망상 등이 떠오르면 이른 관찰한다.
이는 바로 심념처(心念處)가 적용되는 것이다.
심념처에서 제시되는 마음의 상태는 다음과 같다.
(1)탐욕이 있는 마음[有貪心], 탐욕이 없는 마음[無貪心]
(2)성내는 마음[有瞋心], 성냄이 없는 마음[無瞋心].
(3)어리석은 마음[有癡心], 어리석음이 없는 마음[無癡心].
(4)침체된 마음, 산만한 마음.
(5)(선정 수행으로) 커진 마음[大心], (선정 수행을 닦지 않아) 커지지 않은 마음.
(6)(色界禪과 無色界禪 수행이) 향상된 마음, 향상이 안된 마음.
(7)(선정에 의해) 잘 집중된 마음, 집중이 안된 마음.
(8)(선정 수행에 의해 일시적으로 번뇌로부터) 자유로워진 마음[解脫心], 자유로워지지 않은 마음[非解脫心]을 (있는 그대로) 안다.
이 가운데 (1)에서 (4)에 해당하는 마음의 상태가 위빠사나 수행을 처음 시작하는 수행자들이 일차적인 대상인 배의 움직임이나 행선 도중에 일어나는 마음 상태로 제시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5)에서 (8)에 해당하는 마음의 상태는 위빠사나 수행이 향상되어 가면서 경험되는 마음의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심념처 다음에 수념처(受念處) 느낌에 대한 마음챙김이 제시되어 있다. 고(苦) · 락(樂) · 불고불락(不苦不樂)의 세 가지 육체적·정신적인 느낌[感受]에 대한 마음챙김인 수념처는 12연기와 연결해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실제적인 수행법에서는 수행의 초보 단계에서 느끼는 육체적인 통증이 주로 설명되어 있고, 위빠사나의 10가지 번뇌에서 나타나는 기쁨이나 행복감은 즐거운 느낌(樂受)이라고 할 수 있다.
위빠사나 수행 자체가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두드러진 현상을 관찰하기 때문에 불고불락(不苦不樂)의 느낌은 쉽게 파악되지 않으므로 그다지 언급되지 않는다.
이러한 두 가지 혹은 세 가지 느낌이 있을 때, 그 느낌을 바로 알아차리지 못하면, 마음에는 갈애(渴愛, tanhā)가 생겨나게 된다(受緣愛, vedanā paccaya tanhā).
이 갈애가 괴로움의 원인이다.
위빠사나 수행을 하는 수행자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을 때, ‘보임’, ‘들림’하고 단순히 알아차리고 있다. 이러한 알아차림이 있을 때, 갈애는 생겨나지 않게 되는 것며, 따라서 집착[取, upādāna], 생존(有, bhava), 태어남(生, jāti), 노사(老死,, jarāmaraṇa)가 생겨나지 않는 것이다.
이처럼 괴로움의 원인인 갈애를 끊는 방법으로 육체적, 정신적인 느낌을 일어나는 순간에 알아차리는 위빠사나가 제시되고 있다는 점은 위빠사나 수행에서 느낌에 대한 마음챙김의 중요성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 법념처의 경우는 기본적인 단계 4 - 장애 등에 대한 관찰에서 제시되어 있다.
법념처의 다섯 가지 범주는 다음과 같다.
(1) 다섯 가지 덮개[五蓋; 욕망, 분노, 혼침과 졸음, 들뜸과 우울, 회의적 의심]
(2) 五蘊[色受想行識]
(3) 十二處[眼耳鼻舌身意와 色聲香味觸法]
(4) 七覺支[念, 擇法, 精進, 喜, 輕安, 定, 捨]
(5) 四聖諦[苦集滅道]
여기에서 우선 (2)에 해당하는 오온과 (3)의 12처는 직접적인 관찰의 대상으로 제시되지만, 초보단계에서는 (1)이 나타나서 관찰의 작용을 둔화시킨다.
따라서 다섯 가지 덮개가 나타나면 바로 알아차리고 알아차린 후 사라지면 사라지는 것을 알아차리고 다시 일차적인 마음챙김의 대상으로 돌아오라고 한 것이다.
수행이 진전되면, (4)가 경험되기 시작하고, 마지막으로 (5)의 사성제가 체험되면서 열반을 얻게 되는 것이 마하시 위빠사나 수행에서 제시된 수행의 도정임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마하시 수행법은 ꡔ대념처경ꡕ에 제시된 네 가지 마음챙김(사념처) 가운데 신념처의 일부와 수념처, 심념처, 법념처를 수행의 주제로 삼는 위빠사나 수행법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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