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편의 명구·무비스님

귀한 것과 좋은 것

通達無我法者 2008. 8. 13. 21:25

 

 

 

귀한 것과 좋은 것

 

가장 귀한 것을 구하지 않고

다만 가장 좋은 것을 구한다.

不求最貴 但求最好

불구최귀  단구최호

- 다서(茶書)

 

 

   이 글은 차에 관한 책[茶書]을 읽다가 얻은 명언이다. 사람들은 무언가를 구할 때, 대개 좋은 쪽을 구하려 하지 않고 귀한 쪽을 구하려 한다. 왜 그런가? 귀한 것은 반드시 좋은 것이라고 잘못 생각하기 때문이다. 잘 생각해보면 귀한 것과 좋은 것은 엄연히 다르다. 귀하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10년, 20년, 30년, 그 이상 오래 묵은 차를 귀한 차라고 한다. 그래서 비싼 값을 주고 그것을 구한다. 희귀성을 내세우면서 자랑하는 경우도 많다. 크게 잘못 알고 있다. 1년 된 차라도 값싸고 좋은 차는 얼마든지 있다. 10년, 20년 이상 되었어도 나쁜 차도 많다. 차를 모르기 때문에 값이 비싸야 좋은 차인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차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다 그렇다. 간단한 일상용품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요즘 재화가 넘쳐나면서 명품(名品) 열기가 고조되어 있다. 무조건 귀하고 값비싼 명품을 선호한다. 진정한 명품은 비싸고 귀한 것이 아니라, 편리하고 견고하며 질이 좋은 물건이다. 이는 배우자를 구하는 일도 그렇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데 더없이 중요한 일이다. 명예가 높고 고귀한 인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문제는 좋은 삶이다. 세상에서 흔하고 흔한 삶이라 하더라도, 자신에게 딱 맞는 좋은 삶이 진정으로 가치 있는 삶이다.

   인생은 물건처럼 만들어져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 만들어 가는 일이다. 성인들의 훌륭한 가르침을 통해서 자신의 인생을 좋은 삶이 되도록 잘 다듬고 고치며 가꾸어 가야 한다. 남이 우러러서 높이 쳐다보아야 보이는 높고 귀한 삶이 아니라, 옆으로 보아도 보이고 밑으로 보아도 보이는 아무나 볼 수 있는 그런 삶이라도 자신에게 좋은 삶이 진정 소중하고 가치 있는 훌륭한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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