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어(法語)

유식(唯識)에서 보는 번뇌의 종류(강의내용 정리)

通達無我法者 2008. 8. 18. 09:59

 

 

 

 

불교의 유식학은 그 어느 학문보다도 깊고 방대하다.

평생을 공부해도 모자랄 만큼 어렵고 복잡하다.

일종의 <불교심층심리학>이라 말할 수 있고 그래서 충분히 공부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학문이다.

유식에서는 우리 인간의 마음을 <오위백법>이라는 도표를 통해 철저하고 치밀하게 그리고 심도깊게 분류, 분석해 놓았다.

이렇게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분석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다.

 

19세기 서양심리학의 <최대사건>은 지그문드 프로이트(Sigmund Freud) <무의식>을 발견한 것이라고 한다. 과연 대단한 일이고 프로이트는 위대한 정신분석가임에 틀림없다. 그 당시 사람들은 말했다. 이제 100년동안 프로이트의 무의식을 말하지 않고서는 서양심리학을 논할 수 없다고.

그러나 부처님은 이미 2500년 전에 우리의 마음, 미세한 무의식속의 심리작용까지 손바닥을 들여다 보듯 그렇게 훤히 보고 계셨다. 심리학개론도 읽지 않으시고...

부처님의 엑스레이같은 정확한 통찰력과 무궁무진한 지혜는 도저히 말로 표현할 길이 없다.

 

서양심리학자들이 최대의 사건으로 떠드는 프로이트의 무의식은 유식에서 보면 겨우 제7말나식을 말한다고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억압된 충동적 욕구와 리비도(Libido – 원초적 충동에서 유발되는 본능적 에너지와 욕망)부분만을 강조했다.

그러나 훌륭한 스승밑에는 더 훌륭한 제자가 커가고 있는 법이다.

그의 수제자였던 칼 구스타프 융(C. G. Jung)은 스승의 이런 무의식에 대한 편협한 견해에 의문을 갖기 시작한다. 그는 지금까지 인류역사의 모든 경험, 지식, 기억이 집적, 저장되어진 또 끊임없이 인간을 <자기실현>이라는 완성의 길로 가게하는 강한 원동력, 무한한 창조력의 모태인 어마 어마한 그 무엇이 프로이트가 말하는 무의식보다 더 깊은 곳에 있으리라 예견한다.

융은 프로이드로 부터 독립하여 혼자서 부단한 임상실험을 통해 연구한 끝에 자신이 생각했던 <그것> <집단무의식>이라 칭한다. 이에 비해 프로이트가 말한 무의식 즉 인간의 개인적 경험들이 집적된 일종의 잠재의식을 <개인무의식>이라 불렀다.

그런데 융이 말한 이 <집단무의식>이 유식학에서 말하는 아뢰야식의 <한 부분>을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 흥미롭고 대단한 일이다.

 

그동안 내가 여러 스님들(관응스님, 각성스님, 혜거스님)께 들었던 유식강의와 법문을 종합해서 유식에서 말하는 번뇌의 본질 종류 부분만을 따로 간단히 정리 해 보았다.(물론 내 공부를 위해서 오래 전에 정리해 두었던 것이다.)

이 내용을 보면 우리가 막연히 생각하는 <번뇌의 정체>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또 우리가 별로 번뇌라고 느끼지 않았던 것들도 결국 번뇌였던 걸 알 수있다.

우리는 그것을 의식하건 못하건 계속 번뇌속에서 살고있는 것이다.

그래서 부처님은 우리를 <번뇌중생>이라고 하신 것 같다.

 

 

>강의내용 정리<

 

유식은 인간의 마음 즉 마음의 주체(心王) 8가지(8)로 나눈다.

-전오식(안식, 이식, 비식, 설식, 신식,), 6의식, 7말나식(manas-vijnana), 8아뢰야식(alaya-vijnana)

 

또 그 마음의 주체인 심왕법에 소유되어 활동하는 심리작용(心所)을 제6의식에 <51>, 7말나식에 <18>, 8아뢰야식에 <5>로 자세히 구분한다.

그런데 우리가 말하는 번뇌는 제6의식과 제7말나식에 있는 심소중의 일부이다.

 

6의식의 심소중에 있는 번뇌는 26가지다.

 

*6가지 근본번뇌

 

1)     (): 탐내는 마음

2)     (): 화내는 마음

3)     (): 어리석음, 착각, 무명

4)     (): 교만한 마음

5)     (): 의심하는 마음

6)     악견(惡見): 악한 견해로 5종류가 있다.

 

-         신견: 내 몸 밖에 모르는 견해(이성이 끊어지는 순간 이 신견만 남는다)

-         변견(단견): 사람은 죽으면 그만이다 라는 견해

-         사견: 인과를 믿지 않는 것

-         견취견: 자신의 견해만을 고집하는 것, 아견에 빠져 있는 것

-         계금취견: 잘못된 계율을 맹신적으로 지키는 것(인도 사람들이 소를 숭상하는 계율)

 

 

*20가지 수번뇌(근본번뇌가 일어날 때에 함께 따라서 일어나는 번뇌)

 

10가지 小 수번뇌

 

1)           (忿): 역경계에 닥쳤을 때 분개하고 분노심을 발하는 것, 울분

2)           (): 분심이 계속되어 원한의 독을 내는 것, 원한, 원망, 복수심

3)           ( ): 자기가 지은 잘못 죄악을 은폐시키는 것

4)           (): 분한을 계속하여 포악해 지는 것, 나쁜일을 굳게 고집하여 몸과 마음을 괴롭히는 것

5)           (): 질투 시기하고 샘내는 마음

6)           ( ): 아까와 하고 인색한 마음, 간탐심

7)           ( ): 남을 속이고 기만하는 마음, 가식적인 마음,사기치는 일

8)           (): 남에게 굽신거리고 아첨하는 삿되고 구부러진 마음

9)           (): 자비심이 없어 남을 해치고 피해주는 마음

10)       ( ): 교만하여 남을 업신여기는 마음

 

2가지 中 수번뇌

 

1)     무참( ): 부끄러움이 없는 마음

2)     무괴(無愧): 참괴하는 마음이 없는 것, 파렴치한 마음

 

8가지 大 수번뇌

 

1)     도거(掉擧): 들뜨고 산란한 마음

2)     혼침(惛沈): 무기, 혼미하고 어둡고 분명하지 않은 마음

3)     불신(不信): 정법을 믿지 않는 것, 남을 믿지 않고 의심하는 마음

4)     해태(懈怠): 게으르고 나태한 마음, 매사를 다음으로 미루는 자세

5)     방일(放逸): 제 멋대로 방종하는 마음

6)     실념(失念): 보고 들은 것을 잊어버리는 것, 건망증

7)     산란(散亂): 경계에 대해 마음이 흔들려 동요하는 것, 고요하지 않은 상태에서 생기는 마음 (cf.도거는 고요한 속에서 특히 참선중에 일어나는 생각 망상들)

8)     부정지(不正知): 바로 알지 못하고 곡해 왜곡하는 마음

 

 

7말나식의 심소에도 12가지 번뇌가 있으나 내용이 제6의식의 번뇌와 일치하는 것이 있다. 같은 번뇌라도 말나식의 번뇌는 그 뿌리가 더 깊고 지독하다고 볼 수 있다.

 

*4가지 번뇌

1)     아치(我癡): 진정한 자아(무아 공 아공 법공), 진리를 모르는 어리석은 마음

2)     아견(我見): ()가 있는 줄로 잘못알고 일으킨 소견, 자기주장, 고집

3)     아만(我慢): 자기가 잘났다는 교만,거만, 자기 우월감

4)     아애(我愛): 자아에 대한 집착, 애착 , 자기만을 최고로 여겨 사랑하는 이기심

 

 

*8가지 大 수번뇌

 

6의식의 20 수번뇌중 <8가지 大 수번뇌>와 같다.

 

:도거, 혼침, 불신, 해태, 방일, 실념, 산란, 부정지

 

 

출처 : 법사스님들(관응스님, 각성스님, 혜거스님)의 유식강의 중에서...

 

<내용중에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본인이 강의내용을 잘못 이해한 것이지 결코 존경하는 법사스님들의 허물이 아님을 분명히 밝혀둔다.>

 

염화실 이경란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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