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어(法語)

拈花微笑

通達無我法者 2008. 8. 18. 09:20
 

 

공불기 2549년. 6월. 13일/무비스님

 

     염화미소의 소식은.....

  부처님이 이야기한 삼처전심중의 하나인 拈花微笑(염화미소)에 대해서 말씀드릴까 합니다.

   이것 역시 어디든지 에서 제일 많이 만나는 부처님의 삼처전심중의 하나가 아닐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제가 운영하는 카페 이름도 염화실이고, 또 각 사찰마다 조실스님의 방 이름을 염화실. 또는 주실. 이렇게 표현을 하는데, 대개 염화실 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지요.

   제가 범어사의 조실이라서 염화실 이아니라, 바로 제 옆방이 조실스님 방이기 때문에, 그래서 이 집 이름을 염화실 이라고 하는 현판을 붙여 놨을 뿐입니다.

   거기에 대해서 오해가 없기를 바라고요. 이 염화는 너무 많이 알려진 이야기만, 그래도 꼭 한번 짚고 넘어가야할 내용이기 때문에,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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拈花示衆(염화시중). ←꽃을 들어서 대중들에게 보이다. 또 拈花微笑(염화미소). ←꽃을 들어서 대중에게 보이니까, 가섭이 미소하다. 하는 것을 합해서 拈花微笑 라고 되어 있지요.

   이것은 법화경 이야기와 열반경 이야기의 내용들을, 조합을 해서 구성을 한 것입니다.

   뭐 그대로 경문에 다 나와 있는 것은 아니예요. 앞에서 말씀드렸던, 부처님의 그 다른 이야기도 그렇게 경문 그대로 나와 있는 경우도 흔히 있지만, 그 어떤 선사들이, 어떤 선적인 표현이 될만한 것을, 경에서 모아 가지고 대개 그것을 재구성한 것이지요. 대개 그런 것입니다. 이 염화미소도 역시, 그런 類(류)의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언젠가 말씀드렸지만, 우리가 지금 “선불교”  “선불교”하는 그 선불교는 사실, 달마스님께서 중국에 건너온 그 이후부터, 태동하기 시작을 했습니다.

   그래서 중국에 와서는 육조스님 밑으로, 그 다음에 크게 발전을 하기 시작을 해서 오늘 날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부처님의 가르침 속에서, 다시 말해서 경전 속에서 어떤, 선적인 그런 내용이 있더라도, 그것은 뒷 선사들이, 재구성한 것으로 그렇게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지요. 염송에는 그렇게 되어있습니다.

세존께서 영산회상에서 설법을 하시는데, 하늘에서 네 가지의 꽃이 비처럼 내렸다. 그래서 세존께서 그 꽃을 들어올려 대중들에게 보이자, 가섭이 빙그레 웃었다.

   이에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나에게 定法眼藏(정법안장)이 있는데 마하가섭에게 전해주노라.” 이렇게 되어있습니다.

定法眼藏이라고 하는 것은, 바른 안목의 창고다. 라고 하는 그런 표현인데, 부처님께서 진리를 깨달으신, 그 깨달음의 안목 그대로를 마하가섭에게 전해준다. 이런 말이거든요.

   부처님이 꽃을 들어 보이니까, 대중들은 가만히 있었는데, 가섭존자만 빙그레 웃었다. 그래서 그 꽃 든 소식을 알게 됐다.

꽃을 들어 보인 의미를 알았다. 꽃을 들어 보인 낙처를 알았다. 여러 가지로 표현 합니다.

   가섭의 미소가 그렇다는 것이지요. 그것은 두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그런 내용이라고, 우리가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마는.

   또 이것을 아무나 말할 수 없다. 이렇게 꼭 문을 닫아걸 수 없는 것이 불교입니다.

   아무리 높은 분들이, 높은 이야기를 했다손 치더라도, 그것을 어떻게 하더라도 문을 열고, 좀 흠집을 내는 한이 있더라도 그것을 좀 이해하려고 하는 그런, 우리들의 노력이 꼭 필요하고, 그것이 또 가능한 것이기도 하고요.

   그냥 그대로 그들의 일이다고만 밀쳐두면, 우리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어지는 것이지요.

   좀 건방스럽고, 좀 객기가 섞인 그런 무엇이 보이더라도, 한 번 이런 것들을 우리가 擧量(거량)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들추어서 이해하려고 하는 노력이 필요 하지요.

   저는 간간히 염화미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부처님이 당연히 그럴 수 있는 것이죠.

   꽃을 들어 보일 수 있는 것이고, 안경을 들어 보일 수 있는 것이고, 연필을 들어 보일 수 있는 것이고, 책을 들어 보일 수 있는 것이고...

   그렇게 들어 보이는 그 사실! 무엇이든지, 꽃이 아니라도 아무 상관없습니다. 마침 부처님께 올려놓은 꽃이 있으니까, 그 꽃...

가장 손쉽지 않습니까? 손만 뻗으면 닿는 그 장소에 꽃이 있으니까... 거 뭐 요즘 큰스님들처럼 근사하게 무슨 이렇게 차려놓고, 주장자를 떠~억 짚고, 폼을 재가면서...

부처님이 어떻게 그렇게 하셨겠어요? 그렇게 않했죠.

   그냥 부처님께 꽃을 공양 올리니까, 손만 뻗으면 닿는 곳에 꽃이 있어서, 그저 꽃을 이렇게 들어서 보였죠. 연필이 있으면 연필을 보였을 것이고, 안경이 있었으면 안경을 들어보였을 것이고, 책자가 있었으면 책자를 들어서 보였을 것입니다.

   그저 들어 보인 그 사실이 중요한 거예요. 거기에 의미가 있다면, 있는 것입니다. 사실 있습니다.

   바로 우리가 어떤 아주 간단한 행위라 하더라도, 그 간단한 행위를 하는 그 일! 그 사실! 꽃을 드는 그 사실에는, 어쩌면 온 우주가 같이 들렸을 것입니다.

   누가 그런 글을 썼죠. 하나의 나뭇잎이 흔들릴 때, 나는 전 우주가 흔들림을 보았노라. 이런 표현이 있는데, 그것도 역시 이 염화미소! 염화시중에 근거를 했다 해도 크게 빗나간 이야기는 아니지요.

   꽃 한 송이를 들어 보였을 때, 온 우주가 그 꽃과 함께 들려짐을 우리가 봐야 되는 것이고, 또 어쩌면 가섭존자는 그것을 보았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빙그레 웃었지요.

   그 빙그레 웃었다는 것은 또 무슨 의미냐? 부처님이 꽃을 들어 보이는데, 거기에 또 가자~앙 간결한, 간소한. 禪은 언제나 첫 째 조건이 간소. 간결하고 소박한 이것이 첫 째 조건이거든요.

   가자~앙 간소한 그런 반응이지요. 가자~앙 간소한 반응입니다. 손을 흔들 수도 있습니다. 또 주먹으로 마루를 쾅 칠 수도 있습니다. 또 춤을 한번 너울너울 출 수도 있습니다.

   또 중국의 선사들이 했듯이, 부처님이 꽃을 처~억 이렇게 들어 보였을 때, 뚜벅뚜벅 걸어가서 부처님의 멱살을 잡고, 끌어 내리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또 거기에 올라갈 수도 있습니다.

   그런 예들을 많이 보였지요. 이런 것들을 잘 들어 두시면, 선문을 이해하는데 아주 좋은 힌트가 되리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렇게 가자~앙 간결한 반응을 해 보인 것이지요.

   미소! 정말 微微笑(미미소)지요. 소리 없이 빙그~으시 웃어 보였다고 하는, 저~언혀 누구의 작품인지는 모르지만, 아주 기가 막힌 작품입니다.

   부처님이 다른 것을 든 것이 아니라 꽃을 들어 보였고, 가섭존자는 빙그~으레 웃었다. 아~아무 소리 없이, 뭐 소리를 내면서 허허허 이렇게 소리를 내면서 웃는 것도 아니지요.

   또 어떤 데는 파안대소. 이런 표현도 했는데, 破顔大笑가 아닙니다. 微笑지요. 빙그~으레 소리 없이 표정 없이, 그렇게 웃어 보이는 가자~앙 간결하면서, 소박하면서 그 속에 깊고 그윽한 뜻이 담겨있고, 그러면서도 아주~우 高俊(고준)하고 권위가 있고 위엄 있고, 그리고도 지그~윽히 자연스럽고, 그러면서도 모~오든 속된 기운이 다~아 떨어져버린 脫俗(탈속)! 바로 脫俗 그 자체!

  그리고 그것은, 제가 아까 꽃이 있으니까 꽃을 들어 보였다 그랬는데, 그렇습니다.

   수~우많은 변화가 가능한 거죠. 고정된 어떤 규칙은 없습니다. 禪에서 고정된 규칙은 이건 아주 제일금물 이예요. 제~에일 금물입니다. 그래서 무한한 변화가 가능한 것이 또한 선이고, 그렇게 간결하고 소박한 것이 또한 선이고, 그러면서 깊고 그윽한 그런 맛이...

   우리는 그 깊이가 어디인지 모를 정도로, 그 높이가 어디까지인지 모를 정도의 그런 높고 깊음이, 그 속에 도사리고 있는 이런 것들이, 선으로 표현한 우리 삶의 한 표현이고, 또 진리의 한 표현이고, 모든 존재의 한 표현인데, 선적 표현은 주로 그런 모습으로 나타난다하는 것을 우리가 알 수가 있습니다.

   염화미소에 대해서는 과거에도 수많은 조사스님들이, 거기에 뭐라고... 워낙 환희심 나는 대목이잖습니까? 그러니까 거기서 뭐라고, 뭐라고 시를 쓰고, 또 그걸 가지고 법문을 하고 많이 합니다.

   지금 선지식들도 법문을 하지요. 저보고 선 법문 하라면 당장에 이걸 기지고 하고 싶습니다.

   지금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 염화미소는 중요한 것이지요.

   선 법문으로서 第一條 라 해도, 과언이 아닐 그런 내용입니다. 그래서 이 시간에는 염화미소에 대해서 나름대로 표현해 드렸고, 많은 분들이, 이리저리 언급을 하고 자신들의 소견을 피력한 것이 많지만, 일일이 소개해 드리지 못합니다. 오늘은 염화미소를 말씀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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