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습관』 정무 스님의 사람 사는 이야기... 사기순 엮음
1장.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평생토록 갚아도 다 갚을 수 없는 부모님 은혜
부처님께서는 [대보부모은중경]에서 길가의 뼈 무더기에 예배를 한 뒤에
무게와 색깔을 통해 남자의 뼈인지 여자의 뼈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검고 가벼운 뼈가 여자의 뼈라고 하시면서 그 이유를 일일이 설명해 주십니다.
아울러 부모님의 열 가지 은혜를 상세하게 설해 주십니다.
첫째, 아이를 배어 열 달 동안 품고서 지키고 보호해 주신 은혜(廻眈守護恩),
부모 자식 인연은 다겁 생에 걸친 소중한 인연입니다.
잉태한 그 순간부터 이전 여러 생에 걸친 인연을 생각하고
뱃속의 아기를 위하여 어머니가 얼마나 조심하는지 모릅니다.
열 달 동안 앉을 자리,
설 자리를 알고,
좋은 것만 보고
좋은 소리만 들으려 애쓰고,
뱃속의 아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정성을 쏟으시니
그 은혜를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둘째, 아이를 낳으실 때 고통을 받으시는 은혜(臨産受苦恩),
예전에는 아기를 낳기 전에 고무신을 거꾸로 놓고 산실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어머니가 죽을 각오를 하고 아기를 낳는 것입니다.
아기 낳는 고통에 대해서는 세상의 어머니들이 더 잘 알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 생일 풍속도를 바로잡아야 합니다.
생일은 본인이 태어난 날이기에 앞서 어머니께서 고생스럽게 낳아 주신 날입니다.
그런데 제가 잘나서 태어난 양 친구들과 생일파티하고 즐기느라 어머니는 안중에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생일 노래를 보면 ‘축하합니다’라고 그날 태어난 당사자를 위해 노래를 해주는데,
어머니 수고에 ‘감사합니다’라고 바꿔야 옳습니다.
나는 일찍이 생일축하노래를 바꾸어서 불자들에게 부르게 했습니다.
질서를 여기서부터 잡아야 합니다.
생일날 어머니께 큰절을 올리면서 낳아주신 데에 대해 감사하며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려야 할 것입니다.
결혼해서는 시부모, 장인 장모에게 먼저 감사 인사를 하고, 선물을 해드려야 합니다.
셋째, 자식을 낳고 근심 걱정을 버리신 은혜(生子忘憂恩),
아이가 태어났을 때 부모가 제일 먼저 확인하는 것은
손가락 발가락이 제대로 붙어 있나,
어디 이상한 점은 없는지 살펴보고 나서야 비로소 근심 걱정이 없어집니다.
넷째, 쓴 것은 삼키시고 단 것은 뱉어 먹이시는 은혜(烟苦吐甘恩),
맛없는 것은 당신이 드시고 맛있는 것은 자식에게 먹이는 게 부모 마음입니다.
지금의 40대 이상, 절대적으로 빈곤했던 시절을 보냈던 분들은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을 것입니다.
어머니가 당신은
생선이나 고기를 싫어하신다면서
한 점도 안 먹고 자식 밥숟가락 위에 얹어주시던 모습을 말입니다.
다섯째, 마른 데로 아이 누이시고 젖은 자리 누우시는 은혜(廻乾就濕恩),
이 대목에 이르면 어버이 노래가 절로 생각나지 않습니까?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고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하시네.’
스스로 국보라고 칭하였던 양주동 선생이 작사한 어버이 노래가 실은 부모은중경을 축약시켜 놓은 것입니다.
옛날에는 주거환경이 열악했기 때문에 자식이 잘 자고 있는지, 이불은 잘 덮고 자는지 살펴보느라
정작 부모님은 단잠을 못 주무시고, 뒤척이셨던 것입니다.
여섯째, 젖을 먹여서 길러주신 은혜(乳哺養育恩),
젖은 흰 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식은 어머니의 피를 먹고 자라는 것입니다.
그 은혜를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일곱째, 깨끗하지 못한 것을 씻어주신 은혜(洗濯不淨恩),
요새처럼 수도꼭지 틀면 뜨거운 물이 철철 나오는 것을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엄동설한에 고무장갑도 없는 상황에서 맨손으로 똥 기저귀를 빨고,
장작 때서 목욕물 데워 씻어주시기 위해서 얼마나 고생이 심했을까 생각해 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덟째, 자식이 멀리 나가면 걱정하시는 은혜(遠行憶念恩),
예나 지금이나 부모 심정은 똑같습니다.
어린아이 때는 말할 것도 없고 다 큰 자식도 걱정입니다.
자식 학원 보내놓고도 잠 못 자면서 기다리고, 아들 군대 보내놓고도 전전긍긍합니다.
자식이 집밖에 나가는 순간부터 걱정하는 게 부모 마음입니다.
그런데 자식들은 제 할 일에 바빠서 싸돌아다니면서도
집에서 걱정 근심하시는 부모님 생각은 전혀 하지 않습니다.
전화 한 통이면 잠시 부모님 걱정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데도 무심하기만 합니다.
그 또한 불효임을 알아야 합니다.
아홉째, 자식을 위하는 마음으로 나쁜 업을 행하시는 은혜(爲造惡業恩),
굶는 자식 놔두고 도둑질하지 않는 부모는 없다고 합니다.
누가 악업을 지어 지옥 갈 것을 좋아하겠습니까?
나쁜 일인 줄 알면서도 자식을 위해서 도둑질도 하고 거짓말도 하고,
남들이 손가락질 하는 모진 직업을 가질 수도 있는 것이 부모입니다.
자식을 위해서라면 지옥이 아니라 그보다 더한 곳도 갈 수 있는 게 부모입니다.
몇 년 전에 아기 분유를 훔친 아버지의 기사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그러니 스스로 열심히 노력해서 자주적이고 주체적으로 잘 살아감으로써
부모로 하여금 아무런 걱정을 하지 않고, 악업을 짓지 않게 해드리는 것도 큰 효도입니다.
열째, 끝없는 자식 사랑으로 애태우시는 은혜(究竟憐愍恩),
어버이의 사랑은 깊고 끝이 없어서 목숨이 다해야 비로소 끝날지도 모른다는 내용입니다.
이 열 번째 부모의 은혜와 딱 맞는 내용이 수원 용주사 천보루의 주련에 담겨 있습니다.
백 살 된 어머니가 여든 살 된 자식 걱정에 차마 눈을 감지 못한다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공간강산일체쾌(空看江山一挮快) 마음 비우고 강산을 보니 모든 시름 사라지네.
모년일백세(母年一百歲) 어머니 나이가 백 살이라도
상우팔십아(常憂八十兒) 항상 팔십 먹은 아들 걱정하네.
욕지은혜단(欲知恩惠斷) 그 은혜 언제나 끝날거나.
명진시분리(命盡始分離) 목숨이 다해야 비로소 끝날까.
부대동풍자유춘(不待東風自有春) 동풍 기다리지 않아도 봄이 오면 스스로 불어오네.
이 주련의 내용은 그림으로도 표현되어 있는데,
백 살 먹은 어머니가 임종에 다다라 방으로 들어가는데 디딤돌 위에 한 발자국 떼면서 뒤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뒤에서 팔십 먹은 아들이 울면서 따라오는데, 아들의 허리가 더 꼬부라졌습니다.
어머니는 백 살이 먹었어도 아들을 위해 허리가 꼬부라질 수가 없습니다.
자녀를 지도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늙었어도 꼿꼿하게 허리를 펴고 있는 것입니다.
부모에게 자식은 아무리 나이가 들었어도 자식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도 그런 말을 했거나 들은 적이 있을 것입니다.
“자식이 눈에 밟혀서 어떻게 죽나.”
“자식을 위해서라도 온 힘을 내서 살아야지. 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다.”
“어린 자식들 때문이라도 내 건강 내가 챙겨야겠다.”면서 기를 쓰고 살아가는 게 부모입니다.
그런데 자식들은 어떻습니까?
요즘은 초등학생 고학년만 되어도 부모 뜻을 어긴다고 합니다.
그뿐입니까?
필리핀이나 제주도 등 생면부지의 장소에 부모를 버리는 패륜을 저지르는 이들도 있다고 합니다.
천벌을 받을 일입니다.
이게 다 사회적으로 은혜 갚는 도리를 가르치지 않은 과보입니다.
여러분,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 할머니들, 어머니들은 일생 동안 자식들을 위해 헌신했습니다.
물론 오늘날 젊은 여성들 가운데 자식 내버리고 모질게 집 나가는 이들은 예외입니다.
불교에서는 여자 신도들을 ‘보살’이라고 부릅니다.
헌신적으로 시부모, 남편을 섬기며 자식을 기르고, 이웃에 봉사하는 여성 불자들을 일러
보살이라 부르는 것을 보고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성 불자들은 깨달음을 성취하였으되,
정(情)이 많아서 중생들을 보살피며 고통을 없애주고 즐거움을 주는 관세음보살,
지장보살 같은 분들의 칭호를 받기에 충분하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겠습니까?
부모님의 열 가지 은혜도 알았고, 부모님의 희생적인 삶을 알았으니 효도해야겠지요.
그런데 예부터 효도를 그렇듯 강조한 것을 보면, 효도하는 이들이 드물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내리사랑이라 해서 자식은 끔찍이 아끼고 사랑하면서도 부모의 은혜는 저버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더욱 철저하고 제대로 된 효도 교육이 필요한 것입니다.
부모은중경, 부모님의 열 가지 은혜(父母 十種大恩)를 여러 번 읽고 또 읽어서 뼛속 깊이 새겨야 합니다.
부모은중경은 단순히 불교 경전 중의 하나가 아니라
부모와 자녀를 동시에 사람답게 만들어주는 최고의 인간교과서입니다.
부모의 은혜, 동시에 모든 이의 은혜를 아는 사람을 만들면 인간 교육 다 됩니다.
말을 물가에 데려갈 수는 있어도 억지로 물을 먹일 수는 없고,
장인이 기술을 전수할 수는 있어도 솜씨까지 줄 수는 없으며,
성인이 길을 가르쳐 줄 수는 있어도 실천하고 안 하는 것은 개개인에게 달려 있습니다.
부모에 대한 효를 강조하는 것은 종교적 교설을 뛰어넘는 것입니다.
효도는 백행의 근본이요, 백 가지 선업의 근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부모에 불효하는 업을 지으면 그 어떤 선업을 지어도 소용이 없다는 말씀 또한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Tip. 10가지 부모님 은혜
1. 아이를 배어서 지키고 보호해 주신 은혜(태교)
2. 낳을 때 고통 받으신 은혜(자연분만)
3. 자식을 낳고서야 근심을 잊으신 은혜(인욕)
4. 쓴 건 삼키고 단것은 뱉어 먹여준 은혜(양육)
5. 진자리 마른 자리 갈아 누이신 은혜(양보)
6. 젖먹이고 사랑으로 길러주신 은혜(모유)
7. 더러움을 씻어주신 은혜(봉사)
8. 멀리 떠나가면 근심 걱정하신 은혜(연민)
9. 자식을 위해서는 모진 일도 하시는 은혜(헌신)
10. 임종 때도 자식 위해 근심하신 은혜(모성).
※ 주문안내 : 불광 출판부 전화 주문 ☎ 02- 420-3200 . (FAX) ☎ 02-420-3400 / 정가 ; 12,000원 |
출처 :불자모임광장 원문보기 글쓴이 : 통달무아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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