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능엄경(楞嚴經)

능엄경 제9권

通達無我法者 2007. 7. 9. 13:16

-아수라의 세계

또 아난아, 이 삼계 가운데 다시 네 가지 아수라의 무리가 있으니
   만약 귀신의 길에서 보호한 공덕으로 신통을 얻어 공한 경지에 들어간
   이러한 아수라는 알에서 생겨나며 귀신의 세계에 간섭받는다.
   만약 하늘 가운데에서 덕이 모자라 아래로 떨어져서
   그가 거처하는 곳이 해나 달을 이웃한 이러한 아수라는
   태에서 생겨나나니 사람의 세계에 간섭받으며,
   어떤 수라왕은 세계를 집착하여 지켜서 힘이 세고 두려움이 없어서
   범왕과 제석천과 사천왕과도 세력을 다투나니
   이러한 아수라는 변화로 인하여 생겼으므로
   하늘의 세계에 간섭받느니라.

   아난아, 그 밖에 따로 한 등급 낮은 아수라가 있으니
   큰 바닷속에서 생겨나 수혈구(水穴口)에 잠겨 있으면서
   아침에는 허공에 돌아다니다가 저녁에는 물로 돌아와서 자곤 한다.
   이러한 아수라는 습기로 인해 생겨났으므로 축생의 세계에 간섭받느니라.

   아난아, 이와 같이 지옥.아귀.축생.인간.신선.하늘.아수라 등
   일곱 세계의 길을 정밀하게 연구해 보면
   모두가 어둡고 잠긴 작용이 있는 현상들이다.
   허망한 생각으로 생을 받고 허망한 생각으로 업보를 따르지만,
   오묘하고 원만하게 밝은 작용이 없는 본래 마음은
   모두가 허공의 헛꽃과 같아서
   원래 집착할 것이 없고
   다만 하나의 허망함뿐이어서
   다시 어떠한 근거나 실마리가 없느니라.

   아난아, 이 모든 중생들이 본래의 마음을 알지 못하여
   이렇게 윤회를 하면서 한량없는 세월을 지내도록
   참되고 깨끗함을 증득하지 못하는 것은
   모두 살생과 훔치는 일과 사음을 따르기 때문이니
   이 세 가지를 범하지 아니하면
   또한 살생과 훔치는 일과 사음이 없는 데에 태어난다.

   이와 같은 것이 있으면 ‘귀신의 무리’라고 하고,
   없으면‘하늘’이라고 하나니
   있고 없는 데를 서로 왔다갔다하면서 윤회하는 성품을 일으킨다.
   만약 삼마지를 묘하게 발명할 수 있게 되면
   오묘한 성품이 항상 고요해서 있는 데나 없는 데가 모두 없어지고
   나아가 없어졌다는 그것마저도 없어지고,
   오히려 살생하지 않고 훔치지 않고
   사음하지 않는 것까지도 없어질 것이거늘
   어찌하여 또다시 사음이나 살생이나 훔치는 것을 따르는 일이 있겠느냐?

   아난아, 세 가지 업인을 끊지 못하는 것은
   제각기 사사로운 생각이 있기 때문이니
   제각기 사사로운 마음이 있으므로
   모든 사사로움이 같은 분한에 정해진 곳이 없지 아니하니라.
   이는 모두 부질없는 생각으로부터 발생하나니
   부질없는 생각이 생기는 것은
   원인이 없으므로 찾아서 궁구할 수도 없느니라.

   네가 힘써 수행하여 보리를 얻고자 한다면 세 가지 의혹을 끊어야 할지니,
   세 가지 의혹을 끊지 못하면 비록 신통을 얻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모두가 세상의 작용이 있는 공용(功用)이다.
   습기를 없애지 못하면 마구니의 세계에 떨어질 것이다.
   비록 그 허망함을 제거하고자 하더라도 허위(虛僞)만 더하게 되나니
   부처님께서 가련하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너의 허망한 것은 네 자신이 지은 것이지 보리의 허물이 아니니라.

   이와 같은 말은 바른 말이라 할 것이요, 만약 이와 다르게 말하는 것은 곧 마왕의 말이니라.“

오십 가지 마구니의 장난을 설하시다
그때 여래께서 법회를 마치려고 하시다가 사자 모양의 의자에서 칠보의 안석을 잡아당기시어
자금산 같은 몸을 돌려서 다시 기대앉으시고 대중과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배울 것이 있는 연각과 성문들이 오늘날 생각을 돌이켜
   큰 보리인 가장 높고 오묘한 깨달음에 나아가려 하므로
   내가 지금 이 참다운 수행의 방법을 말하였거니와
   너는 아직도 사마타와 비바사나를 닦을 적에
   아주 작은 마구니의 일들이 앞에 나타나는 것을 알지 못하고 있구나.
   만약 마구니의 경계가 앞에 나타나는 것을 너희들이 알지 못하면
   마음을 닦음이 바르지 못해서 삿된 소견에 떨어지게 되리니,
   혹은 너의 오음에서 일어나는 마구니이거나 아니면 혹 천마이거나
   또는 귀신이 붙거나 도깨비를 만나게 될 것이다.

   마음이 밝지 못하여 도적을 아들인 양 잘못 인정하며,
   또는 그 가운데 조그만 것을 얻고는 큰 것을 얻은 양 만족을 느끼면,
   마치 제사선천(第四禪天)에서 무문비구(無聞比丘)가 성과를 증득하였다고
   거짓말을 하다가 하늘의 과보가 이미 다해서 쇠잔한 모양이 앞에 나타났을 때,
   아라한도 다시 몸을 받는 일이 있다고 비방하다가 아비지옥에 떨어진 것과 같나니,
   너는 자세히 들어라. 내가 지금 너를 위해 자세하게 분별하여 설명하리라.“

아난이 일어나서 그 모임 가운데 더 배워야 할 자들과 함께 기뻐하며 이마를 대어 절하고
삼가 자비하신 가르침을 들었다.

부처님께서 아난과 모든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아야 한다. 번뇌가 있는 세계에 열두 종류의 중생들이
   오묘하고 밝은 본래 깨달음의 맑고 원만한 마음의 실체는
   시방의 모든 부처님과 둘도 아니요 다른 것도 아니건만,
   너희들이 허망한 생각으로 말미암아 진리를 미혹하게 한 탓인지라 어리석은 애욕이 발생하고,
   그 애욕이 발생함으로 인하여 두루 미혹해지기 때문에 공한 성품이 있게 되었거늘
   변화하고 미혹함이 그치지 아니하여 세계가 생긴 것이다.

   그렇다면 이 시방의 작은 티끌처럼 많고 많은 국토가 번뇌가 끊기지 않는 이유는
   모두가 미혹하고 어리석은 허망한 생각을 편안히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니라.

   마땅히 알아야 한다. 허공이 너의 마음 속에서 생기는 것이
   마치 한 조각 구름이 맑은 하늘에 일어나는 것과 같거늘
   더구나 허공 속에 있는 모든 세계야 말할 필요도 없지 않겠느냐?

   너희들 중에 어느 한 사람이라도 참다운 것을 발하여 근원으로 되돌아가면
   시방의 허공이 모두 다 소멸하리니 어떻게 허공 속에 있는 국토가 찢어지지 않겠느냐?

   너희들이 선정을 닦아 삼마지를 장엄하여 시방의 보살들과 번뇌가 끊어진 큰 아라한들로
   마음의 정기가 서로 통하고 합해져서 당처(當處)가 고요하고 맑아지면
   모든 마왕과 귀신과 모든 범부천(凡夫天:魔王天)은 그들의 궁전이 까닭 없이 무너지고
   큰 땅덩이가 갈라지고 터져서 물이나 육지에 사는 것들과 하늘을 나는 무리들이
   놀라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음을 보게 되리라.

   마구니들은 어둡고 어두워서 세상이 변천해 가는 것을 느끼지 못하지만
   저들은 모두가 다섯 가지 신통을 증득하였고 오직 누진통만 증득하지 못하였으므로
   티끌 세상을 그리워하는 것이니 어찌하여 너로 하여금 그들의 처소를 허물어뜨리도록 놓아 두겠는가?
   그러므로 귀신과 모든 천마와 도깨비나 요정들이 몰려와서 삼매 속에 들어 있는 너를 괴롭히는 것이니라.

   그러나 저 모든 마구니가 비록 크게 성내더라도
   저들은 번뇌 속에 살고 있고 너는 오묘한 깨달음 속에 있으므로,
   마치 바람이 빛을 불고 칼로 물을 베는 듯하여 조금도 저촉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며,
   너는 끓는 물과 같고 저들은 꽁꽁 언 얼음과 같아서
   더운 기운이 점점 가까이 가면 저 얼음은 곧 녹아 없어질 것이다.

   부질없이 신통력만을 믿는다고 하더라도 다만 그것은 객체일 뿐이므로
   성취하거나 깨뜨려 어지럽히는 것은
   네 마음 속에 있는 오음(五陰)의 주인에게 달려 있느니라.

   오음의 주인이 만약 혼미해지면 손님이 그 틈을 노리겠지만,
   그때를 당해서 선나를 깨달아 미혹함이 없으면
   저 마구니들은 너에게 어떻게 하지 못할 것이다.

   오음이 사라지고 밝은 데로 들어가면
   곧 저 삿된 무리들은 모두 어두운 기운을 받은 자들이니
   밝은 것이 어두운 것을 무너뜨릴 수 있으므로 가까이 가면 저절로 사라질 터인데
   어떻게 감히 머물러 있으면서 선정을 어지럽힐 수 있겠느냐?

   만약 분명하게 깨닫지 못해서 오음에 미혹되면
   너 아난은 반드시 마구니의 자식이 되어서 마구니의 사람이 될 것이다.
   마등가 같은 경우는 매우 졸렬한 편이었지만
   그는 오직 주문만 가지고서도 너를 홀려서 부처님의 계율을 깨뜨리려고 하였었다.
   팔만 가지 행동 가운데 오직 한 가지 계율만 무너뜨리려는 것이었으나,
   마음이 깨끗하였으므로 그래도 빠져들지는 아니하였거니와
   저 마구니들은 너의 보배로운 깨달은 몸을 무너뜨리기를
   마치 재상의 집이 갑자기 가산을 몰수당하여 완전히 무너져내려
   구원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과 같느니라.

 

 

-색음(色陰)에서 생겨나는 열 가지 장애

 아난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네가 도량에 앉아서 모든 생각이 사라지고 그 생각이 만약 다 끊어진다면
   모든 생각을 여의어서 정밀하고 밝아지며 움직임과 고요함이 변하지 않고
   기억하고 잊음이 한결같아져서 그러한 경지에 머물며 삼마지에 들어감이
   마치 눈 밝은 사람이 매우 어두운 곳에 있는 것과 같아서
   정밀한 성품은 오묘하고 깨끗하나 마음은 아직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것과 같으니
   이것을 이름하여 ‘색음의 구역’이라고 하느니라.

   만약 눈이 밝고 맑아 시방이 환하게 열리면 다시는 어두워지거나 캄캄해지지 않으리니
   그것을 이름하여 ‘색음이 다 없어졌다’고 할지니
   그 사람은 곧 겁탁을 벗어날 수 있으리라.
   그 까닭을 살펴보면 견고하고 허망한 생각으로 근본이 되었기 때문이니라.

   아난아, 그러한 가운데 있으면서 오묘하고 밝은 성품을 정밀하게 연구하여
   사대[地.水.火.風]가 서로 얽히지 않으면 잠깐 동안 몸이 걸림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니
   이는 정밀하고 밝은 성품이 앞 경계에 흘러 넘친다고 이름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다만 수행의 힘으로 잠시 그렇게 된 것이지 성인이 되었다는 증거는 아니다.
   성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내지 않으면 훌륭한 경계라고 하겠지만
   만약 성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곧 많은 마구니들의 유혹을 받게 되리라.

   아난아. 또 이러한 마음으로 오묘하고 밝은 성품을 정밀하게 연구하여
   그 몸이 안으로 밝게 통하면 이 사람은 홀연히 몸 속에 있는 요충이나 회충을 집어내더라도
   몸의 형태는 완연하여 조금도 상처가 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정밀하고 밝은 성품이 몸에 넘쳐 흐르기 때문이니,
   이는 다만 수행의 힘으로 인하여 잠시 그렇게 된 것이지 성인이 된 증거는 아니다.
   성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내지 않으면 훌륭한 경계라고 하겠지만
   성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곧 많은 마구니들의 유혹을 받게 되느니라.

   또 이러한 마음으로 안과 밖을 정밀하게 연구하면
   그때 혼백과 의지와 정신이 이 몸과 마음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모두를 거두어들여 서로 손님이 되기도 하고, 주인이 되기도 하여
   홀연히 공중에서 설법하는 소리가 들리기도 하며
   혹은 시방에서 은밀한 이치를 말하는 것도 듣게 될 것이다.
   이는 정신과 혼백이 번갈아가며 떨어졌다 합쳤다 하면서 착한 종자를 성취시킨 것으로
   잠시 그렇게 된 것이지 성인이 된 증거는 아니다.
   성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면 훌륭한 경계라고 하겠지만
   성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곧 많은 마구니의 유혹을 받게 되느니라.

   또 이러한 마음으로 맑게 드러나고 통하여 안에서 일어난 광명이 발하여 밝아지면
   시방세계가 두루 염부단금 빛으로 변하며 모든 종류가 부처님의 모습으로 변화해서 
   그때 문득 비로자나부처님이 천광대(天光臺)에 앉아 계시고 일천 부처가 주위에 둘러 있으며,
   백억의 국토와 연꽃이 동시에 나타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이는 마음의 영혼이 신령하게 깨달음에 물들어 그 마음의 광명이 밝아져서
   모든 세계를 비추는 것인데 잠시 그렇게 된 것이지 성인이 된 증거는 아니다.
   성인이 되었다는 마음을 내지 않으면 훌륭한 경계라고 하겠지만
   성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곧 많은 마구니의 유혹을 받게 되느니라.

   또 이러한 마음으로 오묘하고 밝은 성품을 정밀하게 연구해서 끊임없이 관찰하여
   잡념을 억제하고 항복 받아 제지[認定]하는 것을 뛰어넘으면
   그때 홀연히 시방의 허공이 일곱 가지 보배의 색깔이 되기도 하며
   혹은 온갖 보배의 색깔이 동시에 두루 가득하되
   서로 걸리지 않아서 푸르고 누렇고 붉고 흰 빛이 각각 순수하게 나타날 것이다.
   이는 억제하는 공부의 힘이 분수에 넘친 것으로 잠시 그렇게 된 것이지 성인이 된 증거는 아니다.
   성인이 되었다는 마음을 내지 않으면 훌륭한 경계라고 하겠지만
   성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곧 많은 마구니의 유혹을 받게 되느니라.

   또 이러한 마음으로 연구하여 맑고 환하게 밝아져서 정밀한 빛이 산란하지 아니하면
   갑자기 밤중에 어두운 방 안에서 갖가지 물건을 보되 대낮과 다르지 않으며
   어두운 방 안의 물건들도 없어지지 않으리니,
   이것은 마음이 세밀하여 보는 능력이 치밀하게 맑아져서 어두운 데까지 통해 보는 것인데
   잠시 그렇게 된 것이지 성인이 된 증거는 아니다.
   성인이 되었다는 마음을 내지 않으면 훌륭한 경계라고 하겠지만
   성인이 되었다는 마음을 갖게 되면 곧 많은 마구니의 유혹을 받게 되느니라.

   또 이러한 마음으로 텅 비고 원융한 데에 원만하게 들어가면
   온몸이 홀연히 풀이나 나무와 같아져서 불로 태우거나 칼로 베어내도 조금도 아픔을 느끼지 못하며
   또는 불이 태울 수도 없으며 비록 그 살을 깍더라도 마치 나무를 깎는 것과 같으리니,
   이것은 정밀하게 수행하여 다섯 가지 대상인 물질을 떨쳐버리고
   사대(四大)의 성품을 밀어내서 한결같이 순수한 경지를 향하여 들어간 때문이니
   잠시 그렇게 된 것이지 성인이 된 증거는 아니다.
   성인이 되었다는 마음을 내게 되면 곧 많은 마구니의 유혹을 받게 되느니라.

   또 이러한 마음으로 깨끗함을 성취하여 마음을 깨끗이 한 공부가 지극하면
   문득 큰 땅덩어리와 시방의 산과 강이 모두 다 부처님의 나라를 이루며
   일곱 가지 보배를 다 갖추어서 광명이 두루 가득하고
   또 항하의 모래같이 많은 부처가 허공에 두루 가득하게 보이거든
   누각과 궁정이 화려하며, 아래로는 지옥을 보고 위로는 천궁을 보되 막힘이 없으리니,
   이는 좋아하고 싫어하는 생각이 섞여 날로 깊어져서 그 생각이 오래도록 변화되어 이루어진 것인데
   잠시 그렇게 된 것이지 성인이 된 증거는 아니다.
   성인이 되었다는 마음을 내지 않으면 훌륭한 경계라고 하겠지만
   만약 성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곧 많은 마구니의 유혹을 받게 되느니라.

   또 이러한 마음으로 깊고 넓게 연구하면
   문득 밤중에 먼 곳에 있는 시장이나 거리에 산재해 있는 친족이나 권속들을 보기도 하며
   혹은 그들이 하는 말을 듣기도 하리니,
   이는 마음을 절박하게 한 결과 그 핍박함이 극에 달하여 흘러 나왔기 때문에
   막힌 것도 잘 보는 것인데 잠시 그렇게 된 것이지 성인이 된 증거는 아니다.
   성인이 되었다는 마음을 내지 않으면 훌륭한 경계라고 하겠지만
   만약 성인이 되었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면 곧 많은 마구니의 유혹을 받게 되느니라.

   또 이러한 마음으로 연구하기를 정밀하고 지극히 하면
   선지식의 형체가 변하고 바뀌어서 잠깐 사이에 무단히 여러 가지로 바뀌는 것을 보게 되리니,
   이는 삿된 마음으로 인하여 도깨비가 들렸거나 아니면 천마가 그 마음 속에 들어가서
   단서 없는 설법을 하되 오묘한 이치를 통달했다고 하는 것인데
   잠시 그렇게 된 것이지 성인이 된 증거는 아니다.
   성인이 되었다는 마음을 내지 않으면 마구니의 일이 사라지겠지만
   만약 성인이 되었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면 곧 많은 마구니의 유혹을 받게 되느니라.

   아난아, 이와 같이 선나에 나타나는 열 가지 마구니의 경지는
   모두 색음에서 작용하는 마음이 서로 얽혀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니
   중생들이 미련하고 어두워서 스스로 헤아리지 못하고 그러한 인연을 만났을 때에
   혼미하여 스스로 깨닫지 못하고 성인의 경지에 올랐다고 말하면서
   큰 거짓말을 하게 되어 밑 없는 구덩이[무간지옥]에 떨어지나니
   너희들은 반드시 부처님의 말씀을 간직하여
   내가 멸도한 뒤 말법세상에 전하여서 여러 중생들로 하여금
   이러한 이치를 깨닫게 하고 천마들로 하여금 틈을 얻지 못하게 하여
   바른 법을 잘 보호하고 지켜 주어서 최상의 도를 이루게 하라.

 

 

-수음(受陰)에서 생겨나는 열 가지 장애

아난아, 저 선남자가 삼마지를 닦아서 사마타 가운데 색음이 다 없어진 이는
   모두 부처님의 마음을 보는데 마치 거울 속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과 같으며,
   얻는 것이 있는 듯하면서도 작용할 수가 없는 것이
   마치 귀신들린 사람이 손발도 멀쩡하고 보고 듣는 것도 의혹이 없는데
   마음이 객귀나 사귀와 접촉되어 움직일 수 없는 것과 같으니
   그것을‘수음의 구역'이라고 하느니라.

   만약 귀신들린 증세가 사라지면 그 마음은 몸을 떠나 도리어 제 얼굴을 보게 되어서
   가고 머무는 행동이 자유로워져서 다시는 걸림이 없으리니,
   이를 이름 하여 수음이 다 끊어졌다고 하느니라. 
   사람은 견탁(見濁)*에서 벗어나게 되리니
   그 까닭을 살펴보면 텅 비고 밝은 허망한 생각으로 근본을 삼았기 때문이니라.

   아난아, 저 선남자가 그 가운데 있어서 찬란한 광명이 비침을 보고 마음이 열려서
   안으로 억제함이 분수에 지나치면 홀연히 그곳에서 한없이 슬픈 마음이 생겨나서
   모기나 등에 따위를 보는 것까지도 마치 어린아이처럼 여기게 되어
   연민하는 마음이 생겨나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니,
   이는 수행의 작용으로 억제함이 지나친 탓이라
   깨달으면 허물이 없어지는 것으로서 성인이 된 증거는 아니다.

   오래도록 깨달아 혼미하지 아니하면 저절로 사라질 것이지만,
   만약 성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내게 되면 슬픔이 지극한 마구니가 그 심장 깊숙이 들어가서
   사람만 보면 슬퍼하며 한없이 울 터이니 올바른 느낌을 잃었으므로 마땅히 빠져 떨어지게 되느니라.

   아난아, 또 저 선정 가운데에서 모든 선남자가 색음이 사라지고
   수음이 명백하여 수승한 모습이 앞에 나타나는 것을 보고서 감격함이 분수에 지나치면
   갑자기 그 마음속에 한없는 용기가 생겨나서 용맹스럽고 날카로워지며
   모든 부처님과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며 삼 아승지겁을 한 생각에 초월할 수 있다고 여길 터이니,
   이는 수행의 작용으로 업신여기거나 경솔하게 대함이 지나친 탓이니
   깨달으면 허물이 없어지는지라 성인이 된 증거는 아니다.

   오래도록 분명하게 깨달아서 혼미하지 아니하면 저절로 사라지겠지만
   만일 성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내게 되면 미친 마구니가 그 마음 깊숙이 들어가서
   사람만 보면 자랑을 하면서 비길 데 없을 정도로 아만이 생겨나
   위로는 부처님도 보이지 않고 아래로는 사람도 보이지 않을 터이니
   올바른 느낌을 잃었으므로 당연히 빠져 떨어지게 되느니라.

   또 저 선정 가운데에서 모든 선남자가 색음이 사라지고 수음이 명백함을 보고서
   앞으로는 새로 증득할 것이 없고 되돌아 오려고 해도
   옛날에 처해 있던 곳을 잃어버려서 지혜의 힘이 쇠퇴하고 약해지며
   중휴지(中隳地)*에 들어가 멀리 보이는 것이 없으면
   마음 속에 갑자기 크게 고갈증이 생겨 어느 때나 침울한 생각이 흩어지지 않아서
   그것을 가지고 부지런히 정진한 현상이라고 여기리니,
   이는 마음을 닦되 지혜가 없어서 스스로 잃어버린 탓이니
   깨달으면 허물이 없어지는 지라 성인이 된 증거는 아니다.

   만약 성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내게 되면 기억하는 마구니가 그 마음 깊숙이 들어가서
   아침.저녁으로 마음을 움켜쥐고서 한곳에 매달려 있으리니
   올바른 느낌을 잃었으므로 당연히 빠져 떨어지게 되느니라.

   또 저 선정 가운데 모든 선남자가 색음이 사라지고 수음이 명백함을 보고서
   지혜의 힘이 선정보다 지나쳐서 날래고 용맹한 데에 빠져서
   여러 가지 훌륭한 성품을 마음 속에 품게 되면
   자기 생각에 노사나불인가 의심하게 되어 조금 얻은 것을 가지고 매우 만족하게 여기리니,
   이는 마음을 씀에 있어 항상 살피지 못하여 지혜의 소견에 빠진 탓이니
   깨달으면 허물이 없어지느지라 성인이 된 증거는 아니다.

   만약 성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하열한 것으로도 쉽게 만족할 줄 아는 마구니가
   그 마음 깊숙이 들어가서 사람만 보면 스스로 말하기를
  ‘나는 비길 데 없는 최상의 진리를 증득했노라’고 하리니
   올바른 느낌을 잃었으므로 당연히 빠져 떨어지게 되느니라.

   또 저 선정 가운데 모든 선남자가 색음이 사라지고 수음이 명백함을 보고서
   새로 증득할 것을 얻지 못하고 옛 마음은 이미 없어져서
   예전과 지금을 두루 보고 스스로 어렵다는 생각을 내게 되면
   마음에 홀연히 끝없는 근심이 생기는데 마치 바늘 방석에 앉은 것 같고
   독약을 마시는 것과 같아서 살고 싶은 마음이 없어져서
   항상 사람들에게 자기의 목숨을 끊어주어 빨리 해탈하게 해달라고 애원하리니,
   이는 수행중에 방편을 잃은 때문이니 깨달으면 허물이 없어지는 지라
   성인이 된 증거는 아니다.

   만약 성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내게 되면 한 부분으로 항상 근심하는 마구니가
   그 마음에 깊숙하게 들어가 손에 칼을 잡고 제 살을 깎으면서 죽기를 좋아하기도 하고
   더러는 항상 근심하며 산 속 깊숙이 들어가서 사람들을 보려고 하지 않으리니
   올바른 느낌을 잃었으므로 당연히 빠져 떨어지게 되느니라.

   또 저 선정 가운데 모든 선남자가 색음이 사라지고 수음이 명백함을 보고서
   깨끗한 가운데 있으면서 마음이 편안하고 아늑하게 된 다음에는
   갑자기 스스로 한량없는 기쁨이 생겨 마음 속에 즐거움을 금할 수 없으리니,
   이는 홀가분하고 편안함을 자제할 지혜가 없는 탓이니
   깨달으면 허물이 없어지는 지라 성인이 된 증거는 아니다.

   만약 성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내게 되면 한 부분에 기쁨과 즐거움을 좋아하는 마귀가
   가슴 깊숙이 들어가서 사람을 보면 웃고 길거리에서 저 혼자 노래하고 춤추며
   스스로 거리낌없는 해탈을 얻었다고 하리니 올바른 느낌을 잃었으므로
   당연히 빠져 떨어지게 되느니라.

   또 저 선정 가운데 모든 선남자가 색음이 사라지고 수음이 명백함을 보고서
   스스로 만족하게 여기면 갑자기 무단히 남을 업신여기는 교만한 생각을 일으켜서
   이와 같이 수행자를 능멸하는 교만과 겸손한 체하는 교만[過慢]이 일시에 모두 발동하여
   마음 속으로 오히려 시방의 부처까지도 가볍게 여기거늘
   더구나 하급 지위의 성문이나 연각을 우습게 여기는 것은 말할 필요가 있겠느냐?
   이는 수승한 모습을 보고 스스로 구제할 지혜가 없는 탓이니
   깨달으면 허물이 없어지는 지라 성인이 된 증거는 아니다.

   만약 성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내게 되면 한 부분의 매우 교만한 마구니가 그 마음 깊숙이 들어가서
   탑묘에 예배하지 않으며 경전이나 불상을 부수어 버리면서 시주하는 사람들에게 말하기를
  ‘이 불상은 금이나 구리로 만든 것이요 혹은 흙이나 나무로 만든 것에 불과하며,
   경전은 나뭇잎이거나 헝겊에 불과하며 육신은 참되고 항상한 것이거늘
   이것에는 모두가 공경하지 아니하고 흙이나 나무를 숭상하고 있으니
   실로 뒤바뀐 짓이다’라고 하여
   신심이 깊은 사람까지도 그 말에 속아 불상이나 탑을 마구 부수어서 땅속에 묻어버리며
   중생들을 홀려 무간지옥에 떨어지게 하리니
   올바른 느낌을 잃었으므로 당연히 빠져 떨어지게 되느니라.

   또 저 선정 가운데 모든 선남자가 색음이 사라지고 수음이 명백함을 보고서
   정밀하고 밝은 가운데 정밀한 이치를 원만하게 깨달아서 지나치게 순종하여 따르게 되면
   그 마음에 문득 한량없이 홀가분하고 편안한 마음이 생겨나서 스스로 말하기를
  ‘성인이 되었으므로 매우 자재함을 증득했노라’고 하리니,
   이는 지혜로 인하여 홀가분하고 깨끗함을 얻었기 때문이니
   깨달으면 허물이 없어지는 지라 성인이 된 증거는 아니다.

   만약 성인이 되었다는 마음을 내게 되면
   한 부분에 홀가분하고 깨끗한 것을 좋아하는 마구니가 그 마음 깊숙이 들어가서
   스스로 만족함을 느껴 다시 더 정진하기를 바라지 않으리니
   이러한 무리는 대부분 들은 것이 없는 비구가 되어
   중생을 의혹으로 그르치거나 무간지옥에 떨어지게 할 터이니
   올바른 느낌을 잃었으므로 당연히 빠져 떨어지게 되느니라.

   또 저 선정 가운데 모든 선남자가 색음이 사라지고 수음이 명백함을 보고서
   밝게 깨달은 가운데 비고 밝은 성품을 얻으면
   그 가운데 문득 영원히 없어진다는 생각에 마음이 쏠려 인과도 없다고 하면서
   한결같이 허공을 향해 들어가 공한 마음이 앞에 나타나서
   마음에 영원히 끊어져 없어졌다는 견해까지 내게 되리니,
   깨달으면 허물이 없어지는 지라 성인이 된 증거는 아니다.

   만약 성인이 되었다는 마음을 내게 되면
   공한 마구니가 마음 깊숙이 들어가 계율을 지키는 사람을 소승이라고 비방하며
  ‘보살은 공을 깨달았는데 무슨 계행을 지키고 범함이 있겠는가?’라고 하면서
   그 사람이 신심이 있는 시주 앞에서 항상 술 마시고 고기 먹으며 음란한 행위를 마구 행하여도
   마구니의 힘에 의지한 것이기 때문에 앞에 있는 사람들을 사로잡아
   의혹이나 비방이 생기지 않게 하며 귀신의 마음이 오래도록 들려서
   오줌이나 똥 먹기를 술이나 고기같이 생각하면서 한결같이 모두가 공한 것이라고 하며
   부처님의 계율을 깨뜨려서 사람을 그르쳐 죄를 짓게 하리니
   올바른 느낌을 잃었으므로 당연히 빠져 떨어지게 되느니라.

   또 저 선정 가운데 모든 선남자가 색음이 사라지고 수음이 명백함을 보고서
   그 텅 비고 밝음에 맛들여서 뼛속 깊이 스며들면 그 마음에 문득 한없는 애욕이 생겨나서
   애욕이 극에 달하면 미친 증세가 발동하여 문득 탐욕을 일으키리니,
   이는 선정의 경지에서 편안하고 순함이 마음에 들어간 것이거늘
   스스로 지킬 만한 지혜가 없어서 모든 애욕에 잘못 빠져 들어간 때문이니
   깨달으면 허물이 없어지는지라 성인이 된 증거는 아니다.

   만약 성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내게 되면 곧 음욕의 마구니가 마음 깊숙이 들어가
   한결같이 음욕을 행하는 것이 보리의 도라고 말하여
   깨끗하게 계율을 지키는 모든 신도들을 유혹하여 골고루 음욕을 행하게 하며
   그 음욕을 행하는 자를 가리켜 법왕의 아들을 가지게 되리라고 하니
   귀신의 힘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말법세상에 어리석은 범부들을 사로잡아
   그 수가 일백까지 이르며, 이와 같이 나아가 이.삼.사 백 혹은 오륙 백에서 천.만까지 되기도 한다.

   마구니의 마음에 싫증이 생겨 그 사람의 몸에서 떠나버리면
   위엄있는 덕이 이미 없어져서 관가의 법난에 빠지며
   중생들을 유혹하여 그르쳐서 무간지옥에 떨어지게 하리니
   올바른 느낌을 잃었으므로 당연히 빠져 떨어지게 되느니라.

   아난아, 이와 같은 열 가지 선나에게 나타나는 현상은
   모두가 수음에서 작용하는 마음이 서로 얽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나타나는 것인데
   중생들은 미련하고 혼미해서 스스로 헤아려 알지 못하고
   그런 인연을 만날 적에 혼미하여 깨닫지 못해서
   성인의 경지에 올랐다고 하며 심한 거짓말을 하는데
   그러면 무간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너희들은 반드시 부처님의 말씀을 간직하여
   내가 멸도한 다음 말법세상에 전해 주어서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골고루 이러한 이치를 깨닫게 하고
   천마로 하여금 틈을 얻을 수 없게 하여
   보호하고 잘 지켜주어서 최상의 도를 이루게 하라.

 

 

-상음(想陰)에서 생겨나는 열 가지 장애

아난아, 저 선남자가 삼마지를 닦아서 수음이 다 없어진 자는 비록 누진통은 이루지 못하였으나
   마음이 그 형체를 여읜 것이 마치 새가 새장에서 벗어난 것과 같아서
   이미 큰 신통력을 성취하여 이 범부의 몸에서부터 위로 보살의 육십 가지 거룩한 지위를 지나기까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몸을 얻어서 가는 곳마다 걸림이 없는 것이 마치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깊은 잠에 빠져서 잠꼬대를 할 적에 잠꼬대를 하는 사람은 비록 특별히 아는 것이 없으나
   그의 말은 이미 또렷한 음성과 분명한 순서가 있어서 자지 않는 자로 하여금 그 말을 다 알아듣게
   하는 것과 같으니 이것을 ‘상음의 구역’이라고 하느니라.

   만약 움직이던 생각이 다 끊어져서 부질없는 생각이 사라지면 밝게 깨닫는 마음이 마치 때를 씻어버린 듯하여
   한 차례 나고 죽는 시작과 끝을 원만하게 비추리니 이를 이름하여 상음이 다 없어졌다고 한다.
   이 사람은 번뇌탁(煩惱濁)*에서 벗어날 수가 있으리니
   그 원인을 관찰하면 원융하게 통한 허망한 생각으로 근본을 삼기 때문이니라.

   아난아. 저 선남자가 수음이 비고 오묘해져서 삿된 생각을 만나지 아니하고
   원만한 선정이 환하게 열린 삼마지 가운데 마음으로 원만하게 밝음을 사랑해서
   그 정밀한 생각을 날카롭게 하여 훌륭한 기교를 탐하고 구하면
   그때 천마가 그 틈을 기다렸다가 정기를 날려 수행하는 사람에게 붙어서 경전의 이치를 말하게 하리니,
   그 사람은 처음에는 마구니가 붙은 줄을 알지 못하고 스스로‘최상의 열반을 증득했다’고 말하면서
   훌륭한 기교를 구하는 선남자가 있는 곳에 와서 자리를 펴고 설법할 적에
   그 모습이 잠깐 사이에 비구가 되어서 저 사람으로 하여금 보게 하며,
   혹은 제석(帝釋)이 되기도 하고 혹은 부녀자가 되기도 하며, 혹은 비구니가 되기도 하고,
   혹은 어두운 방에서 잠을 잘 적에 몸에서 광명을 발하기도 하면 사람들은 어리석고 혼미하여
   보살이 된 걸로 착각하고 그 교화를 믿으며 마음이 흔들려 방탕해져서
   부처님의 계율을 깨뜨리고 몰래 탐욕을 행할 것이다.

   입으로 재앙과 상서로움과 변하여 달라지는 것을 말하기 좋아해서
   더러는 부처님이 어느 곳에 나타났다고 말하기도 하고 더러는 겁화가 일어난다고도 하며,
   혹은 난리가 일어난다고도 해서 사람을 두렵게 만들어 그 집의 재산을 까닭 없이 흩어지게 하리라.

   이를 괴이한 귀신이라고 이름하나니 나이 들어 마구니가 되어서 사람들을 괴롭히다가
   싫증이 나서 그 사람의 몸을 떠나면 제자와 스승이 함께 관청 옥사에 빠지게 되리니,
   네가 마땅히 먼저 깨달으면 윤회에 들어가지 않겠지만 미혹하여 알지 못하면 무간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아난아, 또 저 선남자가 수음이 비고 오묘해져서 삿된 생각을 만나지 아니하고
   원만한 선정이 환하게 열린 삼마지 가운데 마음 속으로 방탕하게 놀기를 좋아하여
   정밀한 생각을 날려 사방 돌아다니기를 탐하고 구하면,
   그때 천마가 그 틈을 기다리고 있다가 정기를 날려 사람에게 붙어서 경전의 이치를 설하게 하리니,
   그 사람은 혼미하여 마구니가 붙은 줄은 전연 알지 못하고 스스로 ‘최상의 열반을 얻었다’고 말하며,
   놀기를 구하는 선남자에게 와서 자리를 펴고 설법할 적에 자신의 모습은 변함이 없으나
   그 설법을 듣는 사람에게는 문득 자신이 보배로운 연꽃에 앉아서 온몸이 자금광 덩어리로
   변화하는 것을 보이면 온 청중이 각각 그렇게 여겨 일찍이 없었던 일을 얻었다고 하리니,
   이 사람이 어리석고 혼미해서 보살인 줄 착각하고 그 마음이 음일하게 되어서
   부처님의 계율을 깨뜨리고 몰래 탐욕을 행할 것이다.

   입으로 모든 부처님이 세상에 응화하였다고 말하기를 좋아하되
   어느 곳의 아무개는 어느 부처님의 화신으로 이 세상에 온 것이며,
   아무개는 보살이 인간으로 변화하여 왔다고 하면
   그 사람이 직접 보았기 때문에 애타게 쏠리는 마음이 생겨서
   삿된 소견을 가만히 일으켜서 지혜의 씨앗마저 사라지게 되리라.

   이를 가뭄 귀신이라고 이름하나니 나이 들어 마구니가 되어서 그 사람을 괴롭히다가
   싫증이 나서 그 사람의 몸을 떠나면 제자와 스승이 함께 관청의 옥사에 걸려들게 되리니,
   네가 마땅히 먼저 깨달으면 윤회에 빠져들지 않겠지만 미혹하여 깨닫지 못하면 무간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또 선남자가 수음이 비고 오묘해져서 삿된 생각을 만나지 아니하여
   원만한 선정이 환하게 열린 삼마지 가운데 마음이 은밀하게 계합하기를 좋아하고
   그 정밀한 생각을 맑혀서 계합하기를 탐내고 구하면,
   그때 천마가 그 틈을 기다렸다가 정기를 날려보내 사람에게 붙어서 입으로 경전의 법을 설하게 하리니,
   그 사람은 정말로 마구니가 붙은 줄은 알지 못하고 또한 스스로 ‘최상의 열반을 얻었다’고 말하면서
   계합하기를 구하는 선남자의 처소에 와서 자리를 펴고 설법을 하되 자신의 모습과 설법을 듣는 사람이
   겉으로는 형체가 변함이 없으나, 듣는 이로 하여금 법을 듣기도 전에 마음이 스스로 열리게 하여
   생각마다 달라지고 변해서 혹은 숙명통(宿命通)을 얻기도 하고 때로는 타심통(他心通)을 얻기도 하며,
   혹은 지옥을 보기도 하고 혹은 인간의 좋고 나쁜 모든 일들을 미리 알기도 하며,
   혹은 입으로 게송을 읊기도 하고 경전을 외우기도 하면서
   각각 즐거워하여 일찍이 없던 처음 있는 일을 얻었다고 할 것이니,
   그 사람은 어리석고 혼미하여 보살인 양 착각해서 마음에 애착이 생겨나
   부처님의 계율을 깨뜨리고 몰래 탐욕을 행하느니라.

   입으로 부처님도 크고 작은 것이 있으니 어느 부처는 앞에 태어난 부처이고 어느 부처는 뒤에 태어난 부처이며,
   그 중에도 진짜 부처와 가짜 부처가 있고 남자 부처와 여자 부처가 있으며,
   보살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하면 그 사람은 직접 보았기 때문에 본심을 씻어버리고
   삿된 깨달음으로 쉽게 빠져들게 되리라.

   이를 매귀(魅鬼, 도깨비)라 이름하나니 나이 들어 마구니가 되어서 이 사람을 괴롭히다가
   싫증이 나서 그 사람의 몸을 떠나면 제자와 스승이 함께 관청의 옥사에 빠지리니
   네가 마땅히 먼저 깨달으면 윤회에 들어가지 않겠지만 미혹하여 깨닫지 못하면 무간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또 선남자가 수음이 비고 오묘해져서 삿된 생각을 만나지 아니하여
   원만한 선정이 환하게 열린 삼마지 가운데 마음으로 근본을 사랑하여
   만물이 변화하는 성품의 시작과 끝을 궁구해 보고 그 마음이 정밀하고 상쾌해져서
   분별하고 분석하기를 탐내고 구하면, 그때 천마가 그 틈을 기다렸다가 정기를 날려 사람에게 붙어서
   입으로 경전의 진리를 설법하게 하리니, 그 사람은 먼저 마구니가 붙은 줄은 깨닫지도 못하고
   스스로 ‘최상의 열반을 얻었다’고 말하면서 근원을 추구하는 선남자의 처소에 와서
   자리를 펴고 설법을 하되, 몸에 위엄과 신통력이 갖추어져 있어서 근본을 추구하는 이를 굴복시키며
   그 자리 아래 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비록 법은 듣지 못하였더라도 자연 마음으로 복종하게 하리라.
   그곳에 모인 여러 사람들이 부처님의 열반과 보리와 법신을 가리켜서
   이는 곧 앞에 나타난 우리의 육신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하며
   아버지와 아들이 번갈아 서로 태어나는 것이 곧 법신이 항상 머물러서 없어지지 않는 것이라고 하면서
   모두들 현재를 가리켜서 이것이 곧 부처님 세상이지 또 다른 깨끗한 거처와 금색의 형상이 없다고 하리라.

   그들은 그것을 믿고 받아들여 먼저의 마음은 잊어버리고 몸과 목숨을 다 바쳐 귀의하여
   일찍이 없었던 처음 있는 일을 얻었다고 하리니, 그 사람은 어리석고 혼미하여 보살인 양 착각하고
   그 마음을 추구해서 부처님의 계율을 깨뜨리고 몰래 탐욕을 행하느니라.

   입으로 말하기를 좋아하되‘눈과 귀와 혀가 모두 정토이며 남근과 여근이 곧 보리와 열반의 참된 것’
   이라고 하면 저 무지한 자들은 이러한 더러운 말을 믿으리라. 

   이를 고독(蠱毒)과 염승(魘勝)이라 이름하나니 나이 들어 마구니가 되어 그 사람을 괴롭히다가
   싫증이 나서 그 사람의 몸을 떠나면 제자와 스승이 함께 관청의 옥사에 빠지리니
   네가 마땅히 먼저 깨달으면 윤회에 들어가지 않겠지만 미혹하여 깨닫지 못하면 무간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또 선남자가 수음이 비어지고 오묘해져서 삿된 생각을 만나지 아니하여
   원만한 선정이 환하게 열린 삼마지 가운데 마음속으로 미리 감응하기를 좋아하여
   두루 돌아다니며 정밀하게 연구하여 남몰래 감응하기를 탐하여 구하면,
   그때 천마가 그 틈을 기다렸다가 정기를 날려보내 사람에게 붙어서 경전의 진리를 설법하게 하리니,
   그 사람은 본래 마구니가 붙은 줄은 깨닫지 못하고 스스로‘최상의 열반을 얻었다’고 말하면서
   감응하기를 구하는 선남자의 처소에 와서 자리를 펴고 설법할 적에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잠깐 동안 그 몸이 백년.천년이나 된 것처럼 보이게 하면 마음은 더러움을 좋아해서 버리거나 여의지 못하며,
   그 몸이 종이 되어서 네 가지 일로 공양하되 피로를 느끼지 않으며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으로 하여금 과거세의 스승이거나 본래의 선지식인 줄로 착각하게 할 뿐만 아니라,
   특별히 법을 사랑하는 마음을 내어 아교처럼 달라붙어서 일찍이 없었던 처음 있는 일을 얻었다고 하리니,
   그 사람은 어리석고 혼미하여 보살인 양 착각하고 그 마음을 친근히 하여
   부처님의 계율을 깨뜨리고 몰래 탐욕을 행하느니라.

   입으로 말하기를 좋아하되‘나는 전세에 어느 생에서 먼저 아무개를 제도하였는데
   당시에 나의 처첩과 형제였었으나 지금에 이르러서 또 서로를 제도하여
   너와 더불어 나를 따라다니게 하나니 어느 세계에 가서 어느 부처님을 공양할 것이다’라고 예언하고
    또‘따로이 대광명천이 있으니 부처님이 거기에 계시는데 모든 부처가 쉬고 계시는 곳’이라고 말하기도 하면 
   저 무지한 사람들은 그와 같은 허황된 거짓말을 믿고 본래의 마음을 잃어버리리라.

   이를 여귀라 이름하나니 나이 들어 마구니가 되어서 그 사람을 괴롭히다가 싫증이 나서
   그 사람의 몸을 떠나면 제자와 스승이 함께 관청의 옥사에 빠질 것이다.
   네가 마땅히 먼저 깨달으면 윤회에 들어가지 않겠지만 미혹하여 알지 못하면 무간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또 선남자가 수음이 비어지고 요묘해져서 삿된 생각을 만나지 아니하여
   원만한 선정이 환하게 열린 삼마지 가운데 마음으로 깊이 들어가기를 좋아하여
   제 마음을 억제하고 부지런히 애써서 은밀하고 고요한 곳에 있기를 좋아하고
   고요한 데 빠지기를 탐하고 구하면,
   그때 천마가 그 틈을 기다렸다가 정기를 날려 사람에게 붙어서 입으로 경전의 진리를 설하게 하리니,
   그 사람은 본래 마구니가 붙은 줄은 알지 못하고서 스스로‘최상의 열반을 얻었다’고 말하면서
   저 음침한 곳을 구하는 선남자의 처소에 와서 자리를 펴고 설법할 적에 그 말을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제각기 본래의 직업을 알게 하며, 혹은 그곳에서 어떤 사람에게 말하기를
  ‘너는 지금 죽기도 전에 벌써 축생이 되었다’하고,
   다른 사람을 시켜 뒤에 가서 꼬리를 밟게 해서 갑자기 그 사람으로 하여금 일어나지 못하게 하면,
   그때 모든 대중이 마음을 다해 공경하고 복종하며,
   어떤 사람이 마음먹으면 벌써 그것을 먼저 알며 부처님의 계율보다 더 정밀하고 까다로운 일을 시키면서
   비구를 비방하고 대중을 꾸짖으며 남의 비밀스런 일을 들추어내어 비방과 혐의를 피하지 못하게 하느니라.

   입으로 미래의 재앙과 복에 대하여 말하기를 좋아하되 그때에 이르면 조금도 틀림이 없으리니
   이를 대력귀라 이르하나니 나이 들어 마구니가 되어서 그 사람을 괴롭히다가 싫증이 나서
   그 사람의 몸을 떠나면 제자와 스승이 함께 관가의 옥사에 빠지리니
   네가 마땅히 먼저 깨달으면 윤회에 들어가지 않겠지만 미혹하여 알지 못하면 무간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또 선남자가 수음이 비어지고 오묘해져서 삿된 생각을 만나지 아니하여
   원만한 선정이 환하게 열린 삼마지 가운데 마음으로 알고 보기를 좋아하고
   부지런히 연구해서 숙명을 탐하여 구하면,
   그때 천마가 그 틈을 기다렸다가 정기를 날려 사람에게 붙어서 입으로 경전의 진리를 설하게 하기니,
   그 사람이 마구니가 붙은 줄을 깨닫지 못하고 스스로‘최상의 열반을 얻었다’고 말하면서
   알기를 구하는 선남자의 처소에 와서 자리를 펴고 설법할 적에 그 사람이 까닭 없이 설법하는 곳에서
   보배의 구슬을 얻기도 하며, 그 마구니가 때로는 축생으로 변하여 입으로 그 구슬과
   갖가지 보배와 문서와 인장 등 기이한 물건들을 가져다가 먼저 그 사람에게 주고
   뒤에 그의 몸에 붙기도 하며 혹은 듣는 사람을 유혹하여 땅 속에 숨겨두게 하고
   밝은 달빛같은 구슬을 가지고 그 곳을 비추게 하면 이 말을 듣는 모든 이들이
   일찍이 없었던 처음 있는 일을 얻었다고 환호하며 약초만 많이 먹고 좋은 음식도 먹지 않으며,
   혹 때로는 하루에 삼씨 한 알과 보리 한 알만 먹어도 그 몸은 살이 찌리니
   이는 마귀의 힘으로 유지되는 것이므로 비구를 비방하고 대중을 꾸짖되 비방과 혐의를 피하지 못하느니라.

   입으로 다른 곳에 감춰져 있는 보배와 시방의 성현들이 숨어 있는 곳에 대하여 말하기를 좋아하면,
   그 뒤를 따르는 사람들이 가끔 기이한 사람을 볼 수 있으리니
   이는 산림이나 토지 또는 성황당이나 산천의 귀신이니 나이 들어 마구니가 되어서 혹은 음행을 하여
   부처님의 계율을 깨뜨리고 일을 계승한 자와 더불어 몰래 오욕을 행하기도 하며,
   혹은 정진하면서 순수하게 풀과 나무껍질만을 먹고 일정하게 하는 일도 없이 그 사람을 괴롭히다가
   싫증이 나서 그 사람의 몸을 떠나면 제자와 스승이 함께 관청의 옥사에 빠지게 되리니
   네가 마땅히 먼저 깨달으면 윤회에 들어가지 않겠지만 미혹하여 알지 못하면 무간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또 선남자가 수음이 비어지고 오묘해져서 삿된 생각을 만나지 아니하여
   원만한 선정이 환하게 열린 삼마지 가운데 마음으로 신통함과 갖가지 변화를 좋아해서
   변화의 원리를 연구하고 신비한 힘을 탐내어 얻으려고 하면,
   그때 천마가 그 틈을 기다리고 있다가 정기를 날려 사람에게 붙어서 입으로 경전의 진리를 말하게 하리니,
   그 사람은 진실로 마구니가 붙은 줄을 깨닫지 못하고서 스스로‘최상의 열반을 얻었다’고 말하면서
   신통을 구하는 선남자의 처소에 와서 자리를 펴고 설법할 적에 그 사람이 혹은 손으로 불길을 잡기도 하고
   또 그 빛을 움켜쥐과 와서 설법을 듣고 있는 사부대중의 머리 위에 올려놓으면
   모든 청중의 이마 위에 불빛이 � 자씩 뻗어나가되 뜨겁지도 않고 타지도 않으며,
   혹은 물 위에 다니기를 평지같이 하며, 혹은 공중에서 평안히 앉아 움직이지 않기도 하며,
   혹은 병 속에 들어가거나 주머니 속에 들어가기도 하며 들창으로 나가고 담을 뚫고 나가되 걸림이 없겠지만
   오직 칼이나 창 같은 무기에 대해서는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리니 자신이 부처라고 말하면서
   몸에 흰 옷을 입고 비구에게 예배를 받으며 참선하는 사람과 계율 지키는 사람을 비방하고
   대중들을 꾸짖되, 남의 비밀스러운 일으 들추어내어 비방과 혐의를 피하지 못하게 하느니라.

   입으로 항상 신통 자재함을 말하며 때로는 사람으로 하여금 불국토를 엿보게 하리니
   이는 귀신의 힘으로 사람을 현혹시키는 것이지 진실한 것이 아니니라.

   음란한 행동을 찬탄하고 추잡한 행동도 탓하지 않으며
   음란하고 더러운 행위를 가지고 법을 전한다고 하리니
   이는 천지간에 큰 힘을 가진 산의 정기와 바다의 정기이거나, 바람의 정기 혹은 강의 정기와
    흙의 정기이거나 모든 풀. 나무 등의 여러 겁 동안 쌓아온 정기로 뭉쳐진 도깨비이거나
   또는 용도깨비이거나 수명이 끝난 신선이 다시 살아나 도깨비가 되었거나
   신선이 기한이 찼는데 그 형체가 변하지 아니하여 다른 요괴가 붙은 것이니,
   나이 들어 마구니가 되어서 그 사람을 괴롭히다가 싫증이 나서 그 사람의 몸을 떠나면
   제자와 스승이 함께 관청의 옥사에 빠지게 될 터이니
   네가 마땅히 먼저 깨달으면 윤회에 들어가지 않겠지만 미혹하여 알지 못하면 무간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또 선남자가 수음이 비어지고 오묘해져서 삿된 생각을 만나지 아니하여
   원만한 선정이 환하게 열린 삼마지 가운데 마음이 적멸에 들어가기를 좋아하고
   변화하는 성품을 연구하여 깊이 빈 것을 탐하고 구하면,
   그때 천마가 그 틈을 기다렸다가 정기를 날려 사람에게 붙어서 경전의 진리를 설하게 하리니,
   그 사람은 오히려 마구니가 붙은 줄을 깨닫지 못하고 스스로‘최상의 열반을 얻었다’고 말하면서
   공(空)을 탐구하는 선남자의 처소에 와서 자리를 펴고 설법할 적에 대중 가운데서
   그 형체가 홀연히 비게 되어 대중들이 볼 수 없었다가 다시 허공으로부터 갑자기 나타나서 없어졌다가는
   다시 나타나는 등 행동이 자유 자재하거나, 혹은 그 몸이 유리처럼 환하게 보이도록 나타나기도 하며,
   혹은 손발을 내밀면 전단향 냄새가 나기도 하며, 혹은 대소변이 두터운 석밀과 같게도 하리니
   출가하여 계율을 범하지 않는 이를 가볍게 여기느니라.

   입으로 항상 말하기를 ‘원인도 없고 결과도 없으며 한 번 죽으면 아주 없어져서
   죽은 뒤엔 다시 사람의 몸을 받는 일도 없고 범부와 성인이 따로 없다’고 한다.

   비록 비고 고요함을 얻었다고는 하나 남몰래 탐욕을 행하면
   그 탐욕을 받은 자도 텅 빈 마음을 얻어서 인과가 없다고 하리니,
   이는 일식이나 월식의 정기나 금이나 옥 또는 지초나 기린. 봉황. 거북. 학 등
   천만 년을 지나도록 죽지 않는 영물이 되어 국토에 나는 것이니
   나이 들어 마구니가 되어서 사람을 괴롭히다가 싫증이 나서 그 사람의 몸을 떠나면
   제자와 스승이 함께 관청의 옥사에 빠지리니
   네가 마땅히 먼저 깨달으면 윤회에 들어가지 않겠지만 미혹하여 알지 못하면 무간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또 선남자가 수음이 비어지고 오묘해져서 삿된 생각을 만나지 아니하여
   원만한 선정이 환하게 열린 삼마지 가운데 마음으로 오래 살기를 좋아하여
   애써 기미를 연구하고 영생을 탐구해서 분단생사(分段生死)*를 버리고 변역생사(變易生死)*를 희망하고
   미세한 생각으로 항상 머물기를 구하면,
   그때 천마가 틈을 기다리다가 정기를 날려 사람에게 붙어서 입으로 경전의 진리를 설하게 하리니,
   그 사람은 마침내 마구니가 붙은 줄을 깨닫지 못하고 스스로‘최상의 열반을 얻었다'고 말하면서
   오래 살기를 구하는 선남자의 처소에 와서 자리를 펴고 설법할 적에
  ‘다른 세계에도 걸림 없이 왕래 한다’고 말하며 혹은 만리 밖을 순식간에 갔다가 오기도 하고
   혹은 다른 사람과 같은 곳이나 같은 집안에 있으면서 두어 걸음쯤 되는 거리인데
   다른 사람을 시켜서 동쪽 벽에서 서쪽 벽으로 가보라고 하면
   그 사람이 아무리 빨리 걸어도 몇 년이 걸려도 이르지 못하게 한다.
   그러면 그들은 그로 인해 마음에 믿음이 생겨 부처님이 세상에 나타났다고 의심하리라.

   입으로 항상 말하기를‘시방의 중생들이 모두 나의 아들이며 내가 모든 부처님을 냈으며
   내가 세계를 만들었으며 내가 원래 부처였는데 자연히 세상을 초월한 것이지
   닦아서 얻은 것이 아니다’라고 하리니
   이는 세상에 머무는 자재천 마구니가 그의 권속인 차문다(遮文茶)와 사천왕의 비사동자(毘舍童子)로서
   발심하지 못한 자를 시켜서 비고 밝음을 이용하여 그의 정기를 먹게 하며
   때로는 스승이 없이 수행하는 사람이 친히 보되 금강을 잡았다고 하면서
   너를 오래 살도록 해 주겠다고 하고 미녀의 몸으로 나타나서
   탐욕을 크게 부리도록 하고 일 년도 못가서 간과 뇌가 메마르게 하며
   입으로 혼잣말을 하면 마치 도깨비 소리처럼 들려서 앞에 있는 사람도 자세히 알지 못하나니,
   이들은 흔히 관청의 옥사에 빠져서 형벌도 받기 전에 먼저 말라 죽는다.

   결국 그 사람을 괴롭혀서 죽음에 이르게 하리니 네가 마땅히 먼저 깨달으면
   윤회에 들어가지 않겠지만 미혹하여 알지 못하면 무간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아난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 열 가지 마구니가 말법세상에 나의 법망 속에 있으면서 출가하여 도를 닦으며
   혹은 사람의 몸에 붙기도 하고 혹은 스스로 형체를 나타내기도 하여
   바르고 두루한 지혜와 깨달음을 이미 이루었다고 말하면서
   음욕을 찬탄하고 부처님의 계율을 깨뜨려서 먼저 스승과 악한 마귀가 붙은 제자가
   음욕과 음욕을 서로 전하며 이와 같은 삿된 정기가 그 마음과 장부를 매혹시키되
   가까우면 아홉 생 동안이고 오래면 백 생을 훨씬 넘겨서 참되게 수행하는 이로 하여금
   마구니의 권속에 되게 하여 바르고 두루한 지혜를 잃게 하여 무간지옥에 떨어지게 할 것이다.

   너는 지금 먼저 적멸을 취하지 말아야 하리니 비록 배울 것이 없게 되었다 하더라도
   서원을 세워서 저 말법세상에 들어가서 큰 자비심을 내어 바른 마음으로 깊이 믿는 중생들을 제도하여
   마구니가 붙지 못하게 하고 바르고 두루한 지혜를 얻게 하라.
   내가 이제 너를 제도하여 이미 생사를 벗어나게 하였으니
   네가 부처님의 말씀을 따르면 부처님의 은혜에 보답한다고 할 것이다.

   아난아, 이와 같은 열 가지 선나의 경지가 나타나는 것은
   모두가 상음에서 작용하는 마음이 서로 어울리기 때문에 그런 일이 나타나는 것이거늘
   중생들은 미련하고 혼미해서 스스로 생각하여 헤아리지 못하고,
   이런 인연을 만나서 혼미하게 되어 스스로 깨닫지 못하며,
   성인의 경지에 올랐다고 말하는 등 크게 거짓말을 하면 무간지옥에 떨어지리니,
    너희들은 반드시 부처님의 말씀을 가지고 내가 멸도한 뒤 말법세상에 전해 주어서
   널리 중생들로 하여금 이러한 이치를 깨닫게 하고
   천마로 하여금 그 틈을 얻지 못하게 하고 잘 보호하고 지켜 주어서 최상의 도를 이루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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