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제록(臨濟錄)

임제록강설/마방의서문2/무비스님

通達無我法者 2007. 8. 29. 10:52

黃檗山頭曾遭痛棒하고 大愚肋下方解築拳이로다

황벽산두   증조통방      대우늑하    방해축권

 

임제스님은 황벽스님에게 일찍이 매서운 몽둥이를 얻어맞았다.

그리고는 대우스님의 옆구리에 비로소 주먹질을 할 수 있었다.


강의 ; 번갯불 속에서 황벽스님은 불조의 용광로를 열어두었다.

임제스님은 처음으로 그 용광로에 들어간 것이다.

또 대우스님에게는 우주적 생명 대기대용(大機大用)을 들어보였다.

임제스님은 황벽스님의 회상에 가서 공부한지 3년 만에 수좌(首座)의 책임을 맡고 있는 목주(睦州)스님의 안내로 불교의 대의를 물었다.

“불교의 분명한 대의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조실인 황벽스님의 몽둥이가 날아왔다.

무려 20대나 얻어맞고 쫓겨났다.

이런 일이 세 차례나 있었다. 무려 60대나 신나게 얻어맞은 셈이다.

그리고는 황벽스님과는 인연이 없음을 알고 대우스님에게로 가게 되었다.

황벽스님에게 불교를 물으러 갔다가 얻어맞은 일을 대우스님께 모두 말씀드렸다.

그리고 자신에게 무슨 잘못이 있어서 그렇게 때렸는가를 물었다.

그랬더니,

“황벽스님이 노파심으로 그대에게 그렇게나 친절하게 하였는데 여기까지 와서 무슨 잘못이 있느냐고 묻는가?”라고 하였다.

임제스님은 그 말에 크게 깨달았다. 그리고는

“응, 황벽스님의 불법이 간단하구나[無多子].” 하였다.

그랬더니 대우스님은 당장에 멱살을 잡고 “이 오줌싸개 어린놈이 황벽스님에게서 쫓겨 와서는 방금 ‘무슨 잘못이 있어서 그렇게 때렸는가?’라고 하더니 지금은 도리어 ‘황벽스님의 불법이 간단하다.’라고 말하는가.

너는 무슨 도리(道理)를 알았는가? 빨리 말해보아라.”라고 하였다.

그러자 임제스님은 대우스님의 옆구리에 주먹으로 세 번 쥐어박았다.

대우스님은 잡고 있던 멱살을 밀쳐버리고는 “너의 스승은 황벽스님이다. 나와는 관계없다.” 라고 하였다.

천하의 대선지식인 황벽스님은 불교를 물은 것에 대하여 몽둥이로 사람을 한 번에 20대나 후려쳤다.

세 번에 걸쳐서 무려 60대를. 그렇게 불교를 열어주고 보여주고 깨닫게 해주고 들어가게 하였다.

그 일에 대하여 “그토록 노파심으로 친절하게 가르쳐 주더란 말인가.”라고 하신 대우스님의 말씀은 더욱 숨이 막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