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잡초가 무성하다
有座主問, 三乘十二分敎가 豈不是明佛性가 師云, 荒草不曾鋤로다 主云, 佛豈賺人也리오 師云,
佛在什麽處오 主無語어늘 師云, 對常侍前하야 擬瞞老僧이로다 速退速退하라 妨他別人請問이니라
어떤 좌주[講師]가 물었다.
“삼승 십이분교(三乘十二分敎)가 어찌 불성을 밝힌 것이 아니겠습니까?”
임제스님이 말씀하셨다.
“거친 풀을 두고 호미질을 안했구나.”
다시 좌주가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어찌 사람을 속였겠습니까?”
임제스님이 말씀하셨다.
“부처님이 지금 어디에 있느냐?”
좌주가 말을 못하므로 임제스님이 말씀하셨다.
“상시 앞에서 노승을 속이려 하는구나. 어서 빨리 물러나라. 다른 사람이 묻는 것에 방해된다.”
강의 ; 법석(法席)의 분위기는 이렇게 하여 점입가경으로 달아오른다.
도지사 격인 부주가 주관하여 열리고 있는 이 무차대법회에는 남녀노소와 승속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귀가 있는 사람들은 모두 모였다.
참으로 역사에 길이 남는 대단히 중요한 법회다.
불교사에 있어서 세존이 성도하시고 처음으로 열린 화엄법회와 같으며,
성도 40년 후 영축산 영산회상의 법회와 다를 바 없다.
요즈음으로 치면 강사격인 좌주가 대뜸 나와서 묻는다.
“부처님의 팔만대장경 속에 당신이 밝히려고 하는 불성이 다 밝혀져 있는데 다시 무슨 필요가 있어서 이런 거창한 법회를 열어서 야단법석인가.?”
임제스님이 보기에는 그런 말을 하는 그 마음이 너무도 황폐해 있다.
불법을 공부한다고는 하였으나 그 영혼은 거친 풀이 무성할 뿐이다.
전혀 정리되지도 않았다. 다듬어지지도 않았다.
“부처님이 지금 어디에 있느냐?”라고 했을 때 좌주는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
생생하고 활발발한 산부처님을 보여 주었어야했다.
좌주는 몇 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노승을 속이려 하는구나.”라고 했지만 속이기야 했겠는가.
실력이 그것뿐인 것을. 임제스님은 대중에 대한 기대가 컸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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