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제록(臨濟錄)

임제록강설/시중26/무비스님

通達無我法者 2007. 8. 31. 15:24
 시중  26


14-4 마음 밖에 법이 없다

問, 如何是三眼國土師云, 我共儞入淨妙國土中하야 著淸淨衣하고 說法身佛하며 又入無差別國土中하야 著無差別衣하고 說報身佛하며 又入解脫國土中하야 著光明衣하고 說化身佛하나니 此三眼國土 皆是依變이니라 約經論家하면 取法身爲根本하고 報化二身爲用하나 山僧見處 法身卽不解說法이라 所以 古人云, 身依義立이요 土據體論이라하니 法性身法性土 明知是建立之法이요 依通國土 空拳黃葉으로 用誑小兒니라 蒺藜菱刺 枯骨上 覓什麽汁 心外無法이요 內亦不可得이니 求什麽物

“무엇이 삼안국토입니까?”

“나는 그대들과 함께 청정하고 미묘한 국토에 들어가 청정한 옷을 입고 법신불을 설한다.

또 차별 없는 국토에 들어가 차별 없는 옷을 입고 보신불을 설한다.

또 해탈국토에 들어가 광명의 옷을 입고 화신불을 설한다.

이 삼안국토란 모두가 무엇에 의지하여 변화하는 것이다.

교학자(敎學者)들은 법신을 근본으로 하고 보신과 화신을 그 작용이라 하지만,

산승이 보기에는 법신도 설법을 할 줄 모른다.

그러므로 옛사람이 말하기를 ‘몸이란 의미에 입각하여 말하고 국토란 본체에 근거해서 논한다’고 하였다.

이렇게 법성신과 법성토는 건립되어진 법이고 무엇에 의지해야만 통하는 국토임을 분명히 알 수 있다.

빈주먹과 누런 잎사귀로 어린아이들을 속이는 것이다.

찔레가시와 마른 뼈다귀에서 무슨 국물을 찾겠는가?

마음 밖에는 법이 없고 마음 안에서도 얻을 바가 없는데 무엇을 찾겠는가?”


강의 ; 삼안국토를 임제스님은 법·보·화 삼신으로 해석하였다.

그 삼신은 모두 무엇에 의지하여 변화한 것이다.

그 삼신을 설명할 때는 삼신이 갖는 의미에 알맞은 모습을 나타내서 설한다고 하였다.

교리에서는 법신을 근본으로 보지만 임제스님은 법신마저 지엽으로 본다.

근본은 지금 이 순간 법을 듣는 그 사람이다.

그 사람 그 마음에 의지해서 나타난 것들이다.

그래서 법신도 보신도 화신도 모두 법문을 들을 줄을 모른다고 했다.

몸을 이야기 하면 그 몸이 의지하는 국토가 따라서 있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몸이니 국토니 하는 것은 모두가 조작으로 건립되어진 것이고 무엇엔가 의지해야만 성립되는 존재들이다.

다 가짜다. 내용은 아무것도 없다.

마치 어린아이들에게 빈주먹을 보이고 주먹 안에 무엇이 있는 것처럼 속인다.

또 단풍이 든 나뭇잎으로 돈이라고 속인다.

그것들이 무슨 진실이 있겠는가.

교학에서 아무리 높고 높은 경지를 말한다 해도 그것들은 모두다 도무지 실다운 것이 없는 가짜들이다.

죽은 말들이다.

전혀 생명력이 없다.

그래서 “바짝 마른 찔레가시와 마른 뼈다귀에서 무슨 국물이 나오겠는가.”

라는 상당히 혹독한 표현을 하여 우리들을 경각시킨다.

대단히 강한 처방으로 병을 다스린다.

참으로 기가 막히는 말이다.

여기서 눈을 뜨지 못한다면 우리는 언제 어디 가서 눈을 뜨랴.

마음밖에 법이 없다.

마음 안에도 얻을 것이 없다.

어디서 무엇을 찾겠는가.

마음은 공적(空寂)한 것으로 그 체를 삼는다.

어찌 보면 허허롭지만 한편 너무도 시원하다.

마음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도 틀린다.

없는 것이라고 생각해도 또한 틀린다.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면서 있는 것도 아니고 또한 없는 것도 아니다.

있고 없음의 양변(兩邊, 偏見)을 초월해야 조금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런대 무슨 법신이니 보신이니 화신이니 하는가?

모두가 일심에서 버러진 것이다.

심외무법 내역불가득(心外無法 內亦不可得)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