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잡아함경(雜阿含經)

잡아함경 제24권

通達無我法者 2007. 12. 2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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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아함경 제24권
  
   송 천축삼장 구나발타라 한역
  
  
605. 염처경(念處經) ①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4념처가 있으니, 어떤 것들이 네 가지인가? 이른바 몸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염처[身身觀念處]와, 느낌[受]·마음[心]과, 법(法)을 법 그대로 관찰하는 염처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606. 염처경 ②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4념처가 있으니, 어떤 것들이 네 가지인가? 이른바 몸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염처[身身觀念處]와, 느낌[受]·마음[心]과, 법(法)을 법 그대로 관찰하는 염처이니라. 이와 같이 비구들아, 이 4념처를 충분히 닦아 익히고,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바른 기억과 바른 앎으로 공부해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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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607. 정경(淨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중생을 깨끗하게 하여 근심과 슬픔을 벗어나게 하고 번민과 고통을 없애 참다운 법[如實法]을 얻게 하는 일승(一乘)의 길1)이 있나니, 이른바 4념처를 말한다. 어떤 것들이 네 가지인가? 몸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염처[身身觀念處]와, 느낌[受]·마음[心]과, 법(法)을 법 그대로 관찰하는 염처[法法觀念處]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608. 감로경(甘露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비구가 4념처를 떠나면 곧 참다운 성인의 법을 떠나게 될 것이요, 참다운 성인의 법을 떠나면 곧 성인의 도를 떠나게 되고, 성인의 도를 떠나면 곧 감로법(甘露法:不死法)을 떠나게 되고, 감로법을 떠나면 태어남·늙음·병듦·죽음·근심·슬픔·괴로움·번민에서 벗어나지 못하리니, 나는 그런 사람을 온갖 괴로움에서 해탈하지 못했다고 말하느니라.
  
1) 팔리어로는 ekay no-maggo라고 함. 여기서 - yano는 '도달하다'라는 뜻이고, y na는 '타다[乘]'는 뜻으로 수레를 타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이 문구의 전체적인 의미는 '어떤 목적에 도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을 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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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일 비구가 4념처를 떠나지 않으면 성인의 참다운 법을 떠나지 않게 될 것이요, 성인의 참다운 법을 떠나지 않으면 성인의 도를 떠나지 않고, 성인의 도를 떠나지 않으면 감로법을 떠나지 않고, 감로법을 떠나지 않으면 태어남·늙음·병듦·죽음·근심·슬픔·괴로움·번민에서 벗어나리니, 나는 그런 사람을 온갖 괴로움에서 해탈하였다고 말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609. 집경(集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이제 4념처(念處)의 모임[集]과 4념처의 사라짐[沒]에 대해 설명하리니 자세히 듣고 잘 사유하라.
  어떤 것을 4념처의 모임과 4념처의 사라짐이라 하는가? 자양분이 되는 음식[食]2)이 모이면 몸[身]도 모이고, 자양하기 위한 조건이 사라지면 몸도 사라진다. 이와 같이 이 몸의 모임을 따라 관찰하여 머물고, 몸의 사라짐을 따라 관찰하여 머무나니, 몸의 모임과 사라짐을 따라 관찰하여 머물면 곧 의지할 바 없이 머물게 되어 모든 세간에 대해 영원히 취할 바가 없어지느니라.
  이와 같이 접촉[觸]이 모이면 느낌[受]이 모이고, 접촉이 사라지면 느낌도 사라진다. 이와 같이 모이는 법을 따라 느낌을 관찰하여 머물고, 사라지는 법을 따라 느낌을 관찰하여 머무나니, 모이고 사라지는 법을 따라 느낌을 관찰하여 머물면, 곧 의지할 바 없이 머물게 되어 모든 세간에 대해 영원히
  
2) 팔리어로는 h ra라고 하며, 음식물이라기 보다는 삭인(索引)·장양(長養)·지속(持續)의 뜻을 가지고 있음. 중생의 육신(肉身), 혹은 성자(聖者)의 법신(法身)을 이끌어 그 각각의 몸을 존재하게 하고, 또한 그 상태를 영원히 지속시키기 위해 양육(養育)작용을 하는 정신작용으로서의 음식·자양분을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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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할 바가 없어지느니라.
  명색(名色)이 모이면 곧 마음[心]이 모이고, 명색이 사라지면 마음이 사라진다. 모이는 법을 따라 마음을 관찰하여 머물고, 사라지는 법을 따라 마음을 관찰하여 머무나니, 모이고 사라지는 법을 따라 마음을 관찰하여 머물면, 곧 의지할 바 없이 머물게 되어 모든 세간에 대해 전혀 취할 바가 없어지느니라.
  기억[憶念l이 모이면 법(法)이 모이고, 기억이 사라지면 법이 사라진다. 모이는 법을 따라 법을 관찰하여 머물고, 사라지는 법을 따라 법을 관찰하여 머무나니, 모이고 사라지는 법을 따라 법을 관찰하여 머물면, 곧 의지할 바 없이 머물게 되어 모든 세간에 대해 취할 바가 없어진다. 이것을 4념처의 모임과 4념처의 사라짐이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610. 정념경(正念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4념처를 수행하는 것에 대해 말해주리니 자세히 듣고 잘 사유하라. 어떤 것을 4념처를 수행하는 것이라 하는가? 이른바 안의 몸[內身]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물러 부지런히 노력하여 바른 지혜[正智]와 바른 기억[正念]으로 세간의 근심과 슬픔을 항복 받는 것이니라. 그리고 바깥의 몸[外身]과 안팎의 몸[內外身]을 관찰하여 머물러 부지런히 노력하여 바른 기억과 바른 앎[正知]으로 세간의 근심과 슬픔을 항복 받는 것이니라. 느낌[受]과 마음[心]도 마찬가지며, 법(法)에 있어서도 안의 법[內法]·바깥의 법[外法]·안팎의 법[內外法]을 관찰하는 생각에 머물러 부지런히 노력하여 바른 기억[正念]과 바른 앎[正知]으로 세간의 근심과 슬픔을 항복 받는 것이니라. 이것을 비구가 4념처를 수행하는 것이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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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과거와 미래에 있어 4념처를 수행하는 것에 대해서도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611. 선취경(善聚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착한 법의 무더기[善法聚]와 착하지 않은 법의 무더기[不善法聚]가 있다. 어떤 것을 착한 법의 무더기라 하는가? 이른바 4념처를 말하나니, 이것은 바른 가르침[正說]이다. 왜냐하면 순전히 원만 청정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4념처에서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이른바 몸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염처[身身觀念處]와 느낌[受]·마음[心]도 마찬가지며, 법을 법 그대로 관하는 염처[法法觀念處]이니라.
  어떤 것을 착하지 않은 무더기라 하는가? 착하지 않은 무더기란 이른바 다섯 가지 덮개[五蓋]3)이니, 이것은 바른 가르침이다. 왜냐하면 순전히 원만하지 못한 것이 착하지 않은 무더기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다섯 가지 덮개란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탐욕개(貪欲蓋)·진에개(瞋恚蓋)·수면개(睡眠蓋)·도회개(掉悔蓋)·의개(疑蓋)를 말한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612. 궁경(弓經)
  
  
3) 팔리어로는 pa can vara a라고 함. 개(蓋)는 장애(n vara a)를 뜻하는 말로서 마음을 덮는 다섯 종류의 번뇌 즉, 탐욕개(貪欲蓋:탐냄)·진에개(瞋恚蓋:화냄)·수면개(睡眠蓋:무지몽매함)·도회개(掉悔蓋:불안심리)·의개(疑蓋:의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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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치 어떤 사람이 네 종류의 탄탄한 활을 가지고 센 힘으로 기술을 부려4) 다라(多羅) 나무 그림자를 쏘면 걸림 없이 빨리 지나가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여래의 네 성문(聲門)5)은 뛰어난 방편과 날카로운 근기와 지혜로써 백 년 동안의 목숨이 다할 때까지, 여래에게서 백 년 동안 설법과 가르침을 받을 때, 다만 밥 먹고 글 쓰고 잠잘 때를 제외하고는 항상 말하고, 항상 들으며, 날카롭고 밝은 지혜로 여래의 말씀을 끝까지 받아 지녀 아무런 장애나 막힘이 없어 여래께 두 번 묻지 않아도 된다. 여래의 설법은 끝이 없는 것이라, 백 세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법을 들어 목숨이 다하더라도 여래의 설법은 다할 수 없나니, 마땅히 알아야 한다. 여래 설법은 한량이 없고 끝이 없으며, 그 설법의 단어[名]와 구절[句]과 음절[味]의 몸6)도 또한 한량이 없고 끝이 없다. 이른바 4념처에서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몸을 관찰하는 염처[身念處]와 느낌[受]·마음[心]·법(法)을 관찰하는 염처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모든 사념처경(四念處經)은 모두 '그러므로 비구여, 4념처를 충분히 닦
  
4) 고려대장경에는 '네 개의 탄탄한 활'로 표현되어 있으나, 팔리본(S. 20. 6. Dhanuggaho 弓術師)에는 '훌륭한 궁술을 가진 잘 배우고 숙련되고 훈련된 네 명의 궁술사'로 표현되어 있다.
5) 즉 비구(比丘)·비구니(比丘尼)·우바새(優婆塞)·우바이(優婆夷)를 말함.
6) 명구문신(名句文身)과 동일한 말로서 인도 일반의 문법학에서는 명(名, n man)은 명사를, 구(句, pada)는 단어를, 문(文, vya jana)은 자음을 의미함. 그러나 불교에서는 이를 좀더 자세히 하여 명은 사물의 이름으로 단어를 가리키며, 구는 '제행무상(諸行無常)'등의 성구(成句) 혹은 문장을 가리키고, 문은 명(名)과 구(句)가 근거로 하는 음성의 굴곡, 문자(文字) 즉 개개의 음절을 말함. 이것들이 각각 두 개 이상 집합할 때를 신(身)이라 하는데, 여기서 '신'은 집합의 뜻으로 복수를 나타내며 두 개 이상의 것은 다문신(多文身)·다명신(多名身)·다구신(多句身)이라 함. 부파불교 가운데 설일체유부(說一切有部)에서는 명구문 자체가 실재하는 것으로 본 반면, 경량부(經量部)나 유식파(唯識派)에서는 이를 가유(假有)의 것으로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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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익히고, 왕성한 의욕을 일으키고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바른 기억과 바른 지혜로 공부해야 하느니라'라는 구절로 끝을 맺는다.
  
  
613. 불선취경(不善聚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착하지 않은 무더기[不善聚]와 착한 무더기[善聚]가 있느니라. 어떤 것이 착하지 않은 무더기인가? 세 가지 착하지 않은 뿌리[不善根]이니 이것은 바른 가르침이다. 왜냐하면, 순전히 착하지 않은 무더기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세 가지 착하지 않은 뿌리란 어떤 것이 세 가지인가? 이른바 탐욕의 착하지 않은 뿌리[貪不善根]와 성냄의 착하지 않은 뿌리[恚不善根]와 어리석음의 착하지 않은 뿌리[癡不善根]이니라.
  어떤 것이 착한 무더기인가? 4념처(念處)를 말한다. 왜냐하면, 순전히 착함을 원만히 갖춘 것을 4념처라 하기 때문이니, 이것은 바른 가르침이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이른바 몸을 관찰하는 염처와 느낌·마음·법을 관찰하는 염처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세 가지 착하지 않은 뿌리에 대해 말씀하신 것과 마찬가지로, 몸으로 짓는 나쁜 행[身惡行]·입으로 짓는 나쁜 행[口惡行]·뜻으로 짓는 나쁜 행[意惡行]의 세 가지 나쁜 행과, 탐욕의 생각[欲想]·성냄의 생각[恚想]·해침의 생각[害想] 등 세 가지 생각과, 탐욕의 감각[欲覺]·성냄의 감각[恚覺]·해침의 감각[害覺] 등 세 가지 감각과, 탐욕의 경계[欲界]·성냄의 경계[恚界]·해침의 경계[害界] 등 세 가지 경계에 대해서도 또한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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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4. 대장부경(大丈夫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어떤 비구가 부처님 계신 곳으로 찾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쪽에 물러앉아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말씀하신 대장부(大丈夫)란 어떤 이를 대장부라 하며, 어떤 이를 대장부가 아니라고 합니까?
  부처님께서 그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구나, 훌륭하구나. 비구가 여래에게 대장부의 뜻을 묻는구나. 마땅히 너를 위해 설명해 주리니 자세히 듣고 잘 사유하라. 만일 비구가 몸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물기는 하지만, 그가 몸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물면서 마음이 욕심을 여의지 못하여 해탈하지 못하고 모든 번뇌[有漏]를 다하지 못했다면 나는 그를 대장부가 아니라고 하느니라. 왜냐하면 마음이 해탈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만일 비구가 느낌[受]·마음[心]과, 법(法)을 법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물면서 마음이 욕심을 여의지 못하여, 해탈하지 못하고 모든 번뇌를 다하지 못했다면 나는 그를 대장부라고 하지 않느니라. 왜냐하면, 마음이 해탈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만일 비구가 몸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물면서 마음이 욕심을 여의어 해탈하고 모든 번뇌를 다했다면 나는 그를 대장부라고 하느니라. 왜냐하면, 마음이 해탈하였기 때문이다. 느낌·마음도 마찬가지며, 만일 법을 법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물고, 느낌·마음도 마찬가지며, 그가 법을 법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물면서 마음이 탐욕을 여의어 해탈하고 모든 번뇌를 다했다면, 나는 그를 대장부라고 하느니라. 왜냐하면, 마음이 해탈하였기 때문이니라.
  비구여, 이런 이들을 대장부와 대장부가 아닌 자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함께 기뻐하면서, 그 발에 예배하고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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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 비구니경(比丘尼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존자 아난은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걸식하러 사위성으로 들어가다가 도중에 '나는 지금은 먼저 비구니 사원으로 가야겠다'라고 생각하고서 곧 비구니 사원으로 갔다.
  여러 비구니들은 멀리서 존자 아난이 오는 것을 보고, 빨리 자리를 펴 앉기를 청하였다. 그 때 비구니들은 존자 아난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앉아 존자 아난에게 말하였다.
  저희 비구니들은 4념처(念處)를 닦아 마음을 매어 머물면서, 앞의 생각[前]·뒤의 생각[後], 마음의 안정됨[昇]·마음의 산란함[降]7)을 스스로 알게 되었습니다.
  존자 아난이 모든 비구니들에게 말했다.
  훌륭하오, 훌륭하오. 누이들이여, 마땅히 그대들이 말한 바대로 공부해야 할 것이오. 무릇 4념처를 닦아 익혀 마음을 매어 잘 머무는 이는 마땅히 그와 같이 앞의 생각·뒤의 생각, 마음의 안정됨·마음의 산란함을 알게 될 것이오.
  그 때 존자 아난은 여러 비구니들을 위해 갖가지로 설법하였고, 설법하고 나서는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그 때 존자 아난은 사위성에서 걸식하고 돌아와 가사와 발우를 챙기고, 발을 씻은 뒤에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쪽에 물러앉아, 비구니들의 말을 세존께 자세히 아뢰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마땅히 그렇게 공부하여야 한다. 4념처에 마음을
  
7) 4념처에 마음을 매어두고 수행할 때 앞의 생각과 뒤의 생각이 분명해지고, 마음의 안정됨과 마음의 산란함을 스스로 알게 됨을 말한 것으로 여기서 '승(昇)'은 마음이 경지에 오른 상태 즉 안정된 상태를 뜻하고, '강(降)'은 마음이 후퇴한 상태 즉 산란한 상태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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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어 잘 머물면 앞의 생각·뒤의 생각, 마음의 안정됨·마음의 산란함을 알게 되느니라. 왜냐하면, 마음을 바깥에서 찾으나 그것을 제어한 뒤라야만 그 마음을 찾게 되며, 마음이 산란하면 해탈할 수 없다는 것을 사실 그대로 알게 되기 때문이니라.
  만일 비구가 몸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문다면, 그는 몸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물며 혹 몸이 잠에 빠지거나 마음이 게을러지더라도, 그 비구는 마땅히 깨끗한 믿음을 일으키고 깨끗한 모양을 취할 것이다. 깨끗한 신심(信心)을 일으키고 깨끗한 모양을 기억하면 그 마음이 즐거울 것이요, 즐거운 뒤에는 기쁨이 생길 것이며, 그 마음이 기쁜 뒤에는 몸이 편히 쉴 것이요, 몸이 편히 쉬면 곧 몸의 즐거움을 느낄 것이요, 몸의 즐거움을 느낀 뒤에는 그 마음이 곧 안정될 것이니라. 마음이 안정되면 그는 곧 거룩한 제자이니, '나는 이 이치에 있어서 밖으로 흩어지는 마음을 거두어 쉬게 하여, 거친 생각[覺想]과 세밀한 생각[觀想]을 일으키지 않고, 거친 생각도 없고 세밀한 생각도 없이 평정한 마음[捨念]으로 즐겁게 머물자'라고 마땅히 이렇게 공부하고서 즐겁게 머물면 사실 그대로 알게 되느니라. 느낌·마음·법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다고 말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존자 아난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616. 주사경(廚士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자기 마음의 모습[心相]을 잡아 밖으로 흩어지게 하지 말라. 왜냐하면, 만일 비구가 어리석고 분별력이 없으며 현명하지 못하면, 자기 마음의 모습을 잡지 않고 바깥의 형상을 취하며 그런 뒤 타락하여 스스로 장애를 일으키게 되기 때문이다. 비유하면 요리사가 어리석고 분별력이 없어 숙련된 솜씨로 여러 가지 맛을 조화하지 못하면, 주인을 받들어 공양할 때에 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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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맵고 짜고 싱거운 것에 있어 주인의 생각을 맞추지 못하는 것과 같다. 주인이 좋아하는 시고 맵고 짜고 싱거운 여러 가지 맛의 조화를 잘 파악하지 못한다면, 그 주인을 친히 모시지도 또 가까이에서 그가 필요로 하는 것을 살피지도 못할 것이다. 그가 바라는 바를 잘 들어 그 마음을 잘 파악하고 스스로 마음을 써 여러 가지 맛을 조화시켜 주인에게 바쳐야 한다. 만일 주인의 뜻에 맞지 않으면 주인은 기뻐하지 않으리니, 기뻐하지 않기 때문에 상(賞)도 받지 못할 것이요, 또한 사랑도 받지 못할 것이다.
  어리석은 비구도 그와 같아서 분별력이 없고 현명하지 못하면, 몸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데 머물면서 큰 번뇌를 끊지 못하고, 그 마음을 거두어 잡지 못하며, 또한 안 마음[內心]의 적정함을 얻지 못하고, 훌륭하고 묘한 바른 기억[正念]과 바른 앎[正知]을 얻지 못한 채, 다시 네 가지 증상된 마음[增上心法]과 현세에 안락하게 머묾과 본래부터 얻지 못한 안온한 열반(涅槃)을 얻지 못한다. 이것을 비구가 어리석고 분별력이 없으며 현명하지 못하면, 안 마음의 모습을 잘 거두어 잡지 못하고 바깥 형상을 취해서 스스로 장애를 일으키는 것이라 한다.
  만일 어떤 비구가 지혜롭고 말재주[辯才]가 있어, 훌륭한 솜씨로 안 마음을 잡아 파악한 뒤에 바깥 형상을 취한다면, 그는 뒷날 끝내 후퇴하거나 스스로 장애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다. 비유하면 요리사가 지혜롭고 총명하여 훌륭한 솜씨가 있으면 주인에게 공양할 때 능히 여러 가지 맛을 잘 조화하여 시고 맵고 짜고 싱거운 맛에 대해 주인이 좋아하는 맛을 잘 파악하고, 여러 가지 맛을 조화하여 그 마음에 맞추는 것과 같다. 그 주인이 원하는 맛을 잘 들어 자주 바치면, 주인은 기뻐서 반드시 녹(錄)을 주고, 몇 곱이나 사랑이 더할 것이다.
  이 지혜롭고 영리한 요리사가 주인의 마음을 잘 파악하는 것처럼 비구도 또한 그와 같으면, 몸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데 머물면서 큰 번뇌를 끊고, 그 마음을 잘 거두며, 안 마음이 고요히 쉬고, 바른 기억과 바른 앎으로 네 가지 증상된 마음과 현세에 안락하게 머묾과 본래부터 얻지 못한 안온한 열반(涅槃)을 증득하게 될 것이다. 이것을 비구가 지혜롭고 말재주가 있어 훌륭한 솜씨로, 안 마음의 모습을 잘 취해 가지고 바깥 형상을 거두어 가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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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내 타락해 스스로 장애가 생기는 일이 없는 것이라 하나니, 느낌·마음·법을 관찰함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617. 조경(鳥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세상에 라파(羅婆)8)라는 새 한 마리가 있었는데, 매에게 사로잡혀 허공으로 날아 오르면서 공중에서 이렇게 부르짖었다.
  '나는 자각하지 못하여 갑자기 이런 변을 당했구나. 나는 공연히 부모의 경계(境界)를 버리고 벗어나 다른 영역[他處]을 노닐다 이런 곤경에 처한 것이다. 오늘 이렇게 남에게 곤란을 겪으면서 자유를 얻지 못하게 되었으니 이 일을 장차 어찌하리?'
  매가 라파에게 말했다.
  '자유를 얻을 수 있는 네 자신의 경계가 어디에 있느냐?'
  라파가 대답했다.
  '밭 언덕 밑에 내 경계가 있어 족히 모든 어려움을 면할 수 있다. 그곳이 내 집이요, 부모의 경계다.'
  매는 라파에게 교만한 생각이 일어나 말했다.
  '밭 언덕 밑으로 돌아가도록 너를 놓아주면, 내게서 벗어날 수 있겠는가?'
  이에 라파는 매 발톱에서 벗어나 밭 언덕 큰 흙덩이 밑으로 돌아가 편안히 머물게 되었다. 그러나 나중에 흙덩이 위에서 매와 싸우려고 하자, 매는 크게 화를 내었다.
  '요 조그만 새가 감히 나와 싸우려 드느냐?'
  
8) 팔리어로는 l pa라고 함. 메추라기[鶉]의 일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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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는 잔뜩 성을 내어 세차게 날아 곧장 곤두박질 쳤다. 그러자 라파는 흙덩이 밑으로 들어갔고, 매는 날던 힘에 몰려 가슴을 단단한 흙덩이에 부딪치고는 몸이 부서져 곧 죽고 말았다.
  그 때 라파가 흙덩이 밑에 납작 엎드려 우러러 보며 게송으로 말하였다.
  
  매가 잔뜩 힘을 쓰며 내려올 때
  라파는 제 경계 의지하였네.
  사납게 일어나는 분노의 힘을 따라
  그 몸 부서지는 화를 입었네.
  
  나는 샅샅이 꿰뚫어 알아
  스스로 내 경계 의지하나니
  원수를 항복 받은 그 마음 기쁘고
  스스로 돌아보니 그 능력 기쁘네.
  
  비록 너에게 사납고 어리석은
  백천 마리 큰 코끼리의 힘이 있어도
  그것은 마침내 내 지혜의
  16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나니
  저 서슬 시퍼런 매를 꺾어버린
  뛰어나고 훌륭한 내 지혜를 보라.
  
  이와 같이 비구들아, 저 새와 매의 경우처럼 어리석어 가까이 해야할 부모의 경계를 스스로 버리고 다른 영역[他處]에서 노닐면 그런 재앙을 만나게 되느니라. 너희 비구들도 또한 그와 같이 자신의 경계와 노닐 영역을 잘 지키고 다른 경계[他境界]에서 벗어나기를 마땅히 배워야 할 것이니라. 비구들아, 다른 영역[他處]과 다른 경계[他境界]란 이른바 다섯 가지 탐욕의 경계이니, 눈으로 마음에 들고 사랑스러우며 기억할 만한 오묘한 빛깔[色]을 보면 욕심으로 물들어 집착하게 되고, 귀로 소리를 인식하고, 코로는 냄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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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식하며, 혀로는 맛을 인식하고, 몸으로는 감촉을 인식하여 마음에 들고 사랑스러우며 기억할 만한 묘한 감촉을 인식하면 욕심으로 물들어 집착하게 되는데, 이것을 비구의 다른 영역과 다른 경계라고 한다.
  비구들아, 자기 영역[自處]과 부모의 경계[父母境界]란 곧 4념처이니,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이른바 몸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염처(念處), 느낌·마음도 마찬가지며, 법을 법 그대로 관찰하는 염처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자기가 다닐 영역과 부모의 경계에서 스스로 노닐고, 다른 영역과 다른 경계에서 멀리 벗어나는 것을 마땅히 배워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618. 사과경(四果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4념처(念處)를 많이 닦아 익히면 네 가지 과보[四果], 즉 네 가지 복과 이익을 얻을 것이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이른바 수다원과(須陀洹果)·사다함과(斯陀含果)·아나함과(阿那含果)·아라한과(阿羅漢果)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619. 사타가경(私陀伽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구살라국(拘薩羅國) 인간 세상을 유행하시다가 사가타(私伽陀) 마을 북쪽에 있는 신서림(身恕林)에 머무셨다.
  그 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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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 세상에 당기[幢]놀이를 하던 어떤 광대가 어깨에 당기를 세우고 제자들에게 말했다.
  '너희들은 당기 위에 올라갔을 때 아래에 있는 나를 보호하라. 그러면 나도 너희들을 보호하겠다. 이렇게 서로 모여 보호하고 붙들어 주면서 광대놀이를 하면 많은 재물을 벌 것이다.'
  그 때 광대의 제자들이 그 스승에게 말했다.
  '그 말씀대로 하면 안됩니다. 그저 제각기 자신을 소중히 보호하면서 광대놀이를 하기만 하면 많은 재물을 벌고 몸에 별탈 없이 안전하게 내려 올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자 스승이 대답하였다.
  '너희들 말대로 제각기 자신을 소중히 보호하라. 그런데 그 의미는 내가 말한 것과 마찬가지다. 자신을 스스로 보호할 때 그것은 곧 남을 보호하는 것이요, 남을 보호할 때 그것은 역시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니, 마음으로 스스로 친근하고 서로 닦아 익혀 보호함을 따라 체험을 얻으면, 이것을 스스로를 보호하고 남을 보호하는 것이라 한다. 어떻게 남을 보호하고 스스로를 보호하는가? 남을 두려워하지 않고 남을 어기지 않으며, 남을 해치지 않고 인자한 마음으로 남을 가엾이 여기면, 이것을 남을 보호하고 스스로를 보호하는 것이라 한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마땅히 이렇게 배워야 한다. 즉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이도 4념처를 닦아야 하고 남을 보호하려는 이도 또한 4념처(念處)를 닦아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620. 원후경(猿猴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왕사성 가란다죽원(迦蘭陀竹園)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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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설산(雪山)9) 속, 차가운 얼음이 있는 험준한 곳에는 원숭이조차 없는데 어떻게 사람이 있겠는가? 혹 어떤 산에는 원숭이는 살지만 사람은 없고, 혹 어떤 산에는 짐승과 사람이 함께 산다. 그런 산에다 사냥꾼은 원숭이들이 다니는 곳에 밀떡 아교를 풀에 발라둔다. 그러면 영리한 원숭이는 그것을 멀리 피해가지만, 어리석은 원숭이는 그것을 멀리 피하지 않고 손으로 건드리다가 그만 손이 붙어버리고, 다시 두 손으로 그것을 떼려 하다가 곧 두 손이 다 붙어버리며, 발로 떼려 하다가 다시 발이 붙어버리고, 입으로 풀을 물어뜯다가 곧 입도 붙어버린다. 그렇게 다섯 부위가 함께 붙어 땅에 쓰러져 누워 있으면 사냥꾼이 와서 막대기로 꿰어 짊어지고 갔다.
  비구들아, 알아야 한다. 어리석은 그 원숭이는 자기의 경계과 부모가 사는 영역을 버리고 다른 경계에서 놀다가 그런 고통을 당한 것이다. 그와 같이 비구들아, 어리석은 범부는 촌락을 의지해 살면서,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마을에 들어가 걸식할 때, 그 몸을 잘 단속하지 않고 감관을 지키지 않아서, 눈으로 빛깔[色]을 보고는 곧 집착을 일으키고, 귀는 소리에, 코는 냄새에, 혀는 맛에, 몸은 감촉에 모두 집착하나니, 어리석은 비구는 안의 감관과 바깥의 다섯 대상에 묶여 악마의 욕망대로 따르게 된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마땅히 이렇게 배워 자신이 다닐 곳, 부모의 경계에 의지해 살고 다른 영역, 다른 경계는 다니지 말아야 한다. 비구들아, 어떤 것이 자신이 다닐 곳, 부모의 경계인가?
  이른바 4념처이니, 몸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물고, 느낌·마음도 마찬가지며, 법을 법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무는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621. 연소비구경(年少比丘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9) 팔리어로는 Himavanta라고 함. 인도 북부에 위치해 있으며, 지금의 히말라야산을 말하는데, 일년 내내 눈이 항상 쌓여있는 데서 유래한 이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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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존자 아난은 많은 비구 대중들과 함께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앉았다.
  존자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여러 승랍이 적은 비구[年少比丘]10)들을 장차 어떻게 가르쳐야 하며, 그들을 위해 어떻게 설법해야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여러 승랍이 적은 비구들은 4념처(念處)를 닦아 익히도록 가르쳐야 한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이른바 몸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물러 방편으로 꾸준히 힘쓰고 방일하지 않아, 바른 지혜와 바른 기억으로 마음을 고요하게 하고,……(내지)……몸을 사실 그대로 아는 것이니라. 느낌·마음도 마찬가지며, 법을 법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물러 방편으로 꾸준히 힘쓰고 방일하지 않아, 바른 기억과 바른 지혜로 마음을 고요히 하고,……(내지)……법을 사실 그대로 아는 것이다.
  왜냐하면, 만일 배우는 지위에 있는 비구가 아직 더 나아가지 못해 안온한 열반(涅槃)에 뜻을 두어 구할 때, 몸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물러 방편으로 꾸준히 힘쓰고 방일하지 않아 바른 기억과 바른 지혜로 마음을 고요히 한다면, 또 느낌·마음도 마찬가지며, 법을 법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물러 방편으로 꾸준히 힘쓰고 방일하지 않아 바른 기억과 바른 지혜로 마음을 고요히 한다면,……(내지)……법에서 멀리 떠나게 되기 때문이다. 또 만일 아라한으로서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하고, 할 일을 이미 마쳤으며, 모든 무거운 짐을 버리고, 모든 번뇌[有結]를 다하여 바르게 알고 잘 해탈하였더라도, 마땅히 그 때에도 마찬가지로 몸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묾을 닦아, 방편으로 꾸준히 힘쓰고 방일하지 않아 바른 기억과 바른 지혜로 마음을 고요히 한다면, 또 느낌·마음도 마찬가지며, 법을 법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문다면,……(내지)……법에서 멀리 떠나게 되기 때문이니라.
  그 때 존자 아난은 따라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10) 출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법랍(法臘)이 어린 젊은 비구들을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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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2. 암라녀경(菴羅女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발지국(跋祇國) 인간 세상을 유행하시다가 비사리국(舍離國)의 암라원(菴羅園)11)에 이르러 머무셨다.
  그 때 암라녀(菴羅女)는 세존께서 발지국 인간 세상을 유행하시다가 암라원에 이르러 그곳에 머물고 계신다는 말을 듣고,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 공경하고 공양하기 위해 곧 자신의 수레를 치장하고 비사리성을 출발하였다. 그리고 암라원의 문에 이르러서는 수레에서 내려 걸어가다가, 세존께서 대중들에게 둘러싸여 설법하시는 것을 멀리서 보았다. 세존께서도 멀리서 암라녀가 오는 것을 보시고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 비구는 힘써 마음을 거두어 머물며, 바른 기억[正念]과 바른 지혜[正智]로 있어라. 지금 암라녀가 오고 있기 때문에 너희들을 경계시키는 것이다.
  어떤 것을 비구가 힘써 마음을 거두어 머무는 것이라 하는가? 비구는 이미 생긴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끊어야 하나니, 의욕을 일으켜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마음을 거두고, 아직 생기지 않은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은 일어나지 않게 하며, 아직 생기지 않은 착한 법은 생기게 하고, 이미 생긴 착한 법에는 언제나 머물러 잊지 않게 하여, 닦아 익히고 더욱 채우며, 의욕을 일으켜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마음을 거두면, 이것을 비구가 힘써 마음을 거두어 머무는 것이라 하느니라.
  어떤 것을 비구의 바른 지혜[正智]라 하는가? 만일 비구가 가고 오는 위의(威儀)에 있어 항상 바른 지혜를 따르고, 돌아보고 바라보기와, 굽히고 펴기와, 구부리고 우러르기와, 옷과 발우를 지니기와, 가고 머물고 앉고 눕기와, 자고 깨고 말하고 침묵하기에 있어 다 바른 지혜를 따라 머물면 이것을 바른 지혜라 한다.
  
11) 팔리어로는 Ves liya Ambap livane라고 하며, 또는 암바라림(菴婆羅林)으로 쓰기도 함. 암라녀(菴羅女)가 부처님께 시주한 동산을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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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것을 바른 기억[正念]이라 하는가? 만일 비구가 안의 몸[內身]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물러,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바른 지혜와 바른 기억으로 세간의 탐욕과 근심을 항복 받고, 느낌[受]·마음[心]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며, 법(法)을 법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물러,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바른 지혜와 바른 기억으로 세상의 탐욕과 근심을 항복 받으면, 이것을 비구의 바른 기억이라 한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힘써 그 마음을 거두어 바른 지혜와 바른 기억으로 있어야 한다. 지금 암라녀가 오고 있기 때문에 너희들을 경계시키는 것이다.
  그 때 암라녀는 세존께서 계시는 곳으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앉았다. 그 때 세존께서는 암라녀를 위하여 갖가지로 설법하여 가르치고 기쁘게 한 뒤에 잠자코 계셨다. 그러자 암라녀가 옷을 여미고 부처님께 예배하고 합장하고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여러 대중들과 함께 내일 점심 공양을 올리고자 하는 저의 청을 받아주십시오.
  그 때 세존께서는 잠자코 그 청을 받으셨다. 암라녀는 세존께서 잠자코 청을 받아주신 것을 알고, 그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자기 집으로 돌아가 갖가지 음식을 장만하고 자리를 벌여 놓은 뒤에 이른 아침에 심부름꾼을 보내 부처님께 때가 되었음을 아뢰도록 했다.
  그 때 세존께서는 대중과 함께 암라녀의 집으로 나아가 자리에 앉으셨다. 그러자 암라녀는 손수 갖가지 음식을 공양하였다. 공양이 끝나 손을 씻고 양치질하고 발우도 씻었다. 그 때 암라녀는 작은 평상 하나를 가지고 와서 부처님 앞에 앉아 부처님의 설법을 경청하였다. 그 때 세존께서는 암라녀를 위해, 기쁨을 따르는 게송을 말씀하셨다.
  
   보시하는 이는 사람들이 사랑하고
   많은 사람들 그를 따르며
   그 이름은 날로 더욱 높아져
   멀고 가까운 모든 곳에서 알리니
   대중과 함께 할 땐 언제나 부드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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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색함을 떠났으매 두려움이 없다네.
  
   그러므로 그 지혜로운 보시는
   인색함을 영원히 남김없이 끊어
   도리천(忉利天)에 태어나
   오랜 세월 동안 쾌락을 누리고
  
   목숨이 다하도록 언제나 덕을 닦아
   기쁨의 동산에서 즐거워하리니
   온갖 종류의 하늘 음악이 있고
   다섯 가지 향락12)은 그 마음 즐겁게 하리라.
   그는 이 인간 세상에서
   부처님께서 설하시는 법 듣고서
   그 선서(善逝)의 제자가 되었다가
   그 몸 바꿔 태어나 즐거워하리.
  
  그 때 세존께서는 암라녀를 위해 갖가지로 설법하여, 가르침을 보이시고 기뻐하게 하셨고, 가르침을 보여 기뻐하게 하고 나서는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셨다.
  
  
623. 세간경(世間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바라내(波羅奈)의 선인이 살던 녹야원(鹿野苑)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12) 색(色)·성(聲)·향(香)·미(味)·촉(觸)의 다섯 가지 경계를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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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서는 미인[美色]을 말하는데, 세상의 미인[世間美色]13)은 능히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모여들어 보게 하는가?
  여러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세상의 미인이 있다면, 세상의 미인은 갖가지의 노래와 춤과 음악으로, 대단히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모여들어 보게 하는가?
  비구들이 부처님께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세상의 미인이 있다면, 세상의 미인은 어느 한 곳에서 갖가지로 노래하고 춤추며 음악을 연주하고 웃음 지어 다시 많은 사람을 구름처럼 모여들게 할 것이다. 만일 이 때 어리석지 않고 미련하지도 않으며, 즐거움을 좋아하고 괴로움을 피하고자 하며, 살기를 원하고 죽기를 두려워하는 어떤 장부[士夫]가 있다고 하자. 사람들이 그에게 '장부여, 그대는 기름이 가득 찬 발우[乳鉢]를 들고서 세상의 미인과 그곳에 모인 대중들 사이를 지나가라. 사람을 잘 죽이는 한 사람을 시켜 칼을 빼어 들고 너를 따르게 하여, 만일 기름 한 방울이라도 떨어뜨리면 곧 네 목을 자르게 하리라'고 말한다면, 어떤가? 비구들아, 그 기름 발우를 든 장부가 과연 기름 발우를 생각하지 않고 사람 죽이는 이도 생각하지 않고서, 그 기녀나 대중들을 바라볼 수 있겠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세존이시여, 그 장부는 뒤에 칼을 빼어 든 사람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 알기 때문입니다. 그는 늘 이런 생각을 할 것
  
13) 팔리본 주석서[S ratthappak sin (이하 Srp라고 약칭함). Ⅲ. 227]에 따르면, 세상의 미인이란 나라에서 최고의 미인을 뜻하는 말로서 여섯 가지 육체적 허물이 없는 여인을 말한다. 즉 너무 크지도 않고, 너무 작지도 않으며, 너무 마르지도 않고, 너무 살찌지도 않으며, 너무 검지도 않고, 너무 희지도 않은 여인으로 인간을 초월한 하늘의 미색(美色)을 갖춘 여인을 말한다. 이것이 여섯 가지 육체적 결점이 없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피부의 아름다움, 육체의 아름다움, 힘줄의 아름다움, 골격의 아름다움, 젊음의 아름다움 등 다섯 가지 아름다움을 가진 사람을 다섯 가지 아름다움을 갖춘 사람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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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니다.
  '내가 만일 기름 한 방울이라도 떨어뜨리면 칼을 빼어 든 저 사람이 반드시 내 머리를 벨 것이다. 그러니 마음을 하나로 하여 생각을 기름이 든 발우에 집중하고 세상의 미인과 그 대중들 사이를 천천히 걸어 지나갈 것이요, 감히 돌아볼 엄두도 내지 말자.'"
  그와 같이 비구들아, 만일 어떤 사문 바라문이 몸을 바로 하고 자신을 소중히 여겨, 그 마음과 생각을 하나로 해 소리나 빛깔을 돌아보지 않고, 모든 마음을 잘 거두어 잡아 몸을 관찰하는 염처[身念處]에 머문다면 곧 이 사람은 나의 제자요, 나의 가르침을 따르는 사람이니라.
  어떤 것을 비구가 몸을 바로 하고 자신을 소중히 여겨, 그 마음과 생각을 하나로 해 소리나 빛깔을 돌아보지 않고 모든 마음을 거두어 잡아 몸을 관찰하는 염처에 머무는 것이라 하는가? 그와 같아서 비구여, 몸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물러,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바른 지혜와 바른 기억으로 세간의 탐욕과 근심을 항복 받아야 하고, 느낌·마음도 마찬가지며, 법을 법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무는 것도 그와 같나니, 이것을 비구가 몸을 바로 하고 자신을 소중히 여겨, 그 마음과 생각을 하나로 해 소리나 빛깔을 돌아보지 않고, 마음을 잘 거두어 4념처에 머무는 것이라 하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는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전일한 마음과 바른 기억으로
   기름 발우를 잘 유지하듯
   자신의 마음을 그 따라 보호하면
   일찍이 이르지 못했던 곳
   극심한 어려움을 지나
   훌륭하고 묘하며 미세한 곳에 이르리.
  
   모든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그 가르침의 날카로운 칼을
   그 마음 전일하게 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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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꾸준히 보호하고 간직해야 하네.
  
   저 못난 범부들의
   방일한 그 일로는
   이러한 방일하지 않은
   가르침에는 들어가지 못하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624. 울저가경(鬱低迦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존자 울저가(鬱低迦)가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쪽에 물러앉아 아뢰었다.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저를 위해 설법해 주신다면, 저는 그 법을 들은 뒤에 혼자 고요한 곳에서 꾸준하고 면밀하게 생각하며, 방일하지 않게 머물면서 '선남자(善男子)가 수염과 머리를 깎고 바른 믿음으로 집 없는 데로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목적대로……(이 사이의 내용은 앞에서 자세히 말한 것과 같다.)……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라고 사유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울저가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 그렇다. 네 말과 같으니라. 그러나 다만 내 설법에 대해서 네가 내 마음을 기쁘게 하지 않는다면, 네가 하고자 하는 일도 성취하지 못할 것이고, 설사 내 뒤를 따르더라도 아무런 이익을 얻지 못하고 도리어 장애만 생길 것이다.
  울저가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께서 말씀해 주시면 저는 곧 세존의 마음을 기쁘게 하고 제가 하고자 하는 일을 성취하여 장애가 생기지 않게 하겠습니다. 오직 원컨대 세존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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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를 위해 설법해 주시기만 한다면, 저는 혼자 고요한 곳에서 꾸준하고 면밀하게 사유하며, 방일하지 않게 머물면서……(이 사이의 내용은 앞에서 자세히 말한 것과 같다.)……후세의 몸을 받지 않겠습니다.
  이렇게 두 번 세 번 청하였다.
  그러자 세존께서 울저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먼저 그 본래의 업(業)을 깨끗이 하고, 그리고 나서 범행(梵行)을 닦아 익혀야 하느니라.
  울저가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지금 어떻게 본래의 업을 깨끗이 하고 범행을 닦아 익혀야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울저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먼저 그 계를 깨끗이 하고 그 견해를 바르게 하여 세 가지 업을 두루 갖춘 뒤에 4념처를 닦아야 한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안의 몸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물러,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바른 지혜와 바른 기억으로 세간의 탐욕과 근심을 항복 받아야 하고, 이와 같이 바깥의 몸과 안팎의 몸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물러야 한다. 느낌·마음도 마찬가지며, 법을 법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무는 것 역시 앞에서 자세히 설한 것과 같으니라.
  그 때 울저가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따라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그 때 울저가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들은 뒤에 혼자 고요한 곳에서 꾸준하고 면밀하게 생각하며, 방일하지 않게 머물면서 '선남자가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걸치고서 바른 믿음으로 집 없는 데로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목적대로……(이 사이의 내용은 앞에서 자세히 말한 것과 같다.)……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라고 사유하였다.
  울저가의 물음과 같이, 다른 비구의 물음에도 또한 앞에서와 같이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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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바혜가경(婆醯迦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바혜가(婆醯迦)라는 비구가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와 그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앉아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훌륭하신 세존이시여, 저를 위해 설법하여 주십시오.
  ……(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앞의 울저가경(鬱低迦經)에서 말한 것과 같고, 다만 다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그와 같이 바혜가 비구여, 본래의 업을 청정하게 하고 몸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무는 사람은 모든 악마를 뛰어넘는다. 느낌·마음도 마찬가지며, 법을 법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무는 사람은 모든 악마를 뛰어넘느니라.
  그 때 바혜가 비구는 부처님의 설법과 훈계를 들은 뒤에, 따라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그리고 혼자 고요한 곳에서 꾸준하고 면밀하게 생각하며, 방일하지 않게 머물러……(내지)……후세의 몸을 받지 않았다.
  
  
626. 비구경(比丘經)
  
  두 번째 경도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다만 다른 것은 이와 같이 비구여,……(내지)……나고 죽음[生死]을 뛰어넘느니라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627. 아나율다경(阿那律陀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존자 아나율다는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앉아 아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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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존이시여, 만일 배우는 지위에 있는 어떤 비구가 아직 위로 나아가 안온한 열반을 얻지 못해 방편으로 그것을 구한다면, 그 거룩한 제자는 어떻게 바른 법과 율을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혀야, 모든 번뇌가 다하고……(내지)……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 줄을 스스로 알게 됩니까?
  부처님께서 아나율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배우는 지위에 있는 거룩한 제자가 아직 위로 나아가 안온한 열반을 얻지 못해 방편으로 그것을 구한다면, 그는 그 때 안의 몸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물러,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바른 지혜와 바른 기억으로 세간의 탐욕과 근심을 항복 받아야 한다. 또 느낌·마음도 마찬가지며, 법을 법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물러,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바른 지혜와 바른 기억으로 세간의 탐욕과 근심을 항복 받아야 하느니라. 이와 같이 거룩한 제자가 많이 닦아 익히면 모든 번뇌가 다하게 되고……(내지)……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 줄을 스스로 알게 되느니라.
  그 때 존자 아나율다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따라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628. 계경(戒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파련불읍(巴連弗邑) 계림정사(鷄林精舍)14)에 계셨다. 그 때 존자 우타이(優陀夷)와 존자 아난(阿難)도 파련불읍 계림정사에 있었다.
  그 때 존자 우타이가 존자 아난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 서로 인사하고 위로한 뒤에 한쪽에 물러앉아 존자 아난에게 말했다.
  여래(如來)·응공(應供)·등정각(等正覺)께서는 알고 보신 것으로 여러 비구들을 위해 거룩한 계를 말씀하셨습니다. 그리하여 단절하지 않고 허물지 않으며, 가리지 않고 여의지 않으며, 계에 집착하지 않게 하고 완전하
  
14) 팔리어로는 Kukku r rma 라고 함. 계원승가람(鷄園僧伽藍)이라고도 하며, 중인도 마갈타국(摩竭陀國) 화씨성(華氏城)에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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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 체득해 잘 지니게 하시어, 지혜로운 이들이 칭찬하고 미워하지 않게 하셨습니다. 그러면 여래·응공·등정각께서는 무엇 때문에 알고 보신 것으로 여러 비구들을 위해 거룩한 계를 말씀하시어, 단절하지 않고 허물지 않으며……(내지)……지혜로운 이들이 칭찬하고 미워하지 않게 하셨습니까?
  존자 아난이 우타이에게 말했다.
  4념처(念處)를 닦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이른바 몸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물고, 느낌·마음도 마찬가지며, 법을 법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무는 것입니다.
  그 때 두 정사(正士)는 서로 이야기한 뒤에 제각기 자기 처소로 돌아갔다.
  
  
629. 불퇴전경(不退轉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파련불읍 계림정사에 계셨다. 그 때 존자 아난과 존자 발타라(跋陀羅)도 그곳에 있었다.
  그 때 존자 발타라가 존자 아난에게 물었다.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히면 뒤로 물러서지 않게 되는 법이 있습니까?
  존자 아난이 존자 발타라에게 말했다.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히면 수행하는 이를 뒤로 물러서지 않게 하는 법이 있으니, 이른바 4념처(念處)이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이른바 몸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물고, 느낌·마음도 마찬가지며, 법을 법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무는 것입니다.
  그 때 두 정사(正士)는 서로 이야기를 나눈 뒤에 제각기 자기 처소로 돌아갔다.
  
  
630. 청정경(淸淨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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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파련불읍 계림정사에 계셨다. 그 때 존자 아난과 존자 발타라도 그곳에 머물고 있었다.
  그 때 존자 발타라가 존자 아난에게 물었다.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히면 깨끗하지 않은 중생이 깨끗해지고 광택을 더욱 더하게 되는 법이 있습니까?
  존자 아난이 존자 발타라에게 말했다.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히면, 깨끗하지 않은 중생이 깨끗해지고 광택을 더욱 더하게 되는 법이 있나니, 이른바 4념처(念處)입니다. 이른바 몸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물고, 느낌·마음도 마찬가지며, 법을 법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무는 것입니다.
  그 때 두 정사(正士)는 서로 이야기한 뒤에 제각기 자기 처소로 돌아갔다.
  
  
631. 도피안경(度彼岸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파련불읍 계림정사에 계셨다. 그 때 존자 아난과 존자 발란타도 그곳에 머물고 있었다.
  그 때 존자 발란타가 존자 아난에게 물었다.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히면 저 언덕으로 건너지 못한 중생이 저 언덕으로 건너가게 되는 법이 있습니까?
  존자 아난이 존자 발타라에게 말했다.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히면 저 언덕으로 건너가지 못한 중생이 저 언덕으로 건너가게 되는 법이 있나니, 이른바 4념처입니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이른바 몸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물고, 느낌·마음도 마찬가지며, 법을 법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무는 것입니다.
  그 때 두 정사(正士)는 서로 이야기를 나눈 뒤에 제각기 자기 처소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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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2. 아라한경(阿羅漢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파련불읍 계림정사에 계셨다. 그 때 존자 아난과 존자 발타라도 그곳에 머물고 있었다.
  존자 발타라가 존자 아난에게 물었다.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히면 아라한을 얻게 되는 그런 법이 있습니까?
  존자 아난이 존자 발타라에게 말했다.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히면 아라한을 얻을 수 있는 법이 있나니, 이른바 4념처(念處)입니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이른바 몸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물고, 느낌·마음도 마찬가지며, 법을 법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무는 것입니다.
  그 때 두 정사(正士)는 서로 이야기를 나눈 뒤에 제각기 자기 처소로 돌아갔다.
  
  
633. 일체법경(一切法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파련불읍 계림정사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일체 법이라고 말한 것에서, 일체 법이란 4념처(念處)를 말하는 것이니, 이것은 바른 가르침이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이른바 몸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물고, 느낌·마음도 마찬가지며, 법을 법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무는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634. 현성경(賢聖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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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파련불읍 계림정사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비구가 4념처(念處)를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힌다면 현성의 벗어남[賢聖出離]이라 할 것이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이른바 몸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물고, 느낌·마음도 마찬가지며, 법을 법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무는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벗어남[出離]이라고 말씀하신 것과 마찬가지로, 바르게 괴로움을 다함,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남, 큰 과보를 얻음, 큰복과 이익을 얻음, 감로법(甘露法)을 얻음, 감로법을 완전히 성취함, 감로법을 체득함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다.
  
  
635. 광택경(光澤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파련불읍 계림정사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비구가 4념처(念處)를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힌다면 아직 깨끗하지 못한 중생은 깨끗해지고, 이미 깨끗해진 중생은 광택을 더욱 더하게 될 것이니,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이른바 몸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물고, 느낌·마음도 마찬가지며, 법을 법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무는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중생을 깨끗하게 한다고 말씀하신 것과 마찬가지로, 저 언덕으로 건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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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못한 이를 건너게 하고, 아라한(阿羅漢)을 얻고, 벽지불(辟支佛)을 얻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를 얻게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다.
  
  
636. 비구경(比丘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파련불읍 계림정사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을 위해 4념처(念處)를 닦는 것에 대해 설명하리라. 어떤 것이 4념처를 닦는 것인가? 비구들아, 여래(如來)·응공(應供)·등정각(等正覺)·명행족(明行足)·선서(善逝)·세간해(世間解)·무상사(無上士)·조어장부(調御丈夫)·천인사(天人師)·불세존(佛世尊)께서 세상에 출현하여 바른 법을 연설하실 땐, 맨 처음의 말씀도 훌륭하고 중간의 말씀도 훌륭하고 맨 마지막의 말씀도 훌륭하시며, 훌륭한 이치와 훌륭한 뜻이 순전하게 원만 청정하여 범행(梵行)을 나타내 보이실 것이다. 만일 족성자(族姓子:善男子)와 족성녀(族姓女:善女人)들이 부처님에게서 법을 들으면 깨끗한 신심(信心)을 얻어 이와 같이 닦고 배울 것이다.
  가정생활의 화합은 향락의 허물이요 번뇌의 결박임을 보고, 텅 비고 한가한 곳에서 살기를 좋아하여 출가해 도를 배우며, 집에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집 아닌 곳[非家]15)에 살면서, 한결같이 청정하고자 하여, 그 목숨이 다할 때까지 순전하게 원만 청정하면, 범행이 희고 깨끗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걸치고서 바른 믿음으로 집 없는 데로 출가하여 도를 배우자'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재물과 친족을 버리고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걸치고서 바른 믿음으로 집 없는 데로 출가하여 도를 배우되, 몸의 행을 바로 하고 입의 네 가지 허물[四過]16)을 단속하며, 바른 생활로 청정하고, 성
  
15) 집착을 벗어나 가정 생활[家法]을 버리고 출가(出家)생활을 하는 것을 말함.
16) 즉 험담[惡口]·이간하는 말[兩舌]·거짓말[妄語]·농담[綺語]을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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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의 계를 익히며, 모든 감관[根門]을 지켜,17) 마음을 단속하고 생각을 바르게 한다. 눈으로 빛깔을 볼 때도 그 형상을 취하지 않나니, 만일 눈이 율의(律儀)가 아닌 것[不律儀]18)에 머무르면 세간의 탐욕과 근심과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이 항상 마음에서 새어나온다. 그러나 그는 눈에서 바른 계를 일으키나니, 귀·코·혀·몸·뜻에서 바른 계를 일으키는 것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그는 성현의 바른 계를 성취함으로써 감관을 잘 거두어 잡아, 가고 오고 돌아다니고 돌아보기와 굽히고 펴고 앉고 눕기와, 자고 깨고 말하고 잠잠하기를 모두 지혜에 머물러 지혜를 바르게 한다. 그는 이러한 성인의 계를 성취하여, 감관을 지켜 단속하고 바른 지혜와 바른 기억으로 고요히 세간을 멀리 떠나, 쓸쓸한 곳이나 나무 밑이나 고요한 방에 홀로 앉아, 바른 몸과 바른 생각으로 마음을 집중해 편안히 머무르며, 세간의 탐욕과 근심을 끊고, 탐욕(貪欲)을 떠나 탐욕을 깨끗이 버린다. 또 세간의 진에개(瞋恚蓋)·수면개(睡眠蓋)·도회개(掉悔蓋)·의개(疑蓋)를 끊고, 진에개·수면개·도회개·의개를 떠나, 진에개·수면개·도회개·의개를 완전히 없애버린다. 그리하여 마음과 지혜의 힘을 약하게 하는 모든 장애로서 열반에 나아가지 못하게 하는 5개(蓋)의 번뇌를 끊어 없앤다.
  그러므로 안의 몸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물러,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바른 지혜와 바른 기억으로 세간의 탐욕과 근심을 항복 받아야 하고, 이와 같이 바깥의 몸과 안팎의 몸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물러야 하나니, 느낌·마음도 마찬가지며, 법을 법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무는 것 역시 이와 같다고 말하리라. 이것을 비구가 4념처를 닦는 것이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637. 바라제목차경(波羅提木叉經)
  
17) 6식(識)의 감관(感官)을 통제하여 5욕(欲)에 빠지지 않게 하는 것을 말함.
18) 비율의(非律儀), 혹은 악계(惡戒)라고도 함. 선을 방해하고 악을 일으키는 마음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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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4념처를 닦아야 한다.……(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앞의 경에서 말한 것과 같고, 다만 다른 내용은 다음과 같다.)……이와 같이 출가하고 나서 고요한 곳에 머물러 바라제목차(波羅提木叉)의 율의(律儀)19) 를 거두어 수호하고20) 알맞은 장소에서 바른 행위를 실천하며[行處具足],21) 사소한 잘못에도 크게 두려워하고, 계법을 받아서 배워야 한다. 살생을 떠나고, 살생을 끊고, 살생을 좋아하지 않으며,……(내지)……모든 업의 방도에 대해서도 앞에서 말한 것과 같으니라. 가사와 발우를 몸에 지니는 것은 새의 양 날개와 같나니, 이와 같이 계법을 배워 성취하고 4념처를 닦아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638. 순다경(純陀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왕사성 가란다죽원에 계셨다.
  
19) 율장(律藏)에 포함된 계들의 집성(集成)을 말하는데, 바라제목차는 팔리어로 P tiokkha라고 하며, 의역하여 별별해탈(別別解脫)이라고 함. 한 가지 한 가지의 계행(戒行)을 지니고 잘 지켜, 몸과 입으로 짓는 그릇된 죄의 허물을 삼가고 막으면, 점차로 번뇌를 해탈하게 되는 것을 말함. 율의(律儀)는 선을 일으키는 계의 의미로, 바라제목차와 합하여 별해탈율의(別解脫律儀)라고도 함. 수계(受戒)의 작법에 따라 많은 계를 실천하여 신·구·의의 악업을 벗어나는 것을 총체적으로 일컫는 말임. 이렇게 하여 많은 계의 조문이 완전히 구비된 것이 구족계(具足戒)임.
20) 여기서 부처님께서는 네 가지 계 가운데 중요한 계행(catunna s l na je akas la )을 요구했다. 첫째는 계본(戒本)의 수호(守護), 둘째는 감관(感官)의 수호, 셋째는 생활의 청정, 넷째는 생필품과 관련된 계행이다.
21) 이 부분은 팔리본에 c ra-gocara-sampanno라고 되어 있는데 c ra는 바른 행위를 뜻하고, gocara는 소가 풀을 뜯는 장소를 의미한다. 따라서 이 문맥의 전체적 의미는 '바른 행위를 실천할 수 있는 장소를 갖추고', 즉 알맞은 장소에서 바른 행위를 실천하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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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때 존자 사리불(舍利弗)은 마갈제(摩竭提) 나라(那羅) 마을에서 병으로 열반하였다. 순다(純陀) 사미(沙彌)가 그를 간호하고 공양하였었는데, 존자 사리불이 병으로 열반하자, 존자 사리불을 공양한 뒤에 남은 사리(舍利)를 수습해 가사와 발우를 가지고 왕사성으로 가서, 가사와 발우를 챙기고 발을 씻은 뒤에, 존자 아난이 있는 곳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존자 아난의 발에 예배하고 나서, 한쪽에 물러서서 존자 아난에게 말했다.
  존자시여, 마땅히 아십시오. 저의 화상 존자 사리불께서는 이미 열반하셨습니다. 저는 그분의 사리와 가사와 발우를 가지고 왔습니다.
  그러자 존자 아난은 순다 사미의 말을 듣고,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온 몸을 가눌 수 없고, 사방이 캄캄하고 아득하며, 말문이 막혀버렸습니다. 순다 사미가 제게 찾아와 '화상 사리불이 이미 열반하시어, 그 분의 사리와 가사와 발우를 가지고 왔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떠냐? 아난아, 그 사리불이 받은 바 계의 몸[戒身]22)을 가지고 열반하였느냐? 선정의 몸[定身]·지혜의 몸[慧身]·해탈의 몸[解脫身]·해탈지견의 몸[解脫知見身]을 가지고 열반하였느냐?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러면 저 법(法)을 내 스스로 깨달아 등정각(等正覺)을 이루고서 말한 이른바 4념처(念處)·4정단(正斷)·4여의족(如意足)·5근(根)·5력(力)·7각지(覺支)·8도지(道支)를 가지고 열반하였느냐?
  아닙니다. 그러나 세존이시여, 비록 받은 바 계의 몸에서부터 나아가서 도품(道品)의 법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도 가지고 열반하진 않으셨지만, 존자 사리불께서는 계를 지니고 많이 들었으며, 욕심이 적어 만족할 줄 아셨고, 항상 세간을 멀리하며 수행하고, 방편으로 꾸준히 힘썼으며, 생각을 거
  
22) 이 부분이 팔리본에는 s la-kkhandham으로 되어 있는데, 이를 한역하면 '계온(戒蘊)' 즉 '계행의 다발'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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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어 편안히 머물고 한마음으로 선정에 들어 민첩하고 날랜 지혜[捷疾智慧]·깊고 예리한 지혜[深利智慧]·초월하는 지혜[超出智慧]·분별하는 지혜[分別智慧]·큰 지혜[大智慧]·넓은 지혜[廣智慧]·매우 깊은 지혜[甚深智慧]·비할 바 없는 지혜[無等智慧]의 보배를 성취하시어, 보이고 가르치며, 비추고 기쁘게 하며, 잘 칭찬하면서 대중을 위해 설법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세존이시여, 저는 법을 위하고 법을 받는 이[受法者]를 위해서 근심하고 괴로워한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근심하거나 괴로워하지 말라. 왜냐하면, 앉거나 일어나거나 혹은 생성하는 일들은 무너지고야 마는 법이니 어떻게 무너지지 않을 수 있겠느냐? 아무리 무너지지 않게 하려한들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니라. 내가 전에 이미 말한 것처럼, 사랑스러운 모든 사물과 마음에 드는 것 등 일체의 것들은 다 어긋나고 이별하게 되는 법으로서 늘 존재할 수는 없는 것이니라. 비유하면 큰 나무의 뿌리·줄기·가지·잎·꽃·열매가 무성한 데서 큰 가지가 먼저 부러지는 것처럼, 큰 보배산에서 큰 바위가 먼저 무너지는 것처럼, 여래의 대중권속에서 저 대성문(大聲門)이 먼저 반열반(般涅槃)한 것이니라.
  만일 그 곳이 사리불이 머물고 있던 곳이면, 그 곳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은 없었다. 그처럼 그곳에서 나는 공허하지 않았으니, 그건 사리불이 있었기 때문이었고 내가 이미 그에게 말했기 때문이었다.
  아난아, 내가 말했듯이 사랑스럽고 갖가지 마음에 드는 것들은 다 이별하기 마련인 법이니, 너는 이제 너무 근심하거나 괴로워하지 말라. 아난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여래 또한 오래지 않아 가버리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아난아, 마땅히 자기[自]를 섬으로 삼아 자기를 의지하고, 법(法)을 섬으로 삼아 법을 의지하며, 다른 것을 섬으로 삼지 말고 다른 것을 의지하지 말라.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자기를 섬으로 삼아 자기를 의지하는 것입니까? 어떤 것이 법을 섬으로 삼아 법을 의지하는 것입니까? 어떤 것이 다른 것을 섬으로 삼지 않고 다른 것에 의지하지 않는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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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비구라면 몸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염처에서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바른 지혜와 바른 기억으로 세간의 탐욕과 근심을 항복 받아야 한다. 이와 같이 바깥의 몸과 안팎의 몸, 느낌·마음도 마찬가지며, 법을 법 그대로 관찰하는 염처에 있어서도 또한 이와 같다고 말하리라.
  아난아, 이것을 자기를 섬으로 삼아 자기를 의지하고, 법을 섬으로 삼아 법을 의지하며, 다른 것을 섬으로 삼지 말고 다른 것을 섬으로 삼아 의지하지 말라고 한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639. 포살경(布薩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마투라국(摩偸羅國) 발타라(跋陀羅)강 가에 있는 산개암라(傘蓋菴羅) 숲에 계셨는데, 존자 사리불과 목건련이 열반하고서 오래지 않은 때였다.
  그 때 세존께서는 그 달 보름날 포살(布薩) 때 대중 앞에서 자리를 펴고 앉으셨다. 세존께서는 대중의 모임을 관찰하신 뒤에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대중을 관찰해보니 텅 빈 것처럼 보이는구나. 그것은 사리불과 대목건련이 반열반(般涅槃)하였기 때문이다. 나의 성문(聲門)들 중에 오직 이 두 사람만이 능히 잘 설법하고 훈계하고 가르치고 변설(辨說)하기를 만족스럽게 행했었다.
  두 종류의 재물이 있으니 금전이란 재물과 법이란 재물이다. 금전이란 재물은 세상 사람들로부터 구했었고, 법이란 재물은 사리불과 목건련으로부터 구했었지만, 여래는 이미 세간[世]23)의 재물과 법의 재물에서 떠났느니라.
  
23) 고려대장경 원문에는 '시(施)'자로 되어 있으나 앞뒤 문맥의 흐름과 송(宋)·원(元)·명(明) 본을 참조하여 '세(世)'자로 바꿔 해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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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너희들은 사리불과 목건련이 열반하였다고 하여 근심하거나 괴로워하지 말라. 비유하면 큰 나무의 뿌리·줄기·가지·잎·꽃·열매가 무성한 데서 큰 가지가 먼저 부러지는 것과 같고, 보배산에서 큰 바위가 먼저 무너지는 것처럼, 여래의 대중 가운데서 사리불과 목건련이라는 두 대성문(大聲聞)이 먼저 반열반한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근심하거나 괴로워하지 말라. 생긴 법·일어난 법·지어진 법·만든 법·무너지는 법으로서 어떻게 닳아 없어지지 않을 것이 있겠는가? 아무리 무너지지 않게 하려 하여도 그것은 있을 수 없느니라. 내가 전에 이미 말한 것처럼, 사랑스러운 어떤 것도 모두 떠나고 흩어지기 마련이니, 나도 오래지 않아 가버리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자기[自]를 섬으로 삼아 자기를 의지하고, 법(法)을 섬으로 삼아 법을 의지하며, 다른 것을 섬으로 삼지 말고 다른 것을 의지하지 말라'고 한 것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른바 안의 몸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물러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바른 지혜와 바른 기억으로 세간의 탐욕과 근심을 항복 받아야 한다. 그와 같이 바깥의 몸과 안팎의 몸과, 느낌·마음도 마찬가지며, 법을 법 그대로 관찰하는 생각에 머물러 방편으로 꾸준히 힘써, 바른 지혜와 바른 기억으로 세간의 탐욕과 근심을 항복 받아야 하느니라. 이것이 '자기를 섬으로 삼아 자기를 의지하고, 법(法)을 섬으로 삼아 법을 의지하며, 다른 것을 섬으로 삼지 말고 다른 것을 의지하지 말라'고 한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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