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잡아함경(雜阿含經)

잡아함경 제36권

通達無我法者 2007. 12. 24. 09:37
[1440 / 2145] 쪽
  
잡아함경 제36권
  
  송 천축삼장 구나발타라 한역
  
  
993. 찬상좌경(讚上座經)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머무시고 계셨다.
  그 때 여러 상좌(上座) 비구들은 부처님을 모시고 좌우에 서 있었다. 즉 존자 아야교진여(阿若憍陳如)·존자 마하가섭(摩訶迦葉)·존자 사리불(舍利弗)·존자 마하 목건련(摩訶目揵連)·존자 아나율타(阿那律陀)·존자 이십억이(二十億耳)·존자 타라표마라자(陀羅驃摩羅子)·존자 바나가바사(婆那迦婆娑)·존자 야사사라가비하리(耶舍舍羅迦毘訶利)·존자 부류나(富留那)·존자 분타단니가(分陀檀尼迦) 등이었고, 그 밖의 다른 상좌 비구들도 부처님을 모시고 좌우에 서 있었다.
  그 때 존자 바기사(婆耆舍)는 사위국 동쪽 동산 녹자모(鹿子母) 강당에 있었다. 그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오늘 세존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시고, 여러 상좌 비구들은 부처님을 모시고 좌우에 서 있다. 나는 지금 당장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사람마다 각각 게송 하나씩을 지어 여러 상좌 비구들을 찬탄하리라.'
  그렇게 생각한 그는 곧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1)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別譯雜阿含經)』 제13권 7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1441 / 2145] 쪽
  으뜸가는 상좌 비구들
  온갖 탐욕 이미 다 끊고
  일체 세간의 쌓이고 쌓인 번뇌
  그 모든 것을 완전히 벗어났네.
  
  지혜는 깊으나 말은 적으며
  용맹스럽고 부질ㄴ한 노력과 방편에 힘쓰며
  도덕은 맑고 밝게 드러났기에
  머리 조아려 지금 나는 예배하네.
  
  모든 원수 악마를 다 항복 받고
  시끄럽고 속된 무리 멀리 여의며
  다섯 가지 욕망에 얽매이지 않고
  언제나 고요하고 한가함 익혀
  맑고 빈 마음에 욕심 없으시기에
  머리 조아려 나는 이제 예배하네.
  
  차라연(遮羅延)의 훌륭한 종족
  선정에 들어 방일(放逸)하지 않고
  마음으로 정수(正受)를 좋아하면서
  맑고 깨끗하게 번뇌를 여의고
  슬기로운 변재(辯才)로 깊은 뜻 드러내기에
  그러므로 머리 숙여 예배드리네.
  
  그가 얻은 신통과 지혜
  모든 신통의 힘을 초월하고
  여섯 가지 신통 있는 대중들
  자유 자재로 두려움 없어
  그 신통 가장 훌륭하기에
[1442 / 2145] 쪽
  그러므로 머리 숙여 예배드리네.
  
  삼천대천(三千大千) 저 세계 안에
  다섯 세계에 태어난 저 중생들로부터
  나아가 범천 세계에 이르기까지
  하늘과 사람들의 우세하고 하열한 것
  깨끗한 천안(天眼)으로 모두 다 보기에
  그러므로 머리 숙여 예배드리네.
  
  부지런한 노력과 방편의 힘으로
  모든 탐애의 쌓임을 끊고
  나고 죽는 그물을 찢어 없애며
  마음은 언제나 바른 법을 좋아하네.
  
  구하고 바라는 모든 생각 여의고
  저 언덕으로 뛰어 건너가
  맑고 깨끗하여 번뇌가 없기에
  그러므로 머리 숙여 예배드리네.
  
  그 어떤 두려움도 아주 여의어
  의지함 없고 재물을 떠나
  마음으로 흡족할 줄 알고 의혹을 끊고
  모든 악마와 원수를 항복 받고
  몸을 생각하되 청정한 것 관하기에
  그러므로 머리 숙여 예배드리네.
  
  그 어느 세상의 어떤 번뇌도
  조그만 가시 숲도 남음이 없고
  어떤 결박도 모두 풀어버리고
[1443 / 2145] 쪽
  세 가지 존재의 인연 끊었네.
  
  정밀하게 다루어져 모든 번뇌를 없애고
  최상의 지혜 광명으로 밝게 비치며
  어두운 숲에 대해 그 숲을 떠나갔기에
  그러므로 머리 숙여 예배드리네.
  
  의지하고 살던 집을 버리고
  허깨비·거짓·어리석음·성냄 없애며
  모든 애욕과 기뻐함을 길들여 항복 받고
  온갖 삿된 견해를 멀리 벗어나
  맑고 깨끗하고 한 점 티도 없기에
  그러므로 머리 숙여 예배드리네.
  
  그 마음 자유로이 움직이되
  단단하고 튼튼하여 흔들림 없고
  지혜와 큰 덕의 힘은
  항복 받기 어려운 악마를 항복 받고
  무명의 큰 번뇌를 끊어 없앴기에
  그러므로 머리 숙여 예배드리네.
  
  모든 어둠 여읜 큰 어른이시고
  적멸(寂滅) 얻으신 모니(牟尼) 높으신 분
  바른 법으로 때와 허물 여의고
  큰 광명 스스로 밝게 나타내어
  일체 세계를 두루두루 비추기에
  그러므로 부처라 부른다네.
  
  지신(地神)과 허공과 또 하늘과
[1444 / 2145] 쪽
  저 삼십삼천 하늘 신의
  그 광명들 가리어 어둡게 하였으니
  그러므로 부처라 부른다네.
  
  나고 죽는 세계를 다 벗어나고
  모든 중생 무리를 멀리 뛰어넘으며
  부드럽고 연약한 마음을 길들여
  정각(正覺)께서는 가장 높은 진리를 깨달으셨네.
  
  결박이란 결박은 모두 끊어버리고
  그 어떤 외도도 다 굴복시키며
  일체의 악마 원수 다 항복 받고
  위없는 바른 진리 증득(證得)하여
  모든 티끌과 때를 여의었기에
  그러므로 머리 숙여 예배드리네.
  
  존자 바기사가 게송으로 찬탄할 그 때 모든 비구들은 그의 말을 듣고 매우 기뻐하였다.
  
  
994. 바기사멸진경(婆耆娑滅盡經)2)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존자 바기사는 사위국 동쪽 동산 녹자모 강당에 있었는데 병세가 위독하여, 존자 부린니(富隣尼 : 富樓那)가 간병인(看病人)이 되어 공양을 보살펴주고 있었다.
  그 때 존자 바기사가 존자 부린니에게 말하였다.
  
2)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13권 8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1445 / 2145] 쪽
  그대는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가서 내 말로써 세존께 아뢰어주시오.
  '존자 바기사는 세존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문안드립니다.
  (병이나 괴로움이 적으시고 기거가 경건하시며 편안히 지내십니까?)'
  그리고 다시 아뢰어 주시오.
  '존자 바기사는 동쪽 동산 녹자모 강당에 있는데 병세가 위독하여 세존을 직접 가서 뵈옵고자 해도 세존께서 계신 곳까지 갈 기력이 없습니다. 훌륭하신 세존이시여, 존자 바기사를 가엾이 여기시어 동쪽 동산 녹자모 강당의 존자 바기사가 있는 곳까지 찾아주시기를 바라나이다.'"
  그 때 존자 부린니는 그 청을 받들고 곧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한 쪽에 물러나 앉아서 이렇게 아뢰었다.
  존자 바기사는 지금 동쪽 동산 녹자모 강당에 있는데 병세가 위독하여 세존을 뵈옵고자 해도 뵈러 갈 기력이 없습니다. 훌륭하신 세존이시여, 존자 바기사를 가엾이 여기시어 동쪽 동산 녹자모 강당의 존자 바기사가 있는 곳까지 찾아주셨으면 히고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자 세존께서는 잠자코 허락하셨다. 존자 부린니는 부처님께서 허락하신 것을 알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물러갔다.
  세존께서는 저녁때가 되어 선정에서 깨어나시더니 존자 바기사가 잇는 곳으로 가셨다. 존자 바기사는 멀리 세존께서 오시는 것을 보고 책상을 붙잡고 일어나려고 하였다. 그 때 세존께서 존자 바기사가 책상을 붙잡고 일어나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시고 말씀하셨다.
  바기사야, 함부로 움직이지 말라.
  그렇게 말씀하시고는 곧 자리에 앉으시어 존자 바기사에게 물으셨다.
  네가 앓고 있는 질병이 좀 편안해져서 참고 견딜 만한가? 몸의 온갖 고통은 좀 덜하고 더하지나 않은가?……(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앞의 염마가경3)에서 말한 것과 같다.)
  제 병의 고통은 갈수록 더하고 덜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3) 이 경 제5권 104번째 소경인 염마경(焰摩經)을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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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처님께서 바기사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너에게 물으리니 생각하고 있는 대로 나에게 대답하라. 네 마음은 물들지도 않고 집착하지도 않으며, 더럽지도 않고 해탈하여 모든 뒤바뀜에서 벗어나게 되었는가?
  바기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 마음은 물들지도 않고 집착하지도 않으며, 더럽지 않고 해탈하여 모든 뒤바뀜에서 벗어났습니다.
  부처님께서 바기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어떤 것을 네 마음은 물들지도 않고 집착하지도 않으며, 더럽지도 않고 해탈하여 모든 뒤바뀜에서 벗어나게 되었다고 하느냐?
  바기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과거에도 눈이 형상[色]을 보고 생기는 인식작용에 대하여 마음으로 돌아보아 기억하지 않고, 미래의 형상에 대해 기뻐하지 않으며, 현재의 현상에 대해 집착하지 않습니다. 저는 과거·미래·현재에서 눈이 현상을 보고 일으키는 인식작용에 대하여 탐하는 욕심[貪欲]과 사랑하고 좋아하는 생각[愛念]이 없어지고 욕망도 없으며, 소멸하고 사라지며, 쉬고 떠나고 해탈하여 마음까지도 이미 심해탈까지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물들지도 않고 집착하지도 않으며, 더럽혀지지도 않고 모든 뒤바뀜을 여의어 정수(正受)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귀·코·혀·몸·뜻의 알음알이도 과거의 법에 대해 마음이 돌아보아 기억하지 않고 미래에 대하여 기뻐하지 않으며, 현재에도 집착하지 않고, 과거·미래·현재의 법에 대해 사랑하거나 탐하는 마음이 없어지고, 욕망도 없으며, 소멸하고 사라지며, 쉬고 떠나고 해탈하여 이미 심해탈까지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물들지도 않고 집착하지도 않으며, 더럽혀지지도 않고 해탈하여, 모든 뒤바뀜에서 벗어나 정수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원컨대 세존이시여, 오늘 최후로 저를 유익하게 하시는 뜻에서 제 게송을 들어주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좋을 대로 하여라."
  존자 바기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몸가짐을 바르게 하고 단정히 앉아 기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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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곳에 집중하고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나는 지금 부처님 앞에 앉아
  머리 조아려 공경하고 예배하네.
  일체의 온갖 법에 대하여
  그 어느 것에서도 해탈하였네.
  모든 법의 모양을 잘 이해하고
  바른 법을 깊이 믿고 좋아합니다.
  
  세존께서는 등정각(等正覺)이시고
  세존께서는 큰 스승이시며
  세존께서는 악마를 항복 받고
  세존께서는 큰 모니(牟尼)이시니
  모든 번뇌를 다 소멸하시고
  일체 중생을 몸소 건지시네.
  
  세존께서는 이 세상의
  그 어떤 법도 다 깨달아 아시니
  진실로 이 세상에 법을 알기로는
  부처님보다 나은 이 전혀 없네.
  
  저 모든 하늘과 인간들 중에도
  부처님과 같은 이 또한 없나니
  그러므로 나는 오늘 크게 정진하신
  그 분께 머리를 조아립니다.
  
  가장 큰 선비님께 머리 조아리나니
  그는 온갖 애욕의 가시 뽑았네.
  나는 지금 죽음에 다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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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세존을 뵈었기에
  일종(日種)4) 어른님께 머리 조아리고
  오늘 밤 반열반(般涅槃)에 들겠나이다.
  
  바른 지혜로 바른 기억 잡아매고
  장차 썩어 없어질 이 몸뚱이의
  남은 세력이 일으킨 모든 것
  오늘밤부터는 영원히 사라지고
  다시는 삼계에 물들지 않아
  남음 없는 열반에 들어가리라.
  
  괴로운 느낌과 즐거운 느낌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느낌은
  접촉[觸]의 인연으로 생기는 것
  이제는 그런 것들 영원히 끊어 없애리.
  
  괴로운 느낌과 즐거운 느낌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느낌은
  접촉의 인연으로 생기는 것
  이제는 그런 줄을 분명히 알았네.
  
  안에서나 혹은 바깥에서 생기는
  괴롭거나 즐거운 모든 느낌들
  그 느낌들에 대해 집착 없나니
  바른 지혜로 마음을 바르게 잡아맨다.
  
  처음이나 중간이나 마지막에도
  
4) 구담(瞿曇)의 다른 명칭이다. 인도에는 일종(日種)과 월종(月種)의 왕족(王族)이 있는데, 구담 부처님께서 태어난 석가(釋迦)족도 일종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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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쌓임의 장애가 없고
  일체의 쌓임을 이미 다 끊었나니
  그 느낌을 남김없이 밝게 알았네.
  
  진실을 분명히 보는 사람은
  91겁5)을 설명하기를
  3겁 중에는 불공겁(不空劫)으로
  큰 신선인 높은 어른 계시나
  3겁이 지나면 의지할 곳[洲]6)이 없고
  공포겁(恐怖劫)에 두려워할 뿐이네.
  
  마땅히 알아야 하리. 큰 신선께서
  이 세상에 다시 출현(出現)하시어
  모든 하늘과 사람 편하게 해주시고
  눈을 뜨여 어둠에서 벗어나게 해주시리.
  
  모든 중생들에게 깨달음 나타내시어
  일체는 다 괴로운 것임을 깨닫게 하셨네.
  괴로움과 괴로움의 발생과
  괴로움을 벗어난 지극히 고요한 경지[寂滅]와
  현성의 여덟 가지 바른 길[八正道]을 깨닫게 하여
  안온하게 열반으로 나아가게 하시네.
  
  이 세상에서 만나기 어려운 분
  
5) 이 게송에 서술된 91겁 가운데 단지 3겁에만 부처님께서 출현하시고 그 나머지 겁 동안은 부처님께서 전혀 출현하시지 않는다. 때문에 이것을 공포겁(恐怖劫)이라고 한다.
6) 대하의 중간에 잇는 성으로 천중도(川中道)를 말함. 큰 바다에서 성은 모든 이에게 의지처가 되듯 부처님도 모든 중생들에게 의지처가 되므로 부처님을 섬에 비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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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현재 세상에서 다 얻었네.
  이 세상에 태어나 사람 몸 얻고서
  바른 법의 연설을 들었다네.
  
  제각기 자기들의 소원을 따라
  때[垢]를 여의고 청정함을 구하고
  오로지 자기 이익만을 전념하여 닦으면서
  헛되이 지내 결과 없게 하지 말라.
  헛되이 지내면 근심이 생기고
  장차는 지옥의 괴로움 받으리라.
  
  말씀하신 그 바른 법을
  좋아하지 않고 받으려 하지 않으면
  오랫동안 나고 죽는 가운데 있으면서
  윤회(輪廻)가 그칠 날 기약 없으며
  오랜 세월 동안 괴로워하고 번민함이
  마치 재물을 잃은 상인 같으리.
  
  내게는 이제 온갖 경사 모여
  다시는 나고 늙고 죽는 일 없고
  윤회는 이미 다 끊어져
  두 번 다시 태어남 받지 않으리.
  
  애욕의 강물이 흐르는 물길
  이제는 모두 다 말라버리고
  이미 모든 쌓임[陰]의 근본을 뽑았으니
  사슬고리 이어지지 않으리.
  
  큰 스승님께 공양하여 마쳤고
[1451 / 2145] 쪽
  해야 할 일 이미 끝냈으며
  무거운 짐 다 벗어버렸고
  존재의 흐름도 이미 다 끊어졌네.
  
  다시는 태어남을 좋아하지 않고
  죽음 또한 싫어할 것도 없네.
  바른 지혜로 생각을 거두어 잡아
  다만 죽을 때가 오기만을 기다리네.
  
  넓은 벌판의 코끼리 생각하면
  60마리의 용맹한 짐승으로서
  하루아침에 쇠사슬에서 풀려나
  수풀 속에서 마음대로 즐기네.
  
  이 바기사도 또한 그와 같아서
  큰 스승의 입에서 태어난 아들로서
  모든 속된 무리들 싫어서 버리고
  바른 기억으로 때 오기를 기다리네.
  
  내 이제 너희들께 일러두나니
  여기 와 모인 이들은 모두
  내가 읊는 마지막 게송을 들어라
  그 진리 유익함이 많을 것이다.
  
  한 번 생겨난 것은 다 사라지나니
  어느 것 하나 영원한 것 없네.
  어느새 생겨났다 어느새 죽는 법
  어찌 그것 영원하다 믿을 것인가.
  
[1452 / 2145] 쪽
  그러므로 그 뜻을 굳세게 하여
  꾸준히 노력하고 방편으로 구하되
  모든 것 두려운 줄 잘 관찰해
  모니(牟尼)의 길 그대로 따라 행하라.
  이 괴로움의 쌓임 빨리 버리고
  다시는 윤회의 길 더하지 말라.
  
  부처님 입에서 생겨난 아들
  이 게송으로 찬탄한 뒤에
  그 대중들과 영원히 하직하고
  이 바기사는 열반에 들었다.
  자애롭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으로
  위없는 이 게송을 그는 읊었네.
  
  여래의 법에서 생겨난 아들
  존자 바기사는
  중생을 가엾이 여기는 마음으로
  위없는 이 게송 읊고 나서
  반열반(般涅槃)에 드니
  중생들이 공경하고 예배하였네.
  
  
995. 아련야경(阿練若經)7)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얼굴이 아주 잘생긴 어떤 천자(天子)가 새벽에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 있었는
  
7)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8권 1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1453 / 2145] 쪽
  데, 그의 온몸에서 나오는 광명이 기수급고독원을 두루 비추었다.
  그 때 그 천자가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아련야(阿練若)의 비구8)
  텅 비고 한가한 곳에 머물면서
  고요한 가운데 범행(梵行)을 닦고
  하루 한 끼만을 먹고 있는데도
  무슨 까닭으로
  그 얼굴빛이 그리도 선명합니까?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지나간 일에 대해 근심이 없고
  다가올 일에 대해 반겨하지 않으며
  현재에는 얻는 그대로 따르고
  바른 지혜로 생각을 매어 두며
  먹는 것에도 생각을 거두었기에
  얼굴빛이 언제나 곱고 밝다네.
  
  다가올 일에 마음이 치달려 생각하고
  지나간 일을 돌아보고 근심하고 뉘우치며
  어리석음의 불로 제 자신을 태우는 것
  마치 우박이 초목을 때림과 같네.
  
  그 천자는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8) 아련야를 팔리어로는 ara a라고 한다. 번역하여 한림(閑林)·한정처(閑靜處)라고 하는데, 아려야 비구란 대중들과 떨어져 산 속의 굴이나 숲 속의 한가롭고 조용한 곳에서 수행하는 비구를 말한다.
[1454 / 2145] 쪽
  오래 전에 바라문을 보았는데
  그 바라문은 반열반을 얻어
  모든 두려움에서 이미 벗어났고
  세상 은애까지 모두 벗어났네.
  
  그 때 그 천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곧 사라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996. 교만경(憍慢經)9)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얼굴이 아주 잘생긴 어떤 천자가 새벽에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 있었는데, 그의 온몸에서 나오는 광명이 기수급고독원을 두루 비추었다.
  그 때 그 천자가 게송으로 부처님께 아뢰었다.
  
  교만한 마음을 일으켜
  제 마음을 잘 길들이지 못하고
  한 번도 고요함을 닦지 않으며
  또한 정수(正受 : 선정)에 들지도 않고
  숲 속에서 방일하게 행동하면
  죽음의 저 언덕을 넘어가지 못하리.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교만한 마음 벌써 여의고
  
9)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8권 2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1455 / 2145] 쪽
  마음은 항상 정수에 들어
  밝은 지혜로 잘 분별하여
  일체의 결박에서 벗어났네.
  
  나 혼자 한적한 숲 속에 있으면서
  그 마음 함부로 방일하지 않나니
  저 죽음의 악마 원수로부터 벗어나
  어느 새 저 언덕에 건너갔다네.
  
  그 천자는 다시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오래 전에 바라문을 보았는데
  그 바라문은 반열반을 얻어
  모든 두려움에서 이미 벗어났고
  세상의 은애까지 모두 벗어났네.
  
  그 때 그 처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곧 사라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997. 공덕증장경(功德增長經)10)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얼굴이 아주 잘생긴 어떤 천자가 새벽에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는 한쪽에 물러나 앉아 있었는데, 그의 온몸에서 나오는 광명이 기수급고독원을 두루 비추었다.
  그 때 그 천자가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10)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8권 3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1456 / 2145] 쪽
  어떻게 하면 밤낮으로
  공덕을 항상 자라게 할 수 있으며
  어떻게 하면 하늘에 태어나는지
  바라건대 자세히 설명하여 주소서.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동산에 과일나무 심으면
  나무 그늘은 맑고 시원할 것이요
  다리나 배로써 물 건네어 주고
  복이 되고 덕이 되는 집을 지으며
  우물을 파서 목마름을 풀어주고
  객사를 지어 나그네 쉬게 하라.
  
  이와 같이 하면 그 공덕은
  밤낮으로 항상 자라날 것이다.
  또 법답게 계율을 갖추면
  그 인연으로 천상에 태어나리라.
  
  그러자 그 천자는 다시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오래 전에 바라문을 보았는데
  그 바라문은 반열반을 얻어
  모든 두려움에서 이미 벗어났고
  세상의 은애까지 영원히 벗어났네.
  
  그 때 그 천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곧 사라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1457 / 2145] 쪽
  
998. 시하득대력경(時何得大力經)1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얼굴이 아주 잘생긴 어떤 천자가 새벽에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는 한쪽에 물러나 앉아 있었는데, 그의 온몸에서 나오는 광명이 기수급고독원을 두루 비추었다.
  그 때 그 천자가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무엇을 보시해야 큰 힘을 얻고
  무엇을 보시해야 아름다운 용모를 얻으며
  무엇을 보시해야 안락을 얻고
  무엇을 보시해야 밝은 눈을 얻습니까?
  
  또 어떤 보시를 닦아 익혀야
  일체 보시라 이름하는지
  이제 세존께 여쭈옵나니
  바라건대 분별하여 설명해주소서.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음식을 보시하면 큰 힘을 얻고
  의복을 보시하면 아름다운 용모를 얻으며
  수레를 보시하면 안락을 얻고
  등불을 보시하면 밝은 눈 얻는다.
  
  집을 지어 나그네를 대접하면
  
11)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8권 4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1458 / 2145] 쪽
  그것을 일체 보시라고 말하고
  중생들에게 법으로 깨우쳐 이끌어주면
  그것은 곧 감로(甘露)를 보시함이다.
  
  그러자 그 천자는 다시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오래 전에 바라문을 보았는데
  그 바라문은 반열반을 얻어
  모든 두려움에서 이미 벗어났고
  세상의 은애까지 영원히 벗어났네.
  
  그 때 그 천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는 곧 사라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999. 환희경(歡喜經)12)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얼굴이 아주 잘 생긴 실비리(悉梨)라고 하는 어떤 천자 새벽에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 있었는데, 그의 온몸에서 나오는 광명이 기수급고독원을 두루 비추었다.
  그 때 그 천자가 게송으로 부처님께 아뢰었다.
  
  모든 하늘과 세상 사람들
  음식을 보고는 모두 기뻐하는데
  과연 그 어느 세상에서도
  
12)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8권 5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1459 / 2145] 쪽
  행복과 즐거움이 저절로 따르나이까?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깨끗한 믿음으로 보시 행하면
  이 세상이나 저 세상이나
  어디든지 그가 가는 곳에는
  그림자처럼 복의 과보(果報) 따르리.
  
  그러므로 인색한 마음 버리고
  때 없는 깨끗한 보시 행하라.
  보시하면 이 세상이나 저 세상이나
  어디서나 기쁨을 누리게 되리.
  
  그 때 그 실비리 천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기이합니다. 세존이시여, 그 이치를 잘 말씀해주셨습니다.
  
  깨끗한 믿음으로 보시 행하면
  이 세상이나 저 세상이나
  어디든지 그가 가는 곳에는
  그림자처럼 복의 과보 따르리.
  
  그러므로 인색한 마음 버리고
  때 없는 깨끗한 보시 행하라.
  보시하면 이 세상이나 저 세상이나
  어디서나 기쁨을 누리게 되리.
  
  천자 실비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과거 세상 어느 때인가 왕이 되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
 
[1460 / 2145] 쪽
  때 저의 이름을 실비리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네 성문에 보시를 행하여 복을 지었고, 그 성 안에는 네 갈래 길이 있었는데, 거기에서도 보시를 행해 복을 지었습니다. 그 때 저의 첫째 부인이 저에게 와서 말하였습니다.
  '대왕께서는 큰 복덕을 짓는데 저는 복업(福業)을 닦을 만한 능력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부인에게 말해주었습니다.
  '성 동문 밖에서 보시를 행해 지은 복은 다 당신에게 돌아가게 하겠소.'
  그러자 여러 왕자들이 내게 와서 말하였습니다.
  '대왕께서는 공덕을 많이 지으시고 부인께서도 그렇게 하는데, 우리는
  복업을 닦을 만한 능력이 없습니다. 우리도 대왕을 의지해 조금이나마 공덕을 짓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대답하였습니다.
  '성 남문 밖에서 보시를 행해 지은 복은 다 너희들에게 돌아가게 하리라.'그러자 대신들이 저에게 와서 말하였습니다.
  '오늘 대왕께서는 공덕을 많이 지으셨고 부인과 왕자들도 다 그렇게 하셨는데, 저희들은 복업을 닦을 만한 능력이 없습니다. 저희들도 대왕을 의지해 조금이나마 복을 짓고 싶습니다.'
  그래서 나는 말했습니다.
  '성 서문 밖에서 보시해 지은 복은 다 그대들에게 돌아가게 하리라.'
  그 때 또 여러 장군들이 저에게 와서 말하였습니다.
  '오늘 대왕께서는 공덕을 많이 지으셨고 부인과 태자와 여러 대신들도 다 그렇게 하였는데, 오직 저희들만 복업을 닦을 만한 능력 이 없습니다. 저희들도 대왕을 의지해 복을 짓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대답하였습니다.
  '성 북문 밖에서 보시를 행해 지은 복은 다 그대들에게 돌아가게 하리라.'
  그러자 온 나라 백성들이 저에게 와서 말하였습니다.
  '오늘 대왕께서는 공덕을 많이 지으셨고 부인과 왕자와 대신과 여러 장군들도 다 그렇게 하였사온데, 저희들은 복을 닦을 만한 힘이 없습니다. 저희도 대왕을 의지해 조금이나마 복을 짓고 싶습니다.'
[1461 / 2145] 쪽
  저는 그들에게 대답하였습니다.
  '성 안의 네거리 길목에서 보시를 행해 지은 복은 다 그대들에게 돌아가게 하리라.'
  그 때 국왕의 부인·왕자·대신·장군·백성들은 다 보시를 행하여 모든 공덕을 짓게 되자, 제가 먼저 지은 보시의 공덕은 다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제가 시켜서 복을 짓게 하엿던 여러 사람들은 제가 있는 곳으로 와서 저에게 절하고 말하였습니다.
  '대왕께서는 마땅히 아셔야만 합니다. 온갖 복을 닦으신 곳마다 부인·왕자·대신·장군·백성들이 제각기 한 곳씩 차지해 보시를 행해 복을 짓고 나니, 대왕께서 보시한 공덕은 이제 다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들에게 대답해주었습니다.
  '선남자(善男子)들이여, 변방 여러 나라에서 세금으로 받는 재물들은 당연히 내게 다 들어오고 있는데, 그 중 절반은 창고에 넣고, 절반은 그곳에서 보시해 복을 지으라.'
  그들은 명령을 받고 곧 변방 나라로 가서 모든 재물을 모아 절반은 창고로 보내고, 절반은 그곳에서 보시해 복을 지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랜 세월 동안 이렇게 보시해 복을 지음으로 인하여 오랜 세월 동안 사랑할 만하고 기억할 만하며 마음에 드는 복의 과보를 얻고, 항상 즐거움을 받음이 끝이 없었습니다. 이런 복의 업[福業]과 복의 결과[福果]와 갚음[福報]은 다 큰 공덕 무더기의 수에 들어 있습니다.
  비유하면 다섯 개 큰 강이 모여 한 줄기의 흐름이 되는 것과 같습니다. 이른바 항하(恒河)·야포나(耶蒲那)·살라유(薩羅由)·이라발제(伊羅跋提)·마혜(摩醯) 등, 이 다섯 강이 모여 한 줄기의 흐름이 되면 그 강물의 백천만억 말[斗]이나 섬[斛]으로 된다고 해도 이러한 수량의 단위로는 저 강물을 헤아릴 수 없고, 저 큰 강물은 큰 물줄기가 되는 것처럼, 제가 지은 공덕의 결과와 공덕의 과보도 헤아릴 수 없어 다 큰 공덕의 무더기 수에 들어갔습니다.
  그 때 천자 비실리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는 이내 사라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1462 / 2145] 쪽
  
1000. 원유경(遠遊經)13)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얼굴이 아주 잘 생긴 어떤 천자가 새벽에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 있었는데, 그의 온몸에서 나오는 광명이 기수급고독원을 두루 비추었다.
  그 때 그 천자가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그 어떤 사람이 능히
  먼 길을 떠날 때 좋은 벗이 되며
  또한 어떤 사람이 능히
  집안에 있을 적에 좋은 벗이 됩니까?
  
  그 어떤 사람이 능히
  재물을 가지고 있을 때 좋은 벗이 되며
  그 어떤 사람이 능히
  후세에 있어서 좋은 벗이 됩니까?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상인에게는 길을 인도하는 길잡이가
  길을 떠날 때는 좋은 벗이 되고
  정숙하고 자상하며 어진 아내가
  집 안에 있을 적엔 좋은 벗이 된다.
  일가 친척들과 서로 가까이 지내는 것이
  재물을 지니고 있을 때는 좋은 벗이 되고
  
13)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8권 6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1463 / 2145] 쪽
  스스로 닦는 공덕(功德)이
  후세에 있어서는 좋은 벗이 된다.
  
  그러자 그 천자는 다시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오래 전에 바라문을 보았는데
  그 바라문은 반열반을 얻어
  모든 두려움에서 이미 벗어났고
  세상의 은애까지 영원히 벗어났네.
  
  그 때 그 천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는 곧 사라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1001. 침박경(侵迫經)14)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얼굴이 아주 잘 생긴 어떤 천자가 새벽에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 있었는데, 그의 온몸에서 나오는 광명이 기수급고독원을 두루 비추었다.
  그 때 그 천자가 게송으로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두운 운명이 목숨을 앗아가
  그 때문에 사람의 목숨을 짧아지나니
  늙음이 닥쳐와 침노하고 핍박하건만
  아무도 구원해 보호해줄 사람 없다네.
  
  
14)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8권 7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1464 / 2145] 쪽
  이 늙음과 병듦과 죽음을 보면
  사람들을 몹시 두렵게 하나니
  오직 온갖 공덕을 지어야만
  즐거움에 머물고 즐거운 곳으로 간답니다.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어두운 운명이 목숨을 앗아가
  그 때문에 사람의 목숨을 짧아지나니
  늙음이 닥쳐와 침노하고 핍박하건만
  아무도 구원해 보호해줄 사람 없구나.
  
  남아 있는 이 몸의 허물을 보면
  사람들을 몹시 두렵게 하나니
  마땅히 이 세상 탐애를 끊고
  무여열반(無餘涅槃)을 즐겨라.
  
  그러자 그 천자는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오래 전에 바라문을 보았는데
  그 바라문은 반열반을 얻어
  모든 두려움에서 이미 벗어났고
  세상의 은애까지 영원히 벗어났네.
  
  그 때 그 천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는 곧 사라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1002. 단제경(斷除經)15)
  
15)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8권 9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1465 / 2145] 쪽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얼굴이 아주 잘 생긴 어떤 천자가 새벽에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 있었는데, 그의 온몸에서 나오는 광명이 기수급고독원을 두루 비추었다.
  그 때 그 천자가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몇 가지 법을 끊어 없애야 하고
  몇 가지 법을 마땅히 버려야 하며
  그리고 또 몇 가지 법을
  방편으로 닦아 증진해야 하며
  몇 가지 무더기를 뛰어넘어야
  비구는 빠른 흐름을 건너게 됩니까?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다섯 가지16)를 끊고 다섯 가지17)를 버리고 나서
  다섯 가지 근본[根]18)을 힘써 닦아서
  다섯 가지 화합(和合)된 것19)을 뛰어 넘으면
  그 비구는 흐르는 물을 건널 수 있으리.
  
  
16) 팔리어본 주석에 의하면 이 다섯 가지는 탐욕개(貪欲蓋)·진애개(瞋恚蓋)·수면개(睡眠蓋)·도회개(掉悔蓋)·의개(疑蓋)인 5개(蓋)를 말한다고 되어 있다.
17) 팔리어본 주석에 의하면 이 다섯 가지는 색(色)·성(聲)·향(香)·미(味)·촉(觸)인 5욕(欲)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되어 있다.
18) 팔리어본 주석에 의하면 이 다섯 가지 근본이란 신근(信根)·정근(精根)·염근(念根)·정근(定根)·혜근(慧根) 등 5무루근(無漏根)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되어 있다.
19) 팔리어본 주석에 의하면 이 다섯 가지는 탐결(貪結)·에결(恚結)·만결(慢結)·질결(嫉結)·간결(慳結) 등 5결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되어 있다.
[1466 / 2145] 쪽
  그러자 그 천자는 다시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오래 전에 바라문을 보았는데
  그 바라문은 반열반을 얻어
  모든 두려움에서 이미 벗어났고
  세상의 은애까지 영원히 벗어났네.
  
  그 때 그 천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는 곧 사라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1003. 각면경(覺眠經)20)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얼굴이 아주 잘 생긴 어떤 천자가 새벽에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 있었는데, 그의 온몸에서 나오는 광명이 기수급고독원을 두루 비추었다.
  그 때 그 천자가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주었다.
  
  어떤 사람을 깨어 있어도 잠을 잔다 하고
  어떤 사람을 잠을 자도 깨어있다 하며
  어떤 사람을 더러운 때를 지녔다고 하고
  어떤 사람을 청정함을 얻었다고 하는가?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다섯 종류의 사람을 깨어 있어도 잔다고 하고
  다섯 종류의 사람을 잠을 자도 깨어 있다 하며
  
20)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8권 10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1467 / 2145] 쪽
  다섯 종류의 사람을 더러운 때를 지녔다고 하고
  다섯 종류의 사람을 청정함을 얻었다고 한다.
  
  그러자 그 천자는 다시 게송으로 말했다.
  
  오래 전에 바라문을 보았는데
  그 바라문은 반열반을 얻어
  모든 두려움에서 이미 벗어났고
  세상의 은애까지 영원히 벗어났네.
  
  그 때 그 천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는 곧 사라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1004. 상희경(相喜經)2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얼굴이 아주 잘 생긴 어떤 천자가 새벽에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 있었는데, 그의 온몸에서 나오는 광명이 기수급고독원을 두루 비추었다.
  그 때 그 천자가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미와 자식은 서로 기뻐하고
  소 임자는 그 소를 좋아하며
  중생은 받은 그 몸을 좋아하나니
  몸이 없어지는 것을 좋아할 이는 아무도 없네.
  
  
21)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8권 11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1468 / 2145] 쪽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어미와 자식은 서로 걱정하고
  소 임자는 그 소를 걱정하며
  몸이 있으면 중생들 걱정하나니
  몸이 없으면 중생들 걱정도 없으리라.
  
  그러자 그 천자는 다시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오래 전에 바라문을 보았는데
  그 바라문은 반열반을 얻어
  모든 두려움에서 이미 벗어났고
  세상의 은애까지 영원히 벗어났네.
  
  그 때 그 천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는 곧 사라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1005. 인물경(人物經)22)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얼굴이 아주 잘 생긴 어떤 천자가 새벽에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 있었는데, 그의 온몸에서 나오는 광명이 기수급고독원을 두루 비추었다.
  그 때 그 천자가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떤 것을 사람의 소유라 하고
  
22)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8권 18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1469 / 2145] 쪽
  어떤 것을 제일 좋은 도반이라 하며
  무엇으로써 목숨을 보전하며
  중생은 무엇을 의지하여 있습니까?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논이나 집은 중생들의 소유이고
  어진 아내는 제일 좋은 도반이며
  음식으로써 목숨을 보존하고
  직업은 중생이 의지하는 것이다.
  
  그러자 그 천자는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오래 전에 바라문을 보았는데
  그 바라문은 반열반을 얻어
  모든 두려움에서 이미 벗어났고
  세상의 은애까지 영원히 벗어났네.
  
  그 때 그 천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는 곧 사라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1006. 애무과자경(愛無過子經)23)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얼굴이 아주 잘 생긴 어떤 천자가 새벽에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 있었는데, 그
  
23)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8권 19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1470 / 2145] 쪽
  의 온몸에서 나오는 광명이 기수급고독원을 두루 비추었다.
  그 때 그 천자가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사랑하기는 자식보다 더한 것 없고
  재산 중엔 소보다 더 귀한 것 없다.
  광명은 해보다 더 밝은 것 없고
  살라(薩羅)24)는 바다보다 더한 것 없다.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사랑함은 제 자신보다 더한 것 없고
  재물은 곡식보다 더 나은 것 없다.
  광명은 지혜보다 더 나은 것 없고
  살라는 견해보다 더 지날 것이 없다.
  
  그러자 그 천자는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오래 전에 바라문을 보았는데
  그 바라문은 반열반을 얻어
  모든 두려움에서 이미 벗어났고
  세상의 은애까지 영원히 벗어났네.
  
  그 때 그 천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는 곧 사라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1007. 찰리경(刹利經)25)
  
24) 팔리어로는 sara라고 하며, 호수[湖]라는 뜻이다.
25)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8권 20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1471 / 2145] 쪽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얼굴이 아주 잘 생긴 어떤 천자가 새벽에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 있었는데, 그의 온몸에서 나오는 광명이 기수급고독원을 두루 비추었다.
  그 때 그 천자가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찰리(刹利)는 사람 중에 제일 높고
  황소는 동물 중에 가장 훌륭하니라.
  순결한 처녀가 으뜸가는 아내이고
  아들로는 맏아들이 제일 귀하다.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부처님은 사람 중에 제일 높고
  산 말은 동물 중에 제일이니라.
  남편에게 순종하면 어진 아내요
  번뇌를 끊은 아들이 제일이니라.
  
   그러자 그 천자는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오래 전에 바라문을 보았는데
  그 바라문은 반열반을 얻어
  모든 두려움에서 이미 벗어났고
  세상의 은애까지 영원히 벗어났네.
  
  그 때 그 천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는 곧 사라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1472 / 2145] 쪽
  
1008. 종자경(種子經)26)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얼굴이 아주 잘 생긴 어떤 천자가 새벽에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 있었는데, 그의 온몸에서 나오는 광명이 기수급고독원을 두루 비추었다.
  그 때 그 천자가 게송으로 부처님께 아뢰었다.
  
  땅에서 생겨난 중생들 중에
  어떤 것이 가장 훌륭합니까?
  저 허공에서 떨어진 것 중에
  어떤 것이 가장 으뜸입니까?
  
  원하고 바라는 모든 것 중에서
  어떤 것이 가장 제일이 되며,
  모든 언어들 가운데서
  어떤 것이 가장 훌륭한 말이 됩니까?
  
  그 때 어떤 천자가 있었다. 그는 원래는 농부의 아들이었는데, 지금은 천상에 태어났더라도 본래의 습기가 남아 있었기 때문에 게송으로 그 천자에게 대답하였다.
  
  5곡은 땅에서 생겨나는데
  이것이 가장 수승(殊勝)하고
  허공에서 땅에 떨어진 것 중에는
  종자가 가장 훌륭한 것입니다.
  
26)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8권 22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1473 / 2145] 쪽
  황소는 사람을 키우는 근본 바탕이니
  이것이 의지하는 것 중에 훌륭한 것이요
  사랑하는 아들이 하는 말
  이것은 말 중에서 가장 훌륭한 것입니다.
  
  처음에 질문을 꺼냈던 그 천자가 대답한 이에게 말하였다.
  내가 그대에게 물은 것도 아닌데 왜 수다스럽게 경솔히 망령된 말을 하는가? 나는 다시 세존께 게송으로 여쭐 것이다.
  
  땅에서 솟아나는 중생들 중에
  어떤 것이 가장 훌륭합니까?
  저 허공에서 떨어지는 것 중에
  어떤 것이 가장 훌륭합니까?
  
  원하고 바라는 모든 것 중에서
  어떤 것이 가장 훌륭합니까?
  모든 언어들 가운데서
  어떤 것이 훌륭한 말이 됩니까?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밑에서 솟아오르는 것 중에서는
  세 가지 밝음[三明]이 가장 훌륭하고
  허공에서 흘러내리는 것 중에서도
  세 가지 밝음이 제일이니라.
  
  성인의 제자인 저 스님들은
  의지하는 스승으로 최상이 되며
  여래의 말씀이
[1474 / 2145] 쪽
  모든 언어들 가운데서 으뜸이니라.
  
  그 때 그 천자는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세간은 몇 가지 법으로 생겨났고
  몇 가지 법이 서로 화합한 것입니까?
  세간은 몇 가지 법이 애욕을 취하고
  세간은 몇 가지 법이 손감(損減)시킵니까?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여섯 가지 법27)으로 세간은 생겨났고
  세간은 여섯 가지 법28)이 서로 화합하며
  여섯 가지 법[안 감관]이 애욕을 취하고
  여섯 가지 법[바깥 경계]이 세상을 해친다.
  
  그러자 그 천자가 다시 게송으로 아뢰었다.
  
  오래 전에 바라문을 보았는데
  그 바라문은 반열반을 얻어
  모든 두려움에서 이미 벗어났고
  세상의 은애까지 영원히 벗어났네.
  
  그 때 그 천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는 이내 사라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27) 안의 감관 즉 안처(眼處)·이처(耳處)·비처(鼻處)·설처(舌處)·신처(身處)·의처(意處) 등의 6내처(內處)를 말함.
28) 바깥 경계 즉 색(色)·성(聲)·향(香)·미(味)·촉(觸)·법(法)의 여섯 가지 대상경계[六境]를 말함.
[1475 / 2145] 쪽
  
1009. 심경(心經)29)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얼굴이 아주 잘 생긴 어떤 천자가 새벽에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는 한쪽에 물러나 앉아 있었는데, 그의 온몸에서 나오는 광명이 기수급고독원을 두루 비추었다.
  그 때 그 천자가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무엇이 세간을 유지해 가며
  무엇이 세간을 이끌고 갑니까?
  또 무엇이 하나의 법이 있어
  이 세간을 제어(制御)합니까?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마음이 세간을 유지해 가고
  마음이 세간을 구속해 이끌고 있다.
  그 마음이 하나의 법이 되어
  세간을 능히 제어한다.
  
  그러자 그 천자는 다시 게송으로 말했다.
  오래 전에 바라문을 보았는데
  그 바라문은 반열반을 얻어
  모든 두려움에서 이미 벗어났고
  세상의 은애까지 영원히 벗어났네.
  
  
29)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12권 23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1476 / 2145] 쪽
  그 때 그 천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는 이내 사라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1010. 박경(縛經)30)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얼굴이 아주 잘 생긴 어떤 처자가 새벽에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는 한쪽에 물러나 앉아 있었는데, 그의 온몸에서 나오는 광명이 기수급고독원을 두루 비추었다.
  그 때 그 천자가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무엇이 세간을 결박하고 있고
  무엇을 항복 받아야 그것이 풀어집니까?
  어떠한 법을 끊어 없애야
  열반을 얻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애욕이 세간을 결박하고 있으니
  그 애욕을 항복 받아야 해탈하리라.
  저 애욕을 끊어 없애면
  열반을 얻었다고 말하리라.
  
  그러자 그 천자가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오래 전에 바라문을 보았는데
  
30)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12권 24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1477 / 2145] 쪽
  그 바라문은 반열반을 얻어
  모든 두려움에서 이미 벗어났고
  세상의 은애까지 영원히 벗어났네.
  
  그 때 그 천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는 이내 사라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1011. 엄경(掩經)3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얼굴이 아주 잘 생긴 어떤 천자가 새벽에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는 한쪽에 물러나 앉아 있었는데, 그의 온몸에서 나오는 광명이 기수급고독원을 두루 비추었다.
  그 때 그 천자가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무엇이 이 세간을 가리고 있으며
  무엇이 이 세간을 막고 있습니까?
  무엇이 중생들을 결박하고 있고
  어떤 이치가 이 세간을 건립하고 있습니까?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노쇠함이 이 세간을 가리고 있고
  죽음이 이 세간을 막고 있으며
  애욕이 중생들을 결박하고 있고
  법이 이 세간을 건립하고 있다.
  
  
31)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12권 25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1478 / 2145] 쪽
  그러자 그 천자가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오래 전에 바라문을 보았는데
  그 바라문은 반열반을 얻어
  모든 두려움에서 이미 벗어났고
  세상의 은애까지 영원히 벗어났네.
  
  그 때 그 천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는 이내 사라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1012. 무명경(無明經)32)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얼굴이 아주 잘 생긴 어떤 천자가 새벽에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는 한쪽에 물러나 앉아 있었는데, 그의 온몸에서 나오는 광명이 기수급고독원을 두루 비추었다.
  그 때 그 천자가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무엇이 이 세간을 가리우며
  무엇이 이 세간을 결박합니까?
  무엇이 중생을 기억하며
  무엇이 중생의 깃대를 세웁니까?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무명(無明)이 세간을 가리고
  
32)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12권 26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1479 / 2145] 쪽
  애욕이 중생들을 결박하고 있다.
  가리워 덮음이 중생을 기억하고
  아만(我慢)이 중생들의 깃대를 세웠느니라.
  
  그 천자는 다시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느 누가 덮개가 없으며
  어느 누가 애욕의 결박 없습니까?
  어느 누가 가리움을 벗어났으며
  어느 누가 교만의 깃대를 세우지 않습니까?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여래(如來)·등정각(等正覺)은
  바른 지혜로 심해탈(心解脫)하였으니
  다시는 무명에 덮이지 않고
  또한 애욕에 결박되지 않으며
  가리워 덮임을 벗어났고
  아만의 깃대 꺾어 없앴다.
  
  그러자 그 천자가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오래 전에 바라문을 보았는데
  그 바라문은 반열반을 얻어
  모든 두려움에서 이미 벗어났고
  세상의 은애까지 영원히 벗어났네.
  
  그 때 그 천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는 이내 사라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1480 / 2145] 쪽
  
1013. 신경(信經)33)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얼굴이 아주 잘 생긴 어떤 천자가 새벽에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는 한쪽에 물러나 앉아 있었는데, 그의 온몸에서 나오는 광명이 기수급고독원을 두루 비추었다.
  그 때 그 천자가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그 어떤 것을 훌륭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재물이라 합니까?
  어떤 것을 잘 닦아 익혀야
  안락한 결과를 누리나이까?
  
  어떤 것을 온갖 맛 가운데서
  가장 훌륭한 맛이라 하며
  어떤 것이 중생들 가운데에서
  가장 훌륭한 목숨이 됩니까?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깨끗하게 믿고 즐거워하는 마음이
  훌륭한 사람의 제일가는 재물이요
  바른 법을 닦고 행해야
  안락한 결과를 불러오리라.
  
  참된 진리의 묘한 그 말씀
  
33)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12권 27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1481 / 2145] 쪽
  그것은 맛 가운데 최상이 되고
  성인의 지혜로운 혜명(慧命)이
  수명 중에 제일이니라.
  
  그러자 그 천자가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오래 전에 바라문을 보았는데
  그 바라문은 반열반을 얻어
  모든 두려움에서 이미 벗어났고
  세상의 은애까지 영원히 벗어났네.
  
  그 때 그 천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는 이내 사라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1014. 제이경(第二經)34)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얼굴이 아주 잘 생긴 어떤 천자가 새벽에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는 한쪽에 물러나 앉아 있었는데, 그의 온몸에서 나오는 광명이 기수급고독원을 두루 비추었다.
  그 때 그 천자가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떤 것이 비구의
  제2의 동반자입니까?
  어떤 것이 비구가 되어
  가르침을 따르고 순종하는 것입니까?
  
34)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12권 28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1482 / 2145] 쪽
  비구는 어느 곳에
  마음을 두고서 좋아해야 합니까?
  거기서 좋아하고 나면
  모든 결박이 끊어집니까?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믿음이 제2의 동반자가 되고
  지혜가 가르쳐 주는 사람이 된다.
  열반의 자리가 기뻐하고 좋아할 곳이요
  거기서 비구의 결박이 끊어지리라.
  
  그러자 그 천자가 다시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오래 전에 바라문을 보았는데
  그 바라문은 반열반을 얻어
  모든 두려움에서 이미 벗어났고
  세상의 은애까지 영원히 벗어났네.
  
  그 때 그 천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는 이내 사라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1015. 지계지로경(持戒至老經)35)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얼굴이 아주 잘 생긴 어떤 천자가 새벽에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35)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12권 29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1483 / 2145] 쪽
  찾아가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는 한쪽에 물러나 앉아 있었는데, 그의 온몸에서 나오는 광명이 기수급고독원을 두루 비추었다.
  그 때 그 천자가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떤 일을 하면서 늙음에 잘 이르고
  어떤 일을 하여 잘 건립해야 합니까?
  어떤 것이 사람의 보배가 되고
  어떤 것을 도적이 빼앗아가지 못합니까?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바른 계율로 늙음에 잘 이르고
  깨끗한 믿음으로 잘 건립한다.
  지혜가 사람의 보배가 되고
  공덕은 도적도 빼앗아가지 못하느니라.
  
  그러자 그 천자가 다시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오래 전에 바라문을 보았는데
  그 바라문은 반열반을 얻어
  모든 두려움에서 이미 벗어났고
  세상의 은애까지 모두 벗어났네.
  
  그 때 그 천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는 이내 사라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1016. 중생경(衆生經) ①36)
  
36)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12권 30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1484 / 2145] 쪽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얼굴이 아주 잘 생긴 어떤 천자가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렸는데, 그의 온몸에서 나오는 광명이 기수급고독원을 두루 비추었다.
  그 때 그 천자가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떤 법이 중생을 생겨나게 하고
  무엇이 앞으로 치달려 들뜨게 합니까?
  무엇이 나고 죽음을 일으키며
  무엇 때문에 해탈하지 못합니까?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애욕이 중생을 생겨나게 하고
  마음이 앞으로 치달려 들뜨게 한다.
  중생이 나고 죽음 일으켰으며
  괴로운 법이 해탈하지 못하게 한다.
  
  그러자 그 천자가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오래 전에 바라문을 보았는데
  그 바라문은 반열반을 얻어
  모든 두려움에서 이미 벗어났고
  세상의 은애까지 영원히 벗어났네.
  그 때 그 천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는 이내 사라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1485 / 2145] 쪽
  
1017. 중생경②37)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얼굴이 아주 잘 생긴 어떤 천자가 새벽에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렸는데, 그의 온몸에서 나오는 광명이 기수급고독원을 두루 비추었다.
  그 때 그 천자가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떤 법이 중생을 생겨나게 하였고
  무엇이 앞으로 치달려 들뜨게 합니까?
  무엇이 나고 죽음을 일으키며
  어떤 법이 의지하고 믿을 만합니까?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애욕이 중생을 생겨나게 하고
  마음이 앞으로 치달려 들뜨게 한다.
  중생이 나고 죽음을 일으켰고
  업은 의지하고 믿을 만한 것이다.
  
  그러자 그 천자가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오래 전에 바라문을 보았는데
  그 바라문은 반열반을 얻어
  모든 두려움에서 이미 벗어났고
  세상의 은애까지 영원히 벗어났네.
  
37)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12권 31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1486 / 2145] 쪽
  그 때 그 천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는 이내 사라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1018. 중생경 ③38)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머계셨다.
  그 때 얼굴이 아주 잘 생긴 어떤 천자가 새벽에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렸는데, 그의 온몸에서 나오는 광명이 기수급고독원을 두루 비추었다.
  그 때 그 천자가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떤 법이 중생을 생겨나게 하고
  무엇이 앞으로 치달려 들뜨게 합니까?
  무엇이 나고 죽음을 일으키며
  어떤 법이 가장 두려운 것입니까?.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애욕이 중생을 태어나게 하였고
  마음이 앞으로 치달려 들뜨게 한다.
  중생이 나고 죽음을 일으켰으며
  업장이 가장 두려운 것이니라.
  
  그러자 그 천자가 다시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오래 전에 바라문을 보았는데
  
38)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12권 32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1487 / 2145] 쪽
  그 바라문은 반열반을 얻어
  모든 두려움에서 이미 벗어났고
  세상의 은애까지 영원히 벗어났네.
  
  그 때 그 천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는 이내 사라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1019. 비도경(非道經)39)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얼굴이 아주 잘 생긴 어떤 천자가 새벽에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렸는데, 그의 온몸에서 나오는 광명이 기수급고독원을 두루 비추었다.
  그 때 그 천자가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떤 것을 도 아니라고 말하며
  어떤 것이 밤낮으로 옮겨갑니까?
  무엇이 범행(梵行)을 더럽게 하며
  무엇이 세간을 괴롭힙니까?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탐욕을 도 아니라고 말하고
  수명이 밤낮으로 옮겨간다.
  여자가 범행을 더럽게 하고
  여자가 세상을 괴롭히나니
  
39)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12권 33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1488 / 2145] 쪽
  불꽃처럼 왕성히 범행 닦으면
  온갖 자잘한 잘못 씻어 버린다.
  
  그러자 그 천자는 다시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오래 전에 바라문을 보았는데
  그 바라문은 반열반을 얻어
  모든 두려움에서 이미 벗어났고
  세상의 은애까지 영원히 벗어났네.
  
  그 때 그 천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는 이내 사라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1020. 무상경(無上經)40)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얼굴이 아주 잘 생긴 어떤 천자가 새벽에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렸는데, 그의 온몸에서 나오는 광명이 기수급고독원을 두루 비추었다.
  그 때 그 천자가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떤 법이 세간을 두루 비추며
  어떤 법이 더없이 가장 높습니까?
  무엇이 하나의 법이 되어
  모든 중생을 두루 제어(制御)합니까?
  
  
40)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12권 34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1489 / 2145] 쪽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이름[名:정신]이 이 세간을 두루 비추고
  이름이 세간에서 더없이 높다.
  오직 이름이란 이 한 법이
  이 세간을 능히 제어하느니라.
  
  그러자 그 천자가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오래 전에 바라문을 보았는데
  그 바라문은 반열반을 얻어
  모든 두려움에서 이미 벗어났고
  세상의 은애까지 영원히 벗어났네.
  
  그 때 그 천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는 이내 사라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1021. 하법위게인경(何法爲偈因經)4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얼굴이 아주 잘 생긴 어떤 천자가 새벽에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렸는데, 그의 온몸에서 나오는 광명이 기수급고독원을 두루 비추었다.
  그 때 그 천자가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떤 법이 게송의 근원이 되고
  
41)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12권 35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1490 / 2145] 쪽
  무엇으로 게송을 장엄(莊嚴)합니까?
  게송은 무엇을 의지하며
  무엇이 게송의 본체가 됩니까?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애욕[欲]이 게송의 근원이 되고
  문자가 게송을 장엄한다.
  이름[名]이 게송의 의지하는 곳이요
  게송 짓는 사람이 게송의 몸이 된다.
  
  그러자 그 천자는 다시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오래 전에 바라문을 보았는데
  그 바라문은 반열반을 얻어
  모든 두려움에서 이미 벗어났고
  세상의 은애까지 영원히 벗어났네.
  
  그 때 그 천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는 이내 사라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1022. 왕거경(王車經)42)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얼굴이 아주 잘 생긴 어떤 천자가 새벽에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는 한쪽에 물러나 앉아 있었는데,
  
42)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8권 36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1491 / 2145] 쪽
  그의 온몸에서 나오는 광명이 기수급고독원을 두루 비추었다.
  그 때 그 천가가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떻게 그것이 수레인 줄을 알고
  어떻게 또 불인 줄을 압니까?
  어떻게 그 나라의 됨됨이를 알고
  어떻게 그 아내의 됨됨이를 압니까?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깃대를 보고 수레인 줄을 알고
  연기를 보고 불인 줄 안다.
  그 왕을 보면 그 나라를 알 수 있고
  그 남편을 보면 그 아내를 알 수 있다.
  
  그러자 그 천자가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오래 전에 바라문을 보았는데
  그 바라문은 반열반을 얻어
  모든 두려움에서 이미 벗어났고
  세상의 은애까지 영원히 벗어났네.
  
  그 때 그 천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는 이내 사라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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