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염송(禪門拈頌)

121. 마전(磨塼)

通達無我法者 2008. 2. 15. 16:26
마조(馬祖)가 좌선을 많이 했는데,
회양선사가 어느날 벽돌을 들고 가서 그의 암자 앞에서 갈았다.

이를 본 마조가 묻되   "벽돌을 갈아 무엇하십니까 ?"

답 하되 "거울을 만들려 한다"

다시 묻되 "벽돌을 갈아서 어찌 거울이 되겠읍니까 ?"

답 하되 "벽돌을 갈아서 거울이 되지 못한다면 좌선을 한들 어찌 부처가 되겠는가 ?"

다시 묻되  "그러면 어찌해야 되겠읍니까 ?"

선사가 답 하기를,

"수레에다 소를 메워 끌게 하는데 수레가 가지 않거든  소를 때려야 되겠는가 ?  수레를 때려야 되겠는가 ?"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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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녕용이 송했다.

말 죽은 뒤에 온들 의사가 무슨 소용이 있으리

수레와 쇠머리에 채찍을 더 하네.

가죽 찢어지고 터진 줄 이살이 그대 아는가.

무거운 짐 실으려면 힘이 세야 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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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진일이 송했다.

좌선해서 부처되려는 짓 헛일이 분명하니

수레가 안가거든 수레를 치지마라.

지껄이고 침묵한 것, 모두가 선정(禪定)인데

우두커니 앉기만 하란 것 잘못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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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문이 상당하여 말하되

"조사가 서쪽에서 와서 교리 밖에 따로 전한 것은 "마치 소에 수레를 끌렸을 때에 수레가 가지 않으면
수레를 때리는 것이 옳은가 ? 서를 때리는 것이 옳은가 ?" 하는 것과 같다.
대중이여, 사람마다 한 마리의 검은 암소를 가지고 있어서 수레를 끄느데, 털빛과 마음씨가 제각기 다르다
붉은 것, 흰 것, 푸른 것, 누른 것, 검은 것이 있으니 지금 채찍 맞기를 기다리지 말고
각각 수레를 글고 방으로 가서 차나 마셔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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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혜고가 이 이야기를 들고

"요즘 선사들이 도를 설명하기를 '소는 마음에 비유하고 수레는 법에 비유했다.
마음을 밝히기만 하면 법은 저절로 밝아지고 소를 때리기만 하면 수레는 저절로 간다 하니,
씨 안 먹는 말이 우습구나. 만일 그렇다면 마조는 나귀의 해가 되어도 깨닫지 못했으리라"  하였다.

....나귀해 : 十二지(支)에 나귀는 없다. 그런데 나귀해라 함은 있을 수가 없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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