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염송(禪門拈頌)

122. 진석휴관(振錫携罐)

通達無我法者 2008. 2. 15. 16:27
영가현각 대사가 조계에 가서 석장을 집고 병을 들고 6조를 세바퀴 도니,

6조가 말하되 "사문은 3천가지 위의와 8만 가지 미세한 행을 갖추어야 되거늘,
                    대덕은 어디서 왔기에 대단한 거만을 부리는가 ?"

영가 대답하되 "나고 죽는 일이 중대하고 무상은 빠릅니다" 하니,

6조가 다시묻되 "그러면 어째서 생멸없음을 체득하여 무상치 않는 조리를 깨닫지 않는고 ?"

영가가 답하되 "체득함에는 생멸이 없고 깨달음에는 본래 빠름이 없읍니다" 하니,

6조가 말하되 "그렇다 옳은 말이다" 하니,

영가가 비로서 위의를 갖추어 절을 하고는  이어 떠나려 하니,

6조가 말하되 "너무 빠르지 않은가 ?" 하였다.

영가가 말하되 "본래부터 움직이지 않거늘 빠름이 어디 있겠읍니까 ?"  하니,

6조가 묻되 "움직이지 않는 줄을 아는가 ?" 하였다.

영가가 대답하되 "스님 스스로 분별을 내십니다" 하니,

6조가 말하되 "그대는 생멸없는 이치를 매우 잘 아는구나" 하였다.

영가가 말하되 "생멸없음이 어찌 뜻이 있겠읍니까 ?" 하니,

6조가 말하되 "뜻이 없으면 누가 분별을 하는가 ?" 하였다.

영가가 대답하되 "분별도 뜻도 아닙니다" 하니.

6조가 말하되 "옳은 말이다." 하였다. [다른 책에는 야간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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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진일이 송했다

영가가 만리 길 지나 조계에 이르러

세번 절하고는, 왜 한 마디 없었는고.

선상을 세차례 돌고 난 뒤에

석장 짚고 우뚝 서니 그것이 위의(威儀)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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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비자가 송했다

나고 죽는 하나의 일이 크니

깨닫고는 머물지 않네

하룻 밤 조계산에서 쉬고나서

문을 나서며 노래를 불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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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두현이 이야기의 '대단한 오만을 부린다'는 곳까지를 들고는 "할"을 하고 말하되
"그때에 이런 할을 한번 했더라면 용두사미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고 다시
'선상을 세 바퀴 돌고 석장을 한번 구르고는 우뚝섰다'는 곳까지 들고는
6조를 대신하여 말하되 '조계산에 오기 전에 벌써 그대에게 30방망이를 때렸다' 했어야 하리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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