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문관(無門關)

제3칙 구지수지(俱指竪指)

通達無我法者 2008. 2. 19. 17:59

제3칙 구지수지(俱指竪指)

 

구지 선사께서는 누가 무엇을 물어 보던 간에 오직 손가락만을 들어 보이셨다.

어느 날 외인(外人)이 와서 선사의 제자인 한 동자(童子)에게 "스승께서 어떤 법을 중요시하여 설하던가?" 하고 묻자 동자 역시 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후에 구지 선사께서 이 말을 듣고 급기야 칼로 동자의 손가락을 자르셨다.

 

동자가 아파 통곡하며 달아나는데 구지 선사께서 동자를 부르셨다.

동자가 머리를 돌린 순간 구지 선사께서 말없이 손가락을 번쩍 들어 보이시니 동자가 곧 깨우쳤다.

구지 선사께서는 세상을 떠나려 할 때 대중에게 "나는 천룡(天龍)의 한 손가락 끝 선(禪)을 배워 일평생 쓰고도 남았느니라."라고 이르시고 열반하셨다.

 

俱 和尙 凡有詰問 唯擧一指 後有童子 因 外人問 和尙說何法要 童子亦竪指頭 聞 遂以刀斷其指 童子負通號哭而去 復召之 童子廻首 却竪起指 童子忽然領悟 將順世 謂衆曰 吾得天龍一指頭禪 一生受用不盡 言訖示滅

 

무문 선사 평창

 

구지 선사와 동자가 깨달은 곳이 손가락 끝에 있지 않다.

만약 이 속을 향하여 보아 얻으면 천룡 선사와 구지와 동자와 자신을 하나로 꿰어 버리리라.

無門曰 俱 竝童子悟處 不在指頭上 若向者裏見得 天龍同俱 竝童子與自己 一串穽却

 

무문 선사 송

 

구지 선사가 노천룡 선사를

가소롭게 여김이여

예리한 칼로 손가락을 끊어

어린 동자를 감정(勘定)하였네

거령신(巨靈神)이 손을 들어

크고 작은 것 없이

천만의 첩첩한 준령(峻嶺)의 화산(華山)을

한 번에 분쇄해 버린 것 같다 할까

 

俱 鈍置老天龍

利刀單提勘小童

巨靈擡手無多子

分破華山千萬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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