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혐의 받을 행동을 미리 막다 / 허곡(虛谷希陵)스님
허곡(虛谷希陵)스님이 앙산사에서 사직하고 경산사로 부임해 가는 도중에 원주(袁州)성에 이르니 사방에서 시주하는 신도들의 돈과 폐백 등이 수북히 쌓였다. 허곡화상은 서서히 이를 거절하며 말하였다.
”내 똑똑하지는 못하나 나로 인하여 양절(兩浙 : 浙江의 옛명칭) 지방의 여러 사원에서 선문의 종지를 알게 되었는데, 경산사 주지자리가 비어 나를 부르는 뜻은 나에게 개당설법(開堂說法)을 하여 선문의 종지를 밝혀달라는 것이다. 내 어찌 가난 때문에 사람들에게 의혹을 사는 일을 할 수 있겠는가. 여러분이 보내주신 물건들은 도로 가져가시어 나에게 “신화엄(新華嚴)'이라는 꾸지람을 듣지 않도록 해주기를 바라오.”
시자승에게 꼭 필요한 행장만을 꾸려 그를 따르도록 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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