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암잡록(山艤雜錄)

11. “선문종요(禪門宗要)”의 저자에 관하여

通達無我法者 2008. 3. 5. 17:52
 

11. “선문종요(禪門宗要)”의 저자에 관하여


“선문종요(禪門宗要)”는 설산 담(雪山曇)스님이 지은 책이다. 설산스님이 송 순우(宋淳祐:1241~1252) 연간에 태주(台州) 서암사(瑞岩寺)의 방산(方山)스님에게 귀의하여 완성한 책이니 어찌 구차스럽게 이루어졌겠는가.

내 젊은 날 봉산사의 일원 영(一源靈)스님에게 공부할 때, 스님은 야참(夜參)법문에서 문득 이 “선문종요”에 대해 언급하며, “그 중에는 옛사람이 이르지 못한 경지를 들어 말한 곳이 있기는 하나 나머지는 옛사람에게 미치지 못한다고 하셨다.

그리고는, 그 책을 내려 주면서 읽어보라고 하였다. 그후 40여 년이 지나 천의사(天衣寺) 청업해(淸業海)라는 자가 자상하게도 이 책을 중간하면서 자기도 서문을 쓰고 용장준(用章悛)에게도 서문을 써달라 하였다. 그런데 두 사람 모두가, “설산스님이 남의 문집을 도용하여 자기 것으로 만들어 간행했다'고 하면서 “은공단강(恩公斷江)' 한마디를 증거로 제시하였고, 게다가 이를 10권으로 분책하고 매 편마다 본문에서 한마디씩을 뽑아 제목을 붙였으니 인용하여 본문의 취지를 잃은 곳이 매우 많다. 나는 뒷 사람들이 이 책의 유래를 자세히 알지 못하고서 도리어 업해스님의 말을 긍정하여 설산스님에게 누를 끼칠까 근심한 나머지 이를 기록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