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아들 둘 낳고 출가하여 도를 이루다 / 희길상(喜吉祥)
진강(鎭江) 보조사(普照寺)의 희길상(喜吉祥)은 산동 사람으로 피부가 새까맣고 깡말라 인도 승려와 비슷하였다. 젊은 나이에 부모에게 출가하겠다고 말씀드리자 부모는 후손을 잇지 못하는 죄 크다하여 허락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부인을 맞이하여 두 아들을 낳은 뒤에야 승려가 되어 유식업(唯識業)을 주로 익혔다. 지원(至元) 25년(1294)에 설선황제(薛禪皇帝:元 世祖)는 강회(江淮) 지방에 36군데에 어강소(榮講所)를 창건하였는데 보조사(普照寺)도 그 중의 하나였으며 그곳 주지로 스님을 명하였다. 스님은 강설하는 일 말고는 “화엄경” 10권씩 읽는 일로 일과를 삼았다. 운남사(雲南寺)의 단 무념(端無念)스님과 교류하였는데 무념스님은 유식종의 종장이었다. 두 사람이 불법을 자세히 논하다가 무념스님이 조금치라도 오류를 범하면 법사는 바른 말로 고쳐주었으며 무념법사는 진심으로 굴복하였다.
열반 후 다비를 하니 많은 사리가 나왔는데 그의 문도가 유골과 사리를 거두어 검은 옷칠을 먹인 함 속에 20년 간 모셔오다가 비로소 단도(丹徒) 땅 우산사(雩山寺)에 부도탑을 세웠다. 그런데 부도탑에 사리를 넣으려던 날, 함을 열어보니 사리는 함 속의 보자기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는데 마치 벌이 모여 있는 듯, 개미가 모여 있는 듯하였으며 만져보니 빛이 찬란하였다. 진강(鎭江)지방 사람들은 그의 초상화를 그려 사당에 모신 사람이 많았으며 그를 “길상 부처님'이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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