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암잡록(山艤雜錄)

57. 염불공덕을 체험하고 신심을 내다 / 사첨사(史僉事)

通達無我法者 2008. 3. 5. 20:45
 

 

 

57. 염불공덕을 체험하고 신심을 내다 / 사첨사(史僉事)


사첨사(史僉事)는 단성(鄲城) 사람이며, 이름은 전(銓), 자는 형보(衡甫), 아버지 헌부(憲夫)는 남대장부(南臺丈夫)이다.

나는 지정(至正) 신축(1361)년 은성(鄞城)에서 그를 만났는데 그는 불가의 염불 공덕이 매우 크다고 극찬하였고 이어서 자기가 두번이나 직접 본 일이며 거짓이 아니라고 하였다.

 

연경(燕京)에 한 선비가 있었는데 그는 지천주(胝天呪)를 외웠다.

어느 날 저녁 눈썹이 긴 노인이 문을 두드리며 말하기를, ”나는 사람이 아니고 용인데 비를 잘못 내린 죄로 상제께서 꾸지람을 받았으니 한 번만 비호하여 주십시오.” 하였다.

”내가 무슨 성인이라고 당신을 비호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더니 ”그대는 항상 지천주를 간직하므로 공덕을 헤아릴 수 없습니다”하고는 말을 마치자 노인은 없어졌다.

 

며칠 후 우연히 왼쪽 엄지 손가락 손톱 밑이 따끔따끔 아프기에 살펴보았더니 가느다란 선이 있었는데 그 길이는 3․4푼(分) 정도였으며 색깔은 붉고 모양은 용과 같았다.

그 선비는 예전과 같이 주문을 외웠는데 그날 밤 노인이 또다시 나타나 감사를 표하고, ”비호해 주신 덕에 상제의 꾸지람을 피하게 되었다”고 하면서 지금 창 밖으로 손을 뻗어 보라고 하였다.

 

그의 말대로 창 밖으로 손을 뻗자 순식간에 우레와 비가 쏟아지면서 용 한 마리가 하늘에 솟구쳐 날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제령(濟寧) 땅에 신도 한 사람이 있었는데 좌선을 좋아하여 20여 년을 하였다.

하루는 집사람들에게 ”나는 간다”하고서 앉은 채 죽었다.

가족들이 그의 몸을 밀쳐 베개 위에 누이자 ”이러지 말라, 이러지 말라,”하고서 벌떡 일어나 연못으로 뛰어들어가 죽었다.

 

그 후 친구가 연못에 찾아오면 그의 이름을 부르고 생시처럼 함께 이야기했으며 어떤 때는 술을 달라고 하기도 하였다.

연못에 술을 부어주면 곧 사례를 표하면서, 되었다고 하였다.

이렇게 반 년이 지난 어느 날 한 스님이 걸식차 그의 집에 왔다가 연못에 사람이 있다는 소리를 듣고, ”20년 동안 참선한 공부가 어디에 있느냐?”고 호통을 치니 이때부터 연못이 고요해졌다고 한다.

사씨가 노년에 부지런히 참선과 염불을 한 것은, 이 두 가지 일로 해서 신심이 일어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