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암잡록(山艤雜錄)

56. 경전과 어록에 보이는 염화시중의 이야기

通達無我法者 2008. 3. 7. 08:40
 

 

 

56. 경전과 어록에 보이는 염화시중의 이야기


한명선(韓明善)선생이 육방옹(陸放翁)이 지은 “보등록(普燈錄)” 서문의 초본 말미에 덧붙여 썼다.


”방옹선생이 손수 저술한 “보등록” 서문의 초본은 보은사 정(淨)스님이 소장하고 있다. 나도 지난날 선생의 유문(遺文) 두 질을 갖고 있었는데 그곳에서 잘못된 곳들은 선생이 손수 다 지워버렸다. “전등록”에 의하면, 세존이 꽃을 들어보이자 가섭존자만이 미소를 지었다고 하는데, 이제 경전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이 이야기가 경전에 없다 하여 거짓말이라고 비난한다. 어느 사람의 말에 의하면, 금릉의 왕승상 [王安石] 이 비서성에 있을 때 “범왕결의경(梵王決疑經)”을 발견하여 그 책을 펼쳐보니 “염화시중(拈花示衆)'이라는 말이 있었으나 숨겨야 할 사정이 있어 이를 장경 속에 넣지 않았다는데 이제 선생(육방옹)이 이를 패다라엽(貝多羅葉)의 옆줄에 기록하였다고 한다. 왕안석이 보았다는 책이 정말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지만 그가 그렇게 말한 데에는 반드시 고증이 있었을 것이기에 아울러 끝에 기록하는 바이다.”


두 선생은 박식하고 이론에 밝으니 어찌 거짓말을 하겠는가?

얼마 전에 송한림(宋翰林:宋景廉)이 나를 위하여 “응수록(應酬錄)” 의 서문을 썼는데, 거기에 그가 “대범천왕문불결의경(大梵天王問佛決疑經)”에 실려 있는 “염화시중'의 이야기를 읽어보니” 운운하는 부분이 있다. 송한림이 몸소 보았다면 그것은 반드시 세상에 남아 있어야 할 경전인데도 어느 사람은 이를 거짓이라고 비난하니, 앞서 말했듯이 ”숨겨야 할 사정이 있어 이를 장경에 넣지 않았다”는 말이 이 모두를 말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