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문숭행록(緇門崇行錄)

(제3장)10. 난리에도 떠나지 않다〔兵難不離〕

通達無我法者 2008. 3. 10. 16:27
원(元)나라 인간(印簡: 1202~1257)스님은 산서(山西) 영원(寧遠) 사람이다.   8살에 중관 소(中觀沼)스님에게 절을 올리고 스승으로 삼았다.   18살 때에 원나라 군사가 영원지방를 점령하였는데, 4부대중(四部大衆)이 난리를 피하여 도망하였으나 스님은 여전히 스승인 중관스님을 시중하였다.

   중관스님이 말씀하시기를,

   "나는 죽을 때가 다 되었지만 너는 한창 나이인데 무엇 때문에 같이 화를 당하려 하느냐?   도망함이 마땅하다."

   하니, 인간스님이 울면서 말하였다.

   "인과(因果)는 어긋남이 없고 생사(生死)는 천명(天命)에 달렸읍니다.   어떻게 스승을 떠나서 구차하게 난리를 면하겠읍니까?"

   다음날 성이 함락당하자 원나라 장수인 사천택(史天澤)이 중관스님께 물었다.

   "당신은 무얼하는 사람이오?"

   "사문(沙門)이오."

   "고기를 먹습니까?"

   "무슨 고기를 말합니까?"
   "사람 고기를."

   "호랑이나 표범도 서로의 고기는 먹지 않거늘, 하물며 사람의 경우이겠읍니까?"
   사천택(史天澤)이 기뻐하면서 그를 놓아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