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문숭행록(緇門崇行錄)

(제9장)14. 수행하면서도 수고로움을 사양하지 않다〔行不辭勞〕

通達無我法者 2008. 3. 10. 20:38

 

 

 

송(宋)나라 원조 종본(圓照宗本 : 1020~1099)스님은 영안사(永安寺) 승공(昇公)스님을 스승으로 하였는데, 스님은 총림에서 그 도력이 존대되어 귀의하는 자들이 구름같이 몰렸다.   종본스님은 떨어진 옷 때묻은 얼굴로 물긷기. 절구질. 밥 짓는 일을 하며 대중들에게 공급하였다.   그리고는 밤이면 입실(入室)하여 도를 참구하자 승공스님이 말하였다.

   “두타행(頭陀行)을 하며 대중의 수고를 걸머지고 있으니 피로하지 않느냐?”

   종본스님이 말하기를,

   “한 법이라도 버린다면 완전한 깨달음〔滿足菩提〕이라 하지 못 할 것입니다.   기어코 이 생에서 깨닫고자 하는데 감히 수고롭다 하겠습니까?”

라고 하였다.

 

   찬탄하노라.

 

   여러 일을 맡아보면서도

   경론을 연구함에 막힘이 없고

   밥 짓는 일 하면서도

   입실하여 도를 참구함에 방해되질 않았다.

   요즈음 사문들은 소매를 늘어뜨리고 공양을 받으면서도

   “나는 도를 맡은 사람이고,

   그대들은 일을 맡은 자라." 하니

   어찌 그리도 옛날과 다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