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宋)나라 승장(僧藏)스님은 절을 만나도 절하고 훌륭한 스님〔碩德〕을 만나도 절하였으며, 스님이나 속인이 절을 하면 몸을 구부리고 도망가 버렸다. 대중들이 해야 할 일이 있으면 마치 종〔奴〕처럼 자기를 굽혔고, 다른 사람의 더러운 옷을 보면 몰래 빨아 주거나, 혹은 꿰매 주기도 하였다. 무더운 여름이 되면 옷을 벗고 풀밭으로 들어가 모기. 등에. 거머리가 뜯어먹게 하여 피가 흘러내렸다. 그리고 항상 미타불(彌陀佛)의 명호를 불렀는데, 아무리 셈을 잘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
찬탄하노라.
온릉(溫陵)스님이 말씀하시길
“내 몸 수고롭혀 일하니
대중은 편안히 앉아 음식을 먹으며
내 몸 굽혀 예를 올리니
상대도 서서 기다렸다 받는다.
실로 남을 이익되게 할 덕이 없다면
해로움이 적지 않으리라" 하였는데
승장스님은 이를 면하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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