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라마

달라이라마의 행복론 / 9. 덧없음에 대한 명상

通達無我法者 2008. 3. 31. 15:12
 
 
달라이라마의 행복론 / 9. 덧없음에 대한 명상
 
"삶은 변화한다.
이 사실을 거부하고 자연스런 삶의 변화에 저항할 수록, 우리의 고통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여러가지 방식으로 자신의 불안이나 고통에 스스로 적극적인 원인 제공자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정신적인 고통이 자연스럽게 찾아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종종 우리 자신이 부정적인 감정에 빠짐으로써 그런 고통을 더욱더 악화시키기도 합니다.
누군가에게 분노와 미움을 느낄 때 그일에 별로 신경을 안 쓴다면 증오심이 극도로 커질 가능성은 줄어들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부당하고 불공평한 대우를 받았다고 생각하면서 그 일을 끊임없이 떠올린다면, 증오심을 나날이 커져 갈 것입니다.
그런 생각은 증오심을 더욱 강렬하게 불타오르게 합니다.

물론 우리가 어떤 사람에게 애착을 갖는 경우에도 똑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너무나 멋있다고 생각합으로서 그 사람에 대한 애착을 키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상상하는 좋은 특징을 상대방에게서 발견하고 그 것에 대해 계속 생각할 때 애착은 점점 더 강해집니다.
하지만 이것은 생각을 거듭하면서 그것에 익숙해짐으로써 우리가 더욱 강렬한 감정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줄 뿐입니다.

또한 우리는 종종 지나칠 정도로 민감하게 느끼고 사소한 일을 크게 여기고 그런일을 자신만 겪고 있다고 생각함으로써 스스로 고통을 키웁니다.
우리는 작은 일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턱없이 부풀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에 진짜로 중요한 일은 무관심하게 지나치곤 합니다.
자신의 삶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멀리 내다 볼 때 훨씬 더 중요한 결과를 가져오는 일들을 말입니다.

따라서 당신이 고통을 겪는가 안 겪는가 하는 것은 상당 부분 주어진 상황에 대한 당신의 반응에 달려 있습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 뒤에서 자신을 욕하는 것을 알아차렸다고 합시다.
그 사실을 알고서 마음에 상처를 받거나 화를 내는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면 그것은 스스로 마음의 평화를 깨뜨리는 짓입니다.
당신이 겪는 고통은 당신 스스로가 만들어낸 것입니다.
반면에 당신이 부정적인 반응을 자제하고 비난의 말이 귓가를 스치는 한줄기 바람처럼 그냥 지나가게 놔둔다면 마음에 상처를 받지도 않고 힘들게 고민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고통스런 상황을 항상 피할 순 없을지라도, 상황에 대응하는 방법에 따라 자신이 받는 고통의 크기를 조절할 순 있습니다."

"난 인도의 망명지에서 아주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몇몇 가족을 본적이 있습니다.
그들은 매우 가난하게 살고 있었는데, 무엇보다 어려운 점은 눈이 안보이고 때로는 정신박약 증세까지 보이는 아이들이 그 가족들 속에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이들 가난한 엄마들은 그런대로 자신의 아이들을 돌보면서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이것은 아이의 카르마 때문입니다. 아이의 운명이지요'

카르마에 대해 말할 때 반드시 이해하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때로 사람들은 카르마의 원리를 오해해서 모든 상황을 카르마의 탓으로 돌리면서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거나 적극적으로 행동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이들은 아주 쉽게 '이것은 내 과거의 카르마, 부정적인 카르마 때문이야. 내가 무얼 할 수 있겠어?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어'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카르마를 완전히 잘못 이해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람이 경험하는 어떤 일들이 과거의 행동의 결과라 할 지라도, 그것이 그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거나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할 여지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 삶의 모든 부분에 똑같이 해당되는 말입니다.
카르마를 믿는 사람이라도 수동적이 되어선 안되면 모든 것이 카르마의 결과라고 생각하면서 적극적인 행동을 회피해서도 안됩니다.
왜냐하면 카르마를 올바로 이해한다면, 카르마가 행동을 의미한다는 걸 깨달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카르마는 아주 능동적인 과정입니다.
우리가 카르마, 곧 행동에 대해 말할 때 그것은 행위자인 우리가 과거에 한 행동을 말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어떤 미래가 펼쳐질 것인가는 현재의 우리 손에 달려 있습니다.
미래는 현재 우리가 하는 행동에 따라 결정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카르마를 수동적이고 정적인 힘으로 이해해선 안됩니다.
오히려 능동적인 과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이것은 카르마를 결정하는 데 각각의 행위자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먹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것처럼 매우 단순한 행위나 목표에 있어서도 그것을 이루려면 우리는 어떤 행동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음식을 찾고 그 다음엔 그것을 먹어야 합니다.
이것은 아무리 단순한 행위나 목표도 행동을 통해서만 이룰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고통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그 원인과 바탕을 조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 첫걸음은 우리가 영원하지 않고 일시적인 존재라는 것을 이해하는 일입니다.
모든 사물, 사건, 현상은 매순간 역동적으로 변화하며, 그대로 정지해 있는 건 아무것도 업습니다.
사람의 피가 순환하는 걸 생각해 보면, 이런 생각을 확실히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피는 끝없이 흐르면서 우리몸을 돌기 때문에 결코 가만히 있는 법이 없습니다.
현상이 이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것은 현상의 고유한 성질인 듯합니다.
따라서 이것은 모든 것들이 영원히 같은 상태로 있을 수 없음을 보여줍니다.
모든 것들은 변할 수밖에 없고 어떤 것도 영한 상태로 존재하지 않게 때문에 자기만의 힘으로 똑같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따라서 모든 것들은 다른 요소들의 힘이나 영향속에 있습니다.
당신이 어느 순간 즐거움과 쾌락을 느끼더라도 그것은 영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 또한 불교에서 '변화의 고통'으로 부르는 고통의 범주에 들어가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