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편의 명구·무비스님

음차십덕(飮茶十德) 7

通達無我法者 2008. 8. 13. 21:13

 

 

 

음차십덕(飮茶十德) 7

 

차는 맛을 알게 한다.

以茶嘗滋味

이차상자미

- 당(唐) 유정량(劉貞亮)

 

 

   모든 동양문화의 시원은 거의가 중국이다. 차도 마찬가지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다시 일본으로 건너갔다. 다도, 화도(花道), 서도(書道), 불교, 유학(儒學) 등이 그렇다.

   차가 맛을 알게 한다는 것은 차의 특징 중 하나가 모든 맛을 깨끗이 씻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차는 혈관 속의 지방성분과 몸 속의 노폐물질을 씻을 뿐만 아니라, 방금 먹고 마신 모든 음식의 맛을 깨끗이 씻는다. 그래서 중국 사람들은 미식가가 아니라도 음식을 먹을 때는 반드시 차와 함께 한다. 음식을 먹기 전부터 중간, 그리고 먹고 난 후에까지 언제나 차를 수시로 마신다. 그래야 각각의 다른 음식 맛을 알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간에 차를 마시지 않으면 그 음식이 갖는 독특하고도 미세한 맛을 완전히 느낄 수 없다. 앞의 맛과 뒤의 맛이 뒤섞여서 정확하게 알 수 없다. 그래서 사이사이에 꼭 차를 마시어 앞의 음식 맛을 씻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기름기도 바로바로 제거하는 역할도 함께 한다. 입속의 맛과 기름기를 씻는 데는 차보다 우수한 것은 없다.

   우리나라의 음식은 대개가 밥을 먹기 위한 반찬이다. 그래서 밥을 먹고 반찬음식을 먹는다. 반찬요리는 밥을 다 먹을 때까지 반드시 따라다닌다. 밥을 다 먹고 나면 다른 음식은 거의 먹지 않고 후식 정도를 먹는다.

   중국음식은 한 가지 한 가지가 모두 완전하기 때문에 밥이 굳이 필요치 않다. 밥이나 국수나 만두는 모든 식사가 다 끝나고 마지막에 먹기도 하고 먹지 않기도 한다. 굳이 밥을 먹을 필요가 없는 것이 중국음식의 특징이다. 하나하나가 그것만 먹어도 되는 완전한 음식이기 때문에 사이사이에 반드시 차를 마시어 앞의 음식 맛을 씻고, 다시 뒤의 음식 맛을 새롭게 감상할 수 있게 하는지도 모른다. 마치 일본 음식에서의 생강을 먹는 것과 같은 역할을 한다. 훌륭한 식사법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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