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조단경(六祖壇經)

[제3장 교수선정] 三. 참다운 참선의 가르침

通達無我法者 2007. 2. 17. 12:40
三. 참다운 참선의 가르침

 


   『선지식들이여, 이 법문 중의 좌선은 원래 마음에 집착하지 않고 또한

깨끗함에도 집착하지 않느니라. 또한 움직임도 (움직이지 않음도) 말하지

않나니, 만약 마음을 본다고 말한다면, 마음은 원래 허망한 것이며 허망함

이 허깨비와 같은 까닭에 볼 것이 없느니라. 만약 깨끗함을 본다고 말한다

면 사람의 성품은 본래 깨끗함에도 허망한 생각으로 *진여(眞如)가 덮인

(蓋覆) 것이므로 허망한 생각만 여의면 성품은 본래대로 깨끗하나니

라.

   자기의 성품이 본래 깨끗함은 보지 아니하고 마음을 일으켜 깨끗함을

다고 하면 도리어 깨끗하다고 분별하는 망상(정망淨妄)이 생기느니라.

   망상은 처소가 없으니, 그러므로 본다고 하는 것이 도리어 허망된 것임을

알라. 깨끗함은 모양이 없거늘, 도리어 깨끗한 모양을 세워서 이것을 공부

라고 말한다면 이러한 소견을 내는 이는 자기의 본래 성품을 가로막아 도리

어 *깨끗함에 묶이게(정박淨縛) 되느니라.

   만약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이가 사람들의 허물을 보지 않는다면 이는

성(自性)이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미혹한 사람은 자기의 몸은

움직이지 아니 하나, 입만 열면 곧 남의 옳고 그름을 말하나니, 도(道)와는

어긋나 등지는 것이니라. 그래서 마음을 보고 또는 깨끗함을 본다고 하는

것은 도리어 도()를 장애하는 인연이니라.

   이제 그대들에게 이르노니, 이 법문 가운데 어떤 것을 좌선이라 하는가?

이 법문 가운데는 일체 걸림이 없어서, 밖으로 모든 경계 위에 생각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 앉음()이며, 안으로 본래 성품을 보아 어지럽지

않음이 선()이니라.

   어떤 것을 선정이라 하는가? 밖으로 모양()을 떠남이 선()이요,

안으로 어지럽지 않음이 정()이니라. 가사 밖으로 모양이 있어도 안으로

성품이 어지럽지 않으면 본래대로 그대로 깨끗하고 그대로 정()이니라.

그러나 다만 경계에 부딪침으로 말미암아 부딪치게 되면 곧 어지럽게

되나니, 모양()을 여의고 어지럽지 않은 것이 곧 정()이니라. 밖으로

모양()을 떠나는 것이 곧 선()이요 안으로 어지럽지 않은 것이 곧 정

()이니, 밖으로 선()하고 안으로 정()함을 선정(禪定)이라 이름 하느

니라.

   *【유마경維摩經】에 말씀하기를 「즉시에 활연히 깨달아 본래 마음을

도로 찾는다」하였고, *보살계(菩薩戒)에 말씀하기를 「본래 근원인 *자성

(自性)이 청정하다」하였느니라.

   선지식들이여, 자기 성품이 스스로 청정함을 볼지니, 스스로 닦아 스스로

이룸이 자기 성품인 법신(法身)이며, 법신 그대로 행함이 부처님의 행위이

며,  스스로 짓고 스스로 이룸이 부처님의 도()이니라.

 


[주해註解]

*개복진여蓋覆眞如 : 망념(妄念)이 진여불성(眞如佛性)을 덮어 가리우다.

*정박淨縛 : 청정(淸淨)하다는 분별(分別)집착으로 마음(자성自性)이 속박되는 것. 소견(所

見)에 대한 속박을 법박(法縛) 또는 법집(法執)이라 함.

*유마경維摩經 : 유마힐(維摩詰)이 설(說)한 경(經) 유마힐(維摩詰)은 정명(淨名) 또는 무구칭

(無垢稱)이라 번역하며 인도 비야리국 장자(長者)로서 그 수행이 갸륵하여 불제자(佛弟子)들

의 모범이 되었음.

*보살계경菩薩戒經 : 【범망경梵網經】을 말하며 십중금사십팔경계(十重禁四十八輕戒)를

설(說)하여 보살(菩薩)의 계율(戒律)을 밝힘.

*자성청정自性淸淨 : 본성청정(本性淸淨)이나 성자청정(性自淸淨)이나 같은 뜻으로서 모든

존재(存在)의 실성(實性)인 진여불성(眞如佛性)이 본래(本來)로 청정(淸淨)하여 상주불멸(常

住不滅)함을 의미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