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제록(臨濟錄)

임제록강설/감변4/무비스님

通達無我法者 2007. 9. 5. 14:31
 

감변 4

17 나를 위해 그만 두시오

師見普化하고

乃云, 我在南方하야

馳書到潙山時

知儞先在此住하야

待我來하니라

乃我來하야

得汝佐贊이라

我今

欲建立黃檗宗旨하노니

汝切須爲我成褫하라

普化珍重下去하다

克符後至어늘

師亦如是道하니

符亦珍重下去하니라

三日後

普化却上問訊云, 和尙前日

道甚麽

師拈棒便打下하다

又三日

克符亦上하야

問訊乃問호되

和尙

前日打普化하니

作什麽

師亦拈棒打下하니라

임제스님이 보화스님에게 말했다.

“내가 남방에 있으면서 황벽스님의 편지를 전하려고 위산에 도착했을 때 그대가 먼저 이곳에 와서 내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소.

그래서 내가 이곳에 와서 그대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내가 이제 황벽의 종지를 세우고자 하니 그대는 반드시 나를 위해서 도와주시오”

보화스님은 인사를 하고 내려갔다.

뒤에 극부스님이 오자 임제스님은 보화스님에게 한 말과 똑같이 말했다.

극부스님 역시 인사를 하고 내려갔다.

삼일 후에 보화스님은 다시 올라와서 인사를 하고는 말했다.

“스님이 지난 날 무슨 말을 했지요?”

임제스님은 주장자를 들고서 곧 내리쳤다.

또 삼일 후에 극부스님이 올라와서 인사를 하고 물었다.

“스님은 전날 보화스님을 주장자로 내리쳤다고 하는데 어떻게 된 일입니까?”

임제스님은 역시 주장자로 내리쳤다.

 

강의 ; 이 단락은 다른 본에는 없다.

한데 매우 위험스런 선문답이다.

처음 임제원에 주석하기로 하면서 주고받은 대화다.

이하는 모두가 임제원에서 있었던 일이다.

상대인 보화스님은 상세한 전기도 없다.

그러나 이상한 기행을 많이 하면서 임제스님의 교화를 돕는다.

그가 맡은 역할이 너무 파격적이고 기상천외한 일들이 많다.

출격장부인 천하의 임제도 혀를 내두른다. 임제가 뛴다면 그는 난다.

처음부터가 좀 이상하다.

임제스님이 이곳에 올 줄 알고 임제원에 먼저 와 있었다.

그런데 임제스님은 “그대는 나를 돕기 위해서 이곳에 왔고 그리고 잘 도왔소. 이제부터 황벽의 종지를 드날리려하니 당신은 이제 나를 잘 도와주시오.”

그러자 보화스님은 인사를 하고 내려갔다.

또 한 사람 극부스님이 있었다.

그분도 보화스님과 같은 역할을 하는 분이다.

그래서 임제스님은 극부스님에게도 보화스님에게 한 말과 똑 같은 말을 했다. 그리고 극부스님도 보화스님처럼 내려갔다.

삼일 후에 보화스님이 확인하려는 뜻에서인지 임제스님에게 와서 “전 날 나에게 무어라 했소?”

라고 했더니 임제스님은 주장자로 내리쳤다.

또 삼일 후에 극부스님이 보화스님에게 한 일을 따져 물었다.

그랬더니 역시 주장자로 내리쳤다.

우리로서는 참으로 위험천만한 선문답이다.

처음부터 이렇게 파격적으로 시작한 조연역할은 끝까지 그렇게 이어졌다.

아무튼 임제스님의 교화활동에는 보화라는 걸출한 조연자가 있어서 더욱 빛을 발하게 된다.

보화스님이 없는 임제의 전체작용은 그 빛이 반으로 감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