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제록(臨濟錄)

임제록강설/감변28/무비스님

通達無我法者 2007. 9. 7. 15:36
 

감변 28

 

 

38 경산스님을 점검하다

徑山有五百衆호되

少人參請이어늘

黃檗令師

到徑山하고

乃謂師曰, 汝到彼作麽生

師云, 某甲到彼하야

自有方便이니다

師到徑山하야

裝腰上法堂하야

見徑山하니

徑山方擧頭

師便喝한대

徑山擬開口어늘

師拂袖便行하다

尋有僧問徑山호되

這僧適來

有什麽言句관대

便喝和尙이닛고

徑山云, 這僧從黃檗會裡來하니

儞要知麽

且問取他하라

經山五百衆

太半分散하니라

경산문하에 5백 대중이 있었으나 법을 묻는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황벽스님이 임제스님을 경산에 가서 보게 하였다.

“그대는 거기에 가서 어떻게 하겠느냐?”

“제가 거기에 가면 저절로 방편이 있겠지요.”

임제스님이 경산에 이르러 걸망도 풀지 않은 채 법당으로 올라가 경산스님을 뵈었다.

경산스님이 막 고개를 들려고 하는데 임제스님이 “할”을 하였다.

경산스님이 무어라고 말하려 하자,

임제스님이 소매를 떨치고 그대로 가 버렸다.

그 즉시 어떤 스님이 경산스님에게

“저 스님이 왔을 때 무슨 말씀이 있었기에 스님에게 대뜸 ‘할’을 하십니까?” 라고 물었다.

“그 스님은 황벽스님 회하에서 왔는데 그대가 알고 싶으면 그에게 직접 물어보아라.”라고 하였다.

그리고 난 후 경산의 5백 명 대중이 절반이상 흩어져 버렸다.

 

강의 ; 이것은 큰 사건이다.

당시 경산에 누가 살았는지는 모른다.

이쯤 되면 누가 살다가 당한 사건인지 별 의미는 없지만 그렇더라도 보통 일은 아니다.

절강성 항주부에 있는 산이다.

전등록에 기록되어 있는 명안종사들이 많이 주석하였던 곳이다.

그리고 임제선을 많이 드날린 곳이기도 한데 당시에는 눈 밝은 사람이 없었던 것 같다.

그곳에 살던 대중의 입장이 되어 그 광경을 본다면 어떤가.

어떤 낯모르는 중이 뜬금없이 나타나서는 “할”을 한 번 하였다.

그러자 5백 명의 대중들이 수런수런하며 자리를 털고 일어나서는 삼삼오오로 나뉘어져 서로 서로 상황을 확인한다.

여기 가서 확인하고 저기 가서 확인을 해도 대답은 한결같다.

그렇다면 앞으로 취해야 할 행동은 뻔하다.

모두 주섬주섬 걸망을 챙긴다.

그날로 떠나는 사람이 있고 하루 이틀 머뭇거리는 사람도 있다.

일주일이 지나자 5백 명 중에 절반이상이 흩어져 버렸다.

눈 밝은 사람의 한 번의 “할”은 큰 지진이다.

무서운 태풍이다.

산을 온통 날리는 회오리바람이다.

선종사에도 이런 사건은 없다.

임제할의 위력은 참으로 대단하다.

독자들에게 임제스님의 “할”도 약간 시들해 갈 무렵 큰 폭탄을 하나 터뜨려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임제록을 편찬한 사람의 절묘한 솜씨가 엿보인다.

예술이다.

환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