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제록(臨濟錄)

임제록강설/행록10/무비스님

通達無我法者 2007. 9. 7. 17:52
 

행록 10

44 황벽스님이 자기 입을 쥐어박다

師一日

在僧堂前坐러니

見黃檗來하고

便閉却目하니

黃檗乃作怖勢하고

便歸方丈이어늘

師隨至方丈하야

禮謝하다

首座在黃檗處侍立이러니

黃檗云, 此僧雖是後生이나

却知有此事로다

首座云, 老和尙脚跟

不點地어늘

却證據箇後生이로다

黃檗自於口上

打一摑한대

首座云, 知卽得이니다

임제스님이 하루는 큰 방에 앉아 있다가 황벽스님이 오시는 것을 보고 눈을 감아버렸다.

황벽스님이 두려워하는 시늉을 하며 곧 바로 방장실로 돌아가 버렸다.

임제스님이 뒤따라 방장실로 가서 무례하였음을 사과하였다.

수좌가 황벽스님을 모시고 있었는데 황벽스님이 “이 스님이 비록 후배이긴 하지만 이 일이 있는 줄을 안다.” 하였다.

수좌가 “노스님 자신의 발꿈치도 땅에 닿지도 않았는데 도리어 이 후배를 증명[인가]하십니까?” 하였다. 황벽스님이 스스로 자기 입을 한 대 쥐어박으니,

수좌가 “아셨으면 됐습니다.”라고 하였다.

 

강의 ; 임제스님의 조용하면서도 온 우주를 흔드는 전체작용은 그렇다 치고,

수좌의 거량과 마무리 하는 말이 빛난다.

수좌 소임을 보면서 조실스님의 법석을 보좌하려면 그 안목이 이쯤은 되어야 한다.

황벽스님이 자신의 입을 스스로 쥐어박은 일은 매우 유명한 사실로 기록된다. 황벽스님은 후배를 인가했다가 잘못을 뉘우치고 입을 쥐어박았고,

수좌는 그런 황벽스님을 보고 “알면 됐습니다.”라고 하여 주의를 주었다.

함부로 입을 땔 곳이 못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