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제록(臨濟錄)

임제록강설/행록13/무비스님

通達無我法者 2007. 9. 7. 18:06
 

행록 13

46-1 많은 사람이 운력하리라

一日普請次

師在後行이러니

黃檗回頭하야

見師空手하고

乃問, 钁頭在什麽處

師云, 有一人將去了也니다

黃檗云, 近前來하라

共汝商量箇事하리라

師便近前한대

黃檗竪起钁頭云, 祇這箇

天下人拈掇不起로다

師就手掣得하야

竪起云, 爲什麽햐야

却在某甲手裏닛고

黃檗云, 今日大有人普請이라하고

便歸院하니라

하루는 대중이 운력을 하는데 임제스님이 맨 뒤에서 따라가고 있었다. 황벽스님이 고개를 돌려보니 임제스님이 빈손으로 오므로

“괭이는 어디 있느냐?” 라고 물었다.

“어떤 사람이 가져갔습니다.”

“이리 가까이 오너라. 그대와 이 일을 의논해 보자.”

임제스님이 앞으로 가까이 오자. 황벽스님이 괭이를 일으켜 세우며 말씀하였다.

“다만 이것은 천하 사람들이 잡아 세우려 해도 일으키지 못한다.”

임제스님이 손을 뻗쳐 낚아채서 잡아 세우면서,

“그렇다면 어째서 지금은 제 손 안에 있습니까?” 하니 황벽스님께서

“오늘은 대단한 사람이 운력을 하는구나.” 하시며 절로 돌아가 버렸다.

 

강의 ; 운력을 하는데 괭이도 없이 뒤따라오는 임제는 처음부터 수상했다.

그 함정은 황벽이라는 대어를 겨냥한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황벽은 걸려들었고 임제라는 능숙한 칼잡이에게 당하고야 말았다. 결국 “오늘은 대단한 사람이 운력을 하는구나.”라는 말을 남기고 절로 돌아갔다.

그렇지만 황벽은 참으로 듬직한 일꾼을 하나 두었다.

어떤 일을 맡겨도 능히 해치울 일꾼이다.

한 평생에 이런 일꾼 하나 두었으니 황벽은 진정으로 뜻있는 삶을 살았다.

절로 돌아가는 황벽의 마음은 든든하고 흐뭇하기 그지없었다.